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착하고 바르게 키우고 싶은 건 이 세상 모든 엄마의 바람. 하지만 아이가 뜻한 대로 커주지 않고 삐뚤거나 그르게 행동할 때면 엄마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아이의 행동을 바로잡긴 해야겠는데 방법을 몰라 속만 끓이고 있다면 지금 당장 「레이디경향」의 문을 두드리자. 말썽꾸러기 우리 아이를 착한 아이로 만들어주는 ‘걸어 다니는 육아 박사’ 손석한 선생님이 엄마들의 육아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줄 것이다. 여든까지 갈까 걱정되는 우리 아이 세 살 버릇 길들이기!

모든 일을 엄마 허락을 맡고 나서 해요
Q 여섯 살 된 아들이 하루에도 10번 이상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허락을 맡아요. 엄마가 밖에 있어도 뭔가 하고 싶을 때마다 전화해서 "해도 돼요?"라고 묻는데 이렇게 허락 맡는 데 집착하는 이유가 뭘까요? (박예진·전주 덕진구 덕진동)


A 아이는 부모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많습니다. 여기에는 자신이 혼자 생각하고 결정하여 행동을 하고 난 다음에 혹시 야단맞거나 비난을 받으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이 숨어 있습니다. 혹은 부모가 아이에게 일일이 지시하고 간섭하는 과잉보호적인 양육 태도에서 기인할 수도 있지요. 어느 쪽이든 아이가 매번 그와 같이 행동한다면, 결국 아이의 독립성 발달에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따라서 부모님은 아이의 질문에 대해서 “그럼, 해도 돼. 그리고 다음부터는 네 스스로 생각한 다음에 행동해. 엄마에게 일일이 물어보지 않아도 돼”라는 말씀을 해주세요. 그리고 설사 아이의 행동으로 인해 결과가 좋지 않았다 하더라도 과도한 비난이나 야단은 자제해주시고요.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의 판단에 의한 행동이니까요. 특히 아이에게 “너는 그런 것도 스스로 못하고 아기처럼 엄마에게 물어보니?”라는 식의 비난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아이의 자신감을 더욱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절대 금물입니다.

무조건 언니와 비교해요
Q 초등학교 5학년, 1학년 딸아이가 있는데 작은아이가 매사에 무조건 언니와 똑같이 해달라고 떼를 써요. 뭐든 똑같이 받으려 하고 큰아이 학원이 늦게 끝나서 제가 데리러 나가는 것을 보더니 자기도 학원이 끝날 때마다 데리러 오라고 합니다. 어떻게 이해시켜야 할까요? (장영은·경기 성남시 수내동)

A
아이들은 ‘공평성’에 대해서 매우 집착하기도 하고 자주 억울해하곤 합니다. 이러한 ‘공평성’의 문제는 단지 옳고 그름의 차원을 넘어서는 의미가 있습니다. 즉 엄마의 사랑과 결부시키는 것입니다. 언니가 용돈을 더 많이 받거나 늦은 시간에 언니를 마중 나가는 엄마의 행동에 대해 어른들은 이해하지만 둘째는 엄마가 자신보다 언니를 더 사랑하다고 해석합니다. 그러므로 아이의 행동은 나름 분명한 이유가 있으며, 마음의 저변에는 ‘불안’도 숨어 있습니다. 이 경우 엄마는 먼저 아이에게 “엄마는 너를 언니만큼 사랑해. 아니, 그 이상으로 사랑해”라고 말을 해주면서 아이의 불안을 해소해주세요. 그런 다음에 언니보다 동생에게 더욱 필요한 것을 둘째에게만 주면서(예를 들면: 인형 등) 아이의 애정 욕구를 충족시켜주세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언니와 동생의 나이 차이에 따른 엄마의 사랑 표현이 다르다는 점도 설명해주시고요.

이를 심하게 갈아요

Q 27개월 된 딸아이가 요즘 소리가 아주 심할 정도로 이를 갈아요. 아무리 못하게 하고 혼을 내도 돌아서면 계속하는데 어떤 식으로 고쳐야 할까요? (지정미·부산 북구 구포2동)

A
잠을 자다가 이를 가는 것은 일종의 수면장애입니다. 주로 2단계 수면 중에서 나타나는데, 전체 인구의 5~10%에서 나타나는 흔한 증상이지요. 치아가 손상되기도 하지만, 이에 대한 특별한 치료법으로 알려진 것은 없습니다. 만일 아이가 낮에도 이를 간다면, 아이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유도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자꾸 말을 건네면서 아이가 대화하고 소리 내게 해 주세요. 좋아하는 장난감으로 엄마가 함께 놀아주는 것도 매우 유용한 방법입니다. 또 평소 피곤하지 않도록 충분한 영양 섭취와 수면이 중요합니다. 장시간의 비디오 혹은 TV 시청은 아이의 두뇌를 피곤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숙면을 취하는 데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낮 동안에는 놀이 활동을 충분히 하고, 아이가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도록 배려해 주세요.

일마다 핑계를 대고 늦장을 부려요
Q 세 살 된 아이가 요즘 매사에 핑계를 대고 늦장을 부리네요. 목욕을 하자고 하면 "조금만 놀고", 놀이방에 가자고 하면 "블록 놀이 조금 더 하고" 등 구체적으로 다른 이유를 대면서 늦장을 부리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김윤정·경기 부천시 역곡1동)

A
아이는 점차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지는 시기입니다. 따라서 부모님의 지시에 나름의 이유를 대면서 자신의 뜻대로 행동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일종의 ‘반항’입니다만 정상적인 발달과정에서 보이는 ‘반항’이지요. 그러므로 엄마는 아이가 ‘반항’을 보이는 상황 자체를 줄여주세요. 즉 목욕을 하려고 한다면, 시작하기 훨씬 전에 미리 말을 하세요. 그래서 아이가 조금만 더 놀고 한다고 하면, 시곗바늘을 가리킨 뒤에 시간을 정하고 한두 번은 늦추는 것을 허용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놀이방을 가는 문제 등에 있어서는 최종 실행 시간을 정해놓은 다음 한두 번 시간을 늦춰준 뒤에는 곧바로 시행에 들어가세요. 예를 들어서 엄마가 블록을 치워버리거나 먼저 현관문을 나서는 방법 등을 써보세요. 아이에게 적절한 타협 끝에 부모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먹는 것에 대한 집착이 강해요
Q 여섯 살 된 딸아이가 먹는 것에 대한 욕심이 많습니다. 어린이집에서 다른 아이보다 간식을 많이 받는데도 친구 가방에 있는 과자를 몰래 꺼내 가져간다고 하네요. 선생님 책상에 놓인 과자도 자기 책상 밑에 숨겨놓는다고 하구요. 어떻게 고쳐야 할까요? (수노기·인터넷 상담 사연)

A
식탐을 보이면서 도벽 행동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볼 때 아이의 정서적인 불안정이 의심됩니다. 즉 아이는 자신의 심리적인 욕구 불만 내지는 부모로부터의 애정 욕구를 충분하게 만족시키지 못한 데 대한 보상 심리로 ‘먹는 것’에 집착할 가능성이 있지요. 따라서 엄마는 평소 아이와의 애착 관계를 되돌아보고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아이에게 충분한 관심과 사랑의 표현을 많이 해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먹는 것 대신에 재미있는 놀이 활동에 몰입할 수 있도록 엄마가 자주 함께 놀아주세요. 그러나 도벽 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아이를 심하게 나무라거나 체벌하라는 뜻이 아니라 아이에게 행동의 잘못을 알려준 다음에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훔친 과자를 돌려주게 하는 것입니다. 부모님의 노력만으로 힘에 부친다면, 소아정신과나 아동상담센터를 찾아가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 심리 & 행동 발달 전문가가 엄마들의 고민과 함께합니다”

손석한 선생님은…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는 의학 박사, 손석한 선생님은 KBS ‘생방송 세상의 아침’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긴급출동 SOS’ EBS ‘육아일기’ HCN(서초·동작·관악 케이블) ‘손석한 박사의 빛나는 아이 만들기’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의 자문을 맡거나 고정 출연하며 활발한 방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는 「빛나는 아이」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아빠의 대화혁명」 등이 있다.

떼쟁이, 울보, 청개구리… 레이디경향에 맡겨주세요

레이디경향은 이 세상 모든 엄마와 함께합니다. 잠시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산만한 아이, 자기 마음에 차지 않으면 폭력부터 휘두르는 아이, 장난감을 사달라며 가게 한복판에서 발버둥을 치며 우는 아이 등 그간 말 못했던 엄마들의 육아 고민을 애독자 엽서 혹은 메일(chaconne@kyunghyang.com)로 보내주세요. 정성스럽고 속 시원한 답변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기획&진행 / 이연우 기자 도움말 / 손석한(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모델 /고채우 사진 / 이성훈

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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