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음미하며 “반짝반짝 빛나는 시냇가에 붉은 꽃들이 비치고 장미 향과 신선한 딸기 향이 다가오는 느낌이야”라며 미사여구를 쏟아내고 싶다면 이미 요리 만화에 중독됐을 가능성이 높다. 요리 만화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식욕이 돋고 만화 속 요리가 먹고 싶어지는 것은 당연지사. 웬만한 요리책을 능가할 정도로 자세한 레시피가 소개되기도 한다. 인기 요리 만화책 속 요리를 재현해보자.

「식객」
트럭 장수 성찬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최고의 맛을 소개하는 식객. 가을이면 통통한 전어에 소금을 솔솔 뿌려 화덕에 구워먹는 재미, 가난하던 시절 귀한 햄을 얻어 김치와 함께 푹 끓여 먹었던 부대찌개의 맛 등 한국인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음식과 사람뿐 아니라 먹는 사람과 만드는 사람의 가슴 따뜻한 에피소드도 감동적이다. 지면에 담아내지 못한 작가의 감상인 ‘취재일기 그리고 못다 한 이야기’와 만화에서 소개되는 음식의 조리법을 담은 ‘허영만의 요리메모’ 덧붙어 읽을거리가 풍부하다.

책 속 요리-우럭젓국

재료
말린 우럭 2마리, 쌀뜨물 2컵, 새우젓 2작은술, 대파 1/2대, 다진 마늘 1작은술, 양파·홍고추 1/2개씩, 청양고추 1개, 두부 100g

만들기
1 말린 우럭은 5cm 폭으로 썬다.
2 냄비에 쌀뜨물을 붓고 끓으면 말린 우럭을 넣는다.
3 대파는 어슷하게 썰고 양파는 굵게 채썬다. 청양고추와 홍고추는 어슷하게 썰어 씨를 털어낸다.
4 ②의 국물이 한소끔 끓으면 대파, 양파, 청양고추, 홍고추, 다진 마늘을 넣고 끓인다.
5 거품을 걷어내고 두부를 넣어 다시 한소끔 끓인 뒤 새우젓으로 간한다.

만화책 속 비법
소금 간을 해서 말린 생선을 요리할 때는 소금 간을 적당히 우려내야 제 맛이 나는데, 쌀뜨물에 담가두면 전 맛이 없어져 좋다.

「맛의 달인」
신문사 문화부 소속 신입 기자인 유우코와 지로가 신문사 창사 100주년 기념을 위한 최고의 메뉴를 만들기 위한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을 그렸다. 1983년에 연재를 시작해 본격적인 요리 만화의 붐을 일으킨 고전 작품으로 벌써 90권을 넘어섰다. 방대한 양에서 알 수 있듯 일식, 중식, 와인, 빵 등 세상의 모든 요리가 끊임없이 나열되며 한국 요리도 종종 등장한다. 날카로운 미각과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두 주인공이 이끄는 대로 만화책을 읽다 보면 웬만한 요리 전문가를 능가하는 요리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책 속 요리-샤리아핀 스테이크&양파 튀김

재료
샤리아핀 스테이크(쇠고기 등심 200g, 양파 1개, 버터 1/2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양파튀김(양파 1개, 블루치즈 50g, 튀김가루 3/4컵, 물·빵가루 1컵씩, 식용유 2컵)

샤리아핀 스테이크 만들기
1 쇠고기는 스테이크용을 준비한다.
2 양파는 1/2로 나누어 반은 강판에 갈고 나머지는 채썰어 찬물에 담가 아린 맛을 제거한 뒤 물기를 빼둔다.
3 강판에 간 양파에 쇠고기를 담가 30분 정도 재운다.
3 달군 팬에 버터 2작은술을 녹인 뒤 쇠고기를 올려 앞뒤로 갈색이 나도록 굽는다. 소금, 후춧가루로 간한다.
4 달군 팬에 남은 버터를 녹인 뒤 채썬 양파를 볶는다. 소금, 후춧가루로 간한 뒤 갈색이 날 때까지 익힌다.
5 스테이크 위에 볶은 양파채를 올려 낸다.

양파튀김 만들기
1 양파는 0.7cm 두께로 둥글게 편으로 썬다.
2 블루치즈는 얇게 편으로 썬다.
3 양파에 튀김가루를 조금씩 묻히고 두 장의 양파 사이에 블루치즈를 끼워 넣는다.
4 튀김가루와 물을 섞어 반죽한 뒤 ③을 한 번 담갔다가 뺀다. 빵가루를 골고루 눌러가며 묻힌다.
5 180℃로 달군 식용유에 재빨리 튀겨내어 기름을 뺀 뒤 뜨거울 때 먹는다.

만화책 속 비법
양파로 맛을 낸 샤리야핀 스테이크에 양파튀김을 곁들여 먹으면 맛있다. 양파튀김에 다른 치즈를 사용해도 좋지만 블루치즈의 진한 향과 양파의 단맛이 잘 어울려 궁합이 맞는다.

「화려한 식탁」
카레라이스와 달리 갖가지 향신료를 넣어 만드는 인도 요리인 커리를 주제로 하고 있다. 비프커리, 치킨커리, 커리빵 같은 대중적인 메뉴부터 어떤 맛일지 상상할 수도 없는 정통 인토식 커리와 퓨전식 커리를 다양하게 소개한다. 요리에 집중하느라 코믹한 면이 덜한 다른 인도 만화와는 달리 알콩달콩 러브 스토리와 유머가 섞여 읽는 재미를 더한다. 재료의 분량까지 정확하게 소개한 요리 레시피와 노하우를 그려 따라 하기 쉽지만 구하기 힘든 갖가지 향신료가 많이 나와 직접 만들어보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책 속 요리-키마 마타르

재료
마늘·생강 2톨씩, 고추 5~7개, 올리브유 3큰술, 월계수잎 2장, 토마토·양파 1개씩, 쇠고기(다진 것) 500g, 커리가루 2큰술, 토마토퓌레 1/2컵, 완두콩(캔) 1컵, 물 2컵, 가람 마살라 1큰술, 소금 약간

만들기
1 마늘은 칼등으로 으깨고 고추는 칼집을 내어 씨를 뺀다. 생강은 강판에 간다.
2 밑이 두꺼운 냄비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마늘을 볶다가 고추, 월계수잎을 넣어 볶아 향을 낸다.
3 토마토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 껍질을 벗긴 뒤 씨를 빼고 잘게 다진다. 양파도 잘게 다진다.
4 ②에 토마토와 양파를 넣어 노릇하게 볶는다.
5 ④에 쇠고기와 커리가루를 넣어 뭉치지 않게 볶는다.
6 쇠고기가 익기 시작하면 토마토퓌레와 완두콩, 물을 넣는다. 물이 거의 졸아들 때까지 약한 불에서 20~30분 정도 끓인다.
7 ⑥에 생강, 가람 마살라,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추고 한소끔 더 끓인다.

만화책 속 비법
인도의 대표적인 커리 요리로 원래 양고기를 사용하지만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사용해도 된다. 매운맛을 싫어한다면 플레인요구르트를 넣어 부드러운 맛을 낸다.

「대사각하의 요리사」
여러 요리 만화 중 「대사각하의 요리사」는 여러 가지로 독특한 작품이다. 만화의 배경은 베트남에 자리한 일본 대사관. 주인공 쿄우는 일류 호텔 요리사 자리를 박차고 나와 베트남의 일본 대사관 요리사로 자원한다. 이유는 사람의 마음을 전하는 음식을 손님과 가까운 거리에서 대접하고 싶어서다. 대사관을 오가는 각 나라의 외교관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질 때마다 쿄우가 마음을 담아 만들어 내놓은 세계 각국의 요리는 외교를 성공으로 이끈다. 음식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요리를 둘러싼 사람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책 속 요리-창창야키

재료
연어 200g, 새우 5마리, 꽃게 1마리, 양배추 200g, 양파 1/2개, 아스파라거스 4줄기, 버터 1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양념장(일본된장 1과1/2큰술, 고추장·청주 1큰술, 다진 파·설탕 1작은술씩, 다진 마늘 1/2작은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연어는 깨끗이 손질한 뒤 물기를 없애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밑간한다.
2 새우는 껍질을 벗겨 내장을 빼고 꽃게는 솔로 깨끗이 씻은 뒤 등딱지와 아가미를 제거한 뒤 4등분한다.
3 양배추와 양파는 채썰고 아스파라거스는 단단한 부분을 잘라내어 2등분한다.
4 분량의 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5 밑이 두꺼운 팬을 달궈 버터를 녹이고 연어 살이 보이는 면을 먼저 익힌다. 뒤집어 연어 살 위에 양념장을 골고루 펴 바른다.
6 ⑤에 새우, 꽃게를 올린 뒤 양배추와 양파를 듬뿍 얹어 뚜껑을 덮고 찌듯이 굽는다.
7 해산물이 완전히 익으면 채소와 함께 양념이 골고루 섞이게 버무려 먹는다.

만화책 속 비법
창창야키는 일본 홋카이도 지방 요리로 연어와 채소를 철판에 구운 뒤 버터와 된장, 일본주로 만든 소스를 부어 먹는다. 책에서는 각종 해산물과 함께 찌듯이 구워 깊은 맛을 낸다.

「아빠는 요리사」
평범한 샐러리맨인 주인공은 신문사 기자 아내를 위해 살림과 아이를 돌보는 매우 가정적인 남자. 아이를 위한 간식부터 술 취해 귀가한 아내를 위한 숙취 해소 요리까지 일상적인 요리부터 도시락, 특별식 등 다양한 요리가 등장한다. 최상의 재료나 신기에 가까운 솜씨를 발휘해 요리를 만드는 여타 만화와 달리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간단한 레시피가 자세히 소개된 것이 장점이다. 레시피만 모아 출간된 책도 있을 정도. 인물 사이의 관계나 에피소드가 비교적 단순해 만화적 재미는 덜하지만 마니아들의 인기에 힘입어 현재 92권까지 나와 있다.

책 속 요리-동글동글 크로켓

재료
감자(큰 것) 1개, 돼지고기·쇠고기 50g씩, 양파 1/4개, 당근·피망 1/2개씩, 토마토 4개, 버터 1큰술, 마요네즈 4큰술, 달걀 1개, 밀가루 1컵, 빵가루 1과 1/2컵,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식용유 적당량

만들기
1 감자는 껍질을 벗겨 끓는 물에 소금과 함께 넣어 푹 삶는다. 완전히 익으면 남은 물을 따라버리고 한 번 더 열을 가해 감자의 물기를 없앤 뒤 주걱으로 곱게 으깬다.
2 고기는 소금과 후춧가루로 밑간한다. 달군 팬에 버터를 녹여 고기를 볶은 뒤 기름을 따라버린다.
3 양파, 당근, 피망은 곱게 다진 뒤 달군 팬에 버터를 녹여 소금, 후춧가루로 간한 뒤 볶는다.
4 볼에 으깬 감자, 고기, 볶은 채소를 골고루 섞고 마요네즈를 넣어 버무린다.
5 토마토는 살짝 칼집을 넣은 뒤 뜨거운 물을 부어 껍질을 벗긴다. 꼭지를 따내고 찢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속을 파낸다.
6 토마토 속은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하고 ④로 속을 채워 넣는다.
7 토마토에 밀가루를 골고루 묻히고 달걀물-빵가루 순으로 옷을 입힌다.
8 170℃로 달군 식용유에 토마토를 넣어 노릇하게 튀긴다. 망 국자에 올려 토마토를 돌려가며 튀기면 모양을 살리기 쉽다.

만화책 속 비법
토마토 과즙이 크로켓 속에 스며들어 순한 맛을 낸다. 토마토로 만들어 차갑게 식혀 먹어도 색다른 맛을 내므로 여름철 간식으로도 좋다.

「한 그릇 더」
오래된 중고품 가게 주인인 한조의 손을 거치면 평범한 식재료도 뛰어난 맛의 요리로 탄생한다. 요리 잡지 편집자 미사키와 더불어 갖가지 재료를 이용한 가정식을 선보이는데 대부분 5백원도 안 되는 저렴한 재료를 이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뭐든지 간단한 재료로 상식을 깨는 일품요리를 만들어낸다. 만화 본문에 나온 요리의 스페셜 버전을 각 권의 마지막에 따로 레시피를 모았다. 주머니가 가벼운 사람이나 요리 초보, 싱글족이라면 도전해볼 만하다.

책 속 요리-텐카스 오코노미야키

재료
감자 1개, 양파즙 1큰술, 박력분 3/4컵, 소금 약간, 돈까스 소스 적당량, 튀김 반죽(튀김가루·얼음물 1/4컵씩)

만들기

1 감자는 강판에 갈아 양파즙과 섞는다. 윗물을 살짝 따라낸 뒤 박력분을 섞어 반죽하고 소금으로 간한다.
2 튀김 팬에 식용유를 달구고 분량의 재료를 섞어 만든 튀김 반죽을 뚝뚝 흘려 넣어 텐카스를 만든다.
3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①의 반죽을 한 국자 떠 올린 뒤 그 위에 ②의 텐카스를 넉넉히 뿌린다.
4 4~5분 정도 구운 뒤 뒤집어 눌러가며 익힌다.
5 갈색이 나면 접시에 담고 돈까스 소스를 골고루 뿌려 낸다.

만화책 속 비법
텐카스는 우동에 얹어먹는 작은 튀김 알갱이로 일부러 만들기도 하지만 튀김을 하고 남은 찌꺼기를 건져 사용하기도 한다. 버리는 재료를 사용해 간단하게 오코노미야키를 만든다.

요리 / 신동주(F.I.M Studio, 02-743-4330) 진행 / 정지연 기자 사진 / 홍태식(프리랜서)

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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