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가득 싱그러운 초록 식물과 향기로운 꽃을 채우고 싶은 계절이 왔다. 실내 조경까지 욕심내기 어렵다면 나무 상자 몇 개를 이용해 미니 가드닝을 시도해보자. 작은 상자에 꽃을 옮겨 심고, 큰 상자에는 화분째 여러 개를 모아 담아두는 것만으로도 봄기운이 넘친다.

Tip 식물 키우기 기초 상식
꽃시장에서 사온 식물을 나무 상자에 옮겨 심을 때는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나무 상자는 물이 빠지는 배수구가 없기 때문에 상자 안쪽에 비닐을 한 겹 깔고 바닥에 자갈을 깐 뒤 식물을 옮겨 심고 분갈이용 흙을 채울 것. 자갈을 까는 것이 번거롭다면 식물 종류에 따라 배수구가 없는 화분에 쓰는 분갈이용 흙인 상토를 사용해도 된다. 단, 난 종류에는 분갈이용 흙 대신 작은 나무껍질 조각인 바크를 사용한다.

물 주는 요령은 식물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손으로 흙을 만져보아 겉흙이 말랐을 때 물을 흠뻑 주도록 한다. 또 습기를 좋아하는 식물이라면 식물 주변에 분무기를 이용해 자주 물을 분사해 공중 습도를 높이도록 한다.

앤티크한 느낌을 주는 됫박에 동양난의 일종인 석곡을 심어 오리엔탈 스타일을 연출했다. 석곡은 꽃은 작지만 향이 강해 하나만 장식해두어도 공간 가득 꽃향기가 퍼져나가는 것이 특징이다. 난을 옮겨 심을 때는 먼저 화분에서 뿌리째 조심스럽게 꺼낸 뒤 됫박 한쪽으로 치우치게 담아 여백의 미를 살린다. 그 뒤 빈 공간에 흙 대신 배수가 잘 되는 나무껍질을 작게 조각 낸 바크를 가득 채우고 윗부분에 이끼를 덮은 뒤 분무기로 물을 뿌려 손으로 조심스럽게 눌러준 다음 한쪽에 돌을 장식해 마무리한다.

나무 패널을 성글게 이어 붙여 만든 사과 상자도 운치 있는 가드닝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 사과 상자에 색색의 미니 장미를 화분째 담고, 흔히 ‘율마’라고 부르는 골드크리스트 윌마를 한쪽에 담아 포인트를 준 뒤 네임카드를 꽂아 컨트리 스타일로 마무리한다. 골드크리스트 윌마는 잎을 손으로 만진 뒤 향을 맡으면 싱그러운 향기가 나는 것이 특징으로, 햇빛을 충분히 쬐어주어야 하며, 특히 흙이 마르지 않도록 매일 물을 주고 잎도 쉽게 건조해지므로 공중에 분무기를 분사해 공중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칸이 나뉜 나무 상자라면 특별한 손재주가 없더라도 멋스러운 미니 가든을 완성할 수 있다. 모든 칸에 식물을 채우기보다는 골드크리스트 윌마, 트리안, 아이비와 같이 높낮이가 서로 다르거나, 위로 뻗치면서 혹은 옆으로 퍼지면서 자라는 식물을 각각 준비해 화분째 지그재그로 담아두면 제법 근사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빈칸에는 미니 모종삽과 갈퀴를 장식해 아기자기한 멋을 더해본다. 넝쿨식물인 트리안과 아이비는 실내에서 키우기 안성맞춤인데, 꺾꽂이를 해도 뿌리를 잘 내리기 때문에 키우는 재미가 쏠쏠하다.

레터링 장식으로 포인트를 준 직사각형 나무 상자에 하늘거리는 초록색 잎사귀가 싱그러움을 더하는 스파티필룸과 보라색 꽃이 앙증맞은 바이올렛을 심어 빈티지 스타일의 미니 가든을 연출했다. 심는 요령은 먼저 나무 상자 바닥에 자갈을 깔고 화분에서 식물을 뿌리째 조심스럽게 꺼낸 뒤 상자 양쪽에 담고 분갈이용 흙을 채운 다음 이끼를 덮고 분무기로 물을 뿌려 손으로 조심스럽게 눌러 마무리한다. 스파티필룸과 바이올렛은 모두 직사광선이 직접 닿지 않는 실내의 밝은 곳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나란히 심어서 관리하기에 적당하다.

플로리스트 / 곽재경 참고 서적 / 「화분 하나로 만드는 우리집 미니 정원」넥서스BOOKS 진행 / 신경희 기자 사진 / 원상희

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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