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은 섹시하다. 종아리와 허벅지 근육, 허리와 목 라인까지 긴장시킨다. 단단하게 긴장된 여자의 종아리 근육에 매력을 느끼는 남자도 적지 않다. 그러나 조심하는 게 좋다. 하이힐은 ‘S라인’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지만, 이른 나이에 관절염에 이르는 지름길이기도 하니까.

운동에 무관심한 하이힐 애호가라면
관절염은 뼈와 뼈 사이에서 완충 작용을 하는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통증과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통증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잠을 설칠 정도로 아프다. 오랜 기간 지속되면 무릎과 무릎 사이가 벌어져 ‘O자형 다리’가 되기도 한다. 전형적인 ‘할머니 증상’이지만 20대라고 방심할 일은 아니다. 하이힐을 즐겨 신는 사무직 여성, 특히 규칙적으로 운동에 투자할 시간이 없는 여성이라면 미리 조심하는 게 좋다.

하이힐은 발바닥에 골고루 분산돼야 하는 체중을 몸의 앞쪽에만 쏠리게 만든다. 발목과 무릎, 허리에 과부하가 걸린다. 운동 부족으로 이미 뼈와 관절이 약해진 상태라면 무릎에 더 큰 부담이 간다. 관절에 가해지는 지속적인 부담은 관절염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여성들은 공통적으로 하이힐을 즐겨 신고 운동이 부족한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다.

관절이 뻣뻣하고, 일상적인 동작에서도 ‘뚝, 뚝’ 소리가 나기 시작하면 관절염 증상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염증이 진행되면 움직임에 제한이 생기기 시작한다. 저녁이 되면 통증이 심해지고, 춥거나 비가 오는 날엔 악화된다.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양반다리, 쪼그려 앉기, 계단 오르내리기, 하이힐 신고 뛰기, 등산 등 관절에 무리를 주는 동작은 피하는 게 좋다. 의식적으로 바른 자세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체중 관리도 필수다. 살이 찌지 않도록 경계한다. 적당한 운동은 건강한 관절의 필요조건이다.

초기에는 운동만으로도 관절염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뼈와 관절을 강화시키는 데 좋은 운동은 평지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연골이 닳는 것을 막고, 연골의 재생을 촉진해 관절을 튼튼하게 한다.

방심하지 않는 생활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젊으니까 괜찮을 거라는 막연한 안심은 의사의 도움 없이 관절염을 극복할 수 없게 만든다. 다시 봄이지만, 하이힐을 신고 여유 있게 산책하는 풍경은 ‘무관심’ 때문에 허물어질 수도 있다.

다음의 항목 중 4개 이상 해당된다면
관절염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미리 조심하자.

1 평상시 걷고 난 후 무릎이 붓고, 통증이 2~3일 이상 간다.
2 무릎을 펴거나 굽히면 두둑 혹은 덜거덕덜거덕 소리가 난다.
3 계단을 내려갈 때 특히 통증이 심하다.
4 일어서려고 하면 무릎이 아프다.
5 가만히 서 있어도 무릎이 부들부들 떨릴 때가 있다.
6 차려 자세로 서면 무릎과 무릎 사이가 주먹 크기 이상 벌어진다.
7 좌우 무릎의 균형이 다르다.
8 무릎이 구부러지지 않는다.
9 앉아서 무릎을 펼 때 바닥으로 갈수록 무릎
뒤쪽이 바닥에 닿지 않는다.
10 발과 무릎이 차고 시리다.


글 / 정우성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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