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들이 왜 팔뚝과 허리가 굵어지는지, 왜 할인점에서 단돈 몇 푼에 몸을 날릴 수밖에 없는지, 버스 안에서 그토록 자리에 연연하는지 아는가. 이런 아줌마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는 이가 있다. 맞벌이 부부임에도 아내보다 살림에 능숙한 주철수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번 기회에 그동안 쌓아왔던 남다른 알뜰 구매 노하우를 공개했다.

월세로 시작한 신혼살림이었지만 남부럽지 않게 잘 살고 싶었다. 그래서 아내와 함께 벌고 살림살이도 함께 꾸려나가기 시작했다는 주철수씨(40). 처음엔 육아, 청소, 빨래, 쇼핑… 가리지 않고 가급적 나눠 하려 했지만 결혼 9년 차에 이르니 각자 재능 있는 분야를 발견하게 됐다. 이를테면 청소와 빨래는 아내가 더 잘하고 요리와 쇼핑은 그가 더 낫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주말 아침이면 두 딸이 배고프다며 저를 깨우죠. 아내는 혼자
옷을 사면 불량품을 구입하게 된다면서 꼭 함께 쇼핑하려고 해요.
제가 원단 관련 일을 하다 보니 패션 감각도 아내보다 더 나은 것 같고요.”

처음에는 비싸게 구입한 물건인데도 활용도가 낮아 구석에 처박아두거나, 질이 좋지 않아 몇 번 사용하지도 못하고 버리는 등 실패 경험이 많았다. 하지만 쇼핑 횟수가 늘면서 나름의 노하우가 쌓여 이제는 어떤 아이템을 어디에서 구입해야 저렴한지, 어떤 제품을 골라야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지 등을 줄줄 꿰게 됐다. 결혼하고 두 아이의 아빠가 된 지금은 가족들에게 좋은 것을 주고 싶은 마음에 무조건 싼 물건보다는 품질 좋은 제품을 싸게 구입하는 요령을 터득해 알뜰 쇼핑 고수로 변신했다.


“맞벌이 부부는 따로 쇼핑할 시간이 쉽사리 나지 않죠. 수시로
인터넷을 뒤지고 홈쇼핑을 적절히 이용하면 정상가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요. 필요한 물건이 무엇인지 미리 계획을
세우고 인터넷 가격 비교나 사용자들의 후기 등을 통해
어떤 물건이 질 좋고 저렴한지에 대해 자료도 모으고요. 그렇게 하면
충동구매를 막아 낭비를 줄일 수 있답니다.”

주철수씨의 알뜰 쇼핑 노하우

절약을 위해 무조건 아끼고 안 쓰는 것보다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해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
알뜰 쇼핑으로 소문난 주철수씨에게 노하우를 들어보는 시간.

Know-how 1 값 싸면서 품질 좋은 제품으로
싸다고 무조건 구입하기보다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인지 품질을 꼼꼼히 따져본다. 싸지만 품질이 좋지 않으면 한 번 쓰고 버리게 돼 오히려 낭비가 되기 때문. 마트 PB 상품의 경우 제조사를 확인해본 뒤 익숙한 업체일 경우 구입하고 잘 모르는 회사라면 내려놓는다. 싸다고 무턱대고 PB 상품 휴지를 샀다가 질이 나빠 울며 겨자 먹기로 사용한 경험이 있었다.

Know-how 2 홈쇼핑으로 야무지게 장보기
홈쇼핑은 맞벌이 부부에게는 비교적 저렴한 상품을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는 구매 경로. 다양한 정보를 쉽게 설명해주는 것도 장점이다. 한 달에 1~2번 정도는 홈쇼핑으로 구입한다. 수많은 상품 중 특히 추천하고 싶은 품목은 침구. 아무리 가격을 따져도 백화점이나 할인 매장은 비교되지 않을 만큼 저렴하다. 기저귀나 샴푸, 김치 같은 먹을거리도 싼 편이다.

Know-how 3 중고품에도 급이 있다
‘중고품=헌것’이라는 생각을 버려라. 백화점 진열장에 전시만 돼 있던 침대도, 폐차 직전의 자동차도 모두 중고품. 질과 가격이 천차만별이란 얘기다. 따라서 중고품을 제대로 사려면 물건을 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전시됐던 가구의 경우 손상 정도에 따라 새것의 70~50% 가격에 살 수 있다. 전자제품은 출시 연도와 A/S 여부를 따져 적절한 가격을 지불한다.

Know-how 4 1천원 숍은 황금 매장
경기가 회복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물가는 자꾸만 오르는 가운데 각종 1천~2천원짜리 제품을 위주로 한 1천원 숍을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싼 게 반드시 비지떡은 아니다. 매장에 들어가면 제품 선택의 폭도 넓고 저렴해 가격에 얽매이지 않고 재미있게 쇼핑할 수 있다. 단 1천원도 소중한 돈이니 싸다고 아무거나 사는 것은 금물이다.

Know-how 5 아이쇼핑 뒤 인터넷으로 구입
전자제품은 대리점이나 할인 매장보다 인터넷 쇼핑몰이 더 저렴하다. 여유가 있다면 백화점이나 근처 매장에 들러 디자인과 사이즈, 성능을 꼼꼼히 살핀 다음 인터넷 가격 비교 사이트를 통해 시세를 알아보고 가장 적당한 것을 고른다. 인터넷 쇼핑몰은 반품과 교환이 가능하지만 막상 구입하고 나면 번거롭다는 이유로 그냥 사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Know-how 6 정보 수집으로 현명한 쇼핑
제품을 구입하기 전에 먼저 구입한 사람들의 사용 후기를 꼼꼼히 읽어본다. 제품의 품질이나 서비스, 사용하면서 불편한 점, 싸게 구입하는 요령까지 자세히 써놓아 품질 좋은 제품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된다. 아이들 피부가 약해 품질 좋은 소재의 옷을 입히고 싶지만 너무 고가의 옷은 부담스러울 때 아이 용품 정보 공유 인터넷 모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1 청계천 중고 서점 거리에서 정가의 80% 할인된 금액으로 구입한 아이들 전집. 2 아이들이 좋아하는 보드게임도 중고라면 반값인 1만~2만원에 살 수 있다. 3 칸막이가 있어 양말이나 속옷을 깔끔하게 수납할 수 있는 부직포 정리함 1천원씩. 4 욕실 타일에 붙여놓고 사용할 수 있는 다용도 솔은 1천원 숍에서 1천원에 구입. 5 크기가 다른 3개의 바스켓 세트는 1만7천원으로 손잡이가 달려 있어 편리하다. 6 종이, 플라스틱, 캔으로 나누어 정리할 수 있는 재활용 수집함 3종 세트는 인터넷에서 5천원에 구입. 7 1천원 숍에서 구입한 의자 발 커버. 8 악기처럼 일반인이 좋고 나쁨을 판단하기 어려운 물건을 중고로 구입할 때는 그 분야에 대해 잘 아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9 브랜드 매장에서 12만원에 보았던 소파를 인터넷에서 8만9천원에 구입했다.


진행 / 정지연 기자 사진 / 원상희

Posted by Redvir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