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학년별영어 교육법과 선행학습 실천 전략”

초등학교 교실에는 영어 유치원을 졸업했거나 해외 체류 경험이 있는 아이들부터 갓 알파벳을 깨우친 아이까지 섞여 있다. 제각각인 아이들의 영어 수준을 맞추기도 힘든데, 교육정책까지 들썩이고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 달 남은 방학은 새 학년을 대비하는 선행학습을 해야 할 시기다.

새 정부는 ‘학교만 졸업하면 영어로 대화할 수 있는’ 공교육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까지 영어 수업을 확대한다거나 아예 영어로 수업하는 ‘영어 몰입 교육’에 대한 소문도 나돈다. 급변하는 교육환경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영어 학습 플랜을 세워야 한다.

현재 초등 영어 교육은 3학년부터 이뤄지고 있다. 3학년과 4학년은 일주일에 1시간, 5학년과 6학년은 2시간씩 수업한다. 초등학교 영어 수업은 주로 소리 영어, 재미나 흥미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까지는 문자 영어 등 본격적인 영어 공부에 들어가기 전 준비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이때는 어휘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많은 단어와 표현을 접하게 해야 한다. 5학년부터는 학습량이 많아지고 내용이 어려워진다. 어법이나 문자 영어에 대한 기초를 차근차근 다져나갈 시기다. 예비 중학교 1학년은 심화되는 영어 수준에 적응해야 한다. 문장구조를 문법적으로 이해해야 하고, 다양한 주제의 긴 문장에 친숙해져야 한다.

영어공부를 놀이처럼 >> 예비 초등학교 3·4학년
초등학교 3·4학년은 따로 영어 시험을 보지 않으며 챈트와 게임 등으로 놀이처럼 수업이 진행되므로 선행학습에 대해 크게 부담 갖지 않아도 된다. ‘영어공부=놀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 영어를 처음 접하는 아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추천하고 싶은 첫 번째 방법은 영어 동화책 읽어주기다. 엄마와 아빠가 읽어주는 영어 동화책은 아이의 영어 실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주위에서 권하는 책을 그대로 사주지 말고 아이가 읽고 싶어 하는 책을 고르도록 한다. 굳이 교육적인 내용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아이가 관심을 갖는다면 만화책도 상관없다.

다양한 시각 자료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주니어용 미국식 백과사전, 문화사전, 퍼즐 등도 좋은 교재다. 아이가 소리에 익숙해지면 스스로 읽어보도록 권한다. 듣기와 함께 동시에 읽기 실력도 키울 수 있는 지름길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영화나 애니메이션 비디오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많은 부모들이 영어로 된 비디오만 틀어주면 영어 학습이 저절로 된다고 착각한다. 교육적인 효과를 얻으려면 반드시 부모가 함께 비디오를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이때 한글자막은 물론 영어자막도 보지 않는 것이 좋다. 이미지와 소리에 집중해서 뇌에 이 두 가지 정보가 저장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비디오를 보면서 가능하면 아이와 함께 대사를 따라 해보는 것이 좋다.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표정과 행동까지 모방하면 영어를 익히는 데 더 효과적이다. 이 시기의 아이에게 어법을 가르치는 것은 시기상조다. 억지로 가르치려 들다가는 역효과가 나기 쉽다.

선행학습 실천 전략
영어 동화책 4권 완독 학교 영어 수업은 ‘소리’ 위주지만 아이가 문자에 익숙해지도록 슬슬 준비시켜야 한다. 영어 테이프 등을 꾸준히 들려줬다면 이제는 책과 가까이 할 때다. 흥미로운 영어 동화책을 많이 보여주고, 아이 스스로 관심을 갖도록 유도한다. 단어 수는 적고 그림과 글자가 큰 동화책이 좋다.

처음 영어를 접한다면 6∼10쪽 정도의 짧은 동화책을, 그보다 높은 수준이라면 좀 더 두꺼운 책을 고른다. 일주일에 1권 기준으로 4권을 골라보자. 매일 반복해서 읽어주면 아이는 차츰 소리에 익숙해지고, 의미는 모르더라도 어떤 단어가 어떻게 소리 나는지 짐작하게 된다. 자연스레 파닉스(Phonics)의 감을 익히는 것이다. 다음에는 문장을 보면서 따라 하기 연습을 꾸준히 시킨다. 그러다 보면 문장을 줄줄 읽지 못하더라도 단어를 보고 비슷하게 발음할 수 있게 된다.

영어 애니메이션 10장면 대사 외우기 ‘슈렉’ ‘인어공주’ ‘아이스 에이지’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중 몇 장면을 뽑아 대사를 암기시켜보자. 영어 표현을 그대로 외워두면 기초를 쌓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비디오를 활용하면 정확한 원어민 발음을 공짜로 익힐 수 있다. 암기가 끝나면 엄마 아빠와 함께 주인공이 되어 역할극을 해본다. 대사 중 주요 단어는 의미를 알려주는 것도 좋다. ‘Auther’ ‘SpongeBob SquarePants’ ‘The Magic School Bus’ 등의 시리즈물 프로그램도 초등학교 저학년용으로 좋은 교재다.

영어 그림일기 쓰기 아주 짤막한 문장, 단어 몇 개도 상관없다. 철자법이나 문법이 틀리더라도 괜찮다. 아이가 눈으로 익힌 단어를 직접 써볼 기회를 만들어주는 데 의의가 있다. 한 달 정도 꾸준히 써보게 하면 스펠링을 완벽하게 외우지 못하더라도 영어 쓰기에 익숙해진 아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날씨에 관한 단어, 기분을 묘사하는 단어 등을 써보면 다양한 영어 표현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영어 공부 습관 기르기 >> 예비 초등학교 5·6학년
꾸준히 듣기와 말하기, 읽기 연습을 해왔다면 본격적인 영어 공부에 박차를 가할 때다. 능력 수준에 따라 영문법을 가르치는 것을 고려하되 무리한 문법 공부는 금물이다. 듣기와 읽기, 말하기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라면 문법 공부는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영어에 대한 흥미 자체를 잃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예비 6학년이라면 6학년뿐 아니라 중학교 공부 습관에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봄방학을 ‘영어 공부 습관 기르기’ 시작 시점으로 잡는다.

문법은 언어의 구조적인 틀을 갖추는 학습이다. 문법 위주의 영어 학습이 말하기에 악영향을 준다고 뭇매를 맞아왔지만 원어민들 역시 문법을 무시한 채 아무 말이나 하는 것은 아니다. 정해진 어법에 맞춰 말하려면 문법은 매우 중요하다. 중학교 입학 전까지 느긋하게 한번 정리한다는 기분으로 시작해본다. 쉬운 교재로 영어의 품사와 어법의 패턴을 정리하되 앞서 주지했듯 영어를 못하는 경우에는 피한다.

이 시기 영어 학습에서 주의할 점은 지나치게 많은 단어를 암기하도록 강요하지 않는 것이다. 추상적인 개념어보다 물체를 지칭하거나 동작을 설명하는 단어를 중심으로 가르친다.

영어책 읽기와 영어 일기 쓰기는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좋다. 또 올바른 국어 학습이 영어 공부의 추진력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영어책뿐 아니라 우리말로 된 다양한 책들을 읽도록 시키면 사고력을 길러줄 수 있다.

선행학습 실천 전략
세계 명작 3권 완독 영어 동화에서 수준을 높여 세계 명작들을 읽힌다. 여기서 세계 명작 소설이란 어른들이 읽는 수준의 것이 아니라 어린이용으로 새롭게 정리된 작품을 말한다. 처음 시도하는 아이라면 분량이 많지 않은 얇은 책을 고른다. 그냥 흥미 위주로 읽어도 좋지만 어느 정도 읽기가 가능한 수준이라면 독해 속도에 신경을 쓰면서 읽힌다. 빠르게 독해하는 능력은 영어 학습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아이가 제대로 읽는지 부모가 옆에서 도움을 주면서 독해 속도를 체크해줄 수 있다.

「해리포터」 「빨강머리 앤」 「나니아 연대기」 등 시리즈물을 선택하는 것도 좋다. 내용이 흥미진진해서 방학 때 시작하면 학기 중까지 쭉 이어갈 수 있는 뒷심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주인공과 스토리 배경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책보다는 읽기 편하다는 장점도 있다. 영어를 잘하는 아이라면 미국의 10~12세에 적절한 단어로 씌어진 책 정도를 기준으로 삼아도 괜찮다.

책을 마치고 나면 마지막으로 내용을 요약해보도록 한다. 요약 노트를 만들어서 내용을 영어로 ‘Writing’ 해보도록 유도한다.

단어장 만들기 어휘력을 기르기 시작해야 하는 시기다. 영어 동화책 등에서 소리로 익혀온 단어들을 눈과 손으로 서서히 암기하도록 지도한다. 예비 초등학교 6학년이라면 중학교 1학년 수준의 어휘에 맞춰서 선행학습에 들어가도 좋다. 단어를 외울 때는 뜻만 외우게 하지 말고 예문을 통해서 익히도록 한다. 단어, 품사, 우리말 뜻을 함께 익혀두면 나중에 작문과 말하기의 바탕이 된다. 아이와 함께 영어 단어 끝말잇기 게임을 하면 암기한 단어를 활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아이가 익힌 어휘는 노트 한 권에 정리하도록 한다. 잊어버린 후에 후다닥 찾아보기도 쉽고, 얼마나 많은 어휘를 익혔는지 기록이 남아 학습 보람을 느끼게 할 수 있다. 봄방학 때 단어장을 만들어서 학기 중까지 꾸준하게 채워나간다. 수준이 높은 아이라면 이때부터 영영사전에 익숙해지도록 지도하는 것도 좋다.

영어 일기장 만들기 영어 그림일기에서 텍스트 위주의 영어 일기로 넘어간다. 일상을 영작해보는 것도 좋지만 쓰기에 익숙하지 않다면 영어 동화책에서 재미있게 읽은 부분을 옮겨보거나 주인공들의 대사를 베껴보는 것도 괜찮다. 일기 소재가 부족하다면 아이가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 역사 속 인물, 가족 등 한 사람을 정해서 묘사하게 하자. 형용사를 풍부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쓰고 난 일기는 그냥 놔두지 말고 부모가 보면서 잘못된 표현을 고쳐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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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법은 필수, 듣기도 중요 >> 예비 중학교 1학년
중학교에 들어가면 아이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는 ‘시험 영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가깝게는 학교 내신, 멀리는 수능을 염두에 두고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 시기다. 특히 중학교 첫 시험은 아이의 자신감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첫 시험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중학교 과정의 영어 수준에 대비해 어느 정도 선행학습을 해두는 것이 좋다. 만약 특목고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이제부터 장거리 경주를 위한 박차를 가할 때다.

중학교 영어 학습에 대비하려면 문장구조를 이해해야 하고, 호흡이 긴 문장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법을 익히는 것이 필수다. 실제로 중학교 시험에서는 문법 문제가 많이 출제된다. 수준에 맞춰 기초 문법을 폭넓게 공부해두는 것이 좋다. 긴 지문과 영어 문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휘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수준에 맞는 단어장을 선택해서 매일 일정한 개수의 단어를 꾸준히 외우고 익힌다.

6, 7차 교육과정에서는 의사소통 능력을 중요시한다. 때문에 중학교에서는 학기별로 듣기 능력을 테스트하고 영어 점수에 반영한다. 듣기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경우 시험 때마다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듣기 능력을 향상시키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일단 방학 기간 동안 듣기 테이프 등으로 꾸준히 반복해서 집중적으로 연습한다. 단순하게 듣기 문제를 풀고 채점을 했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잘 들리지 않는 부분을 꼼꼼하게 체크해서 사후에 노트에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면 어떤 부분을 들을 때 어려움을 겪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선행학습 실천 전략
영문법 담은 예시 문장 100개 외우기
가능한 한 방학 중에 중학교 1학년 과정 영문법을 1회 정도 정리해본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미리 해두었다면 더욱 좋겠지만,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방학 기간을 활용해서라도 준비하자. 수준에 맞는 문법책을 구입해서 기초 문법을 훑어보는데, 이때 문법과 함께 소개된 짤막한 예시 문장은 통째로 외우도록 한다. 그냥 문법 내용만 달달 외우는 것보다 기억에 오래 남아 효과적이다.

영어 교과서 반복해서 읽기 중학교 1학년 영어 교과서를 구해서 영어 동화책이나 소설 읽듯 큰 소리로 반복해서 읽는다. 문법과 단어를 일일이 체크하고 외워가며 공부하는 느낌으로 훑어본다면 한 달 동안 한 번 보기도 어렵다. 교과서 내용에 익숙해지는 것을 목표로 1학기 배울 분량 정도를 편안하게 읽는다. 대신 문장 속에 나오는 새로운 단어들을 바르게 읽도록 주의한다. 의미까지 완벽하게 파악하지 못하더라도 바르게 읽을 수만 있다면 나중에 암기하기가 한층 수월해진다.

영어 전문가들은 영어를 잘하고 싶다면 ‘영어 교과서를 달달 암기하라’고 권한다. 열심히 소리 내어 읽으면서 교과서의 문장이 입에 익숙해지면 문장 자체를 외우는 것도 크게 어렵지 않게 된다.

회화 테이프 반복해서 듣기 좋아하는 영화, 애니메이션이나 재미있는 회화 오디오 자료를 구해 매일 듣기 연습을 한다. 듣기 교재를 선택했다면 전체 문장이 다 들리고 들으면서 바로바로 해석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해서 들은 뒤 다른 교재로 넘어가는 것이 좋다.

듣기 훈련 동안 부족한 부분을 체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만약 단어를 제대로 듣지 못한다면 자신이 그 단어의 발음을 정확히 아는지 체크한다. 눈으로 보면 아는 단어라도 읽을 수 없는 단어는 귀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연음을 잘 듣지 못한다면 따로 훈련을 해야 한다. 연음 규칙이 적용되는 문장을 계속 듣고 따라 읽는 연습을 한다. 들리지 않는 부분은 오답 노트를 따로 만들어서 정답과 비교하면서 꼼꼼하게 체크한다.

영자 신문 구독 시작하기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춘 중학생이라면 청소년 영자 신문을 정기구독하는 게 좋겠다. 빨리 읽는 능력과 함께 상식을 동시에 키워줄 수 있다. 중학생을 위한 영자 신문에는 ‘틴타임스’(teen times.org), ‘주니어 헤럴드’(http://www.jherald.com/) 등이 있다.

기획 / 김민정 기자 글 / 정소영(프리랜서) 도움말 / 송오현(DYB최선어학원 원장)

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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