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s grooming

여성이 아름다운 외모를 가꾸는 것을 뷰티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남성이 외모를 가꾸는 것을 그루밍(grooming)이라고 한다. 옛날에는 마부가 말을 치장할 때 쓰던 표현이지만 현대에 들어서서 멋있게 치장할 때 널리 사용되는 표현이다.
외모지상주의가 남성에게까지 퍼졌다는 비판도 있지만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윌리엄 사파이어가 2000년 그의 칼럼에서 외모가 사회생활에서 인종, 성, 종교, 이념, 등과 같이 개인을 차별하는 선입견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로 lookism이란 표현을 사용하였고, 남성 패션 분야에서도 국내외에서 메트로 섹슈얼이 유행하는 것으로 보아 전 세계적인 추세로 보인다.

전문조사기관 M&C리서치는 2004년 12월부터 2005년 4월까지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15∼49세 남성 6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진 바디용품과 에센스 및 기능성 화장품, 메이크업 제품을 쓰는 남성이 상당수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디 용품으로는 보디 클렌저를 쓰는 응답자가 32.3%, 보디로션은 15.2%였다.

화장품으로는 로션을 쓰는 남성이 전체의 91.5%로 스킨(87.8%) 사용자보다 많았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응답자도 21.8%나 됐다. 또 4명 중 1명은 팩이나 마사지를 받은 경험이 있으며, 이 가운데 5.4%는 피부 관리실을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쉐이빙 폼이나 젤 등 면도제품을 쓰는 남성은 29.2%에 그쳤다.
20~30 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신입사원처럼 ‘싱싱한 사람’으로 거듭나기 위해 옷차림을 바꾸고 외모를 단장하는 바람이 불고 있다.

지 난 4월 미국 한 잡지가 “키 크고 날씬하면서 잘 생긴 사람이 봉급과 승진 등 직장생활에서 유리하다”는 설문 조사를 발표하였는데 “본인보다 외모가 출중한 사람이 더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을 겪어본 적이 있는가?”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80%이상이 “그렇다”고 답했고 “외모가 봉급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 역시 64.9%에 달했다.
현실이 이러하다 보니 현실에 대한 비판보다는 현실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자는 남성들은 오히려 “루키(Rookie)가 되고 싶다면 루키즘(Lookism)을 무시하지 말라”는 충고를 하고 있으며, “외모도 자산이므로 적극 투자해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39.3%, 시간적, 경제적 여건이 갖춰진다면 관리해도 좋다고 응답한 사람이 53%에 달하였다. 외모에 매달리는 것은 어리석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7.7%에 불과하였다.

이런 현상이 화장품, 패션에서뿐만 아니라 성형수술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성형외과를 찾는 남성이 해마다 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올해 들어서 그 증가추세가 눈에 뜨이게 가파른 상승 곡선을 보이고 있다. 성형외과의사로서 당장 눈에 보이는 환자가 늘어났다는 점에서 솔직히 반가운 소식일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외모를 중요시 여기는 남성분들께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남성의 그루밍이 남성의 여성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여성 같은 얼굴형을 가지고 있고 여성 같은 말투, 여성 같은 제스처를 쓴다고 해서 멋있는 남성이 되는 것이 아니며, 남성은 남성다움에서 진정한 멋을 찾아야 할 것이다. 물론 남성답다는 의미도 시대별로 다르게 사용될 수 있다. 고전적으로 남성답다고 생각하는 우락부락하고 근육질에 화통한 웃음으로 대표되는 마초(macho)만이 올바른 남성상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인 여성스러움에서 남성다움을 찾을 수도 없을 것이다. 그 시대에 걸 맞는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고 한쪽으로 편향된 사고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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