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착하고 바르게 키우고 싶은 건 이 세상 모든 엄마의 바람. 하지만 아이가 뜻한 대로 커주지 않고 삐뚤거나 그르게 행동할 때면 엄마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아이의 행동을 바로잡긴 해야겠는데 방법을 몰라 속만 끓이고 있다면 지금 당장 「레이디경향」의 문을 두드리자. 말썽꾸러기 우리 아이를 착한 아이로 만들어주는 ‘걸어 다니는 육아 박사’ 손석한 선생님이 엄마들의 육아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줄 것이다. 여든까지 갈까 걱정되는 우리 아이 세 살 버릇 길들이기!

외출할 때 아빠만 찾아요
올해로 만 두 살 된 아이의 아빠입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는 제가 밖으로 나가자고 하면 잘 따라나서는데 엄마가 어디를 가자고 하면 울면서 나가지 않겠다고 떼를 씁니다. 그래서 나가야 할 일이 있으면 꼭 제가 같이 가야 합니다. 왜 그러는 걸까요? (김기환·인터넷 상담 사연)


아이는 아빠와 애착 관계를 본격적으로 맺으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는 만 6개월이 지나면서부터 자신을 주로 돌봐주는 사람과 애착 관계를 맺기 시작합니다. 그 사람은 대부분 엄마일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만 2세 무렵이 되고 엄마와 애착 관계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진 다음에는 이제 아빠와 친해지는 시기가 오게 됩니다. 이 시기는 아이들마다 각각 다를 수 있고, 또 어느 아이는 아빠를 항상 엄마 다음의 두 번째 위치에 놓기도 하지요. 따라서 이 아이의 경우 정상 발달 과정에서 보이는 아빠와의 애착 관계를 맺는 시기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이렇게 행동하게 된 것은 아빠와 즐거웠던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즉 아빠와 밖에 함께 나갔을 때 경험했던 즐거움이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것이지요. 이것은 그만큼 아이의 기억 능력이 발달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아이가 보이는 문제는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므로 아이의 요구대로 아빠가 함께 밖에 나가서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매일 치마만 입으려고 해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조카가 있습니다. 여자아이인데 아침마다 옷 때문에 엄마와 다툰다고 하네요. 엄마가 꺼내준 옷이 자기가 입고 싶은 옷이랑 다를 때는 울면서 고집을 피우고 늘 치마만 입겠다고 한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진희·경기도 광명시 철산3동)

만일 초등학교에 입학한 남자아이가 치마를 입겠다고 고집한다면, 그것은 ‘성 정체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여자아이가 치마만 입겠다고 고집한다면, 이는 어디까지나 아이의 ‘기호’ 문제로 볼 수 있습니다. 즉 아이는 자신에게 치마가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또 치마를 입어야 마음이 편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병적인 현상은 아니라는 점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다만 여러 가지 옷을 다양하게 입히고 싶은 부모의 바람이 있다면, 결코 서두르지 않으면서 천천히 변화를 시도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엄마가 가급적 바지를 많이 입으면서 아이에게 ‘역할 모델’이 되어주는 것도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입고 싶은 옷만 입겠다고 한다면, 아이의 욕구를 인정하고 들어주는 것이 더 낫습니다. 아이 스스로 다른 옷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기를 바라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대처 방법입니다. 앞으로는 부모님의 지적보다는 친구들의 반응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따라서 친구들 중에 누군가가 아이의 옷 문제에 대해서 한마디 할 때 보다 효과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친구들을 깨물어요
네 살 된 아이가 유치원에서 친구들을 자꾸 문다고 합니다. 화가 났다거나 싸운 것도 아닌데 친구들의 살을 보면 깨무는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인지 궁금합니다. (양종윤·서울 영등포구 신길6동)


아이가 현재 네 살이고 화가 나 있거나 싸우는 상태에서 무는 것이 아니라면, 아이의 행동을 무조건 공격적인 행동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공격성의 표현이 아닌 다른 의미를 표현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친밀함의 표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언어 발달이 다소 느리거나 언어적인 표현 기술이 부족한 아이들의 경우 무는 행동이나 만지는 행동 등으로 친구들에게 ‘친교 욕구’를 표현하곤 합니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무는 행동이 아닌 말로 표현하기 혹은 다른 바람직한 행동(예: 손을 내미는 행동 등)으로 바꾸어 나가게끔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혹시 가족 중에 누군가가 아이가 귀엽다고 살을 문 적이 있다면, 이제부터는 절대로 그러한 행동을 보여서는 안 됩니다. 아이는 은연중에 그러한 행동을 배우는 것이니까요. 유치원에서 아이가 무는 행동을 보일 때 다른 친구들이 과도하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을 자제시키면서 동시에 교사가 아이에게 보다 부드러운 방식으로 제지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른 사람들 머리를 때려요
몇 달 전부터 아이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보는 사람마다 머리를 때려요. 그럴 때마다 큰소리로 야단을 치기도 하고 엉덩이를 때리기도 하는데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하네요. 다른 사람의 머리를 때리는 행동을 놀이로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한데 나쁜 행동이라고 스스로 알게 하려면 어떻게 지도해야 하나요? (송복임·경기 성남시 단대동)
이 경우, 부모님이 그때그때 지적하는 것 외에도 머리를 맞은 당사자들의 반응이 중요합니다. 아이에게 싫은 표정을 지어 보이거나 “그러지 마”라고 말을 해줘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엄마가 머리를 맞은 분들에게 그렇게 반응할 것을 요청하세요. 부모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의 반복적이고 일관적인 반응이 계속 이루어져야 아이의 행동이 고쳐질 것입니다. 또 평소에 다른 사람을 때리는 행동은 나쁘다는 내용이 담긴 그림책 등을 이용해서 교육을 하십시오. 마지막으로 아이의 놀이 방법을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 좋습니다. 머리를 때리는 행동보다 훨씬 더 재미를 느낄 만한 놀이, 예를 들어서 공놀이나 자전거 놀이 등 다양한 놀이 활동을 많이 제공해주시면 도움이 됩니다.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아요
32개월 된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아이가 발달이 뒤처지거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데, 엄마는 물론 다른 사람들과 눈을 잘 마주치지 않으려고 해요. 어린이집 선생님 말씀으로는 가끔 멍하게 있을 때가 많다고 하는데 걱정됩니다. (한재경·강원 원주시 명륜2동)

발달이 뒤처지거나 문제가 있지 않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자폐 성향에서 보이는 눈 맞춤의 곤란은 아닌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상 발달 과정에서도 32개월 된 아이들은 눈을 잘 마주치지 않으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아직 다양한 사물이나 놀이보다는 좋아하는 한 가지에 몰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주변에서 부르는 소리를 무시하곤 합니다. 따라서 눈을 잘 마주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이가 혼자서 무슨 생각을 열심히 할 때도 눈을 마주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 대신에 자신의 사고 활동에 몰입하기 때문입니다. 그밖에도 주의집중력이 다소 부족해서 지시 사항을 잘 듣지 못한다거나 다른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 때문에 눈을 잘 마주치지 못하는 경우는 세심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아직 32개월이므로 조금 더 지켜 본 후에 만일 만 3세가 지나서도 눈을 마주치지 않는 현상이 계속된다면, 소아정신과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는 것이 좋겠습니다.

떼쟁이, 울보, 청개구리… 레이디경향에 맡겨주세요

‘레이디경향’은 이 세상 모든 엄마와 함께합니다. 잠시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산만한 아이, 자기 마음에 차지 않으면 폭력부터 휘두르는 아이, 장난감을 사달라며 가게 한복판에서 발버둥을 치며 우는 아이 등 그간 말 못했던 엄마들의 육아 고민을 애독자 엽서 혹은 메일(chaconne@kyunghyang.com)로 보내주세요. 정성스럽고 속 시원한 답변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아이 심리 & 행동 발달 전문가가 엄마들의 고민과 함께합니다”

손석한 선생님은…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는 의학 박사 손석한 선생님은 KBS ‘생방송 세상의 아침’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긴급출동 SOS’ EBS ‘육아일기’ HCN(서초`?동작`?관악 케이블) ‘손석한 박사의 빛나는 아이 만들기’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 자문을 맡거나 고정 출연하며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빛나는 아이」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아빠의 대화혁명」 등이 있다.


기획&진행 / 이연우 기자 도움말 / 손석한(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모델 / 이정호, 오은수 사진 / 원상희 장소 협찬 / 리틀베어 송파점

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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