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주식형 펀드시장은 상승장에서 개별 펀드별로 실력 차이가 크게 벌어진 한 해였다. 연초 이후 수익률 50%가 넘는 펀드들이 속출한 반면 코스피 수익률을 밑돌며 20%대 수익률을 보인 펀드들도 눈에 띈다. 전문가들은 지난 연말 올해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을 미리 선점한 펀드들이 돋보인 면도 있지만 유형별 특성에 따른 결과가 크게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다.


◆ 미래에셋디스커버리, 주식형 1위

=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24일 현재 국내 주식형 펀드의 유형별 성적을 봤을 때 코스피 수익률을 따라가면서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일반 주식형 펀드(가치주펀드 포함) 수익률(38.97%)이 다른 유형에 비해 가장 좋았다. 배당주펀드와 중소형주펀드는 각각 33.71%, 24.88% 수익률을 올렸고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들은 30.9%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개별 펀드별로는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이 59.23% 수익률로 일반 주식형 펀드뿐만 아니라 국내 주식형 펀드 전체에서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1년간 수익률 변동성(표준편차)은 30.13으로 국내 주식형 평균(26.2)보다 훨씬 높아 주가 등락 시기 별로 수익률 편차가 큼을 알 수 있다. 연말 하락장이 계속되면서 가치주펀드들의 수익률 방어가 눈에 띄긴 했지만 주가 상승기 때 상대적인 부진으로 신영마라톤펀드 등 가치주펀드들은 일반 주식형 펀드 수익률 상위에 들지 못했다.
배당주 펀드들 중에서는 삼성배당주장기주식종류형이 57.3% 수익률로 선두를 유지했다. 이 펀드는 일반적으로 배당주 펀드들이 고배당 주식들을 주로 편입하는 데 비해 배당을 하는 주식들을 바탕으로 성장성이 돋보이는 주식에 집중 투자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펀드들에 대해 무늬만 배당주 펀드가 아니냐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중소형주 펀드 몰락도 올해 눈여겨볼 만하다. 미래에셋3억만들기중소형주식1(40.42%)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중소형주펀드들이 국내 일반 주식형 평균(38.97%)를 밑돌았다.
하지만 같은 기간 코스닥 수익률이 15.06%였음을 감안하면 중소형주펀드들의 20%대 수익률은 크게 부진한 성적이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 일반 주식형 내년에도 좋은 성적 기대

과거에 좋았다고 미래에도 반드시 좋을 수는 없다. 하지만 각 증권사 펀드 연구원들은 올해 양호한 성적을 냈던 일반 주식형 펀드들이 내년에도 그 기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김순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2008년에도 기존 주도주 상승 패러다임이 이어질 것"이라며 "성장주와 시장 주도주 편입이 높은 일반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여전히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올해 상반기 중소형주펀드가 큰 힘을 발휘하다가 일반 주식형 펀드로 주도권이 넘어왔듯이 내년에도 변동성 높은 장을 대비해 유형별 펀드에 적절히 분산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내년 국내 증시가 장기 상승 추세를 위협받을 정도는 아니지만 미국 경기 악화 염려 등 글로벌 증시 영향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장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일반 주식형 펀드와 함께 가치, 배당주에 나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그도 내년 증시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친기업형 신정부 출현과 연기금, 대학기금 등 주식투자 확대 등의 이유에서다.

그는 "큰 흐름에서 볼 때 중국 성장, 성장 선호도 심화 현상 등으로 고평가된 성장주 위주 시장이 전개돼 미래에셋디스커버리와 같은 업종 대표주 투자 중심 펀드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일반 주식형 펀드 손을 들어줬다.

일반 주식형 펀드 우세 속에 다른 유형으로 분산투자도 필요하다면 내년 시장에서 유형별 국내 주식형 펀드 투자 비중은 얼마나 가져가야 할까.

조사 대상인 증권사 펀드 연구원 4명 모두 국내 주식형 펀드 중 미래에셋디스커버리 등 코스피 등락률을 따라가며 초과 수익을 노리는 일반 주식형 펀드 투자 비중을 50% 이상으로 가져갈 것을 권했다.

조완제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지수를 따라가면서 초과 수익을 노리기 위해 일반 주식형 펀드를 50%는 가져가야 한다"며 "내년 변동성이 큰 장에 대비하기 위해 가치주펀드에 40%를 투자하고, 중소형주펀드는 장기 수익률이 좋은 펀드로 엄선해 10% 정도 비율만 가져가라"고 권했다.

양희은 한국증권 펀드분석팀 차장은 "일반 주식형과 가치형 펀드의 우열을 가리기 힘든 투자자라면 미래에셋디스커버리펀드에 50%, 가치형인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에 50%를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올해 상당수 국내 주식형 펀드가 50% 연 수익률을 거뒀지만 내년 변동성 높은 장세 전망을 감안하면 목표 수익률을 낮추라는 충고도 많았다.

굿모닝신한증권(연 20% 정도)과 삼성증권(최소 10% 이상)에서 제시한 내년 펀드 예상 수익률도 올해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의 절반 이하인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그룹주, 지주사, IT주 등 특정 업종이나 분야로 투자 대상을 한정한 펀드들에 대한 추천이 없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국내와 국외 투자비중은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몇 달 전만 해도 장세 변화에 쉽게 대응할 수 있고 양호한 수익률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국내 주식형 펀드 비중을 높게 잡는 연구원이 많았지만 연말 조사시에는 국내와 국외에 비슷한 비율로 투자하라는 견해들이 증가했다. 삼성증권과 대신증권은 5대5(국내 대 국외) 비율로, 한국은 5.5대4.5, 굿모닝신한증권은 6대4 투자 비중을 권했다.

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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