‘수상한 만두가게’가 생겼다는 소문이 돌았다. ‘위치는 서울 정독도서관 앞 골목. 오래된 책·걸상을 놓고 수묵화와 붓글씨를 내건 모양새가 꼭 골동품점 같은데, 중국인 아주머니 두 명이 구석에 앉아서 계속 만두를 빚는다더라. 손님이 들어가면 인사는커녕 반갑지도 않은 듯 뚱한 표정을 짓는데, 한국어는 한 마디도 못한대. 벽에 써 붙인 종이에서 원하는 만두를 손가락으로 가리켜야 한대. 그런데, 그 만두 맛이 정말 보통이 아니라는 거지….’

소문의 만두가게를 찾아갔다. 서울 소격동 천진포자(天津包子) 주인 정진호씨를 어렵게 만났다. 정씨는 한국과 중국 고미술품 전문 화랑 ‘유심재(游心齋)’ 사장이다. “반닫이를 많이 다룬다고 인사동 일대에서 ‘반닫이 정’으로 통한다”고 정씨가 자신을 소개했다. 중국 톈진(天津)과 베이징(北京)에서 8년여 동안 당(唐)·송(宋) 문학과 미술사를 공부하고 10여년 전 돌아와 서울 소격동에 유심재를 차렸는데, 포자 만두가 사무치게 그리웠다는 거다.

톈진에서 사귄 ‘따거(大兄)’가 “서울에 만두가게를 직접 차려보라”고 제안했다. 큰 식당 주인이던 따거가 포자 전문가를 소개했다. 바로 지금 가게에서 만두를 빚는 왕환윈(王環雲·56)씨와 그의 제자 싱후이친(邢惠琴·49)씨다. ‘주인이 없다’는 소문에 대해 정씨는 “화랑도 운영해야 하기에 만두가게에 항상 붙어있기 어려워 그런 게 아닐까” 추측했다.

만두는 한국 어느 집보다 중국 본토 맛에 가깝다. 포자란 발효된 밀반죽으로 빚는 만두. 한국의 찐빵 비슷하다. 톈진이 원류로 꼽힌다. 천진포자에서는 돼지고기를 넣는 ‘고기만두(6개 3000원)’, 부추·달걀·당면이 들어간 ‘부추야채만두(6개 3000원)’, 새우·해삼·목이버섯·돼지고기로 채운 ‘삼선해물만두(6개 4000원)’를 빚는다.

‘야채지짐만두(8개 4000원)’는 부추, 돼지고기 등을 발효시키지 않은 만두피에 얹고 반달모양으로 접되, 완전히 밀봉하지 않는다. 뜨겁게 달군 번철에 놓고 주위에 물을 부은 뒤 뚜껑을 덮는다. 잠시 뒤 기름을 두르고 다시 덮어둔다. 위는 쪄져서 부드럽고, 아래는 튀겨져 바삭하다.

오전 10시~밤 10시. 월요일 쉰다. 주차장은 없고 신용카드 받지 않는다. 포장은 된다. (02)739-6086


▒ 천진포자(5개 만점) ▒

맛: ★★★★
서비스: ★
분위기: ★★★
만족도: ★★★★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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