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의 기쁨도 잠시, 벌써부터 출산 후 몸매 걱정에 한숨이 나온다. 지금은 잘 먹고 출산 후 열심히 다이어트하며 다시 처녀적 몸매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희망하지만 쉽지 않다. 똑똑한 주부는 몸매 관리를 출산 후가 아닌 지금부터 시작한다.

연예인 사이에 만삭의 몸으로 찍는 화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리고 출산 후 언제 임신했느냐는 듯 예전의 늘씬한 몸매를 자랑한다. 두어 달 전 만삭의 모습이 공개된 김민의 경우 예전 몸매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사람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샀다. 단지 연예인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임신해서 화보를 찍어도 예쁘고 살도 금방 빠지는 걸까? 물론 그렇지 않다. 임신 중에도 늘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비결은 바로, 임산부 식단에 있다. 똑똑하게 먹어야 나중에 후회가 없다. 몸매 관리는 출산 후부터 시작되는 게 아니라 임신 초기 단계부터 시작한다.

얼마나 먹어야 할까?
임산부가 누릴 수 있는 특권 중 하나는 먹고 싶은 건 무엇이든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여름에도 호떡이 먹고 싶으면 척척 구해오는 든든한 남편이 있고, 건강한 손자 손녀가 태어나기를 바라는 부모님들은 몸에 좋다는 각종 음식을 한가득 임산부 품에 안긴다.

임산부가 태아의 건강을 생각해 잘 먹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잘 먹는 게, 곧 많이 먹는 건 아니다. 이는 영양이 풍부한 좋은 음식을 적당히 먹어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산모들은 본인이 잘 먹어야 아이가 건강하다는 생각에 많이 먹는 실수를 범한다. 이는 산모나 아이의 건강을 위해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이렇게 무작정 많이 먹게 되면 임신 비만으로 이어져 결국은 산후 비만, 당뇨, 고혈압 등 임신중독증으로 고생하게 된다. 이는 산모뿐 아니라 태아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임신 비만은 아이에게 비만 유전자를 물려주는 것과 다름없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임신 비만은 자연분만을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반면 임신 후 살이 찔까 두려워 음식을 너무 가리는 것도 태아와 산모의 건강을 위협한다. 임신과 함께 현명한 식습관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태아의 건강뿐 아니라 임산부의 몸매 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다.

평상시 먹던 만큼 먹으면 아이 건강에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2인분의 음식을 스스럼없이 먹는 임산부도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식습관이다. 임산부에게 가장 적당한 식사량은 1.5인 정도! 임산부가 임신 중 추가로 섭취하는 칼로리는 300kcal 정도에 그쳐야 한다. 평상시 칼로리 섭취량이 2000kcal, 여기에 임신 초기에는 150kcal, 임신 후반기에는 300kcal의 열량을 추가로 섭취하도록 한국영양학회는 권장하고 있다. 임신 후 20주까진 평상시와 똑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괜찮다. 단,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어느 때보다 영양적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20주 이후부터 차츰 먹는 양을 늘리는 것이 좋다. 우유 한 잔과 주스 한 잔, 사과 2개, 군고구마 1개 반, 포도 1송이, 생선초밥 1/2, 피자 2/3, 밥 1공기 등 약간만 추가 섭취하면 된다.

체중은 얼마나 증가해야 할까?
임신 기간 중 적절한 열량 섭취는 태아의 발육과 성장에 아주 중요하지만 임신 중의 과식은 불필요한 체중 증가를 초래하며 이로 인하여 고혈압이나 임신성 당뇨의 발병률을 높인다. 임신 중 적절한 체중 증가는 10∼12kg 정도이며 이 이상 체중이 증가한다면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온 것이다. 출산 1년 안에 큰 고통 없이 자연스럽게 뺄 수 있는 살의 한계가 대략 이 정도이기 때문이다. 임신 전의 체중이 표준체중의 20% 이상으로 비만이었던 임신부는 임신 기간 중 7kg 정도만 체중이 늘도록 주의한다. 단 임신 기간 중 체중을 심하게 줄이려고 무리하게 체중을 조절하는 것은 위험하다. 왜냐하면 심한 열량 제한식으로 모체와 태아에 필요한 열량을 섭취하지 못하면 모체의 지방이 분해되어 열량으로 사용되면서 산성물질(케톤체)을 만들어 태아의 발달과 뇌에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먹어야 할까?
끼니를 거르거나 과식을 하는 식습관은 일반인들에게도 다이어트뿐 아니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임산부 역시 이런 식습관은 태아의 건강과 임산부의 몸에 치명적이다.

여러 가지 음식을 조금씩 먹는 것이 태아의 영양과 임산부의 몸매 유지를 위해 중요하다. 하루 세 끼 식사를 조금씩 하고 그 사이 사이에 영양분이 풍부한 간식을 조금씩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때 하루에 필요한 열량을 넘지 않을 만큼의 음식을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 다양한 음식을 자주 먹어야 한다는 말은 많은 음식을 자주 먹으라는 것이 아니라 하루치 열량을 여러 번 나눠 섭취하라는 말이다. 미국의 저명한 산부인과 의사와 연구자, 영양사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마치 오브 다임스’에서 그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과일을 먹더라도 하루에 2~4번 나눠서 먹고 한 번에 오렌지, 사과, 바나나 같은 과일 한 알, 통조림, 냉동, 신선한 과일 중 선택해 반 컵, 과일 주스 4분의 3컵씩 먹는다. 채소는 하루에 3~5번, 한 번에 채소 반 컵, 조리한 작은 감자 한 알, 채소 주스 4분의 3컵씩 먹는다. 곡식은 하루에 6~11번, 한 번에 빵 한 쪽, 시리얼 한 컵, 쌀 혹은 국수 반 컵씩 먹는다. 단백질은 하루에 3~4번, 한 번에 고기나 생선 50g, 땅콩버터 2 작은 술, 콩 반 컵씩 먹는다. 유제품은 하루에 3~4번, 한 번에 우유 한 컵, 요구르트 한 컵, 가로·세로 2.5㎝짜리 치즈 두 쪽씩 먹는다.

이때 어떤 음식으로 칼로리를 섭취할지 또한 중요하다. 기름기 있는 음식이나 설탕에서 칼로리를 섭취하게 되면 아이에게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하기 어렵다. 밀가루 음식이나 인스턴트식품에서 열량을 섭취하는 것보다 신선한 제철 과일이나 채소에서 섭취하는 것이 아이 건강이나 산모 몸매를 위해 중요하다.

그리고 똑같은 영양소가 포함된 음식이라면 칼로리가 낮은 음식을 찾아 먹는 것이 좋다. 유제품인 크림치즈와 우유에는 칼슘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하지만 그 칼로리 차이는 엄청나며 칼슘도 크림치즈보다 우유에 더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이왕이면 칼로리가 낮으면서 영양소는 풍부한 우유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무엇을 먹어야 할까?
태아의 성장 발육에 꼭 필요한 단백질과 칼슘, 철분, 비타민 등이 풍부한 음식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단백질_단백질은 뇌기능을 향상시키고 피와 살 등의 신체 조직과 성장 유지에 매우 중요한 영양소이다. 태반을 형성하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태아의 두뇌와 근육을 형성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백질은 임신 초기부터 말기까지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Food 우유, 생선, 두부, 고기, 콩, 육류, 달걀노른자, 건어물
◆철분_철분은 혈액 속의 적혈구를 구성하는 중요한 영양소인데 임신 전반을 통해 특히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이다. 태아가 엄마의 철분을 흡수해 혈액을 만들기 때문에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철분이 부족할 경운 빈혈의 원인이 되거나 임신중독증에 걸릴 위험도 있다. 철분은 식사만으로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보충제를 함께 복용하는 것이 좋다. Food 쇠간, 굴, 조갯살, 건포도, 쇠고기, 새우
◆칼슘_ 임신기에는 태아의 골격과 치아 형성을 위해 칼슘 필요량이 증가한다. Food 우유, 치즈, 요구르트, 두부, 뼈째 먹는 생선
◆섬유질_임신 여성을 위한 권장량이 따로 책정되어 있지 않으나 섬유질이 많은 식품은 임신 중 흔한 증상인 변비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Food 각종 채소
◆엽산_임신시에는 호르몬의 작용으로 엽산대사에 장애가 있어 엽산 필요량이 늘어나게 된다. 엽산은 우리 몸의 대사 활동에 필요한 필수영양소로 부족하면 혈구에 이상을 초래해 빈혈, 조산, 사산, 저체중아 출산 등 악영향을 미친다. 필요한 엽산을 모두 음식물로 섭취하기 어려우므로 보충제를 임신 초기부터 복용하는 것이 좋다. Food 시금치, 양배추, 콩가루, 대두, 고구마, 오렌지주스, 오렌지

무엇을 피해야 할까?
◆식염_과량의 식염 섭취는 부종과 임신중독을 일으키기 쉽다. 임신 중에는 평소보다 싱겁게 먹는 것이 좋다.
◆흡연&음주_임신 중에 과음을 하면 ‘태아알코올증후군’ 아기가 태어날 수 있는데 이런 아기는 산전 사망률이 높고 혹 살아난다 하더라도 성장발육 부진, 정신 장애, 안구, 코, 심장, 중추신경계에 이상을 보인다. 담배는 태아의 성장을 방해해 저체중아 출산의 원인이 되는데 이는 흡연으로 인해 발생하는 화합물들이 모체로부터 태아에게로 가는 산소와 영양소의 공급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카페인_커피나 홍차, 녹차, 초콜릿, 코코아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을 피한다. 카페인 섭취는 조산, 유산, 사산과 관련 있으며 출생시 저체중아를 출산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최근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하루에 두잔 정도의 커피는 괜찮다고 한다. 세 잔 이상 마시면 문제가 된다.
◆차가운 것_입덧에는 더운 음식보다 차가운 음식이 좋지만 단번에 많이 섭취하면 설사의 원인이 되므로 주의한다.
◆향신료_고추나, 겨자, 생강, 후추 등 향신료는 식욕을 돋울 정도만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너무 매우 음식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인스턴스식품_햄, 소시지, 라면 등 인공착색료와 알루미늄 성분이 함유된 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체내에서 칼슘 소비를 유발시키는 흰 설탕 역시 임산부에게 해롭다.

Plus Tip 연예인들의 산후 몸매 관리 비법

출산 후에도 언제 임신했느냐는 듯 다시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연예인들. 그 비법이 궁금하다.
변정수 신진대사에 원활한 요가와 마사지로 출산 후 몸매 관리에 들어갔다. 벌어진 골반을 원상태로 회복하기 위해 한 달 이내에 빨리 운동하는 것이 그녀의 비법.

정혜영 다이어트의 적인 밀가루 음식은 피하고 닭고기 등 고단백 음식과 유기농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등 식습관 조절에 신경 썼다. 그리고 모유 수유로 한 달 사이 10kg 가까운 체중 감량 효과를 보았다.

장신영 장기간 매일 2시간씩 걷기 운동으로 출산 후 16kg 감량에 성공했다.
캐서린 제타존스 규칙적인 생활과 식습관 교정만으로 자연스러운 몸매를 되찾았다. 물론 장기간에 걸친 노력의 결과다.

글 / 이민경(자유기고가) 기획 / 장회정 기자 사진 / 이주석

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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