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남편의 수입은 불규칙한데 무리한 대출 때문에 부담이 큽니다. 저축도 못하는 상태에서 아이는 곧 유치원에 들어가고, 2월에는 둘째까지 태어납니다. 교육비·양육비 걱정이 많아요.

A: 서울 강동구에 살고 있는 윤모(33·여)씨는 3년 전 집을 사면서 받은 주택담보대출 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다. 개인사업을 하는 남편(35)의 월 소득은 100만~400만원으로 불규칙한데 이자와 원리금은 꼬박꼬박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담보대출의 처리 문제와 생활비, 자녀 양육비 등을 어떻게 마련할지 물어왔다.

#집을 팔아 대출금부터 갚아야

윤씨는 주상복합 아파트(99㎡)를 3년 전에 구입했다. 하지만 대출금이 구입가의 60%를 넘어 원리금 부담이 크다. 게다가 분양가가 2억2500만원인데 시세는 2억5000만원으로 가격도 거의 오르지 않았다. 인근 아파트가 과거 3년간 30% 이상 올랐고, 이자 부담까지 감안하면 집으로 돈을 벌기는커녕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남편의 수입이 불규칙한데 매달 150만원이 넘는 원리금이 나가고 있어 제대도 된 재무관리가 이뤄질 수 없다. 또 금리가 계속해서 오르는 것도 부담이다.

윤씨는 인근 천호뉴타운의 개발로 앞으로 집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천호뉴타운이 개발된다고 해서 당장 의뢰인의 주상복합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다. 개발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또 개발에 따른 기대감은 이미 인근 지역의 집값에 일정 부분 반영돼 있다.

윤씨가 대출 원리금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집값 상승을 기대하고 현 상태를 유지하기보다는 주상복합을 팔아 빚부터 갚아야 한다. 주상복합을 시세(2억5000만원)대로 팔아 담보대출금(1억4780만원)과 기타 대출금(1320만원)을 갚는 게 좋다. 또 출산비용(500만원), 비상금(500만원), 중개수수료와 이사 비용(200만원)을 제외하면 집 매각 대금 중 약 7500만원이 남는다. 이 돈이면 강동구 길동 지역에서 60~80㎡규모의 연립이나 다세대 전세를 구할 수 있다. 방이 2개로 줄어들고 주차도 불편하겠지만 이는 참아내야 한다.

현재의 청약가점제에서는 무주택자이고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오래될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향후 내 집 마련을 위해서는 청약통장은 유지할 필요가 있다.

#최소한의 보장성 금융상품은 유지해야

윤씨는 8개의 보험을 가지고 있었지만 현재 유지되고 있는 보험은 태어날 아기를 위해 월 6만원을 불입하는 2종류뿐이다. 현재 가족을 위한 보장은 아무것도 없다. 대부분의 가정이 경제사정이 급격히 어려워지면 우선적으로 보험을 정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수입원은 불규칙하고 반대로 고정적으로 생기는 지출은 줄이기 어렵다면 매월 꼬박꼬박 내야 하는 보험료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보험을 모두 정리했다가 향후 새로 가입하는 잘못을 범하기보다는 최소한의 보험은 유지하는 게 현명하다. 실효된 보험 중 보험료 부담이 큰 종신보험은 피하자. 대신 부부가 함께 보장받을 수 있는 실손보험, 첫째와 둘째 자녀를 위한 보험 각 하나씩 모두 3개를 유지하자. 월 9만원 정도의 보험료를 내고 아쉬운 대로 전 가족의 보장은 가져올 수 있다.


비상금도 마련하자. 윤씨 남편의 월 급여가 너무 들쭉날쭉하다. 따라서 연간 평균 수입액을 기준으로 지출·투자·저축 금액을 정해야 한다. 우선 수입이 월 평균 이하인 시기를 대비해 비상자금 500만원 정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필요한 비상자금 500만원은 주상복합을 판 자금에서 마련하기로 하자. 이를 증권사의 자산관리계좌(CMA)에 넣어뒀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고 여유가 생기면 다시 채워 넣자. CMA는 수시로 입출할 수 있는 데다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5년 목표로 펀드 투자

윤씨는 자동차를 팔아 출산비용을 충당하고, 할부로 LPG 차량을 구입하려 한다. 그러나 기존 차량을 그대로 두고, 목적자금을 마련하는 게 낫다.

재산 리모델링을 하면 월 120만원의 투자 가능 금액이 생긴다. 이 중 20만원은 교육비 등의 명목으로 금리가 높은 상호저축은행의 예·적금에 1년 단위로 만기를 정해 저축하자.

나머지 100만원은 5년을 두고 목돈을 마련하는 데 투자하는 게 좋다. 윤씨의 남편이 사업자금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5년 이상의 장기계획을 세우긴 곤란하다. 월 100만씩 5년간 투자할 경우 연 5%의 이자라면 5년 후 세금을 뺀 원금이 6800만원, 7%라면 7160만원이 된다.

다만 윤씨 부부의 나이가 아직 30대 초중반으로 젊고, 앞으로 축적해야 할 금액이 큰 것을 감안하면 연 5%와 같은 수익률은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비록 원금보장은 안 되지만 수익률이 높은 주식형 펀드를 활용하기 바란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선 투자환경이 좋지 않다. 하지만 5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적절하게 분산하여 적립한다면 희망을 가질 만하다. 펀드에 투자할 때는 국내와 해외 등에 분산투자하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정리=김준현 기자

■이번 주 자문단=조성환 미래에셋생명 재무컨설팅본부장, 탁현심 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장, 이택주 iHAPPYi 웰스 매니저, 양해근 우리투자증권 부동산 팀장(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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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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