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사회] ○…관람객 1천만명을 넘어서고 있는 영화 '왕의 남자' 신드롬으로 남성들이 여성스러움을 추구하는 '크로스 섹슈얼'이 새로운 패션 코드로 등장하면서 '예쁜 남자 도우미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2006 크로스 섹슈얼 시대
2004년 '메트로 섹슈얼'(패션과 외모에 관심이 많아 자신을 가꾸는 남성), 2005년 '위버 섹슈얼'(거친듯 부드러운 남성)에 이어 올들어서는 여성의 의상이나 머리 스타일, 액세서리 등을 하나의 패션코드로 생각해 치장을 즐기는 남성, 즉 '크로스 섹슈얼'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여성의 화려한 패션을 차용한다는 점에서 자신을 남성으로서 아름답게 가꾸던 '메트로 섹슈얼'과는 차별화된다.
이처럼 크로스 섹슈얼한 남성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양분하며 종횡무진하고 있는 미디어 스타들의 여성화 현상은 일반인 사이에서 확대 재생산되면서 대구지역 백화점들의 '예쁜 남자 도우미 상품' 매출이 20∼30% 상승하고 있다.
#다양한 남성 화장품
'왕의 남자'에서 여성스러운 남자로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는 공길 역의 이준기처럼 외모를 가꾸기 위해 남성들은 기본 화장품은 물론 폼크림, 클렌징, 에센스, 팩 등 미백효과를 강조하는 화장품을 많이 찾고 있다.
예전에는 피부가 민감한 일부 남성들이 무자극적인 여성 화장품을 찾았지만 요즘에는 본인의 피부관리와 미백효과를 위해 찾는 남성들이 더 많아졌다. 인기 화장품류는 모공의 피지조절이나 각질제거에 효과가 뛰어난 제품, 노화방지 영양크림, 피부탄력 증가와 주름을 완화시켜주는 화장품, 눈가 주름방지 화장품, 자외선 차단 기능성 화장품 등 여성 화장품에 비해 구색면에서 손색이 없다. 화장품 업계에서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여성 화장품만 판매하지 않고 남성 화장품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대구지역 3개 백화점의 경우 25개 여성 화장품 브랜드 가운데 10여개가 남성 전용 화장품 코너를 갖추고 있을 정도다.
#예뻐진 액세서리
액세서리 매장에서는 '이준기 목걸이'가 단연 인기다. '마이걸' 드라마에서 배우 이준기가 착용한
영화 '왕의 남자' 이후 예뻐지려는 남성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크로스 섹슈얼' 바람으로 대구지역 백화점들의 '예쁜 남자 도우미 상품' 매출이 예전에 비해 20∼30% 늘어났다.
'이준기 목걸이'는 얼마전 밸런타인데이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구매하기 힘들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화려한 색상의 패션팔찌도 인기품목이다. 가는 가죽에 화려한 색상과 무늬가 새겨진 이 팔찌는 예전에는 남성들의 거부감이 많았지만 요즘에는 남성고객이 스스로 찾아와 찾는다는 것이 백화점 관계자의 설명이다. 펜던트, 귀고리, 넥타이 장식 등이 인기몰이를 시작하면서 액세서리 매장에 남성전용 준보석코너까지 생겼다.
#화려해지는 남성복
남성복 의류도 화려하고 예쁘게 변화하고 있다. 검은색, 감청색 일색이던 남성 정장의류에도 밝은 회색이나 검붉은 색의 정장이 선보이고 있으며, 인기있는 스트라이프 정장의 줄무늬도 더욱 파격적인 색상으로 진화를 시작했다.
봄 캐주얼 의류로는 갈수록 크고 화려한 꽃무늬 셔츠를 비롯해 분홍, 연두, 노랑, 보라 등 화려한 색상의 니트와 넥타이가 다양하게 선보였다. 다소 파격적이라 할만한 핑크색 카디건도 남성들을 유혹하고 있다.
#크로스 섹슈얼 부상 배경
크로스 섹슈얼 트렌드의 등장 배경으로는 우선 가치관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인간에게는 기본적으로 남성성과 여성성이 공존하는데 크로스 섹슈얼은 여성스러움을 드러냄으로써 내면적 본질을 찾고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남성의 여성화가 개인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성숙화과정으로, 긍정적으로 이해한다는 흐름이다. 또 하나는 외모지상주의를 일컫는 루키즘(Lookism)과의 연관성이다. 얼짱, 몸짱 열풍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몸의 전성시대'속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 세태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가 대중매체가 주도하는 스타 미화작업의 산물이라고 보는 관점이다. 크로스 섹슈얼이 대중매체와 인기 연예인의 상품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작용해 일정 시기가 지나면 거품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다. 마지막으로 웰빙 트렌드와의 관계성이다. 크로스 섹슈얼도 자기관리를 위한 투자의 하나라는 인식이다. 건강한 신체에 대한 열망은 그동안 홀대받았던 '몸'이 주목을 끌면서 남성들이 방치하던 피부와 미용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이다.국민일보 쿠키뉴스제휴사/영남일보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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