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분당에 잘나가는 대박떡집이 있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음반 프로듀서로 성공하고 싶었던 30대 남자가 실패를 경험하고 우연히 떡과 인연을 맺어 성공했다는 것. 이미 세간의 화제가 되어버린 소문의 주인공은 ‘행복떡방’의 한승수 사장. 그가 만드는 떡에는 그의 별난 인생스토리가 담겨있었다.


행복떡방 주인장이 되기까지…
요즘 가장 트렌디한 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경기 분당의 정자동 거리, 그 한 가운데 자리 잡은 행복떡방을 찾은 건 오후 2시경이었다. 문 닫을 시간이 한참 남았는데도 진열대엔 남아있는 떡은 고작 몇 가지. 한승수 사장(37)은 들어오는 손님에게 떡이 다 떨어졌다며 죄송하다고 인사하기 바쁘다. 월 매출 3천만원, 대박 떡집이라는 언론의 보도가 거짓말은 아닌 듯했다.

인터뷰를 시작하자 그는 “저 의대 출신 아닙니다.”라는 말은 먼저 던진다. 사실 그는 의과대학이 아닌 연세대학교 보건과학대학에서 물리치료를 전공했다. 세간에 알려진 의대 출신의 떡집 사장이라는 타이틀은 언론의 오보였던 것. 자극적인 소재를 원하는 언론의 특성으로 인해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부풀려지는 것을 보면서 그동안 적잖이 마음고생을 한듯했다.

자연스럽게 학창시절 이야기가 나오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던 그의 인생스토리가 펼쳐졌다. “학교생활의 절반은 기타 치는 일이었습니다. 나머지 절반은 기타 닦고, 줄 조이고, 수리하고, 가르치고, 노래를 만드는 것이었죠. 그렇게 음악에만 미쳐 살다보니 전공은 멀어지게 되고 자연스레 음반회사 쪽으로 취업하게 되었어요.” 40대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꽤 알려진 음반회사의 프로듀서로 입사한 그. 그러나 그의 음악 인생은 순탄하지 못했다. 4년 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회사를 그만두고, 그 후 몇 군데 음반회사를 거쳤으나 결과는 마찬가지.

세상일이 뜻대로 안된다는 걸 깨달은 후 ‘세상의 주인이 되자’라는 굳은 결심으로 음반기획사를 차리기에 이르렀다. 그가 처음으로 시도한 ‘퓨전국악’은 역사적인 아이템이 될 뻔 했다. 형성된 마니아층을 바탕으로 세계무대로 나아간다는 것이 그의 계획.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열심히 만들었던 음반은 제대로 빛을 보지도 못하고 산더미 같은 빚으로 되돌아 왔다. “제 인생의 위기였어요. 젊은 시절의 열정을 다 바쳤던 음악이 그렇게 싫을 수가 없더라고요. 패배감에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었죠. 그러던 어느 날, 재기의 씨앗을 발견하게 됐어요. 바로 떡집에서.”

적구름떡

재료
찹쌀 500g, 소금 5g, 설탕 25g, 물엿 1작은술, 부재료(아몬드·볶은 땅콩·해바라기씨·찐 밤· 대추·잣 10g씩, 팥 앙금가루 100g, 계피가루 약간)

만들기
1 찹쌀을 깨끗이 씻어 4시간 정도 불린 뒤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2 분쇄기에 찹쌀과 소금을 넣고 곱게 간다.
3 찜기에 물이 끓으면 ②를 넣어 고루 펴고 김이 올라오면 베보를 덮어 20분간 찐다.
4 찐 떡을 넓은 볼에 옮겨 담아 설탕과 물엿을 넣고 공모양이 되도록 오래 치댄다.
5 ④가 식으면 부재료들을 모두 넣고 고루 섞이도록 반죽한다.
6 떡 반죽에 팥 앙금가루를 고루 묻힌 뒤 도마에 놓고 넓게 펼친다.
7 ⑥을 파이 만들 듯이 두 번 접어 눌러준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단호박케이크

재료
멥쌀 1kg, 소금 10g, 설탕 120g, 단호박 1/2통, 단호박가루 2작은술, 막걸리·물 1/2컵씩, 올리브유 약간

만들기
1 멥쌀을 깨끗이 씻어 5시간 정도 불린 뒤 물기를 뺀다.
2 단호박은 껍질을 벗겨 곱게 채썬다.
3 분쇄기에 쌀, 소금, 막걸리, 물, 올리브유와 단호박채의 반을 넣고 약간 거칠게 간다.
4 넓은 볼에 ③을 넣고 나머지 단호박채와 단호박가루, 설탕을 넣고 고루 섞는다.
5 찜기에 물이 끓으면 ④를 넣어 고루 편다. 김이 올라오면 베보를 덮어 15분간 찐 뒤 불을 줄이고 2분간 뜸들인다.
6 완성된 케이크를 접시에 담고 대추, 해바라기씨 등으로 장식한다.

행복떡쟁이의 특별한 떡
첫아이 돌떡을 주문해 놓고 찾으러 간 떡집. 아직 문을 열지도 않았는데 떡집 앞은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보기 흔한 광경은 아니었죠. 이상하게도 그 기억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더라고요. 다시 그 떡집을 찾아 일자리를 물었더니 추석 한달 전이나 와보라고 하더군요. 그 때부터 제 머리 속은 떡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찼죠.”

얼마 후 그 곳에서 떡집의 지옥 같은 추석 준비를 시작으로 11개월 동안의 경영 수업을 마쳤다. “떡집에 일하면서 한 달 매출이 4~5천만원 정도 되는 것에 놀랐어요. 창업을 결심하게 된 이유였죠. 그곳에서 떡을 배우고, 주인의 경영 방법을 보면서 미래 저의 떡집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2004년 4월, 드디어 그는 경기 분당 미금역에 ‘행복떡방’을 오픈했다. 미금역은 비싼 임대료가 문제였지만 교통의 요지라 초보 장사꾼의 도전치곤 꽤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그렇게 9개월을 지내고 2005년 1월, 지금의 정자동으로 터를 옮겼다. 당시 정자동은 뉴 타운으로 형성되어 실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장이었고 행복떡방의 타깃 고객층인 부유층이 밀집한 곳이었다. 또 판교까지 공략할 수 있어 더없이 좋은 장소. 전략은 맞아떨어졌다. 이곳으로 이동한 지 18개월 째, 재무제표의 꾸준한 상승곡선은 땀 흘린 수고를 보람 있게 만들고 있다. “언론에 월 매출이 3천만원이라고 났더군요. 글쎄요. 월급쟁이보다는 훨씬 나은 편이지만, 정확한 매출은 비밀입니다.”

자신을 ‘행복떡쟁이’라 일컫는 한승수씨. 그에게 꼭 이루고 싶은 두 가지 꿈이 있다. 하나는 집 앞 편의점에서 만날 수 있을 만큼 행복떡방의 떡이 대중화되는 것. 또 하나는 떡이 세계 속의 한국 대표음식으로 자리 잡는 것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그는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떡에 대한 실험과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의 떡을 먹는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이 곧 자신이 행복이라는 말을 덧붙이며 갓 쪄낸 떡을 권했다. 행복떡쟁이의 특별한 떡 맛, 머지않아 출근길 편의점에서도 이 맛을 느낄 수 있길 기대해본다.

행복떡쟁이의 역발상, 떡에 관한 별난 상식

1 백설기를 만들 때 쌀가루를 체에 내리지 마라
일반적인 상식은 백설기를 만들 때 쌀가루를 체에 한번 내리는 것. 그러나 가루가 고와지면 떡을 쪘을 때 가루 입자 간의 틈이 작아져 조직이 단단해진다. 따라서 떡이 뻑뻑해지고 식감이 떨어지는 것. 반대로 약간 거친 느낌의 쌀가루를 그대로 찌면 폭신폭신한 결과물을 얻게 된다. 여기에 올리브유나 미강유, 면실유 등 향이 약한 식용유를 약간 첨가하면 훨씬 부드럽고 입안에서 살살 녹는 떡을 만들 수 있다.

2 떡을 예쁘게 자르려면 칼을 랩으로 감싸라
요즘 떡 케이크가 유행하면서 떡을 썰어 먹는 일이 많아졌다. 하지만 빵과 달리 떡은 단면이 깔끔하게 잘리지 않을 뿐 아니라 식으면 썰기가 힘들어진다. 이럴 땐, 랩을 이용하자. 칼에 랩을 몇 바퀴 돌려 감아 공기를 뺀다. 여기에 식용유를 약간 바르고 떡을 썰면 빵처럼 부드럽게 자를 수 있다.


두텁단자

재료
찹쌀 500g, 국간장 1작은술, 볶은 거피가루 약간, 소(찐 거피가루 100g, 볶은 거피가루 30g, 대추고·찐 밤·해바라기씨·아몬드·볶은 땅콩·잣·유자청·호두 15g씩, 국간장 1작은술, 계피가루·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찹쌀을 깨끗이 씻어 4시간 정도 불린 뒤 물기를 빼고 분쇄기에 곱게 간다.
2 찜기에 물이 끓으면 ①을 넣어 고루 펴고 김이 올라오면 베보를 덮어 20분간 찐다.
3 ②를 넓은 볼에 옮겨 담아 간장을 넣고 공모양이 되도록 오래 치댄다.
4 볼에 소 재료를 모두 넣고 고루 섞으며 반죽한다.
5 떡과 소를 각각 50g씩 떼어 만두를 빚듯이 떡에 소를 넣고 잘 감싼다.
6 ⑤의 두텁단자에 볶은 거피가루를 묻혀낸다.


주먹 쑥 송편

재료
멥쌀 500g, 소금 5g, 데친 쑥 100g, 참기름·식용유 적당량, 소(찐 녹두 300g, 설탕 200g)

만들기
1 멥쌀을 깨끗이 씻어 5시간 불린 뒤 물기를 뺀다.
2 분쇄기에 쌀, 소금, 데친 쑥을 넣고 약간 거칠게 간다.
3 ②를 넓은 볼에 담고 뜨거운 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찰기가 생기도록 익반죽한다.
4 볼에 찐 녹두와 설탕을 넣고 치대듯 반죽해 소를 만든다.
5 떡 반죽과 소를 조금씩 덜어 반죽에 소를 넣고 주먹 모양으로 빚는다.
6 김이 오른 찜기에 ⑤를 올리고 베보를 덮어 20분간 찐다.
7 참기름과 식용유를 1:2의 비율로 섞은 뒤 ⑥의 송편에 얇게 발라준다.


Info 고급 맞춤 떡집, 행복떡방
내추럴 모던 풍의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시선을 끄는 행복떡방. 그러나 트렌디한 공간 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이 집의 특별한 떡들이다. 행복떡방의 떡이 차별화되는 이유는 떡물로 한약을 다릴 때 쓰는 황토지장수를 사용한다는 것. 또 저가의 가공된 재료가 아닌 원재료를 들여와 재래식방법으로 직접 가공해서 만들기 때문에 그 맛이 탁월하다.

찰떡 20여종과 메떡 20여종을 중심으로 전통 재래떡과 떡케이크 등 메뉴도 다양하며, 암, 당뇨병, 골다공증 등 식이요법이 필요한 환자들을 위한 맞춤 떡도 주문할 수 있다. 박스 크기에 따라 4가지 종류로 구성된 선물 세트는 인기 품목. 아기 돌이나 행사 때 좋은 답례떡도 다양한 구성으로 판매하고 있다.

가격 메떡 100g 1천~1천5백원, 찰떡 100g 1천5백~3천원, 케이크 1만5천원부터, 답례떡 5천원부터, 선물세트 1만원~10만원대
위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동양 파라곤 2단지 상가 내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8시
문의 031-608-3811


그릇 협찬 / 정소영식기장(02-541-6480) 요리 / 한승수 진행 / 성하정 기자 사진 / 박형주
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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