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수술을 받은 환자들 중에 수술이 잘 끝났고 MRI 사진상으로 아무런 이상이 없음에도 여전히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있다. 또 진단상 디스크도 아니고 척추에 어떤 이상이 없는데 허리가 심하게 아픈 환자들이 적지 않다. 과연 어떤 질환일까.

디스크(추간판 탈출증)라는 진단도 없고 척추도 멀쩡한데 허리 통증이 극심하다면 의심해볼 수 있는 질환이 극외측 디스크, 일명 옆구리 디스크다. 디스크는 일반적으로 척추 마디 사이에서 완충 작용을 하는 물렁뼈가 신경관 안에서 뒤쪽으로 돌출돼 신경을 눌러 허리와 엉덩이, 다리에 통증을 유발한다. 이에 반해 극외측 디스크는 신경관 밖에서 옆쪽으로 돌출된 물렁뼈가 신경을 누르는 경우를 말한다.

원인 못 찾는 허리 통증 환자의 상당수 해당
일반 디스크 환자는 똑바로 누워서 무릎을 펴고 아픈 다리를 들어 올리는 검사에서 평상시보다 더 심한 통증을 느끼는 데 비해, 극외측 디스크 환자는 이 같은 검사에서 평상시와 동일한 통증을 느끼거나 오히려 통증이 감소하는 특징을 나타낸다. 또 극외측 디스크 환자는 일반 디스크 환자에 비해 신경절이 직접 눌리기 때문에 초기에 운동 마비를 보이는 등 참을 수 없을 만큼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40~80세까지 중·장년층 이상, 특히 노인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전체 디스크 환자의 12% 정도가 극외측 디스크 환자로, 결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질환을 앓고 있다. 최근에는 그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신경외과 전문의 도은식 박사는 “임상에서 흔히 보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MRI를 통한 정밀검사를 하더라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며 “그 결과, 극외측 디스크 환자를 일반 디스크로 진단하고 수술을 하게 되면 수술 후 통증이 그대로 남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도 원장은 극외측 디스크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면 촬영이 가능한 MRI 관상촬영(coronal view)을 시행, 압박되는 신경 위치를 정확히 진단한 뒤 수술해야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확한 진단이 치료 핵심… 수술 치료 효과 뛰어나
한편, 도 원장은 지난해 대한신경외과학회 추계 학술대회에서 ‘요추5번-천추1번 간 극외측 디스크 탈출증의 신경외과적 치료법’ 논문 발표를 통해 허리 제일 끝마디에 발생한 극외측 디스크 치료에는 광범위한 관절 절제 및 고정술이 뛰어난 효과를 나타낸다고 밝힌 바 있다.

논문에 따르면 2004년 5월부터 2007년 6월까지 극외측 디스크로 진단받은 4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광범위 관절 절제 및 고정술 후 평균 10.5개월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 96%의 환자에게서 만족할 만한 치료 효과를 거뒀다. 구체적으로는 31명(66%)이 ‘탁월’한 효과를 거둔 것을 비롯해 14명(30%) ‘우수’, 2명(4%) ‘보통’으로 평가됐다. 특히 ‘불량’한 결과를 보인 환자는 없었으며, 합병증도 발생하지 않았고, 증상 호전이 없어서 재수술을 시행한 환자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의 나이는 41세에서 80세까지 평균 61.3세였다.

도 원장은 “극외측 디스크는 디스크가 단순히 신경을 누르는 것 외에 관절 부위를 누르기도 하고 디스크 공간도 낮으며, 특히 허리 끝마디에 발생하여 내시경적 접근이 매우 힘들기 때문에 일반적인 디스크 수술보다 광범위한 관절 절제술 및 고정술이 적합하다”고 전했다.


글&사진 / 장형순(헬스 경향 기자) 도움말 / 도은식(조은병원 원장)

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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