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가슴 성형 하면 ‘확대’와 ‘축소’ 등의 미용 성형만을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유방암 수술 이후 상실한 가슴을 다시 복원해주는 ‘재건 수술’이 여성들 사이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여성들의 섹시 심벌이자 자신감의 상징인 가슴은 곧 여성의 자존심과도 직결된다. 여성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압구정 에비뉴 성형외과 이백권 원장을 만났다.

“수술하고 나면 남편들이 가장 좋아한대요”

최근 들어 여성들 사이에서 ‘가슴 성형’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포함해 커뮤니티, 카페 등에서도 가슴 성형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매우 활발하다. 사실 가슴은 여성들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때문에 가슴이 유달리 작은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가슴 성형수술을 하면 어떨까”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가슴 성형은 쌍꺼풀이나 코 수술처럼 대중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고민만 하다가 수술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여성들의 이런 인식이 점점 바뀌고 있다고 한다. 압구정 에비뉴 성형외과 이백권 원장은 “5~10년 전과 비교하면 최근 들어 가슴 성형수술 환자가 부쩍 늘었다”면서 그 이유에 대해 “여성들이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 문화적으로 성숙해지면서 자기만족과 개발에 관심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유방암 수술 후 가슴이 소실된 여성들 사이에서 ‘유방 재건 수술’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 여성들이 ‘유방’을 모유 수유의 수단으로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요즘은 ‘여성성의 상징’으로 ‘복원’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방암이 발병하는 나이가 점점 어려지는 것도 한 이유다. 서양에서는 보통 50대 이상에서 유방암 발병이 많은 반면, 우리나라는 40대가 많다는 것. 심지어 우리나라는 20대에서도 유방암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추세다. 이렇게 유방암으로 가슴을 상실하는 여성의 나이대가 점점 어려지면서 ‘유방 복원’에 대한 관심도 예전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백권 원장은 “특히 가슴 성형수술은 그 만족도가 다른 어떤 성형수술에 비해 월등히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환자들 중에는 가슴이 비정상적으로 작아서 대중목욕탕 한번 못 가봤다는 분도 있어요. 또 모유 수유를 하면서 가슴이 너무 볼품없이 쪼그라들어서 그에 대한 스트레스로 고민하는 분들도 있죠. 단순히 미용 차원이 아니라, 구겨졌던 ‘자신감’이 회복되기 때문에 그분들은 수술에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크죠.”

특히 재미있는 것은 여성이 가슴 성형수술을 한다고 했을 때 남편들의 반응이라고 한다. “`아내가 수술을 한다고 하면 보통 남편이 가장 반대를 많이 해요. 그런데 수술하고 나면 가장 좋아하는 사람도 남편이라고 하더군요. 심지어 요즘에는 남자친구가 여자친구 수술하는데 같이 오기도 해요. 그런 모습만 봐도 우리나라 문화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알 수 있죠.”

1-day 수술로 ‘흉터’와 ‘통증’ 없어
가슴 성형수술은 ‘굉장히 아프고, 부작용이 심하고, 흉터가 크게 남는다’는 고정관념이 있는 게 사실이다. 보통 가슴 성형수술의 가장 많은 부작용은 ‘구형 구축(유방이 딱딱해지는 것)’ 이다. ‘구형 구축’은 보형물의 성분이 이물질이기 때문에 피부 조직과 잘 융화되지 못해서 생기는 현상. 이런 부작용이 발생할 확률은 5~10% 내외지만, 사람들이 수술 비용이 저렴한 동남아시아에서 가슴 성형수술을 많이 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보통 동남아시아에서 가슴 수술에 사용하는 보형물은 질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백권 원장은 가톨릭의과대학 부속 강남성모병원에서 16년간 근무하면서 수많은 환자들을 시술한 경력을 바탕으로 ‘통증과 흉터를 없애면서 부작용을 줄이는 수술법’을 개발하는 데 성공해 지난해 1월 대한성형외과 학회지에 발표했다. 수술명은 ‘유륜 오메가 절개 유방확대’이다.

이 수술법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수술 후 통증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유방 수술을 하면 3~7일 정도는 일상생활이 힘든 게 사실. 하지만 이 수술법은 다음날 바로 샤워를 비롯해 모든 일상생활이 가능한, 일명 1-day 수술이다.

두 번째로 이 수술법은 ‘흉터가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유방 확대 수술은 겨드랑이, 가슴 밑, 유륜 주위, 배꼽 등을 절개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 원장은 함몰 유두 수술을 통해 유두를 가로 지르면 흉터가 거의 안 남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유륜을 가로 질러 유두 주위를 돌아 절개하는 시술이다. 이 방법은 통증이 거의 없고, 게다가 흉터까지 없다.

이 원장에게 수술 후 통증이 줄어든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한번 수술을 시작하면 3시간 이상 걸릴 정도로 세심하고 꼼꼼하게 수술을 하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환자의 출혈을 최소한으로 하고, 절개 부위를 작게 하면 그만큼 환자의 고통이 줄 수밖에 없다는 것. 이렇게 환자를 배려하는 마음 때문인지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다.

흔히 가슴 성형수술이라고 하면, 혹시 보형물이 터지지는 않을지 걱정을 많이 한다. 사실 초창기에 사용했던 ‘식염수 백`’은 그럴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코히시브 실리콘 겔’이라는 특수 보형물이 개발돼서 ‘터지거나 샐 걱정’이 거의 없어졌다. 혹시 일부러 백을 찢는다고 해도 안에 들어 있는 물질은 인체에 스며들지 않도록 응집되어 있다.

유방암 환자들을 위한 ‘재건 수술’ 꼭 필요

터지거나 샐 염려가 거의 없는 최신 보형물 ‘코히시브 겔’
이백권 원장이 가장 주력하는 가슴 성형 분야는 바로 ‘재건술’이다. 유방암은 여성암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발생률이 높다. 특히 유방암에 걸린 젊은 여성들은 가슴이 사라진다는 불안감 때문에 유방암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유방 상실은 여성성의 상실을 가져오면서 암에 대한 공포까지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이에 이 원장은 유방 재건술을 통해 여성들의 자신감 회복에 진료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유방암 수술로 없어진 유방을 새로 만드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유방암 수술을 하고 나면, 유방의 볼륨이 줄어들고 피부도 사라진다. 때문에 없어진 피부를 보충하고, 볼륨을 만들어주며, 유두와 유륜까지 만들어줘야 한다.

유방 재건을 하는 방법은 보형물을 이용할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조직을 이식할 것인지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자기 조직을 이용하는 방법은 등이나 아랫배에서 근육과 피부를 떼어와 가슴을 만드는 것이다. 이 수술 방법의 단점은 피부를 떼어온 배와 등에 커다란 흉터를 남긴다는 것과 근육을 떼어온 부위의 힘이 약해진다는 점이다. 또 수술한 부위의 피부 색깔이 차이가 나는 것도 단점이다. 반면 이 방법은 재건된 유방의 질이나 촉감이 좋다는 점과 이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자기 조직을 사용한다는 것이 장점이다.

두 번째 방법은 ‘코히시브 겔’로 만들어진 보형물을 사용한 조직 확장술이다. 이 방법은 유방암 수술로 인해 소실된 피부를 늘리기 위해 조직 확장기를 피부에 삽입하고 몇 달 동안 피부를 늘린다. 이후 공간이 생기면 보형물을 삽입해서 유방을 만든다. 이 방법은 자가조직을 이용하는 방법에 비해 시술을 한 번 더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나, 시술이 간단해서 수술받는 환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다. 또한 재건된 유방의 피부색깔이 원래 유방과 같으며 피부 감각도 자가조직보다 훨씬 좋다. 그리고 자가조직을 사용하는 경우 생기는 또 다른 부위의 흉이 남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전체적인 볼륨감이 생겼다면, 유두를 만들고 문신을 통해 유륜과 유두를 완성하게 된다. 조직 확장술은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가슴 성형이 아프다는 고정관념을 버려라”
이 원장은 유방 재건 수술을 하면서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단순히 제거된 한쪽 유방을 만들어주는 게 전부가 아니라 환자가 기대했던 것 이상의 결과물을 내놓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환자의 한쪽 유방이 매우 처져 있는 상태라고 하면, 새롭게 재건되는 유방과 똑같은 수준으로 나머지 한 쪽도 예쁘게 올려준다. 또 한쪽 유방이 매우 작거나 클 경우에도 양쪽 모두 만족스러운 수준이 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 때문에 환자들의 만족도는 고조될 수밖에 없다.

이 원장은 “과거에는 유방 절제술 후 유방 재건에 대한 환자와 의료진의 인식이 부족했지만, 최근에는 의술의 발달뿐 아니라 환자-보호자-일반 외과의사-성형외과가 협진 시스템으로 의료 시술을 함으로써 유방암 환자들이 보다 양질의 삶을 살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가슴 성형 수술을 원하는 환자들 중에는 유방 ‘확대’나 ‘재건’뿐 아니라, 유방 ‘축소’를 원하는 사람들도 있다. 가슴이 비정상적으로 클 경우에는 환자들이 옷 입는 문제를 비롯해 어깨에 무리가 오는 경우, 가슴 밑에 항상 땀이 차는 경우 등 적지 않게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과거 환자들이 가슴 축소 수술을 기피한 가장 큰 이유는 ‘커다란 흉’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작은 부위를 절개하면서 통증을 줄일 수 있는 ‘수직 반흔법’이라는 새로운 수술 방법이 개발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밖에 함몰 유두 수술과 남성의 여성형 유방 수술 등도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이백권 원장은 가슴 성형을 원하지만,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는 여성들에게 “가슴 성형 수술이 아프다는 것은 잘못된 고정관념”이라면서 “안전한 수술을 통해서 아름다운 가슴을 가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백권 원장 | 가톨릭 의과대학 성형외과 정교수 역임
미국 UCLA Medical Center 유방성형분야 fellow(교환교수) 역임
대한성형외과학회 총무 역임
현 대한성형외과학회 감사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이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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