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가 만나 커플이 되려면 마치 손가락 깍지를 끼듯, 두 사람의 모자란 부분과 넘치는 부분이 서로 잘 채워져야 하는 게 이치다. 와인과 요리의 세계에서도 이 원칙은 고스란히 적용된다. 프랑스에서 와인과 요리의 조화를 ‘결혼’이라는 뜻의 ‘마리아쥬’라 부르는 것은 그래서 더 흥미롭다. 서로가 지닌 좋은 맛을 끌어낼 수 있다는 마리아쥬의 깊은 의미를 음미하며 오늘 저녁 와인 한잔 어떨까. 와인에 빠진 이들이 ‘내겐 너무 훌륭한 마리아쥬’를 공개했다.

Marriage 프랑스어로 ‘결혼’이라는 뜻.
와인용어로 사용될 때는 와인과 음식의 어울림을 말한다.

EBS ‘최고의 요리 비결’ MC 박수홍의 모시조개 와인찜과 크뤼그
“홍콩 여행에서 맛본 샴페인 크뤼그와 모시조개 와인찜을 잊을 수가 없어요. 산뜻하면서도 청량감이 느껴지는 크뤼그에 담백한 모시조개 와인찜이 제대로 어우러져 잊지 못할 여행으로 기억에 남아요.”

모시조개 와인찜

재료 모시조개 1kg, 양파 1/2개, 올리브유 약간, 다진 마늘 2큰술, 백포도주 1컵, 바질·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모시조개는 옅은 소금물에 해감한다. 2 양파는 잘게 다진다. 3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과 양파를 볶다가 모시조개를 넣어 볶는다. 4 ③에 백포도주를 넣고 냄비뚜껑을 덮어 10분간 둔다. 5 모시조개가 입을 벌리면 뚜껑을 열고 10분간 더 끓이다가 바질을 넣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맞춘다.

크뤼그, 모엣 헤넷시 제품.


워커힐호텔 Del Vino 소믈리에 유영진의 갈비찜과 쉬라즈
“쇠고기 갈비찜과 쉬라즈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참 잘 어울려요. 쉬라즈의 묵직한 맛이 한식 요리의 깊은 맛과 조화를 이루거든요. 고기 요리는 물론 파스타나 버섯과도 어울리므로 다양한 요리에 매치하기 좋습니다.”

갈비찜

재료
갈비 1kg, 무 500g, 당근 200g, 밤 10개, 호두·은행 1/2컵씩, 잣 2큰술, 말린 표고버섯 8개, 새송이버섯 2개, 물 3000ml, 양파 1/2개, 마른 고추 1개, 생강 1개, 마늘 3톨, 대파 1대, 양념장(간장 8큰술, 다진 마늘 2큰술, 배즙·육수 1/2컵씩, 설탕 4큰술, 깨소금·참기름·조선간장 1큰술씩,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1 갈비는 찬물에 담가 핏물을 뺀 뒤 물, 양파, 마른 고추, 생강, 마늘, 대파를 넣고 삶는다. 이때 갈비 삶은 물은 양념장 육수로 쓴다. 2 밤은 껍질을 벗겨 준비하고, 무, 당근은 밤과 비슷한 크기로 썬다. 3 말린 표고버섯은 물에 불려 썰고, 새송이버섯은 반으로 갈라 썬다. 4 냄비에 삶아낸 갈비와 분량의 재료를 섞은 양념장을 넣고 중간 불에 끓이다가 무, 당근, 밤을 넣는다. 5 양념장이 반 정도 줄었을 때 호두, 은행, 잣, 표고버섯, 새송이버섯을 넣어 고루 섞은 뒤 잠시 익힌다.

제이콥스 크릭 리저브 쉬라즈, 진로발렌타인스 수입 제품.


국내 최초 와인경매사, 「올 댓 와인」 저자 조정용의 치즈달걀말이와 리슬링
“저는 집에서 달걀말이를 만들어 리슬링과 함께 자주 먹어요. 리슬링은 산뜻한 과일 향이 매력적인 포도 품종이죠. 약간의 단맛이 있는 리슬링이든 드라이 리슬링이든 달걀말이와 맛이 잘 어울립니다. 리슬링 포도 품종의 화이트와인은 독일 와인의 상징입니다. 달걀말이의 감미로움이 리슬링의 상큼함, 신선함과 금상첨화를 이루죠.”

치즈달걀말이

재료
달걀 6개, 슬라이스치즈 3장, 실파 3뿌리, 맛술·설탕 2큰술씩, 소금 1작은술, 간장 1/2작은술, 정종 1큰술

만들기
1 달걀을 잘 풀고 맛술, 설탕, 소금, 간장, 정종을 섞는다. 2 슬라이스치즈는 길이로 4등분 해 썬다. 3 실파는 송송 썰어 풀어둔 달걀에 섞는다. 4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달군 뒤 종이 타월로 기름을 닦아내고 다시 기름을 둘러 풀어둔 달걀물 1/3을 붓는다. 5 길이로 썰어둔 치즈를 위쪽에 가지런히 놓고 달걀을 만다. 남은 달걀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돌돌 만다. 6 달걀이 다 익으면 김말이에 올려 모양을 잡고 한김 식힌 뒤 썬다.


요리 블로그 101Food 주인장 박현주의 라비올리와 피노누아
“3년 전 제 생일날 남편과 큰맘 먹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셰프의 고급 레스토랑을 찾았답니다. 버섯으로 속을 채운 라비올리와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 위치한 아카시아(Acacia)라는 와이너리의 피노누아를 맛보았는데 정말이지 와인에서는 라비올리 맛이 나고 라비올리에선 와인 맛이 나는 경험을 했답니다. 예상치 못한 엄청난 와인과 식사비를 보고 쓰러지는 줄 알았지만 그 뒤로 우리 집엔 항상 이 아카시아 피노누아가 한 박스 마련돼 있답니다. 피노누아는 레드와인의 포도 품종으로 맛이 부드럽고 살짝 단맛도 있어 와인 초보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라비올리

재료
라비올리 500g, 베이컨 180g, 올리브유 3큰술, 달걀노른자 1개, 달걀 1개, 생크림 2컵, 파르메산 치즈가루 50g, 파슬리·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라비올리는 끓는 물에 삶고 베이컨은 1cm 간격으로 썬다. 2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베이컨을 볶다 갈색이 나면 기름을 제거한 뒤 생크림을 넣는다. 3 불을 약하게 줄인 뒤 달걀 1개와 달걀노른자 1개를 잘 풀어 휘휘 저어가며 살짝만 익힌 뒤 불을 끈다. 4 라비올리는 물기를 빼고 ③의 소스와 잘 버무린 뒤 파르메산 치즈가루와 파슬리를 올리고 소금, 후춧가루로 간해 접시에 담아 낸다.

몬타나 피노누와, 진로발렌타인스 수입 제품.


「와인의 눈물에 탐닉하다」 저자, 약사 김혜선의 삼겹살 와인찜과 도멘 레 빨리에르
“프랑스 론 지방의 지공다스 지역의 유명 와인 도멘 레 빨리에르는 과일 향도 나고 여러 맛이 섞인 복잡한 느낌의 와인이죠. 무엇보다 따뜻한 느낌이 강해서 개인적으로 좋아해요. 저는 이 와인에 허브를 곁들인 삼겹살 와인찜을 꼭 곁들여요. 오븐에 구우면 기름기가 쫙 빠져 매우 담백한데 한국 음식이지만 서양 요리의 맛도 잘 표현되기 때문에 이 와인과 잘 어울리죠.”

삼겹살 와인찜

재료
삼겹살 600g, 대파 1대, 마늘 2개, 와인소스(레드와인·물 1/2컵씩, 맛술·설탕 2큰술씩, 간장 2와 1/2큰술)

만들기
1 삼겹살은 3~4cm 폭으로 썰어 물에 담가 핏물을 뺀 뒤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2 데친 삼겹살에 대파, 마늘을 넣고 레드와인, 물, 맛술, 설탕, 간장을 넣어 4~5시간 재워둔다. 3 냄비에 ②를 넣고 와인소스가 거의 졸아들 때까지 끓인다. 4 삼겹살이 무를 정도로 익으면 먹기 좋게 썰어 낸다.


와인 만화 「신의 물방울」 주인공 칸타키 시즈쿠의 김치 돼지고기말이와 마크 에브라 블랑드 블랑
“김치와 어울리는 와인을 찾다 마침내 마크 에브라 블랑드 블랑 와인을 찾아낸다. 화이트와인의 주요 포도 품종인 샤도네이 100%로 특히 여성분들이 좋아할 맛이죠. 처음엔 불처럼 김치의 매운 맛이 느껴지지만 불이 비둘기처럼 변해 날아가는 마술처럼 깔끔한 스파클링 와인이에요. 하지만 국내에 이 와인을 취급하는 모든 매장에서 품절된 상태로, 당분간 김치 와인 맛을 보려면 시간이 필요할 듯해요.”

김치 돼지고기말이

재료
삼겹살 400g, 신김치 8장, 설탕·참기름 1큰술씩, 소금·후춧가루·식용유 약간씩

만들기
1 삼겹살은 얇게 썰어 소금, 후춧가루로 밑간한다. 2 김치는 속을 털어내 물기를 꽉 짜낸 뒤 설탕과 참기름으로 밑간한다. 3 삼겹살 두 장을 나란히 끝에만 살짝 포갠 뒤 김치를 한쪽 올려 돌돌 말아 꼬치로 끝을 고정한다. 4 팬에 식용유를 약간 두른 뒤 굴려가며 색을 낸 뒤 180℃로 예열한 오븐에 20분간 구워 낸다.

마크 에브라블랑드 블랑, 두산주류 수입 제품.


까브드뱅 대표 유안근의 허브 닭 가슴살구이와 까스텔로 디 브롤리오
“까스텔로 디 브롤리오의 우아한 맛과 강한 향이 담백한 닭 가슴살구이와 무척 잘 어울립니다. 이탈리아 와인 특유의 묵직하고 강한 맛이 닭 가슴살구이와 만나 벨벳처럼 부드럽고 매끈한 감촉을 만들어내죠.”

허브 닭 가슴살구이

재료
닭 가슴살 500g, 올리브유·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소스(올리브유 4큰술, 칠리페퍼 파우더·로즈메리가루·바질가루 1/2큰술씩)

만들기
1 닭 가슴살은 소금, 후춧가루로 밑간한 뒤 올리브유를 살짝 발라 180℃로 예열한 오븐에 15분간 굽는다. 2 올리브유, 칠리페퍼 파우더, 로즈메리가루, 바질가루를 섞어 소스를 만든다. 3 구운 닭 가슴살을 먹기 좋게 썬 뒤 준비한 소스를 곁들여 낸다.

까스텔로 디 브롤리오, 까브드뱅 수입 제품.


마가리타 피자

재료
피자믹스 180g, 물 100ml, 피자소스(우스터소스 1큰술, 적포도주 2큰술, 토마토케첩 3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다진 양파 1/2개 분량, 다진 토마토 1개 분량, 월계수 잎 2장, 오레가노 1/2작은술, 소금·후춧가루·버터 약간씩, 모차렐라치즈 1컵

만들기
1 피자믹스에 물을 넣어 주걱으로 고루 섞은 뒤 30분간 뚜껑을 덮어둔다. 2 팬에 버터를 넣고 다진 마늘과 양파를 볶다가 토마토를 넣어 볶는다. 여기에 분량의 피자소스 재료를 넣고 졸이다가 마지막에 월계수 잎, 오레가노, 소금, 후춧가루를 넣는다. 3 ①의 피자 반죽을 밀대로 민 뒤 포크로 찔러 구멍을 촘촘히 낸다. 4 피자 틀에 기름을 바르고 ③을 올린 뒤 ②를 펴 바르고 모차렐라치즈를 얹어 220℃로 예열한 오븐에 20분간 굽는다.


카페 그랑데 대표 유영지의 차갑게 식힌 마가리타 피자와 메를롯
“메를롯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마가리타 피자와 참 잘 어울려요. 특히 차갑게 식힌 마가리타 피자 한 조각에 메를롯 와인을 곁들이죠. 토핑도 단순하고 피자의 기름기도 적어 부드럽고 적당히 단맛이 나는 메를롯과 오묘하게 궁합이 맞아요.”

제이콥스 크릭
메를롯,
진로발렌타인스 수입 제품.


제품 협찬 / 진로발렌타인스(02-3466-5700), 까브드뱅(02-786-3136), 수석무역(02-3014-2000), 모엣 헤넷시(02-6424-1000), 두산주류(02-544-9769) 요리 / 김은경(쿠킹노아, 011-9891-7790) 진행 / 이지혜 기자사진 / 이주석

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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