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좋아지는 가을 밥 이야기

▲ 가마솥밥, 영원한 밥맛의 기준! / 조선영상미디어 유창우기자

윤기나는 쌀이 밥 맛도 좋아

‘완벽한 밥’은 ‘완벽한 쌀 고르기’에서 시작한다. 쌀알이 통통하고 반질반질 광택이 나면서 표면이 부서지지 않아야 맛있다. 밥 할 때 부서진 부분에서 전분과 냄새가 흘러나와 모양이 흐트러지고 질척해진다.

밥맛이 가장 좋은 수분함량은 16% 정도. 쌀은 찧은 후 7일이 지나면 산화가 시작, 15일이 지나면 맛과 영양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정미한지 15일 이내에 먹도록 한다.

그러나 늘 햅쌀을 먹기란 쉽지 않다. 묵은 쌀 냄새 제거에는 식초가 제격. 아침밥으로 사용할 쌀은 전날 저녁 식초 한 방울을 떨어뜨린 물에 담갔다가 씻어서 물기를 빼 놓는다. 다음날 미지근한 물로 한번 더 헹구고 밥을 지으면 냄새가 나지 않는다.

여름엔 30분, 겨울엔 2시간 정도 불려야

쌀을 씻을 때는 힘 주지 않고 살살 휘젓듯 한다. 맛있는 밥을 먹고 싶다면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여러 번 씻는다. 전분, 단백질, 지방, 섬유 등 영양도 함께 씻겨나갈 수 있지만 일식집에선 맛있는 밥을 짓기 위해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씻고 또 씻는다. 쌀에 부은 첫물은 쌀겨 냄새가 배지 않도록 되도록 빨리 헹궈 버린다. 서너 번째 쌀을 씻으면 나오는 쌀뜨물을 속뜨물이라고 한다. 속뜨물은 유해성분이 없으므로 국이나 찌개, 나물할 때 사용하면 좋다.

고슬고슬 맛있는 밥을 지으려면 쌀이 수분을 충분히 흡수해야 한다. 쌀을 씻은 후 오래 불리면 좋지 않다. 쌀겨 냄새가 섞이고 밥알도 뭉개진다. 수온에 따라 다르지만 여름철은 30분, 겨울철에는 2시간 정도가 표준이다. 쌀은 보통 밥하기 1시간 전에 일어 소쿠리에 받쳐 물기를 완전히 빼뒀다가, 밥짓기 바로 전 물을 붓는다. 햅쌀은 물의 양을 조금 줄이고, 묵은 쌀은 늘린다. 단, 쌀 불리는 프로그램이 내장된 전기밥솥은 바로 지어야 맛나다.

밥물을 맞출 땐 경험에 의존하기보다는 계량컵이나 밥솥에 새겨진 용량으로 맞춰야 정확하다. 전기밥솥은 표시용량의 3분의 1, 3분의 2 정도가 적당하다. 즉 10인분 밥솥엔 4~7인분, 6인분 밥솥엔 3~4인분만 짓는다.

전기밥솥에 남은 밥은 가운데 모아두세요

다 지은 밥은 뜸들인 다음 반드시 섞어서 보온한다. 밥을 섞지 않으면 찰기가 없고 퍼석해진다. 수분이 금새 사라져 색이 변하고 마를 뿐 아니라, 취사 시 발생한 밥물이 밥 밑부분에 스며들면서 냄새가 난다.

전기밥솥에 남은 밥은 가운데에 산처럼 쌓아둔다. 바깥부분 숨겨진 열선 때문에 밥이 변색하거나 냄새 나기 쉽다. 밥이 적다면 공기에 담아 밥솥 중앙부에 놓는다. 전기밥솥에 보온하는 시간은 12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식은밥을 재보온하면 냄새가 나므로 절대 하지 않는다. 잡곡밥, 현미밥은 4시간 이내로 보온한다.

(강명중 부방테크론 리홈 실험실 차장)
 
 

우리집 밥맛 비결은 밥솥

완벽한 밥맛의 비결, 밥솥에 숨은 건 아닐까? 요즘 가정에서는 대개 전기밥솥이나 압력밥솥으로 밥을 짓는다. 기존 전기밥솥과 비교하면 압력밥솥 밥맛이 더 낫다고 평가받았다. IH전기밥솥이 등장하면서 판세에 변화가 생겼다. 압력밥솥이나 IH전기밥솥이나 밥맛의 기준으로 삼는 건 무쇠가마솥. 압력솥측에선 “강한 압력으로 쌀알을 속까지 빠르게 익힌다는 점에서 가마솥과 원리가 같다”고 주장한다. 반면 IH밥솥측은 “가마솥밥이 맛있는 건 넓고 둥근 솥바닥 전체가 가열되면서 상하로 순환하는 대류현상이 솥 안에서 활발하게 발생하면서 쌀알을 고루 고슬고슬하게 익히기 때문”이라며 “이는 열선코일을 감아 솥 전체를 가열하는 IH전기밥솥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한다. 최근 한국식품연구원에서 압력솥과 IH밥솥으로 지은 밥을 비교한 결과에서는 ‘IH솥밥이 더 맛있다’는 판정승을 얻은 바 있다.



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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