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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가 며칠 남지 않았다. 휘영청 밝은 보름달은 시인 묵객에게는 시상(詩想)을 일으키게 하고,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조용한 밤 하늘의 정취에 흠뻑 빠져들게 한다.

 그러나 달나라는 연일 조용할 날이 거의 없다. 운석이 충돌해 굉음과 함께 섬광을 일으키는가 하면 크고 작은 지진이 수시로 발생한다. 앞으로 10~20년 뒤에는 미국·일본·중국·인도·유럽 등 각국이 앞다퉈 달 탐사와 유인 기지 건설을 하겠다며 준비 중이다. 그때가 되면 달은 인류의 발자국 소리로 더욱 부산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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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운석 충돌 한 달에 두세 번=미국 항공우주국 유성체환경연구실(MEO)은 2005년 말부터 달 표면을 관측해 왔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무려 62번의 커다란 유성체 충돌이 있었다. 망원경에 보이지 않는 것은 포함하지 않은 것이다. 지구로 떨어지는 유성체는 웬만큼 크지 않으면 대기권에서 불에 타거나 부서져 지상에 큰 충격을 주지 않는다. 긴 빛 줄기를 그리며 아름다운 별똥별이 될 뿐이다.

 그러나 달에는 대기권이 없기 때문에 불에 타지 않고 그대로 다 표면과 충돌하게 된다. 이런 크고 작은 충돌은 달에 섬광과 함께 지진을 일으킨다. 유성체 충돌은 지구에서도 보통의 망원경으로도 볼 수 있다고 미 항공우주국(NASA)측은 말했다.

 평균 38만㎞ 떨어진 지구에서 작은 망원경으로 볼 수 있을 정도의 충돌은 달 표면에 커다란 곰보 자국을 남긴다. 웬만한 것도 100㎏의 TNT가 한꺼번에 터지는 충격을 가져온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추석 연휴 기간에도 달 표면은 소유성체의 충돌로 ‘멍’이 들고 있을지 모른다.

달 표면에서 운석이 충돌하는 모습을 그린 가상도(下)

◆지진도 잦아=미국 인디애나주 노트르담대학 클리브 닐 박사 연구팀은 최근 1970년대 아폴로 우주선 시절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달에는 지진이 자주 일어난다는 결론을 내렸다. 유인 달 기지를 건설할 때 지진이 큰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달에는 4가지 종류의 지진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먼저 ^지하 700㎞ 이하에서 발생하는 심발지진 ^운석 충돌로 인한 진동 ^14.75일로 바뀌는 밤과 낮으로 인한 극심한 온도 차에 의해 지각이 녹으면서 팽창할 때 발생하는 지진 ^지하 20~30㎞ 정도의 지하에서 발생하는 천발지진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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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지진을 관측하게 된 것은 1969~72년 아폴로 우주선이 달에 갔을 때 설치해 놓은 지진계 덕이다. 지진계는 72~77년까지 자료를 지구로 전송했다.

그때 28회의 천발지진이 발생했으며 그 규모도 리히터 규모 5.5까지 기록했었다. 달에서 발생하는 천발지진은 진동이 10분 이상 지속될 정도로 오래간다. 지구에서는 보통 30초면 없어지고 길어야 2분을 넘기지 않는다. 이렇게 지속시간에 차이가 나는 것은 달에는 진동을 흡수할 물이 암석 사이에 없기 때문이다. 닐 박사는 달의 천발지진이 어떤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는지 알지 못한다고 했다. 달에 기지를 세우기 전에 지진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것으로 그는 분석했다. 그는 달 표면에 10~12개의 지진계를 달 전역에 설치해 더욱 자세하게 지진을 연구할 것을 제안했다.

 ◆달은 여전히 미지의 세계=달은 미국이 아폴로 우주선을 발사해 탐사한 이후 직접 탐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여전히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 달이 하나밖에 없는 지구의 위성이면서 매일 보기 때문에 많이 알고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여러 나라가 최근 들어 달 탐사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가장 먼저 각종 과학적인 자료 수집부터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달 탐사 열풍이 달을 새롭게 아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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