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처럼 퍼석퍼석…'여자의 가을' 폐경
콩·자두 많이 먹고 소금·지방 줄이자

 
30대 후반에 접어들면 여성들은 흔히 '주의 집중이 잘 안 되고, 이전보다 기억력이 떨어졌다''피부가 건조해지고 가렵다''성욕이 현저히 줄고 어쩌다 잠자리를 해도 윤활액 분비가 이전보다 많이 감소했다''근육량이 줄면서 먹는 대로 배가 나온다'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이런 증상들은 알고 보면 난소 기능이 떨어진 탓에 나타나는 갱년기 전조 증상들.

서울대의대 산부인과 최영민 교수는 "난소 기능은 보통 만 35세 이후부터 점차 감퇴하기 시작해 40세 이후부터 현저히 떨어진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갱년기 증상, 폐경 증상이 30대 후반부터 조금씩 나타날 수 있다. 평균 폐경 연령은 50세 전후지만 이미 10여 년 전부터 몸의 기능은 가을을 알리는 것이다.

대한민국 여성의 평균 수명은 80.4세. 건강하고 품위 있게 기나긴 폐경기를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식생활 개선이 우선=불면증.얼굴 화끈거림.식은땀.신경과민.골다공증과 같은 갱년기 증후군은 증상별 치료를 받아도 별효과가 안 나타난다. 이런저런 대증치료를 받았는데도 불편한 증상이 지속되면 오히려 신경만 예민해지기 마련이다.

이럴 땐 호르몬 검사를 통해 난소 기능을 체크해 보는 게 좋다. 일단 난소 기능이 떨어졌다는 진단이 내려지면 불편한 증상을 덜기 위해 식생활부터 개선해야 한다. 이미 폐경이 온 여성이라면 더욱 음식에 신경을 써야 한다. 식생활 개선만으로도 에스트로겐을 상당 부분 보충할 수 있는 데다 골다공증, 심혈관질환, 얼굴 화끈거림, 질 건조증 등의 불편함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권장되는 음식=우선 식물성 에스트로겐으로 알려진 파이토 에스트로겐이 많이 든 음식을 매일 먹도록 하자. 파이토 에스트로겐은 장에서 세균에 의해 에스트로겐으로 전환되는 호르몬. 콩.해바라기씨.양배추.브로콜리 등에 많이 함유돼 있다.

특히 콩이나 콩으로 만든 두유.두부.순두부 등은 뼈를 만드는 일도 도와주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도 있어 갱년기 여성을 괴롭히는 골다공증.심장병 등의 발생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콩은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얼굴이 화끈거리는 증상도 경감시킨다.

보론(붕소)이 많이 함유된 음식도 권장되는데 자두에 가장 많이 들어 있다. 통상 보론을 하루 3㎎씩 섭취할 경우 혈중 에스트로겐 농도가 현저히 증가되며, 말린 자두 100g에는 보론이 25.5㎎나 된다. 즉 매일 자두 한 개씩만 먹어도 에스트로겐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셈. 딸기.복숭아.양배추.사과.아스파라거스.샐러리.무화과 등도 보론이 많이 포함된 식품이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한 칼슘 섭취는 필수 요건. 폐경 후 여성은 매일 1000~1500㎎의 칼슘 섭취가 권장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섭취량은 500~600㎎정도. 뼈째 먹는 생선, 우유나 콩제품 등을 통해 칼슘 섭취를 늘려야 한다.

항산화 비타민인 비타민E.C가 많은 채소와 제철 과일을 매일 섭취해야 하는 것은 상식. 무.배추.냉이.더덕.달래.고추잎.무청.깻잎.아욱.우엉 등 흔히 먹는 채소는 모두 도움이 된다.

◆ 피해야 할 음식=에스트로겐 분비가 줄면 '뱃살'로 알려진 복부 비만이 심해진다. 따라서 기름진 음식을 피해야 한다. 우유를 마셔도 지방기를 뺀 탈지 우유가 바람직하다. 짠 음식은 칼슘 흡수를 방해하므로 삼갈 것. 조리 시 일반적인 음식의 간을 싱겁게 해야 함은 물론 젓갈.장아찌 등 소금에 절인 음식은 식단에서 치우도록 하자.

커피.콜라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도 골다공증을 촉진하므로 멀리해야 한다. 대신 물은 하루 2ℓ이상(6~8컵) 마시도록 하자.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 폐경 여성에게 권장되는 식생활

.매일 콩.해바라기씨.양배추.브로콜리 등(파이토 에스트로겐 함유 식품)을 최소 1회는 섭취한다.

.매일 자두.딸기.복숭아.양배추.사과.아스파라거스.셀러리, 무화과 등(보론 함유 식품)을 한 가지는 먹는다.

.매일 탈지우유.요구르트, 멸치 등 뼈째 먹는 생선 등을 2가지 이상 먹는다.(하루 1g 이상의 칼슘 섭취)

.섬유소가 풍부한 채소나 과일을 하루 한 접시씩 먹는다.

.매일 녹황색 채소 등을 통해 비타민 E.C 등 항산화 물질을 섭취한다.

.물을 하루 8컵(2ℓ 이상) 마신다.  
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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