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을 삼키기 힘들다고 가루로 만들어 먹으면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 대학의 데이비드 라이트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날 "알약을 부숴 먹으면 약 성분이 체내에 너무 빨리 흡수돼 위험할 수 있다"는 내용의 약 복용 지침서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많은 알약에는 체내 흡수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특수 코팅이 돼 있다"며 "이를 빻아 먹으면 흡수 속도가 빨라져 일시적으로 약물 과다 복용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일부 약품은 약효가 몸에 퍼지기도 전에 체외로 배설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하루에 한 번만 복용하게 돼 있는 알약은 절대 부숴 먹으면 안 된다고 연구팀은 경고했다. 이들 약품은 24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약효를 유지하도록 만들어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루로 만들어 먹으면 처음 먹었을 때는 너무 많은 약 성분이 몸에 퍼지고 나중에는 전혀 약효가 남아 있지 않게 된다.
가루로 먹으면 훨씬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알약들도 있다. 항암제 등으로 쓰이는 메토트렉세이트는 가루가 피부에 닿으면 세포가 죽을 수 있다.
유방암 치료제인 타목시펜은 환자 주변의 임산부가 가루를 들이마실 경우 매우 위험하다. 고혈압약인 니페디핀은 부숴 먹으면 현기증.두통 등의 부작용이 생기고 뇌졸중.심장마비 위험도 높아진다. 진통 효과가 있는 모르핀도 빻아 먹으면 치명적일 수 있다.
알약을 먹기 힘들다면 가루로 만들기보다 같은 효과를 지닌 다른 형태의 약을 찾아보는 편이 낫다고 라이트 교수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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