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의 제보를 검거에 유용하게 쓰기 위한 긴장의 60분"
목요일 저녁 8시 50분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KBS 2TV '특명 공개수배'는 방송 약 5개월 만에 40%가 넘는 검거율을 자랑하고 있다. 제보자와 수사를 담당하는 형사를 연결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담당하는 '특명 공개수배'는 생방송 60분 동안 분주하게 진행됐다. 20일 생방송 현장을 찾았다.
전반전 30분
오후 8시 50분 생방송을 20분 남겨둔 상황. 진행을 맡은 이창진, 고민정 아나운서를 비롯한 제보 접수자와 작가, PD가 모두 스튜디오에 대기 중이다. 이창진 아나운서와 고민정 아나운서는 생방송이 시작되기 전 계속해서 큐카드를 확인하며 준비하고 있다. 스튜디오는 방송되는 사건의 담당형사도 자리하고 있었다. 담당 형사는 오늘 공개수배에 기대감이 큰 표정이다. 조명과 카메라의 체크가 끝나고 8시 51분 생방송이 시작됐다.
20일 방송에서는 수원 남부 침입 강도 사건과 여수 억대 사기 사건이 방송됐다. 용의자가 저지른 범죄에 대한 간단한 브리핑이 끝나고 VCR이 흘러나가는 동안 스튜디오는 더욱 분주하게 움직였다.
후반전 30분
두 번째 VCR이 방송될 때쯤 제보를 받는 접수원들의 손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제보 접수자는 전화기와 컴퓨터를 통해 전화, 인터넷으로 들어오는 모든 제보를 받는다. 모든 제보는 서류에 기록돼 수사를 맡은 담당 형사에게 전달된다. 몇 통의 전화 제보가 들어왔을 때 형사가 제보 접수자에게 달려갔다. 신빙성 있는 제보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연출을 맡은 이제헌 PD는 "방송 중 들어오는 많은 제보의 신빙성을 따지기가 어렵다.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제보는 담당형사가 무조건 직접 통화를 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생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방송 작가들은 여러 명의 제보 접수자 사이를 누비며 접수된 제보를 종합했다. 종합된 제보를 진행자가 다시 한번 방송을 통해 정리하면서 시청자의 제보를 유도한다. 스튜디오에서 접수되는 전화, 인터넷 제보뿐만 아니라 부조종실에서 접수하는 문자 제보 또한 범인 검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일 방송에는 총 199건의 문자 제보가 있었다. 용의자의 정확한 신상 정보가 문자 제보를 통해 들어오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 어디에 거주하고 있는지가 방송을 통해 나가면 용의자가 도주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정보 노출의 수위는 신중하게 결정된다.
그리고 연장전
오후 9시 53분 '특명 공개수배'의 엔딩 타이틀이 나가면서 60분간의 생방송이 끝났다. 방송이 끝나자마자 세트의 해체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특명 공개수배'의 제작진들의 일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방송 중 접수된 제보와 방송 후 접수된 제보를 정리하는 일이 남았다.
이제헌 PD는 "결정적 제보는 방송 2~3일 후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주로 용의자를 잘 아는 사람들이 제보를 한다. 방송 후 며칠 간 고민을 하다 제보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공개수배를 통해 검거된 용의자에게 후속 취재를 해보면 방송 후 심리적 압박이 굉장히 심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덕분에 방송 후 자수한 용의자도 종종 있다.
이제헌 PD는 "'특명 공개수배' 팀은 시청자의 제보를 용의자 검거에 유용하게 쓰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생방송 60분은 언제가 긴장된 시간이다"라며 "시청자분들이 적극적으로 제보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특명 공개수배'가 방송 약 5개월 만에 40%가 넘는 검거율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제작진의 노력과 시청자 제보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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