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머리가 아프다고 칭얼대는 횟수가 늘어나면 부모가 하는 가장 큰 걱정은 ‘혹시 뇌종양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뇌종양은 생각보다 흔치 않은 질병이다. 극심한 두통이 아니라면 생활습관 개선과 올바른 식습관,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증상에 따라 선별해서 영상검사 해야
소아 및 청소년기의 두통은 흔한 질환으로 유치원 연령에서 약 1/3 이상이, 초등학교 시기에는 약 반수 이상이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통증이 매우 심한 편두통의 유병률은 초등학생 약 3%, 중학생 약 7%로, 학교생활에 지장을 주고 일상생활 등 삶의 질을 악화시키는 가장 흔한 질환 중의 하나다.

일차 두통에는 크게 편두통이나 긴장성 두통이 있다. 특히 소아 두통 환자는 성인과 다르게 두통은 심하지 않은데 주기적인 복통, 구토,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등 비전형적인 증상들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끈기 있는 문진과 진찰이 필요하다. 다른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이차 두통은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두통 증상도 호전된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보호자들은 아이가 두통을 호소할 때 뇌종양, 뇌출혈 등의 심각한 질환을 걱정해 뇌전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뇌영상검사를 원한다. 하지만 실제로 뇌종양의 유병률은 10만 명당 3~5명 정도이다. 뿐만 아니라 뇌종양 환자의 60%만이 진단시에 두통이 있으며 10명 중 1명에서 유일한 증상으로 두통을 호소한다.

따라서 중증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될 때 선별해 필요한 영상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진단 및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될 것이다.

소아 두통, 생활습관 개선과 스트레칭으로 증상 완화

머리가 갑자기 심하게 아픈 ‘급성두통’이거나, 점차적으로 심해지는 ‘만성진행두통’은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특히 집안에 가족력상 두통 환자가 없는데 아이가 갑자기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두통 부위가 후두통인 경우는 뇌종양을 의심해봐야 한다. 소아기에는 뇌종양이 주로 뇌줄기, 소뇌 등에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머리 뒤쪽이 아픈 경우가 많다. 또 비정상적인 신경 증상을 동반하는지 잘 관찰해야 한다.

뇌종양이 발생하는 부위에 따라 다양한 신경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뇌압이 높아지면서 두통과 함께 구토를 할 수 있고, 머리 둘레가 커지는 경우도 있다. 또 경련, 성격 변화 등이 생기고, 눈이 잘 안 보이거나 보행장애, 음식 삼키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취학 전 아동이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 특히 만 5세 이하 아이들이 두통을 호소하면 두통 증상을 자세히 표현하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검사를 고려해보아야 한다.

일차 두통의 경우에는 급성기의 통증을 완화해주는 치료가 주가 되며, 자주 발생하는 두통은 예방적인 치료를 함께한다. 심하지 않은 경우는 대개 2~3주 정도면 호전을 보이고 심한 경우 3~9개월간 치료가 진행되기도 한다. 그러나 편두통 등은 완치가 되는 것이 아니고 병을 꾸준히 관리해주어야 한다. 병에 대한 이해와 생활습관, 약물 치료 방법을 알면 쉽게 병을 이길 수 있다.

수면 시간을 일정하게 하고 하루 세 끼를 반드시 챙겨 먹는 것이 좋으며,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초콜릿, 카페인이 든 음료, 유통기한이 다 된 햄 등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편안한 자세로 누워서 명상을 하거나,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푸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글 / 이준규(경향신문 의학전문기자·보건학박사)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Posted by Redvir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