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신혜, 송윤아 등 톱스타들이 좋아한다고 해서 유명세를 탄 분자 요리. 알고 보니 반짝 떴다 사라질 아이템은 아니었다. 2008년 세계를 이끌어갈 중요 아이템으로 이 요리가 꼽힌 것. 전 세계가 관심을 쏟고 있는 분자 요리, 대체 어떤 음식일까?

분자 요리(Molecular Cuisine)는 간단히 말해 재료의 맛과 향은 그대로 살리되 형태만 변형시킨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수박을 이용해 국수를 만들었다고 할 때, 눈으로 보기에는 국수지만 맛은 실제 수박 맛이 나는 것. 따라서 요리를 접했을 때 모양만 보고는 전혀 맛을 예상하지 못한다는 설렘과 즐거움이 있다.

음식에 예술 감각을 더해 만든 오 드 퀴진. 이것에 과학이 접목돼 더욱 발전한 것이 분자 요리다. 조리 과정에서 분자 단위까지 계산한다 하여 분자 요리라 불리기도 하는데, 그만큼 맛과 향이 섬세한 것이 특징이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액체 질소를 사용해 재료를 급속 냉각시킨다든가 젤라틴을 이용하는 생소한 조리법, 음식의 파우더화와 거품 같은 새로운 식감, 그리고 종전 요리의 틀을 벗어나는 컬러감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또 스타일리시함도 부각시켜 접시에 어떤 상상력을 발휘해 요리를 담아내느냐도 중요하게 여긴다.

현재 유럽에서는 세계의 베스트 레스토랑 50위 중에서 1~3위가 모두 분자 요리를 표방할 만큼 분자 요리가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 요리 문화를 이끌어갈 새로운 틀로 점차 자리 잡고 있는 셈. 처음 스페인의 요리사가 개발해 세계 요리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알려지기 시작한 분자 요리는 평소 쉽게 접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를 소개하는 레스토랑은 몇 안 되며, 대부분 코스 요리이기 때문에 1인당 10만원대로 가격이 비싸다. 이제 막 유명 호텔 등에서 외국의 유명한 분자 요리 셰프를 초빙해 본격적으로 토착화를 준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분자 요리 레스토랑으로 잘 알려진 곳은 강남 청담동에 있는 슈밍화(02-516-0209). 이곳은 황신혜와 송윤아가 단골이고 조승우와 려원이 데이트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정통 일식과 분자 요리를 함께 선보이는 곳으로 최근 셰프를 새로 영입해 프렌치 요리까지 더한 메뉴를 내놓는다고 하니 미식가들의 귀가 솔깃할 터. 또 광화문의 파이낸스 빌딩 옆에 있는 알리고떼(02-3789-9973)는 정통 이탤리언 레스토랑이었는데, 요즘 셰프의 새로운 시도로 분자 요리화해 화제가 되고 있다. 부산에도 분자 요리 레스토랑이 있다. 해운대에 자리한 벨라치타(051-746-7545)는 이탈리아 음식을 선보이는 곳으로 분자 요리 특선으로 알음알음 소문이 나 시끌벅적하다고.

그렇다면 이 분자 요리를 집에서 만들 수도 있을까? 사실 많은 사람들이 맛보기 위해서는 조리법이 보편화돼야 하는데,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재료와 도구가 갖춰져 있다면 레스토랑에서 먹는 멋들어진 요리는 아니라도 식재료의 모양을 다른 형태로 바꿔 먹을 수는 있다는 말. 하지만 그 맛을 얼마나 섬세하게 살려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다. 전문가의 지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렵다는 얘기다. 게다가 알긴산이나 칼슘 등 분자 요리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와 기구 등을 파는 곳이 없어 외국 사이트에서 주문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롭고, 레시피 등이 나온 전문 서적도 전무한 상태. 만일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면 유럽에서 강의를 듣고 온 세프들의 강좌를 꼼꼼히 찾아 등록하는 방법이 현명할 듯하다.

요즘 해외 유명 셰프들이 한식의 분자 요리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즐거운 소식도 들려온다. 우리나라 요리의 세계화가 무한한 가능성으로 열려 있는 셈. 전통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발판으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고 즐거움이다. 이제 한식도 세계 트렌드에 발맞춘 새로운 시도가 필요한 때이다.

요리 / 김보선 진행 / 강주일 기자 사진 / 원상희

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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