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감기 기운에 시달려서인지 유자차의 향긋한 내음과 새콤달콤한 맛이 유난히 반갑다. 맛도 맛이지만 유자에는 레몬의 3배, 바나나의 10배, 참다래의 3배에 달하는 비타민 C가 들어 있어 초기 감기를 다스리거나 예방하는데 아주 효과적이다.

특히 유자는 그 성질이 서늘하기 때문에 감기로 인해 몸에 열이 날 때도 좋다. 또 신맛(酸味)은 간기능을 도와 근육을 튼튼히 만들어주는 작용을 하므로 온몸이 욱신욱신 쑤시는 몸살감기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유자가 우리나라에 처음 전래된 것은 대략 신라 문성왕 때(840년께)로 알려져 있다. 중국 당나라에 갔던 해상왕 장보고가 도포자락에 숨겨 몰래 들여와 심었다는 것이다. ‘세종실록’ 31권에 1426년(세종 8년) 2월 전라도와 경상도 연변에 유자와 감자를 심게 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세종실록에 기록된 시기보다 훨씬 오래 전으로 추정된다.

유자차라고 하면 대개는 유자를 잘게 채썰어 설탕에 재서 만드는 유자청을 이용하는데, 좀더 깔끔한 맛을 원한다면 유자즙을 뜨거운 물에 탄 후 찻숟갈로 한 술 정도의 꿀을 타서 마시면 된다. 옛날에는 유자청을 만들때 유자를 채썰지 않고 유자 열매에 구멍을 뚫어 설탕이나 꿀에 재는 방법을 쓰기도 했다. 건더기가 뜨지 않을 테니 모양도 맛도 훨씬 깔끔할 것 같다.

유자는 차뿐만 아니라 술이나 과즙을 이용하면 다양한 효능을 얻을 수 있다. 우선, 기침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겐 유자술을 권한다. 깨끗하게 씻은유자를 껍질째 썰어서 병에 넣고 2~3배 분량의 소주를 부은 후 밀봉한다. 서늘한 곳에 두세 달 두었다가 매일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 소주잔으로 반잔 정도 마시면 되는데 기침으로 힘들 때 도움이 된다.

신경통이나 근육통이 있는 경우에는 아픈 부위에 유자즙을 바르면 통증이 잦아드는 효과가 있다. 이때는 유자즙 말고 구운 유자씨를 가루내어 발라도 좋다. 유자를 화장수로 만들어 바르면 가을철 건조해지기 쉬운 피부를
촉촉하고 매끈하게 가꿀 수 있다.

만드는 방법도 아주 간단한데, 유자를 얇게 저며서 소주를 붓고 하룻밤 재 두었다가 그 즙을 바른다. 과즙을 짜고 난 유자는 그냥 버리지 말고 그물망이나 베주머니에 넣어서 유자목욕을 해보자. 유자 속에 함유된 정유 성분 덕분에 혈액순환이 개선되고 피부도 한결 고와진다.

평소 소화불량으로 속이 자주 불편하거나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사람, 또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에게도 유자는 빼놓을 수 없는 건강식품이다.

‘동의보감’을 보면 “유자는 위 속의 나쁜 기운을 없애고, 술독을 풀어주며 술 마신 사람의 입냄새를 없애준다”고 했으며 ‘본초강목’에서는 “유자를 먹으면 답답한 기운이 가시고 정신이 맑아지며 몸이 가벼워지고 수명이 길어진다”고 전한다.

Posted by Redvir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