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제이미 올리버가 있듯이 우리에게도 우리 음식의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스타 셰프들이 있다. 단순히 요리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요리 문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 미식가들이 최고의 맛이라고 손꼽는 남경표, 윤정진 셰프에게 색다른 봄요리를 배워보자.





청담동에 퓨전 요리 바람을 일으킨 주인공 남경표

문을 열고 들어서면 요리사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오픈 주방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레스토랑 ‘옌’. 손님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열린 구조가 돋보이는 그 곳에선 스타 요리사 남경표씨를 만날 수 있다. 넉넉한 풍채와는 다르게 섬세한 손끝을 가진 그는 일본의 요리 명문 핫도리 요리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정통 유학파. 청담동의 내노라 하는 퓨전 레스토랑은 죄다 그의 손을 거쳤을 만큼 그는 퓨전 요리의 대가다. 2년 전 마침내 그는 자기만의 요리 세계를 펼치고자 일식 퓨전 레스토랑 ‘옌’을 오픈했고, 미식가들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새로운 요리들을 선보이고 있다. 



남경표 셰프의 향긋한 퓨전 봄식탁

봄요리는 향긋한 봄냄새 나는 제철식품으로

핫도리에서 일본요리와 프랑스요리를 함께 전공했기 때문인지 그의 요리는 동서간의 궁합을 잘 맞춘 특징이 있다. 또 그가 추구하는 요리는 단지 맛뿐 아니라 먹고 난 뒤 잠자리에 들 때까지 편안한 음식, 다시 말하면 소화가 잘 되고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이다.



남경표씨는 지난 해 여름 자신의 첫 책 『남경표의 맛있는 오가닉 푸드』에서 맛있고 다양한 그만의 웰빙식단을 공개했다. 그는 무엇보다 재료의 중요성을 가장 강조하는데 모든 음식에 들어가는 채소는 유기농으로 이왕이면 제철식품을 쓰라고 말한다. “요즘은 웬만한 식품은 사계절 내내 구할 수 있지만, 햇볕을 받고 자란 제철 식품이 맛과 영양에서 으뜸입니다. 입맛 깔깔한 봄철에는 봄나물과 제철 해산물을 이용한 요리가 제격이죠.”



주꾸미 아스파라거스 아에



아예는 무침과 샐러드의 중간 정도 되는 일본 요리를 말한다. 3월에 가장 맛있는 주꾸미와 아스파라거스를 씹히는 맛이 좋을 정도로 살짝만 익히고 키위소스를 곁들인 상큼한 전채요리다.



재료

주꾸미 8마리, 아스파라거스 8개, 루꼴라 30g, 방울토마토 4개, 통마늘 4쪽, 튀김기름 약간, 키위소스(키위 1개, 양파 40g, 셀러리 줄기 20g, 샐러드유,식초 1/2컵씩, 설탕 10g, 소금 약간)



이렇게 만드세요!

1 주꾸미는 내장을 손질하고 깨끗이 씻은 뒤 끓는 물에 데친다.

2 아스파라거스는 필러로 껍질을 벗긴 뒤 끓는 물에 데친다.

3 루꼴라는 깨끗이 씻은 뒤 얼음물에 담갔다가 건져 물기를 빼고, 방울토마토는 반으로 슬라이스한다.

4 마늘은 얇게 슬라이스한 뒤 튀김기름에 노릇노릇하게 튀겨낸다.

5 믹서기에 키위, 양파, 셀러리 줄기를 큼직하게 잘라 넣고 나머지 재료를 넣어 곱게 간다.

6 데친 주꾸미와 아스파라거스를 먹기좋게 자른 뒤 키위소스에 버무린다. 이 때 소스는 약간 남겨둔다.

7 접시에 루꼴라를 깔고 ⑥을 보기좋게 올린 뒤 방울토마토와 튀긴 마늘을 뿌린다. 여기에 남겨둔 키위소스를 살짝 뿌려낸다.



삼치구이와 달래무침



고등어와 애호박으로 즐겨하는 요리인데, 봄을 맞아 삼치와 달래로 변화를 주었다. 별다른 소스 곁들이지 않고 재료의 맛과 향을 그대로 살려 자극적이지 않게 만드는 것이 이 음식의 포인트다.   



재료

삼치 300g, 달래 100g, 대파 10cm, 샐러드유, 버터, 튀김기름 적당량씩,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이렇게 만드세요!

1 삼치는 깨끗이 손질한 뒤 5cm 폭으로 어슷하게 토막낸다.

2 달래는 뿌리부분의 잡티를 제거한 뒤 깨끗이 씻는다.

3 대파는 얇게 채친 뒤 물에 담갔다가 건져 물기를 제거하고 고온의 기름에 튀겨낸다.

4 달군 팬에 샐러드유를 두르고 ①의 삼치를 넣어 앞뒤로 노릇노릇하게 익힌다.

5 다른 팬에 버터를 두르고 ②의 달래를 넣어 볶은 뒤 소금, 후춧가루로 간한다.

6 접시에 볶은 달래를 깔고 ④의 삼치를 얹은 뒤 튀긴 파채를 올려낸다. 래디시와 레몬, 새싹채소를 곁들여 장식해도 좋다.





돼지고기 냉이스테이크



돼지고기와 된장은 최고의 음식 궁합을 자랑한다. 또 부드러운 돼지고기에 아삭아삭 씹히는 냉이가 재미를 더한다. 냉이는 소금, 후춧가루로만 간하고 반만 익혀야 맛과 향을 제대로 살릴 수 있다.



재료

돼지고기 500g(월계수잎 2장, 통마늘 3쪽, 셀러리잎 1대, 양파 1/2개, 대파잎 1/2대, 통후추 약간), 냉이 100g, 양파 1/2개, 대파 10cm, 버터, 샐러드유, 튀김기름 적당량씩, 소금, 후춧가루 약간씩, 미소소스(미소 된장 3큰술, 맛술 1/2큰술, 참기름 1작은술, 생강즙 1/2작은술, 생수 2큰술, 설탕 1큰술, 깨 약간)



이렇게 만드세요!

1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월계수잎, 통마늘, 셀러리잎, 양파, 대파잎, 통후추를 넣고 푹 삶는다.

2 냉이는 손질해 달군 팬에 버터를 두르고 볶은 뒤 소금, 후춧가루로 간한다.

3 양파는 둥근 모양을 살려 슬라이스한 뒤 샐러드유를 두른 팬에 넣어 익힌다.

4 대파는 얇게 채친 뒤 물에 담갔다가 건져 물기를 제거하고 고온의 기름에 튀겨낸다.

5 냄비에 분량의 소스재료를 한데 넣고 살짝 끓여 소스를 완성한다.

6 접시에 양파를 깔고 삶은 돼지고기를 한입크기로 슬라이스해 올린 뒤 미소소스를 뿌려낸다.

7 ⑥의 위에 튀긴 파채를 올리고 살짝 볶은 냉이를 곁들여낸다. 레몬과 무순으로 장식해도 좋다.



두릅 죽순밥



일본인들이 봄에 즐겨먹는 건강식이다. 두릅과 죽순은 봄철에만 먹을 수 있는 대표적인 식재료. 특히 봄의 죽순은 부드러우면서 깨지듯 씹히는 맛이 그만이다. 소스에 가쓰오부시를 다져 넣으면 감칠맛을 더할 수 있다.



재료

쌀 500g, 두릅 8개, 죽순 50g, 밥물 2컵, 간장소스(간장 4큰술, 미림 1큰술, 가쓰오부시,통깨,실파,참기름 약간씩)



이렇게 만드세요!

1 쌀은 깨끗이 씻어 준비한다.

2 두릅은 단단한 밑동을 잘라내고 껍질을 벗겨 손질한다.

3 죽순은 2~3cm 길이로 얇게 채썬다.

4 솥에 쌀을 담고 죽순과 두릅을 얹은 뒤 물을 붓고 밥을 짓는다.

5 볼에 분량의 재료를 넣고 섞어 간장소스를 만든다.

6 ④의 밥이 완성되면 간장소스를 넣고 버무려 먹는다.



손맛 못지않은 입담으로 스타가 된 요리사, 윤정진

도자기 전문업체 광주요에서 오픈한 최고급 한식 레스토랑 ‘가온’. 도심 속 공원 입구 한적한 골목길에 위치한 그 곳에는 카메라 앞에서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요리사, 윤정진 셰프가 있다. MBC 프로그램 ‘느낌표’의 밥차를 통해 우리에게 잘 알려진 그는 원래 퓨전 요리 전문가였으나 지금은 우리 음식의 세계화라는 특별한 사명감을 가지고 전통 한식요리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양념 맛이 다소 강한 한식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양념 사용을 줄이고 조리과정을 최소화해 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린 요리, 그가 이렇게 만든 한식은 퓨전이 아니지만 와인이나 사케를 곁들여도 잘 어울린다. 또 가온의 요리는 광주요 도공들이 빚어낸 화려한 식기에 담겨져 나오기 때문에 맛뿐 아니라 눈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음식을 즐기는 여유가 곧 웰빙 봄요리

과장된 단맛과 매운 맛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맛과 향을 요리로 전하고 싶다는 그는 ‘밥이 곧 보약’이라는 말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잊혀져 가는 우리 음식을 배우는 노력은 물론이고 거기에다 우리네 손맛을 익혀 최고의 한식을 선보이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요리에는 깊은 맛뿐만 아니라 영양도 함께 담겨져 있다.



그에게 웰빙 봄요리는 따로 없다. 요리에 있어서 장소나 시기 등은 구애받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모든 음식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여유가 곧 웰빙이라는 것. 이 여유와 함께 신선한 재료로 만든 음식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지 웰빙을 실천할 수 있다고. 오늘도 그는 새로운 한식요리 연구에 대한 식을 줄 모르는 애정으로 휴식시간도 없는 듯하다.





윤정진 셰프의 봄한식 고급 손맛



월과채

월과는 호박을 말하며 월과채는 고기와 야채, 찹쌀부꾸미를 채썰어 볶아 잡채처럼 만든 전통요리다. 찹쌀부꾸미를 썰지 말고 크게 부쳐 나머지 재료를 말아 내면 색다른 요리가 완성된다. 잣가루를 뿌려 상에 내면 고급스럽다. 



재료

찹쌀가루 1컵, 쇠고기100g, 애호박50g, 표고버섯,느타리버섯,만가닥버섯,피망 30g씩,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식용유 적당량, 양념장(간장 2큰술, 다진 파,설탕 1큰술씩, 다진 마늘 1/2큰술, 소금,후춧가루,깨소금 약간씩)



이렇게 만드세요!

1 찹쌀가루는 뜨거운 물로 익반죽한다. 방앗간에서 빻은 찹쌀가루는 수분이 많으므로 너무 질어지지 않게 물을 적게 넣는다.

2 볼에 분량의 재료를 넣고 잘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3 쇠고기와 표고버섯은 가늘게 채썰어 ②의 양념장에 재운 뒤 팬에 볶아 식힌다.

4 애호박은 돌려 깎아 채썰고, 느타리버섯과 만가닥버섯은 가늘게 찢은 뒤 살짝 데친다. 피망은 돌려 깎아 씨부분을 도려낸 뒤 채썬다.

5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야채를 각각 볶은 뒤 넓은 그릇에 펼쳐 식힌다. 볶을 때 소금과 후춧가루로 약하게 간한다.

6 달군 팬에 ①의 반죽을 지름 15cm 정도의 원으로 둘러 전병을 부친다.

7 큰 볼에 ③의 고기와 볶은 야채를 모두 섞어 소를 만든다.

8 전병에 ⑦의 소를 적당히 올려 돌돌 만 뒤 먹기 좋게 잘라낸다.



솥밥과 쑥된장국



솥에 밥을 지을 때는 불의 세기와 뜸 들이는 시간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쑥된장국은 여러 가지 재료로 국물 맛을 우려 체어 거른 뒤 쑥을 마지막에 넣고 끓여야 깔끔하면서 깊은 맛이 난다. 



재료

쌀,물 2컵씩, 강낭콩 1/4컵, 쑥 100g, 된장 2큰술, 양파 1/4개, 감자 1/2개, 대파잎 1/2대분량,  다시물(국물멸치 5마리, 다시마 10×10cm 크기 1장, 물 4컵)



이렇게 만드세요!

1 쌀과 콩은 각각 2시간 정도 불린 뒤 뚝배기에 담고 물을 붓는다.

2 ①의 뚝배기를 센불에 올려 끓이다가 끓으면 불을 끄고 10분간 뜸을 들인 뒤 다시 센불에서 3분간 익혀 완성한다.

3 냄비에 다시물 재료를 넣고 맛이 우러나도록 끓이다가 된장을 풀어 끓인다.

4 ③에 양파와 감자, 대파잎을 큼직하게 썰어 넣고 국물을 우려낸 뒤 체에 한번 걸러 국물만 받는다.

5 ④의 국물에 깨끗이 손질한 쑥을 넣고 살짝 끓인다.

6 고슬고슬하게 지어진 솥밥에 구수한 쑥국을 곁들여낸다.



등심구이와 야채꼬치



고기와 야채를 한번에 먹을 수 있는 푸짐한 일품요리다. 지글지글 끓는 철판에 올려내면 먹는 내내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야채 꼬치는 양념장에 재우지 않고 약하게 간해 담백한 맛을 살리는 것이 좋다. 



재료

등심 150g, 새송이버섯 1개, 표고버섯 2개, 대파 100g, 통마늘 4쪽, 양배추,홍피망,양파 50g씩,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식용유 적당량, 고기양념장(간장 2큰술, 다진 파,설탕 1큰술씩, 다진 마늘 1/2큰술, 소금,후춧가루,깨소금 약간씩)



이렇게 만드세요!

1 등심은 얇게 저며썬 뒤 소금, 후춧가루로 밑간한다.

2 새송이버섯는 길이대로 얇게 저며썬다.

3 표고버섯, 대파, 양배추, 홍피망, 양파는 손질한 뒤 2.5×2.5cm 크기로 자른다.

4 기름을 두른 팬에 ③의 야채와 마늘을 넣고 소금, 후춧간으로 간해 살짝 볶은 뒤 꼬치에 색을 맞춰 보기좋게 꽂는다.

5 볼에 분량의 재료를 넣고 섞어 고기 양념장을 만든다. 

6 석쇠에 새송이버섯을 올려 숯불에 구운 뒤 고기를 굽는다. 고기를 굽는 동안 야채꼬치는 오븐에 살짝 익힌다.

7 접시에 고기와 새송이버섯, 야채꼬치를 보기 좋게 담고 고기위에 양념장을 뿌려낸다.



두릅 생선전



두릅전에 생선을 더한 색다른 요리로 두릅의 향이 살도록 담백한 흰살 생선을 쓰는 것이 좋다. 특히 메로는 독특한 감칠맛이 있어 요리의 풍미를 한층 살려준다. 간이 심심하다면 간장소스나 초고추장소스 등을 곁들여낸다. 



재료

두릅 1팩, 메로살(또는 동태살) 1마리, 소금 1/2작은술, 후춧가루,굵은 소금 약간, 식용유 적당량



이렇게 만드세요!

1 두릅은 단단한 밑동을 자르고 껍질을 벗겨 깨끗이 씻은 뒤 끓는 소금물에 데친다.

2 생선은 포를 떠서 살만 발라낸 뒤 칼로 잘게 다진다.

3 ②의 생선은 물기를 꼭 짠 뒤 소금, 후춧가루로 간해 잘 섞는다.

4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③을 넓고 도톰하게 펼쳐 모양을 만든다.

5 ④가 어느 정도 익으면 데친 두릅을 위에 얹고 앞뒤로 노릇노릇하게 익혀낸다.


□요리/남경표(옌 542-3186) 윤정진(가온 3446-8411)□진행/성하정 기자□사진/전영기 김석영 강예지 
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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