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뿐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서도 세계 각국의 다양한 식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런데 아직도 직접 농사를 짓고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무공해 밥상을 차리는 이가 있다. 유기농 식단을 꾸준히 실천해온 안경희 주부의 건강한 밥상 노하우 따라잡기.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맑은 공기와 무공해 농산물을 마음껏 키우고 먹을 수 있다는 것은 큰 매력이다. 가지, 고추, 오이, 호박, 배추 등 안경희씨(35)는 매일 식탁에 오르는 이런 채소들을 공방 앞 텃밭에서 키운다. 사는 집은 약간 떨어진 시내지만 사람의 발길이 뜸한 경기도 고양시 벽제 외곽에서 도자기 공방을 운영하는 남편 덕분에 넉넉한 텃밭을 마련할 수 있었다.

요리는 워낙에 관심이 많아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했지만 직접 기르고 먹기 시작한 것은 이제 4년째. 텃밭 일구는 요령은 아직 견습생 수준이란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시행착오도 많았다. 채소들이 다 영글어 따기도 전에 서리를 맞거나 벌레를 먹기도 여러 번이었다. 인위적으로 자연을 거스르거나 재촉하는 대신 그녀가 선택한 방법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것. 퇴비를 직접 만들어 밭에 뿌리고 기계 대신 손으로 부지런히 땅을 다지며 천천히 농사를 짓는다.

힘에 부칠 때도 있지만 토끼 같은 두 딸 아진(3), 아루(2)가 갓 쪄낸 감자를 쓱쓱 문질러 맛있게 먹는 것을 보면 열심히 심고 키우겠다는 의욕이 다시 샘솟는다. 요리를 할 때는 조미료와 소스, 천연 국물까지 일일이 만들어 화학조미료를 넣었을 때보다 더 입에 당기는 맛을 낸다. 그녀가 2년 전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블로그(blog.naver.com/cocker1102)는 블로거들의 입소문을 타고 1백40만 명 이상이 방문했고 그 인기에 힘입어 얼마 전 책 「자연을 품은 우리집 밥상」을 출간했다.

달래 양념장을 얹은 굴밥

재료
굴 1/3컵, 불린 쌀 2컵, 표고버섯 1개, 무 2cm, 다시마국물 1과 1/2컵. 달래 양념장(다진 달래 2큰술, 간장 2와 1/2큰술, 다시마국물 1큰술, 다진 마늘·설탕 약간씩)

만들기
1 굴은 소금을 푼 차가운 물에 흔들어 씻은 뒤 체에 건져 물기를 없앤다. 2 표고버섯은 1×1cm의 주사위 모양으로 썰고 무는 0.5cm 두께로 나박썬다. 3 냄비에 불린 쌀을 넣고 무와 표고버섯을 올린다. 4 ③에 다시마국물을 부은 뒤 중간 불로 밥을 짓고 밥물이 잦아들면 굴을 넣고 약한 불로 뜸을 들인다. 5 뜸이 충분히 들면 굴이 으깨지지 않게 살살 그릇에 담고 달래 양념장을 곁들여 낸다.

모시조개 근대국

재료
근대 11장, 모시조개 10개, 쌀뜨물 5컵, 된장 1과 1/2큰술, 마늘 2톨, 대파 1/2대, 소금 약간

만들기
1 근대는 줄기 부분 껍질을 벗겨 끓는 소금물에 데친다. 찬물로 헹궈낸 뒤 2~3등분한다. 2 모시조개는 소금물에 해감한 뒤 냄비에 쌀뜨물과 함께 넣어 입을 벌릴 때까지 끓인다. 면포에 걸러 국물과 모시조개를 분리한다. 3 된장을 체에 밭쳐 ②의 국물에 푼 뒤 근대와 함께 냄비에 넣고 한소끔 끓인다. 4 마늘은 다지고 대파는 어슷하게 썬다. 5 국이 거의 완성되면 마늘과 대파를 넣고 소금으로 간한다. 6 그릇에 담은 뒤 ②의 모시조개를 올려 상에 낸다.

녹차 고등어구이

재료
고등어 1마리, 녹찻잎 1큰술, 물 1컵, 양념장(간장 3큰술, 다진 생강 1작은술, 다진 마늘 1큰술, 다진 파 2큰술, 참기름 1/2큰술, 후춧가루 약간), 올리브유 적당량

만들기
1 물을 끓여 녹찻잎을 넣고 우려 식힌 뒤 녹찻잎과 찻물을 분리한다. 2 ①의 찻물에 양념장 재료를 넣어 골고루 섞는다. 3 고등어는 반으로 갈라 껍질 쪽에 3cm 간격으로 칼집을 넣은 뒤 ②에 재어둔다. 4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고등어를 올린 뒤 ①의 녹찻잎을 얹어 노릇하게 굽는다.


단호박 찰떡구이

재료
단호박(중간 것) 1통, 단호박 반죽(찹쌀가루 3컵, 설탕 1큰술, 우유 3큰술, 견과류 1컵, 블루베리 1/2컵), 흰 반죽(찹쌀가루 2컵, 설탕 1큰술, 우유 2큰술), 올리브유 적당량

만들기
1 단호박은 한김 오른 찜통에 부드럽게 찐 뒤 숟가락으로 과육만 파내 체에 내려 식힌다. 2 단호박 반죽에 들어갈 찹쌀가루를 체에 내린 뒤 ①의 단호박과 설탕, 우유를 넣어 반죽한다. 반죽이 거의 완성되면 견과류와 블루베리를 넣어 골고루 치댄다. 3 흰 반죽에 들어갈 찹쌀가루를 체에 내린 뒤 설탕과 우유를 넣어 반죽한다. 4 원형 틀에 올리브유를 바르고 ②의 단호박 반죽을 평평하게 깐다. 다음 ③의 흰 반죽을 올린다. 5 180℃로 예열한 오븐에 35분간 구워 낸다.

미나리 꼬막무침

재료
꼬막 1kg, 미나리 50g, 쑥갓·치커리 20g씩, 다진 마늘 1/2큰술, 청고추·홍고추 1개씩, 양념장(간장 3큰술, 올리고당·다진 파 1큰술씩, 다진 마늘·고춧가루 1/2큰술씩, 참기름 1/2큰술, 통깨 1작은술)

만들기
1 꼬막은 물을 여러 차례 바꿔가며 솔로 껍질 빗살 사이사이를 꼼꼼히 닦아 깨끗하게 씻는다. 옅은 소금물에 넣어 30분간 해감한다. 2 냄비에 꼬막이 완전히 잠기도록 물을 붓고 끓어오르면 건져낸 뒤 살만 발라낸다. 3 미나리는 깨끗이 손질해 끓는 물에 소금과 함께 넣어 살짝 데친 뒤 물기를 빼고 4~5cm 길이로 썬다. 4 쑥갓, 치커리는 미나리와 길이를 맞추어 썰고 청고추와 홍고추는 어슷썬 뒤 씨를 턴다. 5 꼬막 살에 분량의 재료를 섞은 양념장 2큰술을 넣어 조물조물 무친 뒤 먹기 직전 준비한 채소를 넣고 나머지 양념장으로 살짝 버무려 낸다.

대구어선

재료
냉동 대구살 100g, 표고버섯 2개, 당근 1/2개, 시금치 50g, 달걀 5개, 청주 1큰술, 식용유·소금 적당량, 표고버섯 양념(간장·청주 1큰술씩, 물엿 1/2큰술, 후춧가루 약간), 겨자장(양겨자 1작은술, 식초·간장 1큰술씩, 설탕 1/2큰술)

만들기
1 냉동 대구살은 포를 뜬 것으로 구입해 실온에서 해동한다.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려 밑간한 뒤 밀가루를 골고루 묻혀 살짝 털어낸다. 2 표고버섯은 채썬 뒤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분량의 재료로 만든 양념장을 넣어 노릇해질 때까지 볶는다. 3 당근은 채썬 뒤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소금을 넣어 숨이 죽을 때까지 볶는다. 4 시금치는 소금물에 살짝 데쳐 물기를 짠다. 5 달걀은 곱게 풀에 체에 2~3번 내린 뒤 소금으로 간한다. 달군 팬에 식용유를 1/2큰술씩 두르고 달걀을 반으로 나누어 지단 2장을 부친다. 6 김발 위에 달걀지단을 깔고 대구, 시금치, 당근, 표고를 나란히 올려 김밥 말 듯 돌돌 만다. 7 한김 오른 찜통에 ⑤를 올려 10~15분간 찐 뒤 충분히 식힌다. 1.5cm 간격으로 어슷하게 썬 뒤 겨자장과 함께 낸다.

연근 호두조림

재료
연근·호두 100g씩, 식초 2큰술, 간장 5큰술, 맛술 1/2컵, 꿀·설탕 2큰술씩, 통깨 1작은술

만들기
1 연근은 껍질을 벗기고 0.3cm 두께로 썬 뒤 끓는 물에 식초와 함께 넣어 삶는다. 2 호두는 속 껍질째 끓는 물에 5분간 삶아 떫은맛을 없앤다. 3 냄비에 삶은 연근과 맛술, 간장, 설탕을 넣고 약한 불에 자작하게 졸이다가 호두를 넣고 중간 불에 조린다. 4 국물이 거의 졸아들면 꿀을 넣고 한 번 더 끓인 뒤 불을 끄고 통깨를 뿌려 낸다.





시래기볶음

재료
시래기 5줄기, 국간장 1큰술, 들기름 1과 1/2큰술, 다진 마늘 1/2큰술, 멸치 국물 1/2컵, 소금·통깨 약간씩

만들기
1 시래기는 끓는 물에 30~40분간 삶아 불을 끄고 뚜껑을 덮어 뜸을 들인다. 건져낸 시래기는 1시간 간격으로 찬물을 바꾸어가며 반나절 정도 담가두어 냄새를 뺀다. 2 시래기 줄기 끝 쪽의 무 꼭지를 잘라내고 줄기 겉껍질을 하나하나 벗긴다. 3 손질한 시래기를 깨끗이 헹군 뒤 5~6cm 길이로 썰어 국간장, 들기름, 다진 마늘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 30분간 둔다. 4 달군 팬에 ③의 시래기를 넣고 볶다가 자글자글 소리가 나면 멸치국물을 넣고 뚜껑을 덮어 잠시 뜸을 들인다. 5 국물이 자작해지면 소금으로 간한 뒤 불을 끄고 통깨를 뿌린다.


그릇 협찬 / 아침사랑도예공방(cafe.never.com/morninglove1042) 요리 / 안경희 진행 / 정지연 기자 사진 / 홍태식(프리랜서)

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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