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초콜릿이 요즘 대유행이다. 말 그대로 ‘열풍’이 불고 있는 것. ‘초콜릿 다이어트’라는 이름 아래 ‘제2의 변신’을 한 초콜릿. 맛과 모양으로만 승부하던 초콜릿이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추억을 펼치는 공간으로 ‘제3의 변신’을 했다.

오로지 다크 초콜릿만 고집,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기본

평생을 살면서 사람에겐 세 번의 기회가 온다는 말이 있다. 이 기회를 잘 맞이한 사람은 원하는 인생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고, 무심히 지나친 이들에겐 평생토록 한 번의 기회도 찾아오지 않은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흘러간 시간에 대한 기억은 추억이 되어 가슴속에 남는다. 그리고 추억은 흔들리는 물결처럼 사람의 마음을 쥐락펴락한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난 추억에 대한 흔적을 사진에서 찾았다. 시간이 멈춘 듯, 또렷이 남아 있는 사진은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과거의 한 장면이다. 이렇듯 소중한 추억을 천편일률적으로 사진으로만 남겼다면 이젠 달콤한 초콜릿 속에 과거의 흔적을 남기는 방법은 어떨까?

서울의 패션 1번가이자 패션리더들의 집합소로 불리는 강남의 압구정동 로데오 사거리에 자리 잡은 수제 초콜릿 전문점 ‘쇼콜라디’는 사진, 엽서, 영화 포스터 등 눈으로 볼 수 있는 모든 것을 초콜릿에 담아낸다. 금방 웨딩마치를 울린 후 행복한 표정으로 행진하는 신랑, 신부의 표정뿐 아니라 이들을 축하하는 하객들의 사랑스런 미소까지,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초콜릿의 달콤함 속에 모든 것이 녹아든다. 디자인 초콜릿이라 불리는 이와 같은 초콜릿은 호주에서 처음 탄생했다. 그러나 쇼콜라디의 디자인 초콜릿은 호주의 그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초콜릿에 미쳐 내 머릿속에 있는 초콜릿을 사람들한테 보여주고 싶어서 애를 태웠어요. 2년 동안 공부한 결과 지금의 디자인 초콜릿을 완성했어요. 사실 호주에 디자인 초콜릿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현지에 가서 직접 눈으로 확인했는데 제가 생각했던 모양과 색깔과 맛과 사랑이 담긴 초콜릿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와서 더 열심히 디자인 초콜릿 만들기에 전념해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디자인 초콜릿을 완성했어요.”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방송사의 다큐멘터리 PD로 활동하던 김예경씨가 초콜릿과 인연을 맺은 것은 4년 전,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면서부터.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연출, 제작하며 남극은 물론 아마존 정글 속에서도 꿋꿋했던 그녀는 디자인 초콜릿을 만들며 수없이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마음속에 있는 초콜릿을 사람들 앞에 보여주고 싶은데 계속해서 실패를 거듭한 것이 못내 아쉬웠던 것. 이젠 누가 보아도 ‘대단하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만큼 완성도 높은 디자인 초콜릿을 만들었으니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쇼콜라디의 초콜릿은 디자인 초콜릿이라는 특징 외에 오로지 다크 초콜릿만을 고집한다는 매력도 있다. 그리고 쇼콜라디는 신선한 재료를 쓴다. 마카다미아 너트는 하와이에서 직접 주문한다. 그것도 주문에서 도착까지 10일 안에 모든 것이 이뤄지기 때문에 신선한 재료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

“가끔 외국 여행 중에 초콜릿을 먹어보고 맛에 반해서 초콜릿을 사오는 경우가 있죠. 그런데 집에 도착해서 먹으면 그 맛이 나지 않곤 하죠. 초콜릿도 금방 만들었을 때가 가장 맛있어요. 신선도가 떨어지면 맛도 떨어지죠. 초콜릿은 아주 예민한 음식이에요.”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맛을 가진 탓에 ‘꿈의 과자’로 불리는 초콜릿. 혀끝에서 녹아드는 초콜릿의 맛에 당신만의 소중한 추억을 담아보자. 추억을 담아두기에 더없이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글 / 경영오 기자 사진 / 이주석

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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