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먹거리를 찾는 사람들(1)

“우리가 먹을 건 직접 우리 손으로 키워요”
일곱 살 성재와 다섯 살 서린이 남매를 둔 윤현경·이준서 씨 부부는 날이 갈수록 삭막해지는 도시생활이 싫어 지난봄 귀농했다.
공기 깨끗하고 물 맑은 강화도에서 고구마밭을 일구고 텃밭에 각종 채소를 키우며, 자신이 먹을 건강한 먹거리를 직접 생산하는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한 달에 세 번 가던 병원을 석 달에 한 번 가다

저는 한때 잘나가는 육아잡지의 팀장이었고, 얼마 전에는 ‘일 잘하는 엄마가 애도 잘 키운다’는 책도 냈죠. 하지만 일하면서 아이들을 키우는 일이 그리 만만하진 않았어요. 특히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일과 육아를 병행한다는 게 너무 힘들었죠. 도시에서 태어나 30년 넘게 도시에서 살아온 제가 귀농을 결심한 건 저와 딸 서린이의 낫지 않는 비염 때문이었어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코가 헐 정도로 고생하지만, 오염된 도시 공기와 먹거리 때문에 어떤 약을 써도 낫지 않던 비염이 이곳에 온 지 몇 달 만에 자취를 감추었다면 믿으시겠어요?

코가 뻥 뚫려서 코로 숨쉬는 기분이 이렇게 좋은 건지 여기 와서 제대로 알았어요. 늘 콧물과 재채기를 달고 살던 서린이도 여기서는 감기 딱 한 번 걸린 것 말고는 병원에 갈 일이 없었어요. 더 큰 성재는 말할 것도 없죠. 아이가 둘이니까 도시에서는 한 달에 최소한 두세 번은 병원에 갈 일이 꼭 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까지 강화도에서 병원 간 게 딱 한 번이에요. 더 이상 뭘 바라겠어요. 아이들이 건강해지고 있는데….

남편 역시 농사 경험은 전무해요. 도시에서 사업을 했었지만, 그때마다 삭막한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마음까지 피폐해지는 걸 힘들어했죠. 그러던 어느 날 강화도에 내려가 자리를 잡고 있던 친구에게서 ‘함께 농사일을 해보자’는 연락이 왔어요. 정직한 땀의 대가를 돌려받는 일로 농사보다 더 나은 게 없다고 생각한 남편은 이렇게 말했어요. ‘당신을 마님으로 모시며 나는 마당쇠로 살 테니 함께 가자’고. 그렇게 우리 가족은 마니산 아래에 터를 잡았어요.


내가 먹을 것은 내 손으로 키운다

우리 가족 먹거리는 직접 키우겠다는 야무진 포부를 안고 왔지만, 그 꿈이 실현되려면 잠시 기다려야 해요. 귀농한 지 얼마 안 되고 농사 경험도 없어서, 올해는 주식인 쌀을 제외한 각종 채소와 고구마 농사에만 힘쓰고 있는 중이죠. 집 뒤로 800여 평의 고구마밭을 일궜으니 올 겨울 식량 걱정은 없어요. 성재는 아빠와 함께 고구마밭 잡초 뽑는 게 하루의 중요한 일과 중 하나랍니다. 호박, 깻잎, 참깨, 콩, 부추 등이 자라는 텃밭은 서린이의 놀이터이자 중요한 심부름 장소예요. 예전엔 집 앞 가게로 심부름을 갔지만, 요즘은 텃밭에서 그때그때 필요한 채소를 따다 엄마에게 건네는 게 서린이 몫입니다.

농사일이 처음이지만,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겠다는 원칙만은 열심히 지키고 있어요. 대신 퇴비를 잘 발효시켜 만들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그게 무농약, 무비료 원칙보다 더 어렵게 느껴지네요. 그래서 우리 밭은 아직은 약간 척박하답니다.

재미있는 건 지금 우리 집 주변이 온 동네 개구리의 천국이라는 거예요. 농약을 치지 않으니 온 동네 메뚜기가 우리 집으로 몰려들고, 메뚜기가 모이니 자연 개구리도 집합했어요. 다만 반갑지 않은 것은 뱀이죠. 개구리를 따라 앞마당으로 조그만 뱀이 가끔 나와 여기로 이사오면서 데려온 두 마리의 개들을 혼비백산하게 만들어요. 자연이 스스로를 어떻게 치유해나가는지, 먹이사슬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아이들과 함께 직접 체험하며 배우고 있는 중이죠. 매일매일 자연이 주는 은혜를 온몸으로 느끼며 살고 있어요.


앞으로 5년 내에 먹거리가 바뀐다
지금 남편은 유기농 쌀 유통 일을 배우는 중이고 저는 아이 키우고 집안일도 하면서 앞으로 글쓰기에 집중할 계획이에요. 생각해보면 남편이 약속했던 ‘마님’의 생활과는 거리가 멀죠. 남편은 ‘마당쇠’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지만, 손끝에 물 안 묻히고 마님처럼 살려면 ‘몸종’이 필요하다는 걸 제가 깜빡했으니 이제 와서 남편 탓만 할 수도 없어요. 

대신 귀농 후에는 도시에서 엄두도 못 냈던 여유가 생겼어요. 밤늦게까지 일하면서도 하루하루 그저 급한 일을 막는 데 급급했던 도시에서는 충전이나 재충전은 꿈도 못 꾸었어요. 그런데 여기 와서 아침 6시면 눈뜨고 해지면 잠드는 생활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몸에 새로운 기운이 꽉 차는 걸 느껴요. 아이들도 하루종일 뛰어노니까, 저녁이 되면 ‘일찍 자라’는 잔소리할 필요도 없이 곯아떨어집니다. ‘텔레비전 보지 마라’는 잔소리도 필요 없어요. 밖에서 노는 걸 더 좋아하니까요. 이렇게 평화로운 시간이 흐르면 쓰고 싶었던 글을 제대로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슬슬 생기네요.

예전엔 집 앞에 바로 슈퍼마켓이 있어서 아이들이 수시로 드나들며 단것을 먹었는데, 지금은 군것질을 딱 끊었죠. 여기는 차를 타고 나가야 가게가 있으니, 간식도 자연 고구마나 옥수수, 토마토 같은 걸로 대체되더군요. 군것질을 없애니 아이들의 먹성이 자연스럽게 좋아졌어요. 편식을 하고 싶어도 골라 먹을 게 없으니까요. 인스턴트, 냉동식품도 이곳으로 오면서 과감하게 끊었어요. 그렇게 하니까 살림하는 데 드는 돈도 도시와 비교도 안 되게 줄어드네요. 반찬거리는 모두 텃밭에 있어서 아이들 성장에 꼭 필요한 육류나 생선, 주식인 쌀만 사고 있어요.

우리 부부는 앞으로 5년 이내에 모든 먹거리가 유기농 위주로 바뀔 거라고 확신해요. 그래서 지금 약간 힘들어도 유기농을 시작한 건 충분히 의미가 있을 거라고 믿어요. 식탁 위의 녹색혁명인 채식 바람은 결국 유기농 채소의 수요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또 이런 농사법은 인간이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방법이기 때문이죠. 무엇보다도 우리 모두가 건강한 먹을거리를 원하니까요.





건강 먹거리를 찾는 사람들(2)


 

“믿을 만한 우리 농산물로 건강 밥상을 차려요”

국내 최고의 요리 커뮤니티인 ‘82쿡닷컴’(http://www.82cook.com/)의 운영자이며 베스트셀러 ‘일하면서 밥해먹기’의 저자인 김혜경 씨. 자타 공인 살림의 고수인 그녀가 즐겨 찾는 시장과 효율적인 재료 보관요령&냉장고 활용 노하우를 들어보았다.


먹거리는 재료별로 믿음직한 매장을 이용
공산품의 경우 코스트코, 농산물의 경우 일산의 하나로클럽를 자주 애용해요. 허클베리팜스나 올가와 같은 유기농 전문 매장도 이용하고요. 채소는 유기농을 사먹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특히 김치를 담글 때 유기농 배추를 사용하면 김치가 잘 무르지도 않고 맛이 아주 좋죠. 하나로클럽의 경우에는 과일이며 채소가 아주 싱싱하고 종류가 많아 자주 들르는 편이에요. 쌀이나 잡곡의 경우는 꼭 하나로마트에서 사요. 그 밖에 생선이나 나물, 버섯, 청국장 등과 제철 과일은 산지 직송 혹은 생산자와의 직거래를 통해서 구입해 먹는 경우가 많아요. 82cook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직거래 농산물을 이용해서 토마토, 포도, 배 등을 저농약으로 재배한 것을 박스로 주문하는 방법을 이용하죠. 요구르트와 빵은 재료를 준비해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기 때문에 따로 구입하지는 않아요. 때때로 식재료를 고를 때 원산지나 품질 면에서 정말 이 제품이 좋은 건지 자신이 없을 때는 너무 싼 것보다는 다소 비싼 것을 고르고 믿을 만한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을 믿고 사는 편이에요.   


그때그때 먹을 만큼만 구입해서 알뜰하게 활용
 
요즘은 가능하면 재료를 조금씩 사려고 하기 때문에 특별히 다듬어두거나 하는 일은 적은 편이에요. 감자, 양파, 마늘 등은 다용도실에 보관하면서 그때그때 손질해서 쓰고 파 정도만 미리 다듬어두죠. 그것도 그냥 뿌리 부분만 자르고 진한 잎 떼어내는 정도까지만 해두고 마늘만 다져두고 사용해요. 채소는 잘 무르지 않도록 초음파세척기를 이용해서 씻어두고요. 수납 용기는 쌓아두기 쉽고 공간 낭비가 없도록 사각형 밀착형 밀폐용기를 많이 사용해요. 특히 신선도를 요하는 식품들은 거의 김치냉장고에 보관하기 때문에 냉장고 냉장실에는 젓갈류, 장류, 김치냉장고에 들어가면 얼어버리는 채소나 과일 그리고 먹던 반찬 정도를 넣어둡니다.





건강 먹거리를 찾는 사람들(3)


 

김치, 된장 등 해독 식품을 즐겨 먹어요”

질병이란 세포 속에 쌓인 독소로 인해 제 임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라는 의미에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독소를 제거하는 ‘해독이 필수’라고 말하는 아미케어 김소형한의원의 김소형 원장. 그녀의 해독 식품 위주 식단 노하우를 들어본다.


김치, 된장 등 해독식품 위주의 건강 식단

매끼마다 건강을 위해 해독 식품을 챙겨 먹는데 우리가 흔히 먹는 김치, 된장 등이 대표적인 해독 식품입니다. 김치는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육류 등 산성 식품을 섭취했을 때 일어나는 피의 산성화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김치 속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유산균과 섬유질은 장을 청소해 다이어트와 피부를 깨끗하게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김치를 ‘먹는 화장품’이라 말하고 싶을 정도죠.

된장 또한 장내 유익균을 활성화시켜 노폐물 배출을 원활하게 해주며 청국장도 좋습니다. 청국장의 바실리스균에 의한 정장 작용이 뛰어나 설사를 방지해줄 뿐 아니라 변비도 개선시켜주기 때문이죠. 게다가 풍부한 비타민과 미네랄의 도움으로 신진대사가 촉진되어 섬유질도 풍부해 비만 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

연근이나 마늘, 양파도 좋은 해독 식품인데요. 해독 능력이 뛰어난 식품의 공통점은 섬유질이 풍부하다는 거예요. 장의 연동 운동을 도울 뿐 아니라 노폐물을 흡착하여 배출하는 것이 섬유질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밥도 현미밥이나 잡곡밥을 즐겨 먹어요.


신선한 제철 재료로 조리, 생식으로 건강 챙겨

재료는 신선한 것, 제철에 난 것, 잘 익은 것, 가공식품이 아닌 것으로 선택합니다. 좋은 환경에서 자연의 기운을 받고 자라 가공되지 않은 것이야말로 생명력이 풍부하여 건강에 이롭기 때문이죠. 더불어 재료만큼 조리법에도 신경을 쓰는데요. 가능하면 각종 영양소나 생명력이 파괴되지 않도록 재료 그대로를 먹도록 하며, 기름에 튀기기보다 굽거나 삶는 방식으로 요리를 합니다.

환자들에게는 규칙적인 생활과 좋은 음식 등 건강한 생활을 강조하지만 정작 제 자신은 바쁜 스케줄로 인해 세 끼 챙겨 먹는 것조차 어려운 실정입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챙겨온 게 있는데요. 바로 생식입니다. 바쁜 생활 속에도 제 건강을 지킬 수 있었던 것도 생식 덕분이죠. 식단에서 중요한 것은 음식의 종류나 영양소보다는 우리 체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생명력이라 생각합니다. 생식은 재료가 가진 생명력을 섭취할 수 있는 좋은 식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채소, 곡류 등 몸에 좋다는 것을 매끼마다 일일이 섭취하기가 참 어렵지만 생식은 각종 곡류, 채소, 과일 등을 동결 건조시켜 만들었기에 고른 영양소를 편리하게 섭취할 수 있습니다. 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간편 건강식이라 할 수 있죠.




건강 먹거리를 찾는 사람들(4)


 

“손쉽고 소박한 그리스 요리로 건강을 지켜요”

장수 국가로 유명한 그리스 사람들의 건강 비결이 건강한 식습관 때문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그리스 요리 전문점 ‘그릭 조이’의 요리사이자 오너인 전경무 씨를 만나 웰빙푸드로 떠오른 그리스 요리에 대해 들어보았다.


재료의 싱싱함을 살린 그리스 요리는 최고의 웰빙 푸드
만드는 과정이 쉽지 않은 이탈리아나 프렌치 요리의 경우에는 조리과정에서 인공적으로 볶거나 독특한 소스를 가미하는 경우가 많죠. 반면에 그리스 요리는 화려하진 않지만 본래 식재료의 맛을 그대로 살리는 방식을 택하기 때문에 보기에는 투박하지만 푸짐하고 맛도 좋은 것이 특징이에요. 요리에는 대체로 올리브유를 사용하는데 세계에서 일인당 소비량이 최고라고 하지요. 향긋한 올리브유를 샐러드와 빵을 비롯한 모든 요리에 수시로 뿌려 먹습니다. 집집마다 마당에 올리브와 레몬 나무가 있어 집에서 싱싱한 열매를 바로 짜서 먹기도 해요. 지중해성 기후로 토마토, 요거트, 스튜, 수프 등도 즐겨 먹지요. 삼면이 바다인 탓에 신선한 해물과 염소와 산양 젖으로 만든 치즈도 즐겨 먹고요. 모든 음식에 곁들여 먹는 대표적인 소스로는 고농축 요구르트와 마늘 다진 것, 올리브유를 섞어 만든 짜치키 소스를 들 수 있는데 영양가가 아주 풍부하답니다.


무병장수 하는 그리스인들의 식습관

그리스인들은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몸이 아파도 바로 약을 먹거나 병원에 가지 않고 민간요법과 천연 치료제를 이용해 극복해내곤 합니다. 감기 기운이 있으면 올리브유를 따뜻하게 데워서 먹거나 허브차를 따뜻하게 끓여서 마시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어요. 아니면 도수가 높은 포도주를 마시고 땀을 내면서 한숨 푹 자고 일어나도 거뜬하게 몸이 회복된다고들 해요. 우리나라도 감기에 걸리면 소주에 고춧가루를 타서 마시고 한숨 자면 감기가 떨어진다는 말이 있는데, 소주는 화학주라 깰 때 머리가 아프지만 집에서 제조한 천연 포도주는 도수가 높아도 아침에 머리가 개운한 것이 신기할 정도예요. 오랫동안 민간 전통을 잘 따르고 자연치유에 두터운 믿음을 가지고 있는 모습은 부러운 점이기도 하구요.


냉장고 속 자투리 재료로 즐기는 그리스 요리
재료가 간단하고 흔한 것들이기 때문에 가정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이 바로 그리스 요리예요. 냉장고 속에서 구박받는 남은 재료들로 얼마든지 폼나는 한 끼 식사를 만들 수 있죠. 대표적인 메뉴로는 그리스식 야채 스튜인 ‘브리아니’와 기름기 없이 화덕에 구워내는 고기 꼬치구이인 ‘수불라키’를 들 수 있겠네요. 올리브유에 볶은 각종 야채에 향을 돋우는 마늘과 셀러리를 넣고 으깬 토마토나 토마토 페이스트를 부어 끓인 다음 밥 위에 뿌려내면 아이들도 좋아하는 덮밥요리가 완성되죠. 작게 자른 돼지고기, 닭고기 등과 다양한 야채를 끼워 담백하게 구워내는 꼬치구이 역시 온 식구가 즐길 수 있는 인기 메뉴로 적극 추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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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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