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은 도와도 육아는 기본적으로 아내 몫이라 생각하면 오산. 외출시에는 반드시 아기띠를 메고 새벽에 우는 아이를 위해 분유 몇 번 탔다고 아빠 노릇 다 한 게 아니다. 육아를 힘들고 귀찮게 생각하기보다는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진심으로 즐겨야 한다. 딸과 함께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3년 차 아빠 김태헌씨에게 그 노하우를 배워보는 시간.

김태헌씨(33)는 딸 채윤이(3)에 대한 유별난 사랑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맞벌이를 하면서도 아이의 기저귀를 갈고 목욕시키는 것은 물론 놀아주고 재우는 것도 모두 그의 몫이다. 시간이 자유로운 직업일 거라는 섣부른 판단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는 건설회사에 다니는 일반 직장인. 늘 업무에 시달리고 종종 야근을 하는 날도 있다. 때문에 그와 아내 김소향씨(31)가 직장에 있는 낮 시간에는 어머니가 대신 아이를 돌봐주고 있다.

“아내가 일찍 퇴근하는 날이 많긴 해요. 하지만 아내는 집에 돌아와도 집안일로 늘 분주해요. 때문에 상대적으로 제가 아이에게 관심을 더 가질 수 있었어요.”

결혼 전부터 맞벌이를 염두에 두었던 터라 두 사람은 가사를 분담하는 편이었다. 아이를 낳은 뒤에는 자연스럽게 육아 문제도 같이 신경 썼다. 지금은 아이 돌보기에 능숙해진 김태헌씨도 처음엔 방법을 몰라 당황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육아를 아내 몫으로 떠넘길 수는 없는 일. 내가 아니면 아이가 제대로 자랄 수 없다는 생각으로 적극 참여하기 시작했다. 요즘은 회사 내 인식이 많이 바뀌어서인지 급한 업무가 아니라면 눈치를 보지 않고도 정시 퇴근이 가능하다. 물론 ‘오늘도 칼퇴근이네’라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면 주어진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려는 노력이 따라야 한다.

이렇듯 매일 규칙적으로 아이와 시간을 갖기 위해 애쓰지만 그라고 늘 육아와 직장 일에 모두 완벽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스트레스를 받고 자책하면 스스로는 물론 아이의 정신 건강에도 좋지 않다. 퇴근 후에 30분 놀아주지 못했다고 미안해하기보다는 주어진 시간을 재미있고 뜻 깊게 보내면 된다. 대신 주말에 하루는 반드시 가족 모두 함께 외출해 아이와 시간을 보낸다. 요즘은 주로 야외로 나가지만 날씨가 좋지 않을 때는 셀프 스튜디오를 빌려 가족과 촬영을 하거나 실내 체조 모임에 참석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추억을 쌓는다.

“육아는 오히려 저 자신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아이와 함께하다 보니 어느새 타인에 대한 관심도 늘고 사고방식도 긍정적이고 관대해진 부분이 많아요.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은 듯 요즘에는 늘 마음이 편안하답니다.”

♥ 김태헌씨의 1등 아빠 되는 비법
주변의 다른 아빠들을 보면 함께 참여하고 싶어도 방법을 잘 모른다고 말하곤 한다.
육아에 ‘육’자도 모르는 아빠들을 위해 김태헌씨가 그동안 터득해온 노하우를 공개한다.


Know-how 1 반드시 아이와 함께 잔다 아이를 재우는 일은 많은 시간이 들지 않으면서도 아빠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 아이 몸을 부드럽게 쓸어주어 아이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채윤이의 경우 신생아 때부터 잠자리에서 동화책을 읽어줬는데, 지금은 졸리면 좋아하는 책을 먼저 집어온다. 같은 책을 다섯 번 정도 반복해 읽어주는 동안 아이는 어느새 꿈나라로 빠져든다.

Know-how 2 목욕으로 아이와 친해지기 아빠가 자주 목욕을 시켜 키운 아이는 커서 친구를 잘 사귀는 등 사회성이 좋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 스킨십을 통해 적극적으로 애정 표현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따뜻한 물속에서 낮고 안정된 아빠의 목소리를 들으면 아이가 편안해 한다. 욕조에 평소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동화책을 넣어 목욕을 놀이처럼 여기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Know-how 3 아이를 일관성 있게 대한다 부부라도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아이를 키우는 데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아이를 잘 키우려면 일관성 있게 대해야 한다. 김태헌씨의 경우 아이가 우유나 물을 흘릴 때 “아직 너무 어리니 그대로 두자”고 했으나 아내의 경우 지금부터 훈육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소한 듯 보여도 수시로 아내와 의견을 조율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Know-how 4 스킨십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이를 만지는 게 조심스러워 혹은 부끄럽다며 제대로 애정 표현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사랑은 표현해야 아이가 느낄 수 있는 것. 수시로 아이를 보듬고 안아주자. 일부러 기회를 만들지 않아도 기저귀를 갈아주거나 분유를 먹이는 과정을 통해 충분히 살을 맞댈 수 있다. 회사 업무상 매일 시도하기 힘든 아빠라면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실천해보자.

♥ 초보 아빠가 알려주는 천 기저귀 접는 노하우
아내가 직장에 복귀하기 전까진 채윤이에게 천 기저귀를 사용했다. 민감한 아기 피부를 보호하고 경제적인 면으로도 많은 장점이 있기 때문.
일자로 접는 일반적인 방법 외에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접을 수 있다고 해 방법을 배워봤다.

삼각형으로 두껍게 접기 ①
두께가 두꺼워 대소변이 많은 아이에게 좋다. 완성된 사이즈가 작아 아이가 자라면 사용하기 힘들다.

1 기저귀를 반으로 접는다. 2 종이비행기 접듯 대각선을 중심으로 삼각형 마름모 모양을 만든다. 3 접지 않고 남아 있는 삼각형을 마저 접어 완성한다.

삼각형으로 두껍게 접기 ②
①의 삼각형 접기보다 사이즈가 커서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도 사용할 수 있다.

1 기저귀 끝 1/8 정도를 접어 올린다. 2 접은 부분의 양끝이 마주 오게 삼각형 모양으로 접는다. 3 접은 부분을 앞으로 꺾어 직사각형으로 만든다. 4 접지 않은 오른쪽 모서리를 들어 삼각형 모양으로 접는다. 5 나머지 왼쪽 모서리를 들어 삼각형으로 접어 완성한다.

변형된 일자 접기
일반 일자 접기보다 두께가 얇지만 엉덩이 쪽의 면적이 넓어 움직임이 많은 아이에게 좋다. 뒤로 갈수록 넓어져 대소변이 새는 걸 막는다.

1 기저귀를 반으로 접은 뒤 3등분해 차례로 접는다. 2 가운데를 중심으로 기저귀 윗부분을 차례로 열어 기저귀 날개를 만든다.

변형된 삼각 접기
기저귀 2개를 사용해 한 개는 대소변을 받아주는 용도로 다른 하나는 대소변이 새는 것을 막는 용도로 쓴다.

1 기저귀 한 개를 사진처럼 커다란 삼각형으로 접는다. 2 3등분해서 차례로 접은 기저귀를 ①의 기저귀 위에 올리면 완성된다.


진행 / 정지연 기자 사진 / 원상희

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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