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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L씨는 지난해 3월 F운용사의 국내 주식형펀드를 가입했다. 남들보다 늦게 펀드투자에 뛰어들었지만 그래도 지난해 증시가 좋은 덕에 적립식이긴 하지만 한때 수익률이 10%를 훌쩍 넘기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수익률을 확인하기가 겁이 난다. 코스피지수 1700선 붕괴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자신이 투자한 펀드 수익률도 어느새 -6%로 원금이 손실됐기 때문이다.

3개의 국내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K씨도 마찬가지. 지난해 초 적립식으로 투자해 한때 이들 펀드 수익률이 30%를 훌쩍 넘어서기도 했지만 지금은 10% 미만으로 떨어졌다. 일부 펀드는 마이너스(-)로 돌아서기 직전이다.

펀드투자자들이 울고 있다. 지난해 힘들게 지었던 농사를 최근 1∼2개월새 모두 망쳤기 때문이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초 대비 10월 말까지 국내주식형펀드는 평균 56.1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10월 말 이후 1월 15일 현재까지 -15.7%를 기록하며 오히려 손실이 났다.

지난 한 해(10월까지) 84.49%의 수익률을 올려 뛰어난 성과를 기록했던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도 10월 이후 현재까지 -16.11%의 손실을 냈다. 역시 같은 기간 84.1%로 수익률 상위에 올랐던 ‘삼성배당주장기주식종류형 1-C’도 올 들어 -6.4%의 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 10월 이후 수익률은 -18.37%이다.

문제는 지난해 상승기에 저조한 성과를 기록했던 펀드들이다.

일례로 지난해 연초부터 10월 말까지 수익률이 36.97%로 평균(56.12%)보다 크게 낮았던 ‘미래에셋맵스IT섹터주식 1(CLASS-A)’의 경우 지난 10월 말 이후 -16.24%의 손실을 기록했다. 단순 계산으로 성과 절반이 순식간에 날아간 것이다.

지난해 36.14%로 낮았던 ‘신영월드에이스주식(C형)’도 10월 이후 손실(-15.92%)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지난해 수익률이 30%대에 머물렀던 ‘프레스티지코리아테크적립식주식 1’(-13.55%), ‘하나UBS엄브렐러뉴인덱스파생K-1 Class C’(-13.48%), ‘유리Growth&Income주식’(-13.47%), ‘마이불마켓파생1Class e’(-13.3%), ‘CJ굿초이스배당주식 1’(-12.44%) 등도 10월 이후 모두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편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적립식펀드 투자자들 사이에서 ‘적립식 효과’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적립식펀드 가입자 대부분이 매달 같은 날짜에 일정 금액을 넣는 정액적립식 투자자들이어서 공교롭게도 펀드 투자시기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경우 ‘평균매입단가 인하효과’는 반감되기 때문이다.

증권선물거래소가 지난 1년 동안 주간별로 평균 코스피지수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1월, 8월, 11월, 12월을 제외하고는 2월 23일(1469.88), 3월 30일(1452.55), 4월 27일(1542.52), 5월 25일(1644.56) 등 8개월에서 공히 지수가 가장 높았던 시점이 하순(20일 이후)부터 초순(4일까지)까지였다. 이는 이 기간에 자금을 이체하는 적립식 투자자들이 다른 시기에 투자하는 가입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사들여 수익률도 저조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펀드애널리스트는 “최근의 주가하락을 환매로 대응하기보다는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또 적립식 투자자의 경우 자신이 임의로 매달 투자기간을 달리한다면 오히려 함정에 빠질 수 있어 일반적으로는 정액적립식을 하되 추가 여유자금을 가지고 임의식 납입을 하는 방법을 병행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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