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에 해당되는 글 70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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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8.07.26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피임약에 대한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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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2008.07.25 6월 별자리 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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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2008.07.25 인간 탄생의 벅찬 순간 담아 사진집 출간한 사진작가 남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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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2008.07.25 척추측만증부터 일자목증후군까지 온 가족 척추 건강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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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2008.07.25 삼성서울병원 아토피 전용 병실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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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2008.07.25 당신의 키스는 안전합니까?…‘키스 건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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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 2008.07.25 [동네이야기]고즈넉한 세월의 숨결 따라 가회동을 거닐다
  28. 2008.07.25 [길 떠나는 길]맥주 찾아 떠나는 맛있는 여행 서호주
  29. 2008.07.25 오영주 박사와 김미숙 소장이 말하는 선행학습·영재교육
  30. 2008.07.25 [지구 끌어안기 캠페인]②기후 변화를 늦출 수 있다면 참을 수 있는 ‘즐거운 불편’

누구든 대답은 비슷할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며 얻고 싶은 것,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대부분 행복, 성공, 건강이라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모르고 있다. 그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단 하나의 열쇠는 바로 ‘분노 조절’이라는 것을. 치밀어 오르는 화를 현명하게 다스리고 평화롭게 치유할 수 있다면 건강, 행복, 성공이 조화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화를 내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다. 어느 개그 프로그램에 등장해 유행되고 있는 ‘16년 동안 단 한 번도 분노를 느끼지 못한 너그러움의 달인’ 정도가 아니고서야 ‘화’라는 감정은 누구나 느낀다. 하지만 이 감정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고 장기간 억누르다 보면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화병이다. 주변에서 종종 “울화가 치밀어서 못 살겠다”라며 무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끼고 답답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억울한 감정을 제대로 발산하지 못하고 억지로 참아 생기는 신경성적인 화, 바로 이 울화가 화병의 근원이라 하겠다.

하지만 화는 걱정거리이기는 해도 우리에게 나쁜 영향만 미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인간이 갖는 기본적 정서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꼭 필요한 부분. 실제로 한의학에서는 화를 인간의 에너지, 즉 인간의 생명력으로 보기도 한다. 또 화는 존중감이 유지될 수 있도록 돕고 상대와 경쟁할 수 있는 힘을 준다. 결국 화를 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화를 줄이고, 화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화병이란 무엇인가?
흔히 ‘화병’ 하면 스트레스나 우울증을 함께 떠올린다. 물론 기본적으로 화병은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화병 환자 중에는 체념을 동반한 우울한 기분과 의욕 상실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화병은 일반적인 스트레스성 질환, 혹은 우울증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화병의 경우 뚜렷한 증상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인체의 평형상태가 깨지면서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답답함, 치밀어 오름, 몸이나 얼굴에 열이 나는 느낌 등을 자주 느끼게 된다. 또 순환 기관, 소화 기관 등과 연관된 질병을 유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서양에서 말하는 우울증 환자들의 경우에는 신체적인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러한 점에서 미국정신의학회에는 화병이 한국인에게 만연된 문화 관련 증후군이라고 보고되기도 했다.

일반적인 스트레스성 질환은 주로 갑작스러운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일어나는 반면, 화병은 6개월 이상 장기적으로 동일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또 화병 환자들은 본인이 어떤 이유로 화가 생겼는지, 해결하는 방법이 무엇인지도 잘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참아온 경우에 해당한다. 대표적인 예가 남편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어떤 부분의 스트레스를 받는지 알고 싸우지만, 조용히 가정을 지키기 위해 꾹꾹 눌러 참아온 가정주부를 떠올려볼 수 있다.

일상적인 분노는 그 감정의 소고점이 지나고 나면 자연스레 없어진다. 하지만 분노를 장기간 억압해온 화병 환자들은 화를 받아들이는 역치가 낮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별일 아닌데도 쉽게 화를 낼 수 있고,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일에도 화를 내는 경우가 생긴다. 이 또한 화병의 고유한 특성에 해당한다.

화병의 원인
울화와 같은 한(恨)이 화병의 큰 원인이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화병은 40대 이상 주부들에게 가장 많이 나타난다.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 유교적 여성관 등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고 오랫동안 참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화병 증세를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이들 중에는 입시에 시달리는 학생과 직장 생활에 스트레스 받는 남성 환자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또 화병을 호소하는 이들의 나이도 점점 어려지는 추세다.

화병의 원인은 크게 개인적·가정적·사회경제적 문제로 나누어볼 수 있다. 흔히 가정 내 문제가 제일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결혼에 의해 새로 가족이 된 사람과의 갈등이 문제가 된다. 많은 여성들의 경우 역시 남편과의 문제가 많은 편이고, 시부모와 친척 간의 문제도 크다. 최근 들어서는 자녀 문제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 사회의 경쟁이 심화되고 자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한 책임이 주부들에게 전가되기 때문에 스트레스 수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사회적 문제는 가난과 고생이 가장 많고, 인간관계 스트레스·사업 실패·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도 화를 키우게 된다.

개인에 따른 차이도 어느 정도 존재한다. 화병은 일종의 ‘신경증’으로 볼 수 있는데 이 신경증에 잘 걸리는 사람이 화병에 노출될 가능성 또한 크다고 하겠다. 일반적으로 양심과 자아가 강하고, 융통성이 없고 고지식하며, 지나치게 이상주의적이며 강박적인 경우가 많다. 또 책임감이 있고 도덕적이지만 불안정하고 과민한 이들도 화병에 쉽게 노출되는 유형이다. 하지만 성격은 환경에 의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고 문화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므로 화병을 개인의 성격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모든 원인은 매우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한 가지 원인만을 찾는 것도 불가능하다.

실제로 화병의 가장 큰 문제는 ‘그냥 누구나 화나는 일을 겪으며 사는 건데, 치료는 무슨’, ‘화병은 완전히 고칠 수 없는 병일 거야’ 등의 생각 때문에 소홀하게 여긴다는 데 있다. 또 화병은 ‘당신이 예민해서, 성격이 긍정적이지 못해서 생기는 병이니 스스로 다스려야 한다’는 주변 사람들의 무관심이 만들어낸 결과이기도 하다.

화병의 증상
그렇다면 화병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증상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막히는 경우 혹은 가슴이나 목에 뭉친 덩어리가 느껴지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이외에도 무언가 치밀어 오르는 기분, 몸이나 얼굴에 열이 오르는 느낌, 급작스러운 화의 폭발이나 분노가 생기게 된다. 또 두통, 어지러움, 소화불량 등이 나타나거나 우울, 불안, 신경질, 짜증이 늘며 잘 놀라는 경우도 있다.

가슴 정중앙 부위를 눌러봤을 때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화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가슴 정중앙은 ‘전중’이라는 침의 자리로 감정의 기운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이 부분에 통증을 느낀다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해석되며 화병의 증상이 좋아지면 이 부분의 통증도 완화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신체적으로 봤을 때, 특히 화병의 증상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장기는 심장, 간, 위다. 이들 부위가 좋지 않다면 화를 더욱 잘 다스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편, 화는 한의학에서 말하는 불의 성질과 유사하다. 끓으면서 위로 올라가는 성질을 가지기 때문에 열이나 답답한 느낌이 얼굴을 비롯한 눈, 코, 귀 등에서 자주 나타난다. 또 신체의 수분을 소모시켜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에 입맛이 깔깔해지고, 대변이 굳고, 소변이 붉어지는 양상을 띠기도 한다. 가슴 부위에서 시작된 통증이 위로 올라가면서 목에서부터 얼굴까지 열이 난다거나 소화 장애, 자주 저리는 느낌이 드는 것 등이 종합적인 화병 증상이다.

치료는 어떻게?
화병 치료의 일차적인 목표는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의 치료에 있다. 증상이 쉽게 해결되지 못하면 더욱 불안해지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적으로 증상을 조절함으로써 치료에 대한 자신감과 자신의 문제가 결코 특별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도록 해야 한다.

화병 클리닉 등을 찾으면 보통은 약물, 침, 치료 명상법 등을 시행하게 된다. 전문 병원을 찾게 되면 약물요법을 사용하는데 기의 순환을 돕거나, 열을 떨어뜨리거나, 화의 반대 기운을 끌어올리거나, 정신을 안정시키는 약재 등을 각 개인의 주요 증상에 맞춰 처방한다.

특히 효과적인 것이 침 요법이다. 침은 기를 소통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기가 뭉쳐 생긴 화병 치료에 아주 잘 맞는다. 여기에 ‘화를 불러온 상대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명상법도 함께 병행하게 된다. 증상 치료로 화병 증상이 많이 누그러진다 해도 근본적인 불씨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최종적으로는 응어리를 지우고 상대를 용서해야 비로소 화병 치료가 끝이 난다고 본다. 즉, 화병 치료는 혼자의 힘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다만, 내가 어떻게 상황을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외부적 자극과 내부적 수용의 균형이 분명해진다. 자신이 분노를 견딜 수 있는 힘이 커진다면 신체적으로도 화를 견딜 수 있는 힘이 높아진다고 생각하자.

물론 화병은 치료도 중요하지만 예방이 더욱 필수적이다. 또 화병을 잘 치료했다고 해도 병의 재발을 막으려면 일상생활에서 꾸준히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평소 다음과 같은 점을 염두에 두고 생활하도록 하자.

- 화를 무조건 참지 말라고 했다고 해서 화가 나는 상황에서 바로 화를 폭발시켜서는 안 된다. 갑작스러운 분노는 더 큰 화와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억울한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자신의 입장을 여유 있게 정리한 뒤, 문제가 생긴 상황과 적극적으로 맞닥뜨리자.

- 어쩔 수 없이 화를 표출했다면 그 뒤에는 전신을 이완시킨다. 화가 나면 전신이 경직되기 때문에 신체적 질병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명상, 호흡, 근육이완법 등을 실시한다.

- 자신과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도록 한다. 또 자신에게 맞는 운동과 취미 생활을 꾸준히 해 화에 대한 저항력을 키우는 것이 좋다.

한방병원 신경정신과 전문의 김종우 교수가 제안하는 일상 속 화 다스리기

◆ 자신을 느끼는 시간, 명상
많은 이들이 살면서 자기 자신을 제대로 챙겨본 기억이 별로 없을 것이다. 주변 환경이나 골치 아픈 일, 다른 사람들에 대한 생각 등을 내려놓고 오롯이 자신을 들여다보자.

1) 우선 자신의 숨소리를 듣는다. 들이쉬고 내쉬는 숨은 편안한 상태에서 규칙적으로 호흡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균형을 잃게 되면 숨의 속도나 깊이가 변하기 때문에 이를 고르게 만드는 데 집중한다.

2) 발바닥에 정신을 집중시키는 것도 좋겠다. 기를 아래로 끌어내리게 되므로, 화가 치밀어 흥분될 때 유용하다. 손바닥에 정신을 집중시키는 방법은 기의 감을 느끼는 데 가장 좋다. 명상을 할 때 손을 마주 보며 정신을 집중시키면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3) 자신이 가장 즐거웠던 순간을 떠올려보자. 또 가장 인상 깊었던 풍경을 떠올리는 것도 좋다. 그리고 편안한 자세로 그때 감정에 귀를 기울이고 기운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 두 박자, 네 박자로 걷기
김종우 교수는 “분노는 그 날 푸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우리 몸은 화를 받아들이면서 그 감정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능하면 자기 전에 화를 떨쳐내는 것이 좋다. 일상에서 쉽게 화를 푸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걷기다. 명상은 사실 숙달되기 전까지는 혼자서 집중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걷기는 생각을 내려놓도록 만들기 때문에 누구나 손쉽게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무작정 빨리 걷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네 박자를 세며 걷는 것. 적절한 호흡을 곁들여 자신의 몸을 긴장·이완시켜야 한다.

1) 걸으면서 발에 맞춰 마음속으로 박자를 헤아린다.
2) 두 걸음 걸으면서 숨을 들이마시고, 네 걸음 걸으면서 천천히 숨을 내쉰다.
3) 들이마시는 숨은 교감신경이 작용하는 긴장의 숨이다. 반대로 내쉴 때는 부교감신경이 작용해 몸이 이완된다. 자신의 호흡을 지켜보며 두 걸음, 네 걸음을 반복한다.

◆ 분노를 배출하는 호흡법
당장 화가 치밀어 오를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화가 몸속에 쌓이지 않도록 숨과 함께 뱉어내자. 분노를 느꼈을 때 바로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되는 호흡법도 있다.

1) 똑바로 서서 양다리를 어깨 너비로 벌린다. 코로 숨을 들이마시며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해 머리 위까지 올린다. 숨을 충분히 들이마신 뒤 입으로 내쉬면서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게 해 아랫배 높이까지 천천히 내린다. 이 동작을 3회 반복한다.

2) 가슴에 쌓인 불기운을 배출해야 한다. 숨을 들이마시며 손바닥을 위로 해 몸의 중앙을 따라 심장 부위까지 올린다. 충분히 숨을 들이마신 다음 입으로 내쉬면서 손바닥을 위로 향해 머리 위로 올리면서 “허어” 하고 소리를 내면 심장에 쌓인 화기가 밖으로 배출된다. 이 동작을 5회 반복한다.

3) 이번에는 폐에 쌓인 불기운을 배출한다. 숨을 들이마시며 손바닥을 위로 해 몸의 중앙을 따라 심장 부위까지 올린다. 충분히 숨을 들이마신 다음 입으로 내쉬며 손바닥이 몸 바깥쪽을 향하도록 해 뻗으면서 “쉬이” 하고 소리를 내면 폐장에 쌓인 화기가 밖으로 배출된다. 이 동작을 5회 반복한다.

4) 1)에서 했던 동작을 3회 반복한다.

◆ 음악으로 감정 분출
음악은 감정을 표현하는 출구이자 정서적으로 혼란스러운 사람들에게 치료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화를 유발하는 주변 환경의 변화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본인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관리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된다. 음악을 통해 효과적으로 감정을 분출하고 정화하려면 우선 억울함과 슬픔을 밖으로 끄집어낼 수 있도록 하고, 이후 즐겁고 편안한 마음을 갖도록 유도해야 한다. 따라서 카타르시스를 유도하기 위한 단조 중심의 슬픈 느낌이 드는 곡을 먼저 듣고, 일상의 생활로 가볍게 복귀하기 위해 약간 밝고 서정적인 느낌이 드는 곡을 듣도록 한다.

실제로 화병 치료에 적용하는 음악 청취 프로그램
: 5~10분 내의 6곡으로 구성했다. 매일 한 번씩 2주 정도 듣도록 한다.

슬픈 느낌
1) 글룩(Gluck), 멜로디(Melodie)
2) 비탈리(Vitali), 샤콘느(Chaconne)
3) 쇼스타코비치(Shostakovich), 재즈 모음곡 왈츠 2번(Jazz suites No.2 Waltz)

밝은 느낌
4) 모차르트(Mozart), 클라리넷 콘체르토(Clarinet concerto)
5) 마스카니(Mascani),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Intermezzo from Opera ‘`Cabellerai Rusticana’)
6) 엘가(Elgar), 사랑의 인사(Salut D'Amour)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원상희, 이성훈 도움말 / 김종우(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전문의) 그림제공 / 꼬망쎄(http://www.edupre.co.kr/)

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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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을 방문한 이들은 먼저 그 아름다움에 넋을 잃는다. 해외 유명 휴양지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통영 시내,수십 개에 달하는 섬들은 한 폭의 그림 같다. 그다음으로는 신선한 해산물과 지역색을 반영한 독특한 먹을거리에 푹 빠진다. 여기에 통영의 문화예술까지 접한다면 이 도시를 잊지 못할 특별한 추억으로 간직할 것이다.

통영버스터미널에 도착해 택시를 탔다. 낯선 곳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관광 안내책보다 택시기사의 안내가 더 유용하다.

“통영은 동양의 나폴리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한려수도가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한산도와 여수를 잇는 물길입니다. 시간이 되면 꼭 한려수도에 있는 섬들을 방문해보길 바랍니다. 일제시대 때 만들어진 해저터널이나 아름다운 야경도 꼭 보시고요. 통영이 인구 대비 예술인들이 세계 최대인 건 아시지요? 얼마 전 열린 통영국제음악제도 유명하고요….”

마치 관광 가이드처럼 술술 풀어놓는 기사 아저씨의 통영 자랑은 끝이 없다.

역사 유적이 아름다운 통영 시내
여행은 충무김밥을 먹는 것으로 시작됐다. 통영 시내의 아름다운 항구인 강구안을 따라 충무김밥집이 즐비하다. 그중에서 택시기사뿐 아니라 통영 주민들이 손꼽는 원조는 바로 뚱보할매 충무김밥. 창업주는 70년 전 쉽게 쉬지 않은 충무김밥을 발명했고, 그것이 지금은 통영의 명물이 됐다. 지금은 며느리가 이어받아 그 전통을 지켜가고 있다. 맑은 장국 역시 구수함과 깔끔함이 일품이다.

식사가 끝났다면 강구안을 따라 걸어볼 것을 권한다. 바다에 떠 있는 거북선도 볼거리고, 정박해 있는 오징어잡이 배도 재미있다. 언덕길 위에 자리한 통영시민회관에 오르는 것도 좋다. 이곳에 서면 통영의 아름다운 만이 한눈에 펼쳐진다. 야경을 즐기기에도 최적의 장소다.

시민회관에서 내려와 조금만 걸으면 부근의 유적지들에 다다른다. 이순신의 위패를 봉안한 사당인 충렬사에서는 일 년에도 몇 차례씩 충무공을 위한 전통의례 행사가 마련되고 있다. 사당을 비롯해 동서재, 경충재, 숭무당, 비각, 전시관, 강한루 등 건물 17동과 5개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명조팔사품을 비롯해 지방유형문화재인 충렬묘비와 지방기념물인 동백나무 등 많은 동산문화재를 가지고 있다.

충렬사에서 채 몇 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에 세병관이 있다. 임진왜란 때 삼남의 군사를 모았던 곳이 바로 통영이다. ‘통영’이라는 이름도 이곳에 ‘삼도수군 통제사영’이 있었기 때문에 붙여졌다. 그 통제영지의 객사가 바로 세병관이다. 현판의 길이만 2m가 되는, 영남에서 가장 규모가 있는 건물이다. 정면 9칸, 측면 5칸의 단층 팔작지붕으로 된 웅장한 건물로 모든 칸은 창호나 벽체를 만들지 않고 통칸으로 개방했다.

이곳에서 10분 정도 걷다 보면 통영 시내를 대표하는 통영대교와 해저터널 그리고 운하가 있다. 한국의 유일한 3중 교통로다. 운하 밑으로 뚫린 해저터널로는 사람들이 다니고, 그 위에 걸린 통영대교로는 자동차가 다니며, 운하로는 바다 조수와 상관없이 배들이 오간다. 통영대교는 미륵도와 육지를 잇는 아름다운 다리다. 무지개 모양으로 건립된 다리는 낮에도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밤이면 오색찬란한 조명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야경을 완성한다. 운하와 해저터널은 일제시대에 건립됐고, 해저터널은 동양 최초라 역사가 깊다. 완공 이후 30년 동안은 차와 사람이 함께 다녔지만, 충무교가 설립된 뒤부터는 차의 통행이 금지됐다고 한다. 해저터널 안의 모습은 지하도를 연상하면 쉽다.

한산도, 사량도, 매물도… 남해의 아름다운 보석들

통영에는 무수히 많은 섬들이 존재한다. 이 섬들은 큰 섬들의 이름을 따 크게 사량면, 한산면, 욕지면으로 나뉜다. 이 중 한산면의 가장 큰 섬인 한산도는 통영 시내에 있는 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면 30분 만에 도착한다. 30분마다 다니는 배는 제승당 입구 부근에 닿는다. 제승당은 한산대첩을 승리로 이끈 충무공의 충절을 기리는 성지다. 지금의 모습은 박정희 정권 때 증축, 확장된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인 의미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자연경관이 빼어나다. 제승당 앞바다는 통영에서 8경으로 꼽히는 절경이다. 바닥이 보이는 맑은 바다와 만을 이루고 있는 자연 경관은 한 폭의 그림과 같다. 또 제승당 입구로부터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아름다운 길은 상쾌한 산책로다.

제승당만 돌아보기 아쉽다면, 한산도 섬 전체를 둘러보자. 차가 없더라도, 배 시간에 맞춰 들어오는 버스를 타면 된다. 버스는 해안도로를 끼고 섬 전체를 한 바퀴 돈다. 사실 특별히 볼거리는 없다. 김 양식장이나 소박한 마을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관광지로서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섬사람들이 생활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버스는 정확히 배 시간에 맞춰 다시 출발점으로 데려다주기 때문에 배를 놓칠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한산면의 가장 아래에 위치한 매물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일부다. 통용시내에서 조금 멀지만 막상 가보면 그 절경에 절대 후회하지 않을 관광지다. 매물도는 대매물도, 소매물도, 등대도를 통틀어 부르는 말로, 흔히 소매물도와 등대도를 합쳐 소매물도라 부르는데 이 사이의 해안 암벽이 장관을 연출해 통영 3경이라 불린다. 섬 서쪽과 남쪽 해안에 자리한 기암괴석은 독특한 풍경을 자랑한다. 용바위, 부처바위, 병풍바위, 거북바위, 촛대바위 등이 이름만큼이나 개성 넘치는 모습으로 둘러서 있고, 이 사이로 입을 벌리고 있는 글씽이굴은 매우 좁아 배를 타고 아슬아슬하게 통과할 수 있는 묘미가 있다. 소매물도와 등대도는 조수가 빠져 나가면 걸어서 건너다닐 수 있을 정도로 얕다. 소매물도는 동백나무가 자연림을 이루고 있으며 등대도는 섬등성 전체가 잔디로 덮여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뱀이 기어가는 형상이라 해서 붙은 이름 사량도. 3개의 유인도와 8개의 무인도로 구성되어 있다. 사량도는 크게 상도와 하도로 구분된다. 상도는 중앙을 가로지르는 지리산과 옥녀봉이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어 등산객들의 사랑을 받는 섬이다. 사량도에서 가장 유명한 옥녀봉은 바다와 산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산행 코스지만, 암봉 고암릉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은 꽤 험하다. 철사다리, 밧줄타고 오르기, 수직 로프 사다리 등 기초 유격 코스가 재미를 더한다.

낚시에 관심이 있다면 욕지도를 찾자. 도미의 일종인 감성돔, 볼락의 보고이고, 주옥과 같은 낚시 포인트가 많아 사시사철 낚시 애호가를 불러 모으는 섬이다.

통영을 더욱 빛나게 하는 문화예술
통영은 세계적으로 인구 대비 예술인을 가장 많이 배출한 도시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이 태어난 곳이고, 작가 박경리, 시인 유치환, 김상옥, 김춘수, 극작가 유치진, 화가 전혁림 등이 이곳에서 나고 자랐다. 특히 윤이상은 평생 고향인 통영을 그리워하며 향수병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영 시내 그의 생가 앞 도로는 윤이상 거리로 지정되어 있고, 입구에는 그의 흉상을 비치해놓았다. 그의 업적을 기려 통영은 음악도시로 거듭났다. 매해 국제 규모의 통영국제음악제가 봄 시즌, 가을 시즌에 열린다. 더구나 이 축제에 참여하는 이들은 모두 세계에서 손꼽히는 연주자나 단체로, 매해 남부 지방의 음악 애호가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네스코에 등재된 축제이기도 하다. 또 하나의 축제인 경남음악콩쿠르 역시 세계의 재능 있는 예비 음악가들의 경합의 장이다.

여기에 청마 유치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흔적을 따라가보는 것은 어떨까? 통영 시내에 자리한 청마문화관은 여러 테마로 구성됐다. 청마를 비롯한 통영 출신 유명 예술인들을 소개하고, ‘청마의 생애’, ‘청마의 문학’, ‘청마의 발자취’ 등으로 유치환의 삶을 심도 깊게 살펴볼 수 있도록 꾸며놨다. 친절한 도우미의 설명도 들을 수 있다.

통영국제음악제가 열리는 장소인 시민문화회관 부근에는 다양한 문화 유적이 자리해 있다. 조각공원에는 15명의 세계적인 조각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고, 박경리의 ‘김약국의 딸들’ 영화 촬영기념 비와 유치환의 ‘깃발’ 시비도 만나볼 수 있다.

이곳에서 조금만 발걸음을 옮기면 박경리의 생가가 있으며, 조금 더 걷다 보면 시조시인 김상옥의 생가도 둘러볼 수 있다. 또 한국의 대표적인 화가 이중섭이 통영에 머물렀던 시절 살았던 집도 보존되어 있다.

모두 역사적으로 귀중한 의미를 지닌 명소지만, 통영에 오면 꼭 들러야 할 곳이 있다. 한국 10대 거장에 속하는 전혁림 화백의 미술관이다. 올해로 92세가 된 전 화백은 아직도 통영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이 미술관을 방문하면 그간의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완성되지 않은 작품과 마르지 않은 물감을 만날 수 있다.

통영에서는 화장실도 문화적이다. 여객터미널 화장실에는 윤이상이 직접 작곡한 어느 학교의 교가가 붙어 있고, 제승도 관광지 안의 화장실에는 전혁림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을 정도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역사 그리고 예술계에 큰 족적을 남긴 이들을 다수 배출한 이곳, 대한민국에서 가장 특별한 도시 통영이다.

여행 정보

1 그밖에 볼거리

연화도 용머리
통영항에서 남쪽에 자리한 연화도는 통영시 관내 섬 중 가장 먼저 사람이 살기 시작한 섬으로 의미가 깊다. 바다에 핀 연꽃이란 뜻인데, 실제로 북쪽 바다에서 바라보는 섬의 모습은 꽃잎이 하나하나 겹겹이 봉오리 진 연꽃 형상이다. 사방이 기암절벽에 둘러싸여 경관이 빼어난 데다 연화도사가 비구니 3명과 함께 수도했다는 서낭당(실리암)과 도승들이 부처처럼 모셨다는 전래석(둥근 돌) 등 유물들이 산재해 있다. 용이 대양을 항해 헤엄쳐 나가는 형상인 용머리는 이 섬의 빼어난 절경이다.

달아공원
국내 최고의 일몰을 자랑하는 곳이다. 통영시 남쪽의 미륵도 해안을 일주하는 23Km의 산양일주도로 중간에 있다. 이곳 지형이 코끼리 어금니와 닮았다고 해서 ‘달아’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지금은 ‘달구경하기 좋은 곳’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고 한다. 5분 정도 공원길을 올라가면 여유롭게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 나타난다. 이곳에 서면 작은 바위섬부터 멀리 욕지도까지 수십 개의 섬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통영 전통 공예관
통영시 미륵도 관광 특구에 위치한다. 통영에서 나는 전복, 소라, 조개껍데기로 만든 통영나전칠기는 물론, 통영갓, 통영소반, 통영소목, 통영대발, 통영누비, 통영부채, 통영전통비연, 통영에서 나는 동백씨에서 동백유와 동백워터를 추출해 만든 동백화장품 등 통영에서 생산되는 각종 특산품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 특히, 4백 년 전통의 통영나전칠기는 문양과 색깔이 신비하고 화려해 전국 최고품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문의 055-645-3266

2 가는 방법
서울, 경기 지역은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대전JC에서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로 갈아탄다.

3 맛집
오미사 꿀빵_ 1960년대부터 사랑받아온 통영의 명물. 앙금이 들어간 동그란 도넛에 달콤한 시럽을 묻히고 깨를 뿌려 만든 빵이다. 기름에 튀겨낸 도넛이지만, 기름기가 적어 담백하고, 앙금은 달지 않다. 그날 만든 양만 다 팔고 문을 닫기 때문에 늦지 않게 찾아가야 한다.

뚱보할매 충무김밥_ 충무김밥의 원조로 꼽히는 집으로, 지역 주민들에게도 유명하다. 지금은 서울 등 전국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통영에서 맛보는 김밥은 통영에서 난 좋은 김과 신선한 오징어 등으로 더욱 맛있다. 서비스로 제공되는 맑은 장국 또한 구미를 돋운다.

분소식당_ 도다리 쑥국은 봄에만 맛볼 수 있는 계절 메뉴다. 통영에서는 예부터 봄철 보양식으로 먹었다. 도다리 한 마리, 쑥과 봄나물, 무 등을 넣어 맑은 국물을 냈다. 보들보들한 하얀 도다리 살은 입에서 그대로 녹고, 향긋한 쑥 향과 봄나물의 조화도 일품이다.

4 쇼핑
통영은 세계적으로도 질 좋은 해산물로 유명하다. 굴은 국내 생산량의 70%에 달하고, 일본, 미국, 동남아까지 수출될 정도로 맛이 뛰어나다. 굴을 비롯한 해산물을 구입하는 것도 좋지만 통영에 가면 반드시 멸치나 건어물을 사야 한다. 통영 멸치는 건조 방식이 뛰어나 짜지 않고 맛있다. 관광객 대상이 아닌, 현지인들이 다니는 통영항 여객터미널 앞에 자리한 서호시장에서 구입하자. 작은 멸치 1kg에 1만5천원, 국물용 멸치 1kg에 1만원대. 통영 김 또한 유명하다. 돌김 8천원, 일반 김 6천원선.

5 숙박
미륵도 관광 특구에 자리한 충무 마리나 리조트(055-643-8000, www.kumhoresort.co.kr/chungmu)는 요트를 비롯한 다양한 해양 스포츠의 즐거움도 함께 누릴 수 있다. 여객선 터미널과 충렬사 부근에 자리한 충무비치호텔(055-642-8181)은 관광하기에 편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국적인 분위기를 원한다면 버스터미널 부근에 있는 통영펜션(typension.co.kr)을 이용하자.

글 / 두경아 기자 사진 / 두경아, EK 통영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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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피임약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경구 피임약은 가장 대중화된 피임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여성들 중 일부는 ‘나중에 임신이 잘 안 될 수 있다’ ‘성감이 떨어진다’‘속이 메스껍다’ 등의 이유로 피임약 사용을 꺼리는 경우도 있다. 여성들이 생각하는 피임약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짚어본다.

지난해 피임연구회가 전국 주요 도시 19~34세 여성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경험이 있는 여성 중 먹는 피임약이나 콘돔 등의 도움을 받지 않고 질외사정법이나 자연주기법으로 피임을 하는 여성이 조사 대상 중 20.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일반적인 피임법인 ‘콘돔’ 사용은 구하기 쉽고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무드를 깨는 경우가 있고, 항시 준비가 안 된다는 점, 남성의 성감을 떨어뜨린다는 점 등의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비해 여성의 경구 피임약은 매일 빠뜨리지 않고 복용만 한다면 피임 걱정 없이 성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하지만 정말 경구 피임약은 인체에 아무 해가 없는 것일까. 그리고 여성들이 흔히 생각할 수 있는 ‘피임약에 대한 속설’은 정말 아무 근거 없는 이야기일까. ‘먹는 피임약에 대한 10가지 오해’를 하나씩 풀어봤다.

피임약의 효능이 의심스럽다?
일반적으로 가장 효과가 좋은 피임법은 콘돔이라고 생각하지만 콘돔의 피임 실패율은 10~15% 내외다. 반면, 먹는 피임약의 피임 성공률은 98~99%에 이르러 수술이나 자궁 내 장치를 제외한 피임 방법 중 피임 성공률이 가장 높다. 자연주기법이나 체외사정법에만 의존하면 피임 실패율이 15~27%에 원치 않는 임신을 할 수도 있다.

체중이 증가한다?
과거에는 피임약과 체중 증가의 관계에 대한 연구들이 많았다. 하지만 실제로 피임약이 체중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는 밝혀지지 않았다. 호르몬 함량이 높았던 초기 피임약의 경우 체내의 수분 배출을 어렵게 하는 수분 정체 현상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 피임약에는 체중에 영향을 주지 않는 소량의 호르몬만 포함되어 있다.

일정 기간 혹은 영구적으로 불임이 된다?
전혀 근거가 없다. 건강한 여성이라면 먹는 피임약 사용을 중단하면 바로 임신 능력이 회복된다. 오히려 피임약을 장기적으로 복용할 때 임신 능력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암을 유발한다?
현재까지 피임약이 암을 유발한다는 오해로 인해 많은 여성들이 피임약 복용을 꺼려왔다. 실제, 피임약이 유방암과 자궁경부암에 단기간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는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두고, 피임약 때문이 아니라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들의 성생활이 활발하기 때문에 자궁경부암이 많은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의학 전문지인 「란셋(Lacet)」지에서는 최근 피임약이 난소암을 예방한다는 보고를 발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여드름 등 피부 트러블이 생긴다?
피임약을 먹으면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해 피부 트러블이 생긴다고 걱정한다. 이 같은 증상은 일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요즘에는 오히려 피부 상태를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는 피임약도 나오고 있다.

기형아를 낳을 확률이 있다?
근거 없는 이야기다. 임신 전 피임약 복용이 태아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는 없으며, 이 사실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확인된 바 있다. 그러나 피임약 복용 도중 임신이 되면 복용을 중지하도록 권한다.

임신 중에는 먹으면 안 된다?
혹시 임신 중인지 모르고 피임약을 복용했더라도 임신 10주 이전에 복용했다면 태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삼성 제일병원 산부인과 한정렬 교수가 3천5백12명의 산모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피임약을 복용한 산모의 기형아 출생률이 그렇지 않은 산모보다 더 높게 나오지는 않았으며, 출산시 체중과 조산율, 저체중아, 거대아 출산율 등에도 영향을 주지 않았다.

성분이 몸에 축적된다?
먹는 피임약은 우리 몸의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일 복용해야 하며, 위에 축적되지 않고 전부 용해된다. 따라서 피임약을 복용하지 않을 때는 체내에 피임약 성분이 남아 있지 않다.

성감(性感)을 저하시킨다?
먹는 피임약은 성생활을 방해하지 않는다. 콘돔처럼 신체 외부에 사용하는 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성적인 행동(Sexual Behavior)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 이 같은 장점은 여성들이 먹는 피임약을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성생활을 할 때만 복용한다?
성생활을 하지 않을 때도 피임약을 계속해서 복용해야 한다. 피임약을 복용하다가 중간에 멈추면 피임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피임약은 매일 일정한 시간을 정해 하루 한 알씩 복용할 때 피임 효과가 가장 좋다.

Mini Interview

여성들이 ‘피임약’에 대해 잘못된 오해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경구 피임약은 우리나라에 1950~60년대에 처음 선 보였다. 당시에는 제대로 된 과학적인 피임법이 없어서 고생했다. 이후 1980년대부터는 2세대라고 불릴 수 있는 좀 더 안전한 피임약이 상용화되었다. 특히 최근에 출시되는 피임약은 매우 안전하고 효과가 좋다. 요즘 알고 있는 피임약에 대한 잘못된 오해는 ‘초창기 피임약’에 대한 오해가 아직까지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경구 피임약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피임법마다 장단점이 있다. 경구 피임약은 콘돔에 비해 실패율이 낮다는 점이 장점이다. 또한 콘돔처럼 중간에 무드를 깨지 않아도 되고, 특별히 남성의 협조가 없어도 된다. 자궁 내 장치 같은 경우,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들에게는 약간의 무리가 될 수도 있다. 이에 반해 경구 피임약의 단점은 피부 트러블과 메스꺼움, 매일 같은 시간에 약을 챙겨 먹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 등이다.

경구 피임약의 처음 복용 증상이 있다면?
처음 먹기 시작할 때 유방이 탱탱해지거나 속이 메스꺼운 정도의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은 2~3개월 지나면 괜찮아진다. 또 처음 피임약을 복용할 때는 출혈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럴 경우, 함부로 끊지 말고 계속 복용하면서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특별히 먹는 피임약을 복용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면?
혈전증 소인이 있는 사람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혈전증은 우리나라에는 거의 없고, 서양 여자들에게 많이 있다. 또한 간 기능이 좋아야 하고,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은 조심하는 것이 좋다. 특히 나이가 35세 이상이거나 담배를 하루 10개비 이상 피우는 사람은 복용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경구 피임약을 복용할 경우 ‘피임’ 외의 이점이 있다면?
먹는 피임약은 피임 효과 외에도 생리통 경감, 생리주기 조절, 난소암과 자궁내막암의 위험 감소, 생리 양 감소와 과다월경에 따른 철 결핍성 빈혈 예방 등 여러 가지 건강상의 이점을 갖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여드름, 피지가 많은 피부, 다모(多毛)성 피부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체중과 혈압 조절 기능이 추가된 기능성 피임약도 나오고 있다.

피임약 복용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우선 하루라도 빠뜨리지 말고 피임약을 먹어야 한다. 만약 복용 시간에서 12시간이 지났으면 한 알을 더 먹고, 이틀이 지났으면 일주일간 다른 피임법을 병행하는 게 좋다. 피임방법을 선택할 때는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피임의 중요성이라면?
보통 여성은 1년에 10~12번의 생리를 한다. 평생 4백여 번의 배란이 있다. 그중에 우리가 원하는 임신은 한정되어 있다. 그 외에는 모두 피임을 해야 한다. 피임을 하지 않아서 원치 않는 임신이 될 경우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의 고통이 될 수도 있으니 피임의 중요성을 늘 잊지 말아야 한다.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원상희, 이성훈 도움말 / 홍순기(청담마리산부인과 원장) 자료 제공 / 바이엘 헬스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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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작품이 감상의 대상에서 투자의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는 요즘, 사진 투자가 미술품 투자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가격이 오를 만큼 오른 회화에 비해 저렴한 가격과 높은 성장 가능성이 사진 투자의 가장 큰 매력이다. 어렵고 난해한 회화 작품과는 달리 대중과 친밀도도 높아 이해하기도 쉽다. 쉽고 돈 되는 사진 투자, 초보 컬렉터들을 위한 사진 투자 노하우.

A 예술로서 사진의 가치

엄밀하게 말해 ‘사진 작품’이란 사진을 표현 수단으로 하는 모든 예술품이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시대, 예술의 표현 방법이 다양해짐에 따라 복제가 가능한 사진의 속성은 여러 장르에 응용된다. 사진기로 찍어 프린트로 뽑아놓은 이미지뿐만 아니라 결과물을 다시 아크릴에 새기거나 비디오 화면을 캡처해 컴퓨터에서 합성 작업을 거쳐 다시 프린트로 뽑아내는 등, 사진 기술을 바탕으로 한 표현 방법에는 끝이 없다. 이것이 바로 현대 예술의 특성이자 현대 예술에서 사진의 비중이 커지는 이유다.

처음 사진이 탄생했을 때는 복제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예술로 취급받지 못했다. 회화는 오직 한 점만이 존재하는 반면 사진은 무한 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예술이 아닌 기술로 대접받았다. 이 한계를 극복한 것이 ‘에디션’ 개념이다. 사진도 한 작품당 정해놓은 수만큼만 제작을 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11*14인치 크기로 에디션 3번까지를 만들었다면 작가는 그 이상의 작품을 이 크기로는 만들어내지 않는 것이다. 회화처럼 희소가치를 높이는 방법이다. 사진을 단순 복제 기술이 아니라 독창적인 표현 수단으로 생각하는 디지털 시대의 특성상 사진 작품의 가치는 점점 높아질 전망이다.

B 사진 투자, 지금이 적기
현재 세계 사진시장의 연간 거래액은 2천억원. 그중 뉴욕이 65%, 런던이 19%, 파리가 9%를 차지한다. 아직은 회화에 비해 시장 규모가 작고 작품도 많이 편중되어 있지만 폭발적인 가격 상승이 이뤄지고 있어 향후 투자 가능성이 큰 아이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작품 중 대표적인 사례는 배병우의 ‘소나무’ 연작이다. 2년 전만 해도 5백만~1천만원에 거래되던 그의 작품은 이제 1억원을 호가한다. 작품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10배 이상 가격이 뛴 셈이다. ‘2007 서울 국제 판화사진 아트페어’에서는 엽서 크기만 한 ‘만 레이’의 사진이 1억4천만원에 팔렸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거래되고 있는 사진 작품은 인기 작가 작품이라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5백만~2천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보통 회화 가격의 20분의 1수준이다. 아파트 등 미니멀한 주거 환경에 부담 없이 어울리는 사진 작품의 특성상 앞으로 주택 공간이 보다 현대화됨에 따라 생활 밀착형 예술로 더욱 각광받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이 ‘지금이 사진 투자의 적기’라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김아타의 On-Air 프로젝트 뉴욕 시리즈(사진 위 왼쪽). 정연두의 로케이션(사진 위 오른쪽). 배병우의 소나무 시리즈(사진 아래)

C 사진 투자 트렌드
최근에는 디지털 시대의 특성을 살린 작품이 인기가 많다. 그러나 작품 투자는 1~2년이 아니라 장기적인 전망을 본 투자이기 때문에 지금의 유행을 좇는 일이 꼭 좋다고만은 할 수 없다. 작품 세계도 워낙 다양해져 컬렉팅을 시작하는 초보 컬렉터는 우선 주목받는 작가들의 작업 성격을 분석한 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가군을 발견하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컬렉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국내 작가
현재 국내에서는 고명근, 배병우, 구본창, 김아타, 민병헌, 이정진, 이홍구, 김도균 등 많은 사진 작가들이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배병우의 소나무는 2005년 가수 엘튼 존이 구매한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엘튼 존은 그의 소나무 사진(130cm*260cm)을 2천7백만원에 구매했다. 이후 배병우의 작품은 뉴욕 등 해외 경매에서 점점 가격이 상승해 지난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소나무 사진(120cm*120cm) 두 점 시리즈가 13만8천 달러(약 13억원)에 낙찰됐다. 순수 예술가로는 아시아인 최초로 뉴욕 맨해튼의 세계사진센터에서 ‘Atta Kim: On-Air’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을 연 김아타는 장 노출을 이용해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사라진다’는 추상적인 이미지를 표현한 작가로 유명하다. 지난해 말 뉴욕에서 열린 아트페어에서는 김아타의 작품 14점이 사흘 만에 1백47만 달러, 우리 돈 13억4천만원에 팔렸다. 김준, 데비한, 정연두 등 최근 우리나라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해외에서 호평을 받으며 작품 가격도 점차 오르고 있다. 3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 작품으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사진 작품들이 해외 전시나 아트 페어, 경매에서 좋은 가격에 거래되며 일반 투자가들의 투자도 점점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다.

해외 작가
최근 현대 사진계를 이끄는 슈퍼스타들은 대부분 독일의 ‘베허학파’ 출신들이다. 스타 사진가인 안드레아스 거스키와 토마스 루프, 칸디다 회퍼 모두 독일 뒤셀도르프 대학에서 베런드 베허와 힐라 베허 부부에게 사사했다. 이 중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현대사회를 정갈하게 표현하는 안드레아스 거스키의 작품 ‘99센트(99 Cent)’는 지난해 2월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약 3백40만 달러(약 33억원)에 낙찰돼 현대 사진 중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그의 작품은 지난 7년간 3배 가까운 가격 상승을 했다. 에드워드 스타이켄의 1904년 작 ‘연못과 달빛(The Pond-Moonlight)’은 2006년 뉴욕 경매에서 약 3백만 달러(약 28억원)에 팔려 그 뒤를 이었다. 이 작품은 사진 자체의 가치뿐 아니라 필름이 분실되어 더 이상 찍어낼 수 없는 희소성을 가진 작품이기도 하다. 이 밖에 미국의 신디 셔먼, 리차드 프린스, 일본의 히로시 스기모토, 중국의 장 후안 등도 세계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작가다.

안드레아스 거스키의 타이페이
D 초보 컬렉터를 위한 조언
-작가의 전시 이력이나 소장처를 확인해라. 공신력 있는 박물관이나 갤러리가 소장하고 있다면 안정적인 투자가 될 수 있다.
-사진 작품은 에디션별로 가격이 다르다. 뒤 번호로 갈수록 가격이 비싸고 투자 가치도 높다.
-가능하면 에디션이 적은 작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단골 갤러리를 만들어 시장 동향에 대한 지속적인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갤러리만의 스타일이 있으므로 한 곳에서만 구입하는 것은 좋지 않다.
-작품 값이 어느 날 갑작스럽게 오른 작가의 작품은 시장을 꿰고 있지 않는 한 위험성이 크다.
-유명 갤러리들을 통해 전시한 작가의 이력과 작품 특징들을 분석하면 사진 보는 안목을 키울 수 있다.

사진 투자를 시작한 초보 컬렉터들에게 전문가들은 일단 투자의 목적을 떠나 자신의 마음에 드는 작품을 구매하라고 조언한다. 쇼핑도 해본 사람만이 노하우를 알듯이 작품 구매도 거듭 해보지 않고서는 하루아침에 눈썰미를 키울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예술 작품 구매는 큰돈을 들이지 않는 한 실패란 없다. 두고두고 감상하면 되니까. 때로는 시장에서 가치 있다고 권하는 작품과 마음에 드는 작품이 차이가 큰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일단 내 눈에 좋은 작품을 선택하자. 즐기면서 하는 투자, 재미있고 돈 되는 사진 투자의 시작이다.

글 / 노정연 기자 도움말 / 송수정(서울포토페어 디렉터)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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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간에 필요한 자금은 적금, 여유 자금 혹은 3년 이상
장기투자 할 수 있다면 펀드가 적합하다”

펀드 열풍은 이제 식은 걸까. 지난해까지 돈을 싸들고 펀드에 가입하기 위해 증권사로 몰리던 사람들이 올 들어 은행과 저축은행의 특판 상품으로 눈을 돌렸다. 은행과 저축은행의 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원금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펀드에 계속 불입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펀드를 모두 환매하고 은행과 저축은행의 특판 상품에 가입하는 게 좋을까. 인기 재테크 포털 사이트 모네타의 재테크 사업팀 권혜영 과장에게 그 궁금증을 물었다.

장기 투자가 가능하다면 펀드
현재 세계 경제는 미국 경제와 맞물려 있고, 아시아 등 신흥 시장에서 수익이 난 주식을 매도해서 미국 내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손실분을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미국 FRB의 정책으로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쉽게 해결되기는 어렵다. 원래 올 북경올림픽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정점을 찍고 그 뒤 조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해왔던 전문가들도 그 조정이 6개월 정도 빨리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고유가에 환율까지 급등해 인플레이션 우려가 심화되고 있어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길게 1년 정도 조정을 잘 거치면 한국 시장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한다. 단기적으로는 코스피지수 1600을 지지하면 2/4분기에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단, 1600이 깨지면 쉽게 바닥을 예측하기 어려워지므로 당분간은 관망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펀드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향후 1~2년 국내 증시가 조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겪을 수도 있으나 반대로 펀드를 저가로 매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는 시간의 힘을 믿고 장기적인 안목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자금 계획에 맞게 일정 금액을 매월 적립식 펀드에 불입하는 게 좋겠다. 펀드는 장기투자를 해야 비로소 빛을 발함을 잊지 말자.

지금 가입하면 좋을 펀드 4선
미래에셋 디스커버리_펀드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추천하는 펀드가 미래에셋 디스커버리다. 2001년 7월부터 운용된 이 펀드는 현재까지 총 누적 수익률이 687.65%(KOSPI 상승률 176.6%)로 장기간의 수익률이 검증된 펀드이기도 하다.

한국밸류10년투자_‘한국의 워렌버핏’으로 유명한 이채원 전무가 총괄하는 펀드다. 한국밸류10년투자는 2006년 펀드가 처음 설정될 당시, 3년 동안 환매가 제한되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회의적인 시각이었다. 그러나 현재 이 펀드의 규모는 9천6백억원(2008.03.14일 기준)이다. 현재까지 수익률도 상위권에 랭크돼 있으며, 저평가된 종목을 싸게 사서 그 가치가 발현될 때 매도해 차익을 남긴다는 기본 투자 원칙이 한국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증명한 펀드라고 할 수 있다.

신영 마라톤_펀드 설정액 60% 이상을 현재의 기업 가치가 시장 평균 혹은 업종 평균 대비 저평가된 종목 위주로 투자하는 가치 투자 펀드다. 펀드 설정일 이후 5년간의 총 누적 수익률이 300%에 달해 장기 수익률 또한 검증됐다.
슈로더 브릭스 펀드_슈로더 브릭스(BRICs) 주식형 펀드는 저렴하고 우수한 노동력 및 풍부한 천연 자원을 바탕으로 높은 경제 성장이 예상되며 세계 인구의 약 43%를 차지하고 있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4개국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다. 기존 국내 브릭스 펀드(재간접 펀드)와 달리 주식시장에 직접 투자하는 상품이다.

1~2년 내 필요한 자금은 적금
지난해 펀드에 자금이 몰려 은행과 저축은행의 자금난이 극심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올해 초부터 펀드 투자에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이 안전한 은행과 저축은행의 고금리 특판 상품으로 몰렸다. 이에 은행과 저축은행의 수신 자금난이 일정 부분 해소된 상태다.

은행과 저축은행은 당분간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혹은 금리를 조금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적금 1년의 경우 은행은 4~5% 금리를, 저축은행은 6~7%의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1~2년 내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는 것이라면 펀드보다는 은행이나 저축은행의 적금 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펀드냐 적금이냐의 선택은 사람마다 다르다. 언제 필요한 자금이냐, 그 사람의 투자 성향이 어떤가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는 것. 향후 1~2년 내에 필요한 자금이거나 투자 성향이 보수적이어서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장받기 원한다면 적금을 드는 게 좋겠다. 3년 이상의 장기 투자를 목적으로 하고, 그 자금이 여유 자금이라면 적금보다는 펀드가 낫다.

목적에 따른 재테크 노하우
전문가들은 돈을 사용할 목적에 따라 재테크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 게 사실이다. 무럭무럭 자라는 내 아이의 미래를 위한 비용, 우리 가족 여행 비용, 남편의 비상금 등 몇 백만원의 여윳돈이 생겼을 때 어떻게 투자하면 좋을지 살펴봤다.


Case 01내 아이를 위한 돈 모으기
시중 은행과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아이를 위한 적금이나 펀드 상품의 경우 부가서비스 혜택은 있지만 기존 적금 상품에 비해 금리가 낮거나 일반 펀드 상품에 비해 펀드 수익률이 높지 않다. 따라서 아이를 위한 목돈 모으기라 하여 꼭 해당 상품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

먼저 근로소득자라면 장기주택마련펀드를 추천한다. 이 상품은 비과세와 소득 공제 혜택이 있고 자유롭게 적립할 수 있어 펀드 수익률, 비과세, 소득 공제 혜택을 모두 누릴 수 있다. 수수료가 저렴하고 일반 주식형 펀드에 비해 펀드 수익률 편차가 나지 않아 장기 투자 상품으로 활용하기 좋은 인덱스 펀드도 아이를 위한 투자 상품으로 좋다.

Case 02 우리 가족 여행 비용 모으기
가족 여행 비용은 자유롭게 적립할 수 있고 원금 보장이 되는 은행의 자유적립식 적금 상품이 좋다.

Case 03 여윳돈이 생겼을 때
모아둔 비상금이 있거나 생각지도 못한 돈이 생기는 등 일시적 목돈이 들어왔을 때는 연 5%의 이율을 보장받을 수 있는 CMA에 넣는 것이 좋다. 은행 금리에 비해 1~2%의 추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호저축은행 특판 예금도 추천할 만하다. 기업의 전환사채에 투자하는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고수익, 고위험 투자 상품으로 리스크는 있지만 일정 신용 등급 이상 기업의 전환사채에 투자한다면 알토란 같은 수익률을 맛볼 수 있다.

정리 / 김민정 기자 도움말 / 권혜영(팍스넷 재테크사업팀 과장)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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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거리에 깊숙이 침투한 밀가루 음식에 대한 고찰

어느 날 문득 밀가루에 대해 생각했다. 나는 얼마만큼의 밀가루를 먹고 사는 걸까? 생각은 또 이어졌다. 왜 밀가루는 몸에 나쁘다는 것일까? 밀가루로 만든 음식을 먹으면 왜 쉽게 배가 고플까? 여러 가지 궁금증을 안고 한 달간 밀가루 음식 안 먹기에 도전했다. 한 달간 밀가루 음식에 대한 유혹에 맞서 싸운 이야기를 공개한다.

나는 곧잘 끼니를 과자로 대신하곤 한다. ‘빵순이’라 불릴 정도로 빵을 사랑했고, 예전에는 마감이 되면 일주일 넘게 빵만 먹어댄 적도 있다. 웰빙 생활을 지향하면서도 일주일에 꼭 한 번은 라면을 ‘섭취’해야 했고, 저녁 약속으로는 이탤리언 레스토랑에서 파스타 먹는 걸 즐겼다. 최근에는 각국에서 들어온 다양한 도넛에 흥분했고, 빵과 수프가 주를 이루는 브런치 메뉴를 먹으러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간 적도 있다.

‘한 달 동안 밀가루 안 먹기’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한 것은 밀가루 때문에 몸이 안 좋아졌다거나 하는 계기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다. 문득 ‘내 식생활 속에 밀가루가 얼마나 깊숙이 자리하고 있을까’ 궁금했다. 또 밀가루를 먹지 않을 때의 나의 식생활 변화나 건강상의 변화가 궁금했다. 또 밀가루 음식을 먹고 나면 왜 쉬이 배가 고플까, 밀가루를 대체할 수 있는 재료는 어떤 것이 있을까? 과연 밀가루는 몸에 좋지 않을까? 밀가루에 대한 궁금증이 머릿속에서 풍선처럼 부풀어만 갔다. 그리고 30일 전 아침, 밀가루에 안녕을 고했다. 딱 한 달 동안만이었다.

난관 1 ●만두
일요일이었다. 밥통은 비어 있었다. 밥을 짓기도 귀찮고 반찬도 없었다. 일요일에 라면을 먹는 버릇이 있다 보니 라면 생각이 간절했다. 대신 냉동실에서 만두를 꺼냈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가스레인지를 켜는 순간, 아차 만두피가 밀가루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도로 냉동실에 넣었다. 못 먹는다고 생각하니 더 간절함이 밀려왔다. 갑자기 ‘쌀 만두’가 머리를 스쳤다. 언젠가 마트에서 시식해본 적이 있다. 그길로 슈퍼로 달려갔다. 그러나 결국 만두를 먹지 못했다. ‘쌀이 첨가된 만두’ 역시 만두피의 주재료는 밀가루였고, 쌀은 아주 소량만 들었을 뿐이었다.

난관 2 ●식사 약속
가장 염려된 부분이 식사 약속이었다. 여자들은 대개 양식당을 선호한다. 음식도 음식이려니와 무엇보다 오래 앉아서 이야기하기 편하기 때문이다.

체험을 시작한 지 이틀째, 점심 약속이 생겼다. 일단 쌀국수로 메뉴를 정했다. 알아보니 쌀국수는 정말 쌀로만 만든다고 했다. 만족스럽게 식사를 마치고 차를 마시러 갔다. 홍콩식 토스트를 파는 커피숍이었는데, 평소 좋아하는 메뉴라 반가운 마음에 들어섰다. 주문을 마치고 음식이 나왔다. 이야기에 빠져 있을 무렵, 순간 놀랐다.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토스트를 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주문하고 먹으면서도 전혀 의식하지 못한 것이다.

난관 3 ●과자
과자에 대한 유혹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과자는 대부분 밀가루로 만들지만 옥수수, 감자, 고구마, 쌀로도 만들지 않던가. 게다가 나는 얼마 전부터 쌀과자에 꽂혀 있었다. 그래도 무엇을 금한다는 건 생각보다 스트레스였다. 그 덕분인지 더욱더 허기가 졌다. 퇴근하는 길 늘 먹던 쌀과자를 구입했다. 대충 살펴본 원료 및 함량에도 밀가루라는 단어는 없었다. 그런데 한두 개 먹으며 자세히 살펴본 결과 작은 글씨로 이러한 문구가 쓰여 있는 걸 발견했다. 전분(밀). 쌀과자에도 밀이 들어 있었다.

발견 1 ●쌀과자
굉장히 멋진 쌀과자를 발견했다. O회사에서 새로 출시한 ‘라이스칩’이다. 100% 순수 이천쌀이라는데 관심을 갖고 원료를 살펴보니 쌀가루(미분) 54% 외에 전분이라는 글씨가 보였다. 전분은 따로 표시하지 않는 이상 감자녹말로 만든다. 그리고 ‘`밀`’이라는 단어도 눈에 들어왔는데 그건 ‘양조간장(대두, 밀)’이라는 단어에서였다. 간장에도 밀이 들어가는 걸 처음 알았다(간장은 밀 안 먹기 운동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 과자 생각보다 무척이나 맛있다. 바삭한 식감은 물론 ‘`가쓰오 농축액``’이 들어서인지 고급스러운 간이 배어 있었다. 전혀 달지도, 짜지도 않았다. 먹다 보니 한 봉지를 다 먹었다. 보통 과자는 다 먹고 나면 속이 불편한데, 이건 달랐다. 기름에 튀기지 않고 구웠기 때문이다(식사 대용으로도 나쁘지 않았다).

난관 4 ●케이크
가장 견디기 힘든 품목은 바로 케이크였다. 밀가루 한 달 안 먹기 체험을 하면서 느낀 것은 세상에 온갖 달고 맛있고 예쁜 음식은 모조리 밀가루로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그중 케이크는 모양이나 색깔, 맛, 재료까지 모두 매력적이다. 음식이 아닌 예술이다(먹을 수 없다 보니 찬양이 더욱 거세졌다). 후식으로 먹는 따뜻한 브라우니, 입에서 살살 녹는 티라미수, 새콤한 딸기 무스케이크, 언제 먹어도 좋은 치즈케이크…

강력한 유혹의 상황이 벌어졌다. 뒤늦게 생일 파티를 열게 된 것. 생일이 지난 지 열흘 정도 됐으나 내 좋은 친구들은 두 개의 케이크를 선물했다. 딸기케이크와 치즈케이크였다. 결국 그들을 실망시키는 꼴이 됐다. 나는 그들의 회유와 협박에도 전혀 굴하지 않았다(딸기를 조금 뜯어 먹다가 빵이 조금 묻었지만, 1g이 채 안 되니 ‘먹었다’보다 ‘안 먹었다’에 가깝다).

케이크를 먹고 싶을 때마다 대용으로 먹는 품목이 있다. 바로 아이스크림이었다. 효과는 좋았지만, 한 달 동안 1/4분기 양의 아이스크림을 다 먹어치운 것 같다.

난관 5 ●라면과 햄버거 또…
가장 힘든 품목이 케이크였다면 가장 몸에서 원하는 품목은 라면이었다. 속이 느끼해서 얼큰한 음식이 먹고 싶을 때, 간편하게 끼니를 때우고 싶을 때, 언제든 불쑥불쑥 라면에 대한 욕구가 샘솟았다. 외국에 나간 사람들이 라면이 가장 먹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를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게다가 라면은 과자같이 대체할 수 있는 품목이 없다. 우동이나 칼국수도 다 밀가루가 아닌가.

패스트푸드점에 갈 일이 있었다. 나는 평소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먹을 때 버거와 생수를 시킨다. 감자는 먹지 않는다. ‘패스트푸드점 감자는 해로워’라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기간 중 패스트푸드점에서 내가 먹을 수 있는 것은 감자뿐이었다. 치킨도 시켜봤지만 튀김옷을 벗겨내는 것이 여간 힘든 작업이 아니었다. 게다가 기껏 벗겨내고 나면 먹을 건 별로 없었다.

체험을 끝내며…
온갖 유혹을 뿌리치며 한 달을 견뎠다. 주위 사람은 알 것이다. 내가 어떤 노력으로 밀가루를 멀리해왔는지. 너무 견디기 힘들어서 ‘그냥 먹고 먹었다고 써버릴까?’ 혹은 ‘그냥 다 먹고 기사를 거짓말로 쓸까’ 생각도 했다. 마치 ‘그냥 죄를 짓고 회개할까?’와 비슷한 맥락이다. 가장 힘든 건 밀가루 안 먹기가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을 때였다. 더구나 밀가루 대체 식품으로 아이스크림, 스테이크, 튀긴 감자 등을 먹고 있을 때는 더더욱 그랬다. 그러나 무사히 체험을 마쳤다.

일단 체중을 재보았다. 절망적인 결과였다. 체중은 거의 줄지 않았다. 그밖에 다른 신체의 변화는 없었다.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은 나를 크게 바꾸어놓지는 않았다. 다만, 돌이켜 생각했을 때 한 달간 속이 부글거린다거나 답답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밥 먹고 후식으로 케이크나 빵, 도넛 등을 먹는 일이 없으니 과식할 일도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밀가루 음식에 대한 욕구가 옅어졌다. 체험이 끝나기만을 기다려왔으나 식생활에 큰 변화는 없다. 여전히 나는 쌀과자를 먹고, 빵 대신 떡을 먹는다.


밀가루에 대한 궁금증 Q&A
밀가루는 왜 몸에 좋지 않을까요?
「동의보감」에서는 밀가루에 대해 “밀가루는 장(腸)과 위(胃)를 튼튼히 하고 기력을 세게 하며 오장(五臟)을 도우니 오래 먹으면 몸이 든든해진다”고 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밀가루는 그 뜻이 전혀 다르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묵은 밀가루는 열(熱)과 독(毒)이 있고 풍(風)을 동(動)하게 한다”고 되어 있다. 밀농사를 지어 바로 제분해서 만들지 않는 한, 긴 유통 과정을 거쳐 수입되는 시중 대부분의 밀가루는 이러한 건강상의 문제들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정제된 밀가루는 그 흡수 속도가 너무 빨라 혈당 수치를 급격히 높이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킨다. 몸에서는 혈당 수치를 내리기 위한 조치가 빠르게 진행되고 쉽게 저혈당이 된다. 이러한 저혈당 상태에서는 현기증, 식은땀, 짜증, 집중력 저하를 초래한다. 때문에 이러한 밀가루가 원재료인 과자, 라면, 빵, 국수 등 수많은 밀가루 음식들은 한의학적 관점에서 볼 때 몸에 좋지 않은 음식으로 분류된다.

한약을 먹을 때 왜 밀가루 음식을 금기할까요?
일반적으로 한약을 복용할 때 밀가루를 포함해 술, 돼지고기, 녹두 등을 금기시한다. 이유는 보약에 들어간 한약재의 성질과 음식들이 상충되어 치료 효과가 반감되거나 혹은 질환을 오히려 악화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따뜻한 성질을 지닌 인삼이나 녹용이 들어 있는 약을 찬 성질을 지닌 밀가루나 보리, 메밀과 함께 복용하면 약의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글 / 두경아 기자 사진 / 이성훈,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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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굶으면서 다이어트 하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좀 더 즐겁게 살 빼는 것이 대세. 그동안 다이어트 중인 이들의 식단에 금기시됐던 기름을 비롯해 초콜릿까지 다양한 먹을거리가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요즘 뜨는 플러스 다이어트 다섯 가지를 소개한다.

지중해식 다이어트
지중해식 다이어트는 그리스인들의 젊음의 묘약으로 알려진 올리브기름을 활용한 다이어트 방법이다. 이 다이어트는 그리스인들에게 과체중과 심장 질환이 적은 이유가 바로 올리브기름 때문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올리브기름을 먹으면 포만감이 유지돼 식욕이 사라진다는 원리에서 시작한 다이어트다. 올리브기름의 성분은 다이어트는 기본, 피부를 탄력 있게 하고 장 건강을 개선하는 데도 효과가 있어 인기다.

지중해식 다이어트는 올리브기름을 비롯한 지중해식 식단만 먹는 다이어트다. 아침마다 공복에 올리브유를 2숟가락씩 먹고, 주로 등 푸른 생선, 들깨, 콩, 그리스식 요거트, 곡물, 레드와인을 먹는다. 하루 1500kcal를 섭취하면 5주에 4.5kg 정도 감량할 수 있다.

먹는 대로 살이 찌는 뚱뚱한 체형은 공복에 올리브유를 먹으면 위장에 기름막을 형성해 음식 흡수율을 낮춰주고 포만감을 빨리 느낄 수 있다. 반면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은 습관성 설사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샐러드와 곁들여 먹는 게 좋다.

올리브기름은 맛과 향이 없는 것을 선택하는 게 좋은데, 엑스트라 라이트(Extra Light) 오일이 가장 적합하다고 알려져 있다. 올리브기름에 붙는 ‘라이트’는 지방의 양이 아니라 맛을 나타내는 용어다.

다크 초콜릿 다이어트
요즘 시판되고 있는 다크 초콜릿은 달콤함과는 거리가 멀다. 너무 써서 먹기 괴로울 정도. 다크 초콜릿으로 거듭나려면 카카오 성분이 최소한 50% 이상 함유되어야 한다. 카카오 성분 함량이 높을수록 쓴맛은 더욱 강하다. 다크 초콜릿은 설탕과 우유 같은 탄수화물 성분을 섞는 비율이 낮아 고칼로리 식품이라는 낙인을 벗었다.

다크 초콜릿의 다이어트 효과는 바로 식욕을 줄여주는 렙틴 성분 때문이다. 다크 초콜릿 다이어트는 일본에서 제일 먼저 유행했다. 일본의 한 의과대학에서 20대 여성을 대상으로 4주간 매일 카카오 성분이 70% 함유된 다크 초콜릿 50g을 섭취한 결과, 4명 가운데 3명이 체중이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참가자들은 하루 식사 섭취량 중 275kcal을 덜 먹고, 당분이 없는 음료를 마셨다고 한다.

초콜릿에 들어 있는 카카오는 건강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카오 성분에는 체내의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항산화제인 폴리페놀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다이어트를 위해 다크 초콜릿만 섭취해서는 안 된다. 다크 초콜릿은 단백질 함유량이 매우 적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다크 초콜릿도 초콜릿이므로 너무 많이 섭취하면 살이 찐다는 사실을 잊지 말 것.

아몬드 다이어트
아몬드 다이어트는 할리우드 스타들에 의해서 알려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둘째 아이를 낳은 뒤 8주 만에 탄탄한 몸매로 변신해 유명 속옷 패션쇼에 당당히 나선 슈퍼모델 하이디 클룸은 “출산 후 8주 만에 5kg을 감량하고 날씬해진 비결은 아몬드 다이어트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녀의 개인 다이어트 매니저는 채소 위주의 식단으로 하루 다섯 끼를 먹되 아몬드 같은 견과류를 통해 포만감을 늘린 것이 체중 감량의 비결이라고 했다. 아몬드가 다이어트 식품일 수 있는 이유는 먹는 양이 적더라도 씹는 과정에서 사람의 뇌를 속여 포만감을 유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흔히 아몬드가 고칼로리 고지방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몬드는 몸에 해로운 콜레스테롤이 전혀 없다. 대신 몸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산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이 불포화지방산 성분은 체내 에너지 소비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몬드는 견과류 중 가장 많은 식이섬유를 갖고 있고 칼로리도 낮아 영양학적으로 다이어트 식품으로 알맞다.

미국 퍼듀대 영양학 교수인 리처드 매티스 박사팀은 ‘영국 영양학 저널’에 아몬드가 몸무게 증가 없이 영양학적으로 가치가 있으며, 몸에 해로운 콜레스테롤인 LDL 수치를 낮추는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은 여성들에게 10주 동안 평소 식단을 유지한 채 매일 아몬드 56개(344kcal)를 먹게 했다. 그후 10주 동안은 다시 예전 식단으로 음식을 섭취하게 했다. 그 결과 아몬드를 먹는 동안 여성들의 몸무게는 늘지 않았다고 한다.

팥차 다이어트
BS-TV ‘스타킹’에서 체중이 100kg이 넘는 한 도전자가 40kg 이상의 감량 효과를 봤다고 밝혀 인기를 끈 다이어트다. 팥차 다이어트는 팥 삶은 물을 식사하기 전 1컵씩 마시는 것이다. 팥차를 마실 때 삶은 팥 2작은술 정도를 함께 먹으면 체중 감량에 더욱 효과적이다. 팥차는 하루 5잔 이상은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팥차를 끓이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하룻밤 정도 물에 담가둔 팥을 물과 냄비에 넣고 센 불로 끓이다가 끓기 시작하면 중간불로 줄이고 30분간 더 끓인다. 보관할 때는 차게 식힌 후 냉장 보관하며, 보존 기간이 이틀밖에 되지 않으므로 되도록 빨리 마시는 게 좋다.

팥은 체내의 불필요한 수분을 체외로 배출시키는 이뇨 작용을 하는 식품이다. 따라서 팥차 다이어트는 오랜 시간 꿈쩍 않고 앉아 있는 직장 여성이나 학생들에게 좋은 다이어트 방법이다. 팥 삶은 물은 체내의 혈액과 수분을 원활하게 순환시켜 노폐물을 배출하고 림프의 순환을 돕는다. 하체가 붓기 시작하는 오후 2시부터 섭취하면 다리의 부기를 예방할 수 있다.

팥차 다이어트는 체내의 과도한 수분을 배출시키는 것이지 체지방을 줄이는 것은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또 모든 다이어트가 그렇듯 적절한 운동과 함께 해야 감량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

양배추 다이어트
양배추 다이어트는 내과의사 야나세 마사노부가 3개월간 27kg을 감량했다고 밝혀 일본에서 대히트를 친 다이어트다. 할리우드 스타 케이트 윈슬렛도 양배추 다이어트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양배추 다이어트는 한 끼에 1/6통 정도의 양배추를 크게 썰어 10분 이상 꼭꼭 씹어 먹는 것이다. 물론 익히지 않은 양배추여야 한다. 이때 양배추만 먹는 것은 금물이다. 반드시 단백질 식품을 함께 섭취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3일 만에 체중 감량이 가능하다고 한다. 손쉽게 도전해볼 만한 다이어트다.

양배추 1통의 칼로리는 밥 2숟가락 정도인 22kcal로 매우 낮은 편이다. 게다가 양배추는 섬유질이 풍부해 소화 흡수 시간이 길어 포만감을 느끼게 한다. 양배추의 디인돌리메탄이란 성분은 식욕 억제 효과도 있다. 또 양배추에는 풍부한 칼슘과 비타민 K가 들어 있어 골다공증 걱정을 줄이면서 살을 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양배추 다이어트는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이 갑자기 체중이 늘었을 때 실천하면 좋다. 양배추의 비타민 U 성분은 상처 난 위장 점막을 회복시켜주고, 저지방 고단백 식품과 함께 먹으면 소화불량을 예방해주기 때문이다.

글 / 김민정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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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정도가 됐다. ‘5%에서 10% 정도의 귀여운 수익률이 쏠쏠한’ 달도 있었고, ‘중국과 인도가 -20%로 바닥을 치고 있다’는 달도 있었다. 고작 6개월일 뿐인데, 수익률은 요동쳤다. 오를 때는 완만하게, 내릴 때는 가파르게 내려갔다.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피곤하다.

펀드 투자 6개월의 피로
좋든 싫든, 매일 수익률을 확인해왔다. 코스피 지수가 펀드 수익률에 어떻게 반영되는가도 궁금했고, 미국과 중국, 인도시장의 변동에 따라 돈이 어떻게 흘러가는지에도 호기심이 생겼다. 액수와 관계없이, 세계 경제의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는 생각은 일견 유쾌한 구석이 있었다. 그러나 목련이 헤프게 만개하는 4월에는 갑작스러운 피로를 느꼈다. 나른한 날씨 탓은 아니다. 정성기 매니저에게 ‘이젠 지쳤다’고 투정을 부렸다.

“이럴 때 주가는 올라갑니다. 저점이라는 거죠. 인간의 바닥 심리입니다. ‘지쳐서 난 더 이상 모르겠다, 마음대로 해라’ 그럴 때가 바닥이죠. 자포자기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이자는 생각이 드는 바로 그때(웃음).”

사실, 적립식으로 투자하고 있다면 수익률 변동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다. 적립식 투자는 시장의 변동 상황보다 투자자 개인의 재무 목표 설정에 따른 투자 기간이 더 중요하다. 적립식 투자를 장기로 끌어갈 경우, 어떤 원리로 안정적인 수익률에 오를 수 있는가는 지난 3월 이미 설명한 바 있다.

피로의 핵심은 유난스러운 미디어다. 전문가는 ‘코스피 지수에 일희일비하지 마라’고 말하지만 미디어는 하루에도 몇 번씩 호들갑이다. 코스피 지수는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된다.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 있다” “중국 증시 바닥 쳤다” 돈도 없고 전문 지식도 없는 개미 투자자가 주식시장에 관심을 좀 가질라 치면, 도무지 마음을 잡을 수 없게 만든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흥이 날까. 정성기 매니저는 타이른다.

“항상 기본을 생각하셔야죠. 급할 것 없습니다. 한국은 더 큰 조정이 왔어야 하는데, 그냥 지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 주식만 조금 조정을 받고, 부동산은 조정을 받지 않았어요. 미국의 영향을 받아서 조정을 거쳤다면 총체적으로 더 큰 장이 올 수도 있었죠.”

실물 자산에 거품이 걷히고 주가가 하락하면 투자자들은 다시 몰리게 돼 있다.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 이하로 떨어진 가격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매력적이니까, 주가는 다시 오르기 시작한다.

“진정한 큰 장이 오려면 주식시장뿐 아니라 부동산도 미국처럼 조정을 받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미국 부동산시장은 30% 조정을 받았어요. 한국도 지금 버블세븐(강남, 서초, 송파, 목동, 분당, 용인, 평촌) 지역이 10%~20%라도 조정을 받았다면 시장이 더 커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거죠.”

사실, 지금은 큰 장이 오든 말든 상관없는 심리 상태다. 주가가 상승하고 적립식 투자의 내구력이 생기면서 수익률은 (여전히 마이너스라도)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지만, 아무래도 상관없다. 큰 기대는 접었다. 내집 마련 종자돈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한 투자, 지금은 꾸준히 모아서 원금만 회수할 수 있어도 다행이라고까지 생각한다.

그래도 가질 수 있는 희망이라면
“경제는 계속 발전하고, 국가는 경기 부양을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 자산들의 가치가 상승하는 날이 옵니다. 이렇게 완만히 상승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아요(웃음).”

‘주가는 상승하게 마련’이라는 얘긴데, 맞는 얘기긴 하지만 아무래도 막연하다. 지금 필요한 건 확신이다. “당신이 가입한 펀드는 연말까지 30%의 수익률이 보장됐다” “지금 투자 중인 자금을 이 펀드에 ‘몰빵’하면 한 달 안에 25%의 수익률을 약속한다.” 이 정도로 달콤해야 피로가 풀릴 것 같다. 6개월 동안 꾸준히 설파했던 투자의 기본과 철학은 가물가물하다. 매달 네 페이지에 걸쳐 ‘바람직한 투자 자세’를 제시했는데 독자 엽서에 적힌 “그래서 어떤 펀드가 좋다는 말인가요?”라고 질문하는 성급한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겠다.

그래도, 일말의 위안은 이런 거다. “중국이 좋다더라”는 소문이 파다하고, 2시간은 기다려야 펀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던 작년 10월의 기형적인 열풍에 휩쓸리지 않은 것. 상담을 통해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에 골고루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갖게 된 것. 성급한 마음에 직접 주식시장에 뛰어들지 않은 것. 회복이 더딘 중국시장에 돈을 몰아넣은 투자자들은 지금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고, 예측할 수 없는 주식시장에 충분한 준비 없이 뛰어드는 건 지금 생각해도 무리다.

“주식시장은 이기는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지는 사람도 있는 제로섬 게임이에요. 개미 투자자들은 어려워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흐름을 따라갈 수는 없죠.”

하락을 거듭하는 시장에서, 전문가들은 1,500선을 저점으로 봤다. 1,300까지 내려갈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게 투자의 정석이라지만, 없는 돈 쪼개서 투자에 임하는 ‘개미’들은 여유가 없다.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합리적 수익에 대한 기대보다 크다. 1,500대에서 머무르던 주가가 1,650선까지 회복했을 때, 부분 환매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있었다.

“사실은 매수에 가담해야 할 시점인데, 고객들이 지쳐서 그래요. 상승 국면이라면, 1,800선에 올랐을 때, 1,850~1,950선에서 3개월, 6개월을 보고 단기 투자한 분들이 다시 환매에 나서죠.”
2008년 말까지의 고점을, 2,200~ 2,400 정도 예측한다.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지배적인 고점은 2,200선이다.
“예단할 필요는 없어요. 이제 바닥을 탈출하고 올라가는 단계기 때문에, 우리는 지켜보자는 거죠. ‘10% 룰’을 생각하면, 2,000선 정도 갔을 때 환매를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지난해 주식·펀드시장으로 돈이 몰린 때가 약 1,850선이었다. 4월 8일 현재, 차마 환매에 나설 수 없는 투자자들은 1,850에서 1,950선이 됐을 때 ‘본전’을 생각하고 부분 환매에 나설 거라는 게 정성기 매니저의 분석이다.

“아무리 상승장이라도, 1,900선을 돌파하고 바로 2,000대로 가지는 못할 겁니다. 주가는 한 달이나 두 달 정도 횡보할 거예요. 강세장도 약세장도 아닌 상태죠. 시장이 기간 조정을 거치면서 매물대를 소화하고, 서서히 2,000선에 가까워지기 시작하면 그때 또 빠른 탄력으로 상승하겠죠.”

한국의 기본적인 요소들을 고려했을 때 가능한 분석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중요하다. 지금은 ‘많이 팔고 나간’ 상황이다. 미국 서브프라임의 영향 그리고 지난해 가파르게 상승한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미 재미를 봤다. 1,850~1,950선에서 나오기 시작하는 매물을 외국인 투자자가 소화하고, 3~6개월 정도 조정 장세를 거치면 새로운 고점을 기대해볼 만하다.

지난 2005년, 재개발 공사가 시작되기 이전의 ‘달동네’ 관악구 난곡 전경
“고점을 2,400이라고 봤을 때, 우리는 2,200선에서 기계적으로 환매하는 것이 좋습니다. 더 오를 수도 있지만 그건 내 몫이 아니라고 생각해야 해요. 겨울에 감 따면서 까치밥을 남겨놓듯이. 꼭대기 10%를 먹으려고 하면 손해를 볼 수도 있어요. 그러다 시기를 놓치고 주가가 다시 하락하기 시작하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다시 장기투자로 가는 거죠(웃음).”

펀드가 아닌 투자처라면
주식, 펀드에 투자하는 건 부동산에 투자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자금이 충분하다면, 한국의 부동산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펀드 매니저, 애널리스트 등 금융 전문가 중에는 ‘내집’을 가진 사람이 별로 없다는 얘기도 있다. 그들이 전세나 월세를 고집하는 이유는 확실하다. 부동산에 투자할 여력이 있다면 금융시장에 투자하겠다는 뜻이다.
“우리는 그러면 안 되죠(웃음). 그들은 전문가니까요. 실제로 주식 많이 하는 분들은 집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전세나 월세 살면서 주식에 전업 투자하는 거죠. 하지만 금융 전문가가 아니라면, 아직 재테크의 기본은 ‘집’이죠. 시드머니로 집을 먼저 사고, 여유 자금을 다시 운용하는 방식으로.”

집이 ‘재테크’의 수단이 된 현실은 씁쓸하지만, 적극적으로 자산을 불릴 목적이라면 부동산시장을 마냥 외면할 수는 없다. 정성기 매니저는 개인적인 경험담을 공개했다. 지난달의 10% 룰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 2002년에 결혼할 때, 상계동 집을 7천5백만원에 샀어요. 1988년에 지은, 14년 된 아파트였죠. 신혼집이니까, 가장 저렴한 집을 샀어요. 일단 가격이 쌌고, 아파트 재건축 기준이 20년이었기 때문에 재건축 가능성도 고려했죠.”

당시 전세가가 5천만원, 매매가가 7천5백만원이었다. “5천에 전세로 들어가느니 대출을 좀 받아서 사자”는 생각으로 3천만원을 대출받았고, 각종 세금과 도배, 장판까지 8천만원 정도를 썼다. 그 집의 가격이 지난 2007년 말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노원구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어요. 지금은 매매 가격이 2억 정도예요.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전혀 오르지 않았어요. 6개월 사이에 갑자기 1억이 오른 거죠. 부동산은 장기투자를 할 수 있는 좋은 자산이에요. 시드머니가 마련되면, 대출을 끼고라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죠.”

상하이 증권거래소 시세판 앞에 침통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투자자
이명박 정부는 ‘도심을 극대화하겠다’는 개발 방침을 밝혔다. 수도권 신도시보다 서울 시내를 우선 개발하겠다는 뜻이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강북으로 쏠렸다.

“상품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도 한국에서는 강북에 투자하라고 했다죠. 지금 노릴 수 있는 것은 뉴타운 예정지에 빌라나 단독주택을 3~5억 정도에 사고, 나중에 뉴타운으로 지정됐을 때 특별 분양을 받아서 들어가는 방법이죠.”
강남의 집값은 서민들이 합리적인 방법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액수를 넘어선 지 오래다. 강북에 부는 재개발 바람은 경기 진작의 관점에선 효율적일 수 있지만, 불안한 마음도 없지 않다. 서울 시내에 ‘내집’을 갖는 게 점점 어려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강남은 이미 서민이 갈 수 없는 동네죠. 웬만한 아파트 가격이 10억 정도 하니까요. 강북도 재개발되면, 거기 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예요. 서울 사대문 안에 살면 정말 ‘특별시민’이 될 수도 있는 거죠.”

부동산에 관심을 갖는다면
예고한 대로, ‘내집 마련 성공기’는 펀드와 함께 부동산 투자 정보도 공유하기로 했다. 딱 맞아떨어지는 정보를 제공하려는 것은 아니다. ‘같이 공부해보자’는 뜻이다. 금융 전문가의 투자법과 재테크 초보의 고군분투 투자기라고 생각하면 적당하다. 첫 번째 조언은, 펀드 투자법과 다르지 않다.

“재테크 강의를 들으러 오는 분들, 2시간 동안 강의를 듣고도 ‘그러니까 어디에 집을 사면 되나요?’라고 물으세요(웃음). 펀드도 그렇지만, 투자 대상을 보는 시각과 투자 철학이 없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작년에 중국이 좋다는 말만 듣고 투자한 분들 보세요. 심한 경우는 -40%까지 떨어졌습니다.”

부동산 투자도 지식과 경험이 중요하다. 시장을 꿰뚫는 직관을 키우려면 그 두 가지를 먼저 갖춰야 한다. 책을 읽는 게 가장 쉬운 지름길이다.

“일단 서점에 가서 부동산 투자 관련 책들을 관심을 갖고 보셔야 해요. 그렇게 어느 정도 지식을 갖추면 직접 현장에 나가봐야죠. 저자의 말을 100% 신뢰할 수는 없으니까요. 자기만의 잣대로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리는 과정을 거쳐야 진짜 ‘시각’을 얻을 수 있어요.”

재개발을 염두에 두고 투자처를 찾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미디어에 보도되기 시작한 지역은 이미 늦는다. 가격은 상승할 대로 상승한 상태고, 투자 목적으로 해당 지역의 부동산을 구매한다고 해도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시중에 판매 중인 서적들을 대충만 훑어봐도 필요한 정보는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서울 부동산 중개소에 붙어 있는 매물 전단
“층수, 노후도, 도로 사정 등 정부에서 재개발 지구를 지정하는 기준이 있습니다. 기준을 알아야 예측도 할 수 있겠죠. 소문만 듣고 이슈가 되는 지역을 찾아가는 것도 경계할 일입니다. 동네부터 살펴보시는 게 좋아요.”

공부한 만큼 벌 수 있다는 뜻이다. 진짜 부자들은 자기만의 가치와 철학이 있다. 부동산이나 펀드나, 요행을 바라고 시작하는 투자의 끝은 누구도 보장하지 않는다.

“모든 투자는 다 비슷한 것 같아요. 자기만의 철학 없이는 부자가 될 수 없죠. 저요? 물론 부동산에도 투자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금융자산과 비율이 5:5 정도예요. 하지만 향후에는 7:3 정도로 금융자산 비율을 높일 생각입니다. 부동산에는 큰 욕심이 없어요. 목돈이 생기면 강남에 살 수도 있겠지만, 그럴 욕심도 없고. 하지만 뉴타운 추가 지정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 빌라나 단독주택을 보유한다면 괜찮은 투자가 될 수 있어요.”

그렇지 않아도 충분히 시끄러운 세상에, 잘 살아보겠다고 투자를 결심했는데 ‘콕 짚어주지 않고’ 공부까지 하라니 야속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기본이 탄탄한 투자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공부한 만큼 벌 수 있는 거죠”라는 정성기 매니저의 말은, 평범해서 더 어려운 투자의 원칙이다.

글 / 정우성 기자 사진 / 이성훈,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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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건강이 곧 아기의 건강. 엄마가 잘 먹어야 아기에게 젖도 물리고 돌볼 수 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열심히
먹었다가는 살은 절대로 빠지지 않을 것이다. 안 먹을 수도 없고 어차피 먹어야 한다면, 제대로 알고 제대로 먹자.

PART 1 출산 맘 다이어트 食테크 원칙 8계명

1. 하루 세 끼 한식 위주 잡곡밥을 먹어라
아침, 점심, 저녁의 양을 3:5:2 비율로 해서 잡곡밥을 먹어보자. 보리, 현미, 검은콩, 수수 등은 흰쌀보다 탄수화물 함량이 낮으면서 식이섬유와 비타민은 더 풍부해 체중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2 단백질 함량을 높여라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은 출산으로 손상된 조직을 복구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산후 회복이 더디고 쉽게 피곤하며, 체중 회복 속도도 느리다. 단백질이 풍부한 닭 가슴살, 생선, 두부 등을 하루에 적어도 두 종류 이상 먹는다.

3 군것질과 헤어져라
혹시 젖 물린 후 허기짐을 달래려고 먹고, 심심하면 과일 집어먹다가 저녁에는 남편이 사 온 야식까지 챙겨 먹지는 않는가? 출산 후 군것질하는 것은 과식보다 위험하다. 음식을 먹으면 지방 축적 호르몬인 인슐린이 분비되어 2시간쯤 뒤 사라진다. 이때가 지방이 분해될 시간인데 간식을 먹으면 지방 축적 호르몬인 인슐린 분비를 또 유도하니 살이 빠지지 않는 것이다.

4 하루 물 2리터를 마셔라
물은 칼로리가 없어 살이 찌지 않을 뿐 아니라 신진대사를 돕고 해독 작용을 한다. 단백질을 먹으면 생기는 ‘요소’라는 노폐물을 쉬 배출할 수 있게 도와 산모에게 특히 좋다.

5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와 친해져라
해조류는 열량은 거의 없으면서 칼슘과 요오드 함량이 높다. 그중 요오드는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선 호르몬 구성 성분의 하나인데, 신진대사가 빨라지면 자연히 살이 빨리 빠지니 해조류는 많이 섭취할수록 더욱 좋은 다이어트 음식이다. 또 다시마 속의 알긴산 성분은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여 배변을 도와 변비 예방에 탁월하다. 아침마다 다시마 우린 물을 마시자.

6 철분 보충에 신경 써라
아스파라거스와 같은 녹황색 채소와 간에 많이 들어 있는 철분은 빈혈을 막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산후 회복을 돕고 산후 우울증과 불안감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이때 비타민 C를 별도로 복용하면 흡수율이 더욱 높아지니, 오렌지주스와 철분제를 같이 복용하자.

7 칼슘 섭취를 늘려라
모유를 통해 ‘모체 칼슘’이 빠져나가므로 별도의 칼슘 섭취를 통해 그 손실을 예방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뼈째 먹는 멸치와 우유가 있고, 셀러리, 배추, 시금치 등 녹황색 채소와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가 칼슘이 풍부하다.

8 인스턴트 음식, 짠 음식을 먹지 마라
인스턴트 음식에는 많은 양의 소금과 감미료가 들어 있기 때문에 특히 피해야 한다. 과일도 통조림보다는 생과일을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인스턴트 식품과 같은 자극적인 음식은 식욕을 돋우기 때문에 음식을 더 많이 먹게 할 뿐 아니라, 몸 안으로 들어온 소금 속 나트륨의 삼투압 작용으로 몸속 수분이 필요 이상으로 올라가 부기가 빠지지 않는다.

PART 2 食테크 고수의 100점짜리 식단 구성 요령
학교 수업 시간표와 같이 정형화된 식단표를 치우고 아래에 제시한 꼭 염두에 두어야 할 ‘식단 요령’을 익혀 응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1 밥, 빵, 면 : 잡곡밥(현미율무밥, 콩밥, 팥밥), 통밀 빵과 메밀국수
현미밥은 칼로리는 낮고 영양가는 높다. 또 율무는 한의학에서 ‘의이인’이라 하여 살을 빼는 처방의 주요 구성 성분인데, 부종을 제거하고 피부를 맑게 하는 훌륭한 약재다. 단백질이 함유된 콩밥, 부종을 빼는 팥밥도 좋다. 만약 빵이 먹고 싶다면, 통밀 빵을 반 조각만 아침에 먹어보자. 면류가 먹고 싶다면 메밀국수를 권한다. 라면이나 냉면, 쫄면, 막국수는 삼가도록 한다.

2 국 : 쇠고기, 홍합 등을 넣은 미역국, 시금치된장국 등 맑은 장국
쇠고기미역국이 좋긴 하지만 몇 그릇씩 먹으면 살이 찔 수 있다. 쇠고기뿐 아니라 홍합 등으로 재료에 변화를 주자. 미역국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얼큰하고 매운 것보다 맑고 담백한 장국을 먹는다.

3 단백질 : 두부, 삶은 콩, 생선 한 토막, 닭 가슴살 샐러드, 연어
그냥 콩보다는 두부가 소화 흡수율을 높일 수 있다. 단, 단백질 섭취를 위해 삼겹살이나 양념 돼지갈비 등 비교적 고열량 식품을 많이 먹는 것은 곤란하다.

4 채소 : 양배추쌈, 다시마쌈 등 데쳐 먹기
출산 초기에 생채소를 먹으면 몸이 차가워져서 혈액순환 기능이 떨어져 회복이 더디게 된다. 그러므로 채소는 살짝 데치거나 삶아서 먹는다. 살짝 익혀 먹는 것이 소화도 더 잘된다. 달짝지근한 양배추쌈은 무기질이 풍부해 몸을 최적의 알칼리로 변화시킨다. 다시마쌈은 변비 예방에 좋다.

5 물과 음료 : 하루 2리터의 물, 커피는 요령껏, 주스와 우유는 적당히
물은 모유의 주성분이므로 부족하지 않도록 수시로 마시는 습관을 기르자. 정 커피를 마셔고 싶다면 일회용 믹스류 커피보다는 원두커피나 우유를 탄 라테를 마시자.

6 양념 줄이기 : 되도록 담백하고 싱거운 식사
몸과 마음이 힘들고 지친 출산맘들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자극적인 양념이 들어 있는 음식을 찾는 경향이 있다. 특히 모유 수유를 하지 않을 경우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음식이 자극적일수록 밥을 많이 먹게 될 뿐 아니라 양념 자체 칼로리도 무시할 수 없다.

PART 3 골라 먹는 ‘살 안 찌는’ 산후 보양식
보약을 먹으면 무조건 살이 찔까? 산후 보양식으로 구전(?)되어 오는 대표적인 음식으로 호박, 가물치, 족발, 흑염소가 있다. 이런 보양식이 무조건 살을 찌게 하거나 무조건 몸에 좋아서 꼭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내 증상에 맞는 산후 보양식은 몸을 더 튼튼하게 만들고 살이 빠지기 쉬운 몸의 상태를 만들어준다.


호박즙 “자고 일어나면 손발이 부어요”- 부종에 좋은
맛이 달고 소화가 잘되는 호박은 이뇨 작용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부종을 빼는 데 대표적인 산후 보양식으로 알려져 있다. 단 호박즙은 출산 후 한 달이 지나서 마시는 게 좋다. 출산 직후 부종은 피부에 축적된 수분이 원인이기 때문에 땀을 내어 빼는 것이 좋다. 그런데 만약 출산 직후에 호박즙을 먹으면 가뜩이나 출산으로 복압이 줄어들어 기능이 왕성한 신장의 과도한 이뇨 작용으로 무리를 줄 수 있어 좋지 않다.

가물치 “몸이 붓고 너무 더워요”- 이뇨 작용이 강한
가물치는 성질이 차기 때문에 소화 장애가 있거나 추위를 느끼는 산모라면 좋지 않다. 게다가 기름기가 많아 제왕절개 수술을 한 산모는 피해야 한다.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상처를 잘 아물지 않게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흑염소 “기운이 너무 달려요”- 기력 보강에 좋은
흑염소는 성질이 열(熱)하고 기력 회복을 돕기 때문에 산욕기가 지났는데도 기운이 달리거나 추위를 많이 느끼는 산모에게 필요한 보양식이다. 그러나 출산 후 몸에 미열이 있는 산모는 불필요한 땀 배출을 유도해 기운이 더 빠질 수 있다. 또 칼로리가 높아 살이 찌기 쉬우니 조심해야 한다.

족발 “젖이 나오지 않아요”- 젖 분비에 좋은
곰국이나 족발은 예부터 젖을 잘 나오게 하기 위해 먹던 보양식이다. 단백질이나 비타민 B1·B`2, 콜라겐, 섬유소, 수분, 칼슘 등이 많이 들어 있어 젖이 잘 분비되도록 돕는다. 그러나 이것 역시 젖량이 충분한데도 먹는다면 살로 가게 마련이다.

박현정 원장은
동국대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비만 전문 기린한방병원 수련의를 거쳐 산전산후 양·한방 협진 클리닉 원장을 지내는 동안 수많은 산모들의 산후 비만과 산후풍을 진료해왔다. 몇몇 유명 방송 연예인을 관리해오며 입소문을 통해 강남 엄마들 사이에서 통(通)하는 산후 비만 전문 한의사이다. 하루에도 수십 명의 산모들을 만나면서 대한민국 출산맘들의 ‘속 깊은 고민’들을 적나라하게 보아왔고, 그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게 됐다고 한다. 현재 삼육보건대학원 보건학과에 출강 중이며 저서로는 「아이 낳고 더 날씬해지는 출산맘 다이어트」가 있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박현정(강남청구경희한의원 역삼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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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내 몸은 얼마나 건강할 수 있을까? 이를 쉽게 그려볼 수 있는 방법은 집안사람들의 건강 이상 유무를 통해서다. 가족·친척 중에 중복되어 나타나는 질병이 있다면 지금은 괜찮더라도 오래지 않아 그 병이 나에게 발병할 확률은 월등히 높아진다.

최근 혼성그룹 ‘거북이’의 리더 터틀맨(본명 임성훈·38)이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돌연사 원인은 심근경색. 그는 지난 2005년 4월에도 심근경색으로 두 번의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그 후 운동으로 10㎏ 이상 체중을 감량하는 등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끝내 같은 질환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안타까운 것은 터틀맨의 아버지도 심근경색으로 별세했다는 사실이다.

터틀맨의 심근경색은 유전이었던 것일까? 그렇지 않다. 심근경색은 유전 질환이 아니다. 이처럼 가족이나 친척 중 같은 질병을 앓는 사람이 2명 이상일 경우 그 질병에 관해 ‘가족력’이 있다고 한다.

1.가족력이란?
의학적으로 조부모에서 자식까지 4대에 걸쳐 사촌 이내에 같은 질환을 앓는 환자가 2명 이상이면 ‘가족력’이 있다고 본다. 유전병과는 다르다.
가족력은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을 포함한다. 100% 대물림되는 유전병과는 달리, 가족력에서 유전자의 질병 발생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다. 즉 유전성 질환은 사전 검사를 통해 유전될 확률을 예측할 수는 있으나 대체로 예방할 방법은 없는 난치성 질환인 반면, 가족력 질환은 관리만 잘해주면 발병 시기를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다. 또 병에 걸렸더라도 가족력을 알면 앞으로 치료에 이용할 수 있다.

2.주요 가족력 질환
흔히 부부는 살아가면서 닮는다고 한다. 이는 공유하는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다. 가령 같은 음식을 먹으면서 살다보면 씹는 강도 등으로 인해 얼굴 골격이 비슷해진다. 또 오랫동안 밤에 야식을 즐기고 운동을 잘 안 한다든지 하면 골격과 체형은 물론 건강까지 닮아가게 된다.
부모의 생활습관은 아이들에게도 학습돼 신체와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자신은 물론 가족들의 평생 건강을 위해, 올바른 식사습관·운동습관을 갖는 등 바른 생활습관을 심어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1 암 가족력
암(癌)은 신체 어느 곳에서도 발병할 수 있다. 한 곳에 생기면 진행하면서 온몸에 퍼져 신체 조직과 기관을 마비시켜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병이기도 하다.

세계보건기구는 암발생의 1/3은 예방이 가능하고, 1/3은 조기진단 및 조기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며, 나머지 1/3의 암환자도 적절한 치료를 하면 완화가 가능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즉 암은 건강 생활습관 실천과 조기검진만으로도 상당 부분 예방이 가능한 질환인 것이다.

국제암연구소의 보고에 따른 암발생 원인을 봐도 30%는 흡연, 30%는 식이요인, 18%는 만성감염에 의한 것으로, 전체 암 발생의 약 80%가 생활습관에 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암은 가족력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질병이다. 따라서 젊은 나이에 암에 걸린 가족력이 있다면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등 지혜롭게 대처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미니 인터뷰 내용 참고).

2 고혈압 가족력
가장 흔한 가족력 질환 중 하나인 고혈압. 고혈압이 있는 상태에서 운동부족, 비만 등으로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 합병으로 쓰러질 위험이 크다.

뇌출혈의 약 75%는 고혈압 때문이다. 고혈압성 뇌출혈은 고혈압만이 아니라 터지기 쉬운 상태의 혈관에도 나타난다. 따라서 뇌혈관 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예방 차원에서 뇌혈관의 기형 여부를 확인해 미리 수술하는 것이 좋다. 뇌혈관이 정상인 경우라도 가족력이 있다면 뇌혈관 벽이 얇다든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이때 중요한 것은 식습관 개선. 특히 가장 큰 문제가 되는 짜게 먹는 습관을 고치도록 한다. 저염식을 하고 과식, 과음을 피해 혈압을 낮춘다. 스트레스는 적절히 관리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 보건복지부·국립암센터 ‘국민 암 예방 수칙’

1. 담배를 피우지 말고 남이 피우는 담배 연기도 피하기 흡연은 폐암을 비롯한 다양한 암의 원인이다. 간접흡연으로 인한 비흡연자의 폐암 발생 위험은 20~30% 증가한다고 한다.
2. 채소와 과일을 충분하게 먹고, 다채로운 식단으로 균형 잡힌 식사하기 충분한 과일과 채소의 섭취는 암 발생률을 5~12%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심혈관계질환과 같은 다른 만성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3. 음식을 짜지 않게 먹고, 탄 음식 먹지 않기 짠 음식은 위 점막 손상과 위염을 유발해 위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 탄 음식은 유전자 변형을 일으키는 발암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4. 술은 하루 두 잔 이내로만 마시기 여기서 한 잔이란 ‘표준 잔(순알코올 12g)’한 잔을 의미한다. 남자 1일 표준 잔 2잔, 여자나 노인은 1일 표준 잔 1잔을 초과하는 음주를 하거나 폭음을 하는 경우 암뿐 아니라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 주 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하기 거의 매일 30분 이상의 규칙적인 운동은 대장암, 유방암뿐 아니라 심혈관계질환과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6. 자신의 체격에 맞는 건강 체중 유지하기 정상체중이란 체질량지수를 기준으로 18.5 쬩 체질량 지수 < 23.0 사이를 의미한다. 비정상적 체중의 증가는 비만으로 연계되어 대장암, 유방암, 자궁내막암, 신장암, 식도암 등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7. 예방접종 지침에 따라 B형 간염 예방접종 받기 B형 간염 예방접종은 B형 간염 만성 감염을 95% 이상 예방해줄 뿐 아니라 B형간염 만성감염으로 인한 간암 발생을 예방해 줄 수 있다.
8. 성매개 감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안전한 성생활 하기 성매개 감염으로 알려진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은 자궁경부암 발생의 필수조건이며, B·C형 간염 감염,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등도 각각 간암과 카포시 육종, 임파선암 등의 원인이 된다.
9. 발암성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작업장에서 안전보건수칙 지키기 작업장 발암물질은 노출 강도가 높다. 또 확인되기 전까지는 발암물질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노출되고, 원인 물질 및 공정에 따라 다양한 암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작업장 발암물질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해진 산업보건안전기준에 따른 안전장치 및 보호구 착용을 생활화할 필요가 있다.
10. 암 조기 검진 지침에 따라 검진을 빠짐없이 받기 암종별 또는 검진주기별로 차이는 있으나 일본, 미국 및 유럽 지역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암 검진에 의한 암 사망 감소 효과가 큰 것을 알 수 있다.

3 심장병 가족력
집안에 심장병 환자가 있고 본인이 다른 질환을 하나 이상 앓고 있다면 발병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자주 체크하고 심전도 검사 등으로 심장 건강 상태를 살피는 것이 좋다.
심장질환에 의한 돌연사를 예방하려면 절대 금연해야 한다. 과로를 피하고, 스트레스를 너무 예민하지 않게 의연히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올바른 식습관,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정상혈압과 정상체중을 유지하도록 한다. 또한 발병했을 경우, 암과 당뇨·고혈압 등과 마찬가지로 적절한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4 당뇨병 가족력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풀지 않는 것이 우선이다. 당뇨병이 생겨 처음 혈당이 200 안팎일 때에는 식욕이 증가하고 그와 더불어 체중도 늘어난다. 그러나 혈당이 300 이상으로 높아지면 반대로 체중이 감소하고 다양한 합병증이 나타나게 된다. 몸속에 들어간 당분이 세포에 흡수되지 못하고 혈관을 떠돌아다녀 혈액을 설탕물이나 꿀물처럼 끈적끈적하게 하고 이로 인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렇게 떠돌던 당분은 소변으로 배출돼 몸은 더욱 마르게 된다.

성장호르몬은 신체의 대사 개선에 다양하게 작용한다. 낮과 밤이 뒤바뀐 생활은 위험하다. 성장호르몬이 주로 분비되는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반드시 잠을 자도록 한다. 잠은 우리 몸을 노화시키고 병들게 하는 활성산소를 원활히 배출하도록 하므로 가능한 한 매일 숙면을 취하도록 한다. 신체리듬을 깨지 않는 것이 건강의 첫걸음이다.

5 비만 가족력
지금은 뮤지컬 연출가로 더 이름이 알려진 개그맨 백재현. 그는 예전에 한 방송에서 가족 식생활과 관련한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그는 어릴 적 친구 집에 갔다가 밥그릇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밥그릇이 너무 작았기 때문. 그도 그럴 것이 당시 그의 집에서는 냉면그릇만 한 그릇에 밥을 먹었다고 한다. 그는 한때 몸무게가 110㎏ 이상 나가 다이어트를 시도했고, 현재 건강에 무척 신경을 쓰고 있다.

가족력이 강한 비만은 만병의 근원으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특히 엄마가 비만인 경우 자녀가 비만이 될 확률은 매우 높다. 가족력이 있다면 어릴 적부터 체중 관리를 해야 한다. 아동 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진다. 비만시 나타나는 수면무호흡증은 각종 대사질환과 돌연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신의 체격에 맞는 건강 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고른 영양과 적절한 칼로리를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6 대사 증후군 가족력
대사증후군은 인슐린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거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이상 증상이다. 당뇨병, 고지혈증, 뇌졸중 등 각종 성인병의 원인에 해당하며 전 인구의 약 1/4 가까운 사람들이 여기에 속할 만큼 아주 흔한 질환이다.
이는 비만과 과식, 운동부족, 스트레스, 잘못된 생활습관 등으로 인해 생긴다. 복부비만, 고밀도 콜레스테롤, 고혈압, 당뇨, 고중성지방 등 5가지 지표 가운데 3가지 이상이 기준치를 넘으면 대사증후군으로 본다.
예방을 위해서는 꾸준히 운동을 해야 한다.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병행한다. 또 폭식을 하지 않고 저혈당 식사를 하도록 한다. 포화지방이 많은 기름진 음식 대신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고 불필요한 콜레스테롤은 배출하도록 노력한다.

7 골다공증 가족력
뼈의 노화현상으로 인한 골다공증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뼈가 부러지게 된다. 골다공증 가족력이 있으면 연령에 비해 빨리, 심하게 뼈의 노화가 진행될 수 있다. 흔히 폐경 후에 문제가 되지만 가족력이 있다면 그전부터 조심해야 한다. 골다공증이 심하면 골절로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특히 알코올, 약물 등에 의한 간 손상을 조심한다. 골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비타민 D의 합성을 위해 햇볕도 쬐고 운동을 해야 한다. 영양분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저체중, 뼈 형성을 방해하는 흡연 등을 주의한다. 평소에 칼슘이 함유된 식품을 적절히 섭취하고 필요하다면 칼슘제도 복용한다.

8 우울증 가족력
유전적인 소인과 함께 동거인들이 공유하는 분위기에 큰 영향을 받는 정신 질환. 생활환경에서 초래되는 불만과 기질적인 문제가 병을 악화시킨다. 양육자의 우울성향 전가는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또한 숨겨져 있던 억압된 분노가 화살이 되어 아이가 주의력 결핍 과다행동장애가 될 수도 있다.

환자의 삶의 질 저하와 함께 흔히 문제가 되는 것이 자살이다. 자살자 중 70% 이상이 우울증 환자라고 한다. 자살은 과거의 자살력과 함께 가족의 자살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울증의 경우 불면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잠을 자고 나도 잔 것 같지 않아 괴로운 경우가 많고 오전에 기분이 다운되는 경우가 많다. 우울증을 완화하는 방법으로 오전에 햇볕을 쬐면서 20분 동안 걷는 것을 추천한다. 밤 동안 체온이 낮아져 기분이 다운됐기 때문에 몸을 따뜻하게 하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또 대화를 많이 하는 한편 운동과 반신욕 등으로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기획/ 이연우 기자 글/ 김찬미(자유기고가) 일러스트/ 최수연


Mini Interview
Q 가족력의 영향이 큰 암은 무엇인가요?

A 현재까지 암발생에 관여하는 유전요인 등이 밝혀지면서 확실하게 가족력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암종은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폐암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족 집단 내에서나 함께 생활하는 집단에서 공통적으로 암 발생이 높은 것은 암을 유발하는 유전요인에 의한 것 외에도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생활습관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Q 암 가족력은 얼마나 위험한가요?
A
가족력으로 인한 암 사망 위험은 전체 암 사망의 약 5%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암에 대한 가족력이 있는 경우 연구 결과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나 약 1.5~3배 정도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Q 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식생활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식습관은 가족 단위로 그 양상이 비슷하며, 부모의 식생활 습관은 자녀에게 자연스럽게 대물림되므로 역시 암 발생 위험을 높이게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암 가족력이 있고 암 발생 위험이 우려되는 경우는 암을 유발하는 위험요인이 되는 과도한 육류 및 지방의 섭취를 피하고,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며,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장보기 단계에서부터 조리법과 섭취량에 이르기까지 세밀한 주의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암을 예방하는 식생활을 위한 자세한 사항은 ‘`국민 암예방 수칙 실천지침 식이 편’을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Q 비만과 암 가족력은 어떤 관련이 있나요?
A
암 가족력과 관련이 있는 암은 대부분 식생활이나 적정 운동 여부와 연관이 깊은 비만에 의해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암종들입니다. 특히, 유방암은 성장기의 비만이나 과도한 음주가 위험요인이 되며, 대장암과 전립선암의 경우 육류 섭취가 위험요인이 됩니다. 녹황색 채소를 포함한 충분한 야채와 과일을 섭취하고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하는 것은 이들 암 발생을 막는 예방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과일과 채소에는 항산화제, 파이토케미칼, 식이섬유 등이 포함되어 있어 항산화작용, 해독작용, 면역기능 증진, 호르몬 역할 조절 등을 통하여 암을 예방하게 되며, 과일과 채소의 섭취량이 증가하면 암 발생률이 5~12% 감소할 수 있습니다. 실제, 연구결과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나 과일의 경우 폐암, 방광암, 구강암, 인두암, 후두암, 식도암, 위암, 대장암, 직장암 등의 발생 위험에 대한 예방 효과가 있고, 채소는 식도암, 유방암, 폐암, 위암, 대장암, 직장암의 위험에 대한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Q 암과 함께 다른 중요 질환이 있는 경우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A
일반적으로 암을 비롯한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라도 균형 잡힌 식생활을 통해 인체에 필요한 적정한 양의 영양소를 공급하고,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만, 당뇨나 암을 치료 중인 분들의 경우 개인별로 적합한 식사요법 등에 대해서는 의사와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면 됩니다.

운동 역시 개인의 건강 상태나 질환 보유 여부에 따라 적정한 수준의 운동량과 운동 방법이 결정됩니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성인이라면 여가시간의 운동으로 조깅이나 걷기, 자전거 타기, 줄넘기, 수영, 요가 등을 하면 암을 비롯한 만성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스포츠 활동으로는 각종 구기 종목 등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밖에도 일상에서의 빨래, 청소, 계단 오르기, 장보기 등의 가사활동 및 걷거나 나르기, 고강도 노동 등의 직업활동 등도 신체활동으로 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심장질환, 당뇨, 골다공증 등 다른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적합한 운동 방법과 운동량에 대하여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Q 암 예방을 위해 평소 주의해야 할 생활습관을 알려주세요.
A
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그것이 유전요인에 의한 것이든지 혹은 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공통의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어서이든지 간에 일반인들에 비해 암 발생 위험이 높을 수 있으므로 암을 예방하는 생활습관에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실제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암을 예방할 수 있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중심으로 ‘국민 암예방 수칙’10개 항목을 제시하고 있습니다(본문 게재). 따라서 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현재까지의 자신의 생활습관을 평가해 보고, ‘국민 암예방 수칙’과 그 실천지침의 내용에 비춰 교정이 필요한 습관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노력으로 행태를 변화해 암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도움말&인터뷰/ 임민경(국립암센터 암예방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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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보다 ‘포인트’로 받는 이익이 훨씬 크다.
자동 소멸되는 ‘포인트’로 ‘돈’을 잡자!

최근 신용카드 발급 수가 국내에서만 8천만 장이 넘는다고 한다. 우리 지갑 속에도 3~4개쯤 갖고 있을 정도로 신용카드는 ‘현금’보다 더 소중한 ‘물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신용카드의 자세한 기능을 제대로 알고 사용하는 사람은 드물다. 신용카드를 재테크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 중 ‘포인트 활용법’을 소개한다.

소득공제 혜택보다 ‘포인트’ 이익이 더 크다
소득공제에 따른 세금 절감액은 연 1천만원을 카드로 결제했을 때 통상 10만~20만원 정도다. 하지만 그동안 카드 사용으로 적립한 포인트는 수십만원에 달한다. 이 ‘포인트’를 제대로 사용하는 소비자는 약 20% 수준. 적립한 지 5년이 지나면 포인트는 자동 소멸된다. 1년에 이렇게 소멸되는 포인트만 ‘수백억원’ 규모에 달한다고 한다. 쉽게 지나쳐버릴 수 있는 숨겨진 돈, 신용카드 ‘포인트’를 오늘부터 찾아 쓰자.

신용카드 ‘포인트 활용’은 어떻게 해야 할까
신한카드 전국 3만여 개 특별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 가능.
삼성카드 삼성전자와 제일모직 등 3만5천여 개 특별 가맹점에서 대금 결제시 현금처럼 사용 가능. ‘보너스 포인트 몰’에서 일상용품부터 각종 상품권까지 다양하게 구입이 가능하다.
■국민카드&비씨카드 포인트로 카드 사용 요금을 결제하는 ‘캐시백 서비스 실시’. 결제일 하루 전까지 전화로 신청하면 적립된 포인트만큼 ‘카드대금’을 결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포인트로 ‘사은품’을 신청하는 게 더 이득이다. 사은품은 카드사들이 공동구매한 것들이라 시중가보다 20~40%가량 저렴하기 때문이다.
비씨카드 비씨카드가 운영하는 쇼핑몰인 ‘비씨쇼핑’에서 포인트로 생활용품과 가전제품 등을 구입할 수 있다.
현대카드 M포인트몰, M포인트숍 등을 통해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여러 장의 카드 포인트를 한데 모을 수 있다
신용카드는 여러 장인데, 포인트가 분산되어 있어서 사용이 어려운 경우, 포인트 통합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다.
- 포인트 아울렛(www.pointoutlet.com)은 비씨, 삼성, LG, 외환카드의 포인트를 합산해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 통합 사이트다. 이밖에 포인트 파크(www.pointpark.com), 포인트뱅킹(www.pointbanking.com),
넷포인츠(www.netpoints.co.kr), 포인트백(www.pointback.com) 등도 실시하고 있다.

포인트가 많은 카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현대 M카드 최고 11%라는 높은 포인트 적립률과 다양한 포인트 사용처로 인기. 전국의 모든 신용카드 가맹점과 해외 사용액에 대해서도 포인트를 준다. 이용 금액의 평균 2%가 적립되며, 모아놓은 포인트는 자동차를 살 때도 2백만원 할인, 외식업체나 GS칼텍스, 항공 마일리지로도 전환해서 쓸 수 있다.
삼성 ‘빅앤빅카드’ 해외 출장이나 여행이 잦은 사람에게 유리. 해외 가맹점, 항공, 철도, 고속버스, 호텔, 콘도, 여행사 이용시 기존 적립률의 두 배가 적용. 국내 오프라인 면세점과 일부 인터넷 면세점(롯데, 신라, 동화)에서 다섯 배까지 적립.
삼성 ‘애니패스카드’, ‘지앤미 카드’ 성별에 따라 혜택도 다르다.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지앤미카드는 홈쇼핑,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사용시 포인트 두 배 적립. 남성들이 주로 사용하는 애니패스카드는 음식점, 노래방, 주점 등에서 사용할 때 포인트 두 배 적립.
비씨 ‘쇼킹세이브카드’ 휴대전화 사용이 많은 사람들에게 ‘`강추’. 이 카드를 이용해 KTF 통신 요금을 자동이체하는 경우 이용 실적에 따라 5~15% 포인트 적립.
롯데 ‘포인트 플러스 카드’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월드, 롯데리아 등 롯데그룹 17개 계열사에서 사용할 때 포인트 최고 두 배 적립.


신용카드 관리 10계명
1)주거래 은행을 만들자

주거래 은행이란 자신이 제일 많이 이용하는 은행으로 급여이체, 카드 대금 결제, 금융 상품 가입, 공과금 납부 및 자동이체 등을 집중하는 것이 좋다. 신용평가에 주거래 은행의 거래 실적이 크게 반영되기 때문이다.

2)연체 상환은 오래된 것부터 하자
기본적으로 연체는 없을수록 좋다. 하지만 연체가 여러 건 있다면, 금액이 많은 것보다 오래된 연체를 줄이는 것이 신용 점수 하락을 막는 데 좋다.

3)신용카드는 한 장만 오래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소지하고 있는 신용카드가 많을수록 신용 평점이 깎인다. 거래 실적이 좋아 해당 카드사의 우량 고객이 되면, 여러 혜택뿐 아니라 현금 서비스 금리도 낮아진다.

4)대출 신청은 신용 점수가 깎이는 요인이 된다
금융기관들이 신청인의 신용 정보를 조회하면서 자금 여력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특히 제2금융 대부 업체에서 신용 정보를 조회하면 은행에서 할 때보다 점수 하락이 클 수 있다.

5)보증을 서는 것도 신용 하락 요인이다
보증 자체가 대출과 같은 개념이기에 그렇다. 보증을 받아야 하는 경우라면 자금 여력이 충분한 사람에게 부탁하는 것이 좋다. 보증인의 재무 능력도 신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6)카드 대금은 선(先)결제도 좋다
카드 대금을 연체 중이거나 현금 서비스를 받았다면 결제일까지 기다리지 말고 미리 결제나 변제하는 것이 좋다. 이자뿐 아니라 연체 기간도 단축된다.

7)자동이체는 필수다
자동이체를 이용하면 부주의로 생기는 연체를 막을 수 있다. 거래 은행 평점도 올라간다. 하지만 통장 잔액은 항상 확인해야 한다.

8)영수증을 버리지 말자
영수증은 신용 거래 취소, 물품 반환, 이중 청구시 거래를 입증하는 자료이자 피해를 방지하는 수단이다. 금융사 실수로 불량 정보가 등록될 경우 영수증으로 구제받을 수 있다.

9)연체 독촉 전화도 잘 받아라
주소지가 변경되면 은행이나 통신사 등 거래 업체에 미리 통보해야 한다. 연체 고객의 경우 연락 두절 및 우편물 반환도 점수 하락을 부른다. 특히 연체 상환을 독촉하는 전화는 괴롭더라도 꼭 받아서 여유 있는 상환 일정을 알려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10)신용 평점을 자주 확인해보자
자신의 신용 평점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는 습관을 기르면 좋다. 한국신용평가정보, 한국신용정보 등의 홈페이지에 등록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신용 등급 변동을 확인할 수 있다. 등급에 따라 이용 가능한 금융사도 소개해주니 자금 계획 수립에도 좋다.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참고 서적 / 「신용카드 경제학」 (스마트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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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착하고 바르게 키우고 싶은 건 이 세상 모든 엄마의 바람. 하지만 아이가 뜻한 대로 커주지 않고 삐뚤거나 그르게 행동할 때면 엄마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아이의 행동을 바로잡긴 해야겠는데 방법을 몰라 속만 끓이고 있다면 지금 당장 「레이디경향」의 문을 두드리자. 말썽꾸러기 우리 아이를 착한 아이로 만들어주는 ‘걸어 다니는 육아 박사’ 손석한 선생님이 엄마들의 육아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줄 것이다. 여든까지 갈까 걱정되는 우리 아이 세 살 버릇 길들이기!

갑자기 엄마한테만 떼를 써요
10개월에 접어든 아이의 엄마입니다. 그전까지는 아주 순하고 떼도 부리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엄마만 보면 징징거리며 따라다닙니다. 다른 사람들이 돌봐줄 때는 잘 노는데 엄마한테만 오면 떼를 쓰니 너무 돌보기 힘들어요. (황명희·경기 평택시 포승면)

A 아이의 이런 행동은 엄마에 대한 애착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즉 엄마와 다른 어른들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특히 엄마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징징거리는 것은 자기에게 더 많은 관심을 쏟아달라는 표현이고, 혹시 엄마가 어디 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돌봐줄 때 잘 논다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엄마와 애착 관계는 기본적으로 안정되어 보입니다. 불안정한 애착 관계를 가진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과 잘 놀지 못하고, 계속 엄마를 찾을 것입니다. 다만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 자기 욕구와 주장을 충분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억누르다가 마음 편한 대상인 엄마가 나타나면 마음껏 표출하게 됩니다. 따라서 아이의 그와 같은 행동은 정상으로 보입니다. 만일 아이가 지나치게 떼를 쓴다면 무관심하게 대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아직 10개월 된 아이이므로 가급적 아이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이 심리 & 행동 발달 전문가가 엄마들의 고민과 함께합니다”

손석한 선생님은…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는 의학 박사 손석한 선생님은 KBS ‘생방송 세상의 아침’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긴급출동 SOS’ EBS ‘육아일기’ HCN(서초·동작·관악 케이블) ‘손석한 박사의 빛나는 아이 만들기’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 자문을 맡거나 고정 출연하며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빛나는 아이」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아빠의 대화혁명」 등이 있다.

떼쟁이, 울보, 청개구리… 레이디경향에 맡겨주세요

‘레이디경향’은 이 세상 모든 엄마와 함께합니다. 잠시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산만한 아이, 자기 마음에 차지 않으면 폭력부터 휘두르는 아이, 장난감을 사달라며 가게 한복판에서 발버둥을 치며 우는 아이 등 그간 말 못했던 엄마들의 육아 고민을 애독자 엽서 혹은 메일(chaconne@kyunghyang.com)로 보내주세요. 정성스럽고 속 시원한 답변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아픔을 참지 못해요
조카가 또래에 비해 유독 아픈 것을 못 견뎌합니다. 손에 조금만 상처가 나도 데굴데굴 구르며 아프다고 하고, 콧물이 나기 시작하거나 기침이 조금 나면 울고불고합니다. 조금만 아파도 죽는 거 아니냐며 난리를 피우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경하·부산 사상구 학장동)

A 아이의 불안 성향이 높아 보입니다. 특히 신체적인 자극(통증 혹은 불편함)에 대해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 ‘신체감각 민감도가 높다’고 표현합니다. 이러한 경우 대개 미래에 대해서 지나치게 부정적인 예측을 합니다. 가령 말씀하신 대로 조금만 아파도 죽는 것 아니냐는 생각에 휩싸입니다. 부모를 비롯한 주변의 어른들은 아이의 생각이 잘못됐음을 지적하기에 앞서 “괜찮아. 안심해. 그 정도로 죽지 않아. 엄마가 있으니 너를 지켜줄 거야”라는 말로 아이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고 안심시키세요. 한 번에 아이가 안심하지 못하면, 여러 번 반복적으로 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 다음에 그러한 생각이 잘못됐음을 가르치세요. 아프다는 것은 누구나 겪는 것이고, 아프다고 해서 다 병에 걸려 죽는 것이 아니며, 시간이 지나거나 치료를 받으면 결국 사라진다는 점을 차근차근 설명해주세요.

아빠의 스킨십을 싫어해요
열 살 여자아이를 두고 있습니다. 평소 아빠와 사이가 좋은데도 아빠가 자신을 만지는 것은 싫어합니다. 아빠가 퇴근해서 집에 오면 아빠 옆에 계속 붙어 있다가도 아빠가 얼굴을 만지거나 엉덩이를 두드리면 화를 내며 아빠를 때리고 소리 지릅니다. 아빠와 잘 노는데 스킨십은 왜 싫어할까요? (송경운·서울 양천구 신정2동)

A 현재 열 살인 여자아이라면 사춘기를 앞둔 것으로 보입니다. 사춘기가 되면 아이들은 자신의 신체 혹은 외모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고, 그 결과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님이라 할지라도 아이에게 스킨십을 할 때는 예전과는 다르게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이성의 부모는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아빠가 먼저 달라진 딸의 모습과 행동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좋겠습니다. 특히 아이가 아빠와 잘 논다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아빠와의 관계가 멀어졌다거나 아빠를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는 단지 아빠가 자신의 몸을 만지는 행동을 싫어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앞으로는 아이의 바람대로 몸을 만지는 행동은 하지 않아야 합니다. 엄마께서는 아이가 아빠를 때리거나 소리를 지를 때 아이에게 단호한 주의를 주면서, “아빠가 내 얼굴 만지는 것이 싫어요. 이제 그러지 않으면 좋겠어요”라고 말로 표현하게끔 교육시키세요.

물을 무척 좋아해요
33개월 된 아들이 물을 정말 좋아합니다. 어렸을 때 집 앞에 강이 있어서 자주 데려가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정도가 심해요. 미술관이나 동물원에 가도 하수구와 폭포만 보려고 하고 놀이를 할 때도 항상 시냇물이나 폭포를 만들어놓고 놀아요. 너무 한 가지에 집착하는 것 같아 걱정됩니다. (정은정·인터넷 상담 사연)

A 현재 33개월이라면 정상적으로 흔하게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아직 인지적으로 융통성을 갖고 있지 못합니다. 게다가 관심과 흥미의 제한을 보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특정한 물건, 장난감, 현상에 집착하는 듯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부분 그러다가 이내 다른 것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아이가 충분하게 만족감을 느끼면서 스스로 ‘숙달’된 느낌을 받는다면, 저절로 집착 현상은 줄어들 것입니다. 혹시 엄마께서 걱정이 된다면, 아이가 보다 다양한 놀거리에 관심을 갖도록 엄마가 적극적으로 노력하세요. 엄마가 아이 앞에서 다른 장난감을 가지고 재미있게 노는 모습을 보이고 함께할 것을 권유하는 방식이 좋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은 현재 아이의 흥밋거리를 제한하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의 관심 사항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다른 쪽으로 관심을 둘 수 있도록 해 주라는 뜻입니다.

소변을 참아요
올해 일곱 살 된 여자아이입니다. 그런데 어려서부터 소변을 참고 참다가 화장실 앞에서 실수를 하는 버릇이 있어요. 아무리 야단을 쳐도 고쳐지지 않네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박남애·서울 강남구 역삼1동)

A 반복적으로 소변을 옷에 지리는 경우 ‘유뇨증’이 의심됩니다. 일반적으로 밤에 자다가 실수하는 ‘야뇨증(야간 유뇨증)’은 잘 알려져 있지만, 낮에 소변을 참다가 옷에 지리거나 의식하지 못한 채 소변을 지리는 ‘주간 유뇨증’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습니다. 만 5세 이상의 아이가 적어도 3개월 이상 이러한 증상을 보인다면 ‘유뇨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부모가 아이를 야단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도리어 악화시킬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아이의 수치심과 두려움을 더욱 자극해서 심리적으로 불안정해져 증상이 지속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부모님께서는 아이가 수치심을 느끼지 않게끔 배려하면서 점진적으로 소변을 화장실에서 보는 연습을 시켜야 합니다. 소변이 마려운 느낌이 왔을 때 곧바로 화장실에 가도록 훈련시키세요. 이 과정에서 충분히 칭찬하고 보상하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아울러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이므로 소아정신과 혹은 소아청소년과를 찾아가는 것도 좋겠습니다.


기획&진행 / 이연우 기자 도움말 / 손석한(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모델 / 이정호, 오은수 사진 / 원상희 의상 협찬 / 헹텐키즈(02-3442-0151) 장소 협찬 / 리틀베어 송파점(02-2043-3001)

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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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별자리 운세

Gemini 쌍둥이자리
폭풍의 언덕에서 태양을 향해 비상하는 쌍마의 현란한 모습처럼, ‘`하늘의 사자`’인 수성의 수호를 받으며 태어난 당신은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다. 북극에서 얼음을 팔 수 있으며, 아프리카에서는 따끈한 음료수를 팔 수 있을 정도로 임기응변과 설득력이 뛰어나다. 예술적 본능과 외교적인 기질을 적절히 조화시켜 모임에서 분위기를 밝게 이끄는 재능을 갖추었다. 하지만 두 개의 능력이 잘 연결되지 않을 때, 갈등과 좌절로 쉽게 자포자기 할 수도 있다. 의사소통을 하고 싶다는 욕망만으로 정작 전달하려는 본래의 의미를 잃어버려서 혼돈 속에 빠질 수 있다. 그런 것들을 극복하면 어떠한 위기에 처해도 해결할 수 있는 판단력과 결단력을 발휘한다. 당신에게는 설득력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재치가 있다.

쌍둥이자리 남자의 비밀 다재다능하며 순간적인 판단력이 뛰어난 그는 플레이보이 기질이 다분하다. 이지적인 외모와 육체적인 매력을 지닌 한편, 아름답고 청결한 사랑을 지향하는 멋진 남자다.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기에, 그와의 사랑은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다른 여자들과의 만남은 눈감아 주어야 한다. 가벼움 이상으로 심각해지지 않는다. 기교적인 흥분의 변화를 즐기는 그는 밝은 성격과 귀여운 얼굴의 센스 있는 여인에게 호감을 느낀다.


Gemini May 22~ June 21 쌍둥이자리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아이디어나 새로운 개념을 찾아서 조금만 수정하면 다른 사람이 생각지 못했던 일을 할 수 있다. 노력하는 만큼 큰 결실을 볼 수 있으니 무엇이든 쉽게 판단하지 말고 흘러가는 대로 둘 것. 정신이 집중되지 않을 때에는 산책을 해보도록.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는 것이 숙제다. ● Work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 좋은 달. 문제를 한번에 해결하려 하지 말고 조금씩 해결하라. 생각만 하지 말고 일단 움직여라. 전문적인 조직이나 모임에서 수집한 작은 정보 하나가 성공의 열쇠가 된다. 황소자리와의 일 처리는 안정적이며 당신의 능력을 개발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 Money 자기 꾀에 스스로 넘어가는 어리석음을 범할 수도 있다. 생각지 못했던 수입이 있지만 쓰임새도 많다. 정보를 잘 감별해서 결정을 내려라. 공짜 티켓, 여행 등의 유혹에 넘어가지 마라. 너무 좋은 제안은 불가능한 것이 많다. ● Love 연인이 있다면 행복의 나라로 갈 수 있다. 명랑한 것은 좋지만 당신의 변덕스러움을 조심하라. 새로운 만남이 사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아주 높다. ● Best Partner 쌍둥이자리, 사수자리. 감성이 뛰어난 AB형 ● Lucky Place 기차여행, 통나무집이 있는 휴양지 ● Lucky Mascot 들장미, 황금색 헤어핀


CanceR June 22~ July 22 게자리
가파른 언덕길의 연속이다. 다음 달을 위한 준비 기간으로 삼는 것이 좋을 듯. 다가오는 상황을 함부로 예측하지 말고 제3자의 입장에서 관망하라. 예민함은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직업이나 현재의 생활양식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타인의 반응에 신경 쓰지 말고 꿋꿋하게 자신을 지켜라. 먼저 화를 내는 쪽이 패배한다.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여라. 느긋한 마음으로 친구나 가족의 작은 의견이라도 성실하게 받아들일 것. ● Work 거절할 일은 확실하게 거절하라. 주저하지 말고 털어놓고 일을 추진하라. 동료들은 당신의 변화에 당황하겠지만 곧 적응할 것이다. 업무에 관한 계획은 훌륭하다. ● Money 무책임한 말 때문에 크게 책임질 일이 생길 수 있다. 갚을 능력이 없다면 빚을 져서는 안 된다. 무리하지 마라. 보증을 서는 등의 금전 거래는 가능하면 피하라. ● Love 문제가 생기면 끙끙 앓지 말고 맞서 해결하라. 근거 없는 구설 때문에 피곤하다. 연인이라도 비밀을 공유하려는 생각은 절대 금물. 사랑은 영혼의 집중. 경이로운 체험이 서로에게 영감과 빛을 전해준다. ● Best Partner 황소자리, 사자자리. 같은 취미를 즐길 수 있는 0형 ● Lucky Place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는 곳 ● Lucky Mascot 달맞이꽃, 펄이 들어간 화장품


Leo July 23~ August 23 사자자리
좋은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는 시기. 목표와 계획을 가지고 점진적으로 나아가라. 활기차고 의욕이 넘쳐 몸과 마음의 상태가 좋다. 즉흥적인 생각이나 행동은 실패를 부를 수 있으니 적절히 자제할 것. 독선적인 행동을 자제하고 마찰을 빚지 않도록 조심하라. 가족과의 여행은 행운을 가져다준다. 어떠한 결정도 이 달만큼은 가족과 함께 상의하라. 교통사고 특히 주의할 것. ● Work 도전에 맞서 승리를 이끌어내라. 성실한 정보 교환으로 문제점을 재빨리 포착하는 게 중요하다. 전체적인 상황을 직시한 뒤 세부적인 내용은 다른 사람에게 맡길 것. 협동이야말로 당신의 목표를 이루는 최선의 방법이다. ● Money 재정적인 문제로 파트너와 함께 일할 필요가 있다. 서로의 재능을 조화시키면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투자에 관한 문제는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좋다. 중개인의 조언은 상술에 가까우니 흔들리지 말 것. ● Love 우정과 사랑을 구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비밀스러운 사랑은 힘들기만 할 뿐. 동호인 모임에서 멋진 사람을 만날 수 있으니 대화의 통로를 은밀하게 열어둬라. ● Best Partner 천칭자리, 양자리. 취미가 다양한 B형 ● Lucky Place 인천 앞바다가 훤히 보이는 전망 좋은 곳 ● Lucky Mascot 잠자리 날개 같은 블라우스, 인동초


Virgo August 24 - September 23 처녀자리
완벽을 추구하는 성향으로 미루어볼 때 스스로를 힘들게 만들 수 있는 시기다. 평화로움을 좀더 만끽하면서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워라. 당신의 말이 상대에게 비수가 될 수 있으니 말조심하라. 이 달은 인색하면 손해니 적당히 풀고 즐겁게 지출하라.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장소에서 당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머뭇거리지 말고, 상대의 장점을 보도록 노력하라. ● Work 중립적인 자세를 취하라. 자신의 재능을 알리는 것에 부끄러워하지 마라. 일을 할 때는 사적인 감정을 개입시키지 말 것. 당신의 능력은 무한하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동정은 금물이다. ● Money 주저하다 보면 기회를 잃을 수 있다. 지금 주가가 오르는 일에 투자하라. 꼭 필요한 물건을 다량으로 구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 Love 섬세함이 지나치면 그가 부담을 느낄 수 있으니 감정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라. 예기치 못한 사람으로부터 사랑의 유혹이 있을 수 있다. 사랑으로 발전시킬 생각이 없으면 단호하게 거절하라. 연인에게 선물을 하려면 갈색 지갑이 좋다. ● Best Partner 처녀자리, 물고기자리. 용기와 행동력이 뛰어난 B형 ● Lucky Place 연극 공연장, 미술 전시관 ● Lucky Mascot 잔잔한 꽃무늬 원피스


Sagittarius November 23 - December 21 사수자리
적극적이고 낙관적인 성품이 빛을 발한다. 문제점이 있으면 해결책도 있다. 혼자 끙끙대지 말고 도움을 청하라. 보다 폭넓은 교제로 당신의 진가를 발휘하라. 배운 것을 바로 소화시켜 내 것으로 만들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이 달의 여행은 미루거나 취소하는 게 좋다. 건강을 주의하라. 늦게까지 일하더라도 식사를 거르지 말 것. ● Work 윗사람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것. 융통성은 성공의 지름길. 유연하고 개방적인 태도를 갖기 위해 노력하라. 세부적인 것에 매달리다 보면 큰 것을 놓치게 된다. 보고서는 감각적인 판단보다는 명확한 자료를 토대로 작성하라. ● Money 수입이 향상되는 시기다. 예상외의 수입은 저축하는 것이 현명하다. 휴가 자금으로 비축해놓으면 여유 있는 휴가를 즐길 수 있다. 세금 문제를 위해 돈에 관련된 모든 서류를 잘 보관하라. 만약 영수증을 잃어버렸다면 사본을 구할 것. ● Love 로맨틱한 사랑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처음부터 서로에게 부담을 주지 말 것. 당신이 마음속에 품어 왔던 사람이 당신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가벼운 만남이 자연스럽게 사랑으로 연결된다. ● Best Partner 쌍둥이자리, 물병자리. 친절하고 숨김이 없는 B형 ● Lucky Place 비 개인 나루터. 고궁 ● Lucky Mascot 아로마 향초. 나팔꽃


Pisces February 19 - March 20 물고기자리
휴식이 필요한 시기다. 친구와의 짧은 여행에 행운이 있다. 무심코 지나쳤던 제안들이 당신의 갈 길을 열어줄 수 있다. 변화를 시도하지만 아직 때가 아니다. 현실에 적응하도록 노력하라. 당신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일에 대해 검토하라. 가족들의 문제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도록. ● Work 동료들과 대화의 통로를 항상 열어 두라. 당신의 순간적인 발상이 채택될 가능성이 많다.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마이너스만 될 뿐이다. 파트너와 협조 정신이 중요하다. 7월까지는 사무실 분위기에 신경 쓰도록 할 것. ● Money 인내심을 가지고 일을 하라. 새로운 아이디어의 진행은 속도를 조절할 것. 금전 문제에 얽힌 교제가 있으면 깨끗하게 청산하라.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전망이 좋다. 여유가 있다면 보석이나 그림처럼 가치가 변하지 않는 물품을 구입하도록 하라. ● Love 지루하게 계속된 인연은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어떤 형태의 사랑이든 비밀은 금물. 가족에게 소개하려면 7월이 적당하다. 모임이나 기념 파티가 있으면 대담한 드레스를 입고 외출하라. 새롭게 시작되는 사랑은 혜택 받는 사랑이다. ● Best Partner 황소자리, 전갈자리. 책임감이 강한 AB형 ● Lucky Place 야생화 향기가 가득한 곳 ● Lucky Mascot 라일락, 사랑의 언어가 담긴 시집


Libra September 24 - October 23 천칭자리
해외로 나갈 기회가 계속 이어진다. 유학 시험을 보거나 프로젝트팀에 선발되어 어려운 관문을 뚫고 나갈 수도 있다. 사람들이 당신에게 어떤 약속을 했는지 잘 기억하고 있도록. 마음과 마음의 만남을 중요시하라. 주위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확고한 원칙을 세우고 지켜나가라. 자신도 모르는 사이 문제가 발생하고 구설수에 오르내릴 수 있다. ● Work 내 아이디어가 관심을 불러 모을 수 있는 기회. 자신감을 가지고 발표하라. 대담하게 행동하라. 사람들에게 말려들어 판단력이 흐려지지 않도록 조심하라. 상사와 동료로부터 동시에 제안이 들어오면 상사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게 유리하다. ● Money 예전에 빌려 쓴 돈으로 여기저기 펑크가 나기 시작한다. 영수증이나 증명서들을 꼭 챙기도록 하라. 남을 돕다가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 ● Love 당신의 마음에 스며든 한줄기의 사랑.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현재의 사랑을 느껴라. 풍부한 감성이 그를 사로잡을 수 있다. 사랑의 열정에 휩싸일 때는 오래된 친구와 마음을 나눠라. 돈과 사랑을 결부시키지 말 것. ● Best Partner 천칭자리, 쌍둥이자리, 책임감이 강한 0형 ● Lucky Place 황금빛 노을 물든 강가 ● Lucky Mascot 네잎 클로버, 재스민 향수


Capricon December 22 - January 20 염소자리
잔뜩 흐린 먹구름 속에서 한줄기 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달의 계획은 간단하고 순조롭게 세울 것. 현실을 인정하고 집착을 버려라. 높은 목표를 갖는 것은 좋지만 비현실적인 목표는 경계해야 한다. 욕심을 버려라. 정해진 패턴에 얽매이지 말고 좀더 자유롭게 당신의 마음을 바꿔라. 가족과의 문제는 서로 타협하고 화해하라. ● Work 새로운 기술을 터득하는 것이 유리하다. 일의 끝마무리를 완벽하게 하라. 훌륭하게 처리한 일을 망칠 수 있다. 내면의 실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다. 정보에 따라 행동하기 전에 사실 여부를 판단한 후 시작하라. ● Money 배보다 배꼽이 크게 될 수 있다. 이미 구입했다면 보증서를 반드시 확인할 것. 새로운 투자는 아직은 시기상조다. 허위 광고에 속아서 물건을 살 수 있으니 이 달에는 충동구매를 각별히 주의할 것. ● Love 컬러풀한 차림새는 당신을 돋보이게 한다. 서로의 관심에서 쌓은 우정이 시간이 지나면서 사랑으로 변한다. 지난달의 트러블은 사라지고 행복의 불꽃이 아련히 피어난다. 상대방의 영혼의 깊은 곳을 탐구하도록 노력하라. ● Best Partner 사수자리, 천칭자리. 감정을 절제할 수 있는 성격의 A형 ● Lucky Place 소나무 숲 속의 별장 ● Lucky Mascot 노랑 붓꽃, 챙이 넓은 모자


Aries March 21~ April 20 백양자리
한꺼번에 터지는 여러 가지 일들에 혼란스럽다. 자신의 몫이 무엇인지 알아내어 침착하게 행동하라. 당신의 성공 여부는 예리한 판단력과 융통성 있는 판단에 달려 있다. 이 기회에 자신의 PR을 확실히 하라. 배를 이용한 여행은 행운을 부른다. 윈드서핑에 도전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 중순이 지나면서 짜증나는 일들이 벌어진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의 충고를 받아들여라. 음주운전을 하지 말 것. ● Work 회사 내에서는 유대관계를 긴밀히 할 것. 지금까지 기획했던 일을 발표해 보라. 간단한 작업이라도 성의를 다하도록. 책임감 있게 행동하라. 대수롭지 않은 시도가 놀라운 성과를 거둘 수 있다. ● Money 고정수입이 증가하고 의외의 부수입도 반짝 빛난다. 금전문제로 사람들과 충돌하기 쉬우므로 각별히 주의하라. 중요한 물건은 자료조사를 철저히 한 후 구입하라. 스트레스는 아이 쇼핑으로 해결하라. ● Love 당신의 뜻을 그에게 강요하지 마라. 사랑한다면 그의 그림자마저 감싸줄 아량이 필요하다. 일과 관련되어 새로운 만남이 이루어진다. 사랑의 불꽃이 위험해질 수 있다. 가깝지도 멀지도 않게 시작하라. ● Best Partner 황소자리, 사자자리. 마음이 잘 통하는 B형 ● Lucky Place 연꽃 피는 호수공원 ● Lucky Mascot 장미, 시폰 스카프


Scorpio October 24 - November 22 전갈자리
방랑벽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 한적한 여행지에서 내 삶을 돌아보고 미래를 계획하면 에너지 충전의 기회가 된다. 단 현실성을 잃지 않도록 조심할 것. 작은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고 상황을 전체적인 관점에서 보도록 노력하라. 책임질 일이 있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완수하라. 목적을 위한 일의 진행 상태는 중간 점검을 철저히 하라. 오류가 발견되면 고집부리지 말고 궤도 수정을 하는 것이 좋다. ● Work 동료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들을 위해 아이디어를 제공하면 행운이 되어 돌아온다. 당신의 계획을 펼치기에는 아직 때가 아니다. 7월을 기대하라. 회사 내에서 조정 역할을 하라. 초조해 하지 말고 착실히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할 때다. ● Money 쇼핑과 상거래에 주의가 필요한 때. 무심코 비밀을 털어놓다가 뒤통수를 맞을 수 있다. 예술적 취미를 갖고 있다면 전문적으로 매달려라. 부업이나 생업으로 삼아도 좋다. ● Love 자신도 모르게 슬며시 찾아온 사랑이 활력을 샘솟게 한다. 서두르지 말고 서서히 다가가라. 연인이 있는 당신이라면 스스로를 속이지 마라. ● Best Partner 백양자리, 사수자리. 개성이 강한 B형 ●Lucky Place 연주회, 따뜻한 햇살이 어우러진 수목원 ●Lucky Mascot 접시꽃. 스포티한 옷차림


Aquarius January 21- February 18 물병자리
마음을 졸이면서 도전했던 일들이 행운을 가져오기 시작한다. 고민이 있다면 친구에게 털어놔라. 협조를 얻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결점을 너무 들추어내지 말 것. 웃어넘길 수 있는 대범함이 필요하다. 끓이지 않은 날 음식에 주의하라. 피부 트러블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 Work 공과 사를 분명히 하라. 무심코 저지르는 실수 때문에 지금까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일을 시작하면 중도에 포기하지 말고 끝장을 볼 것. 동료를 선택하는 데 제한을 두지 마라. 업무에 관한 뜻만 맞으면 우수한 팀워크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 Money 수입이 조금씩 증가한다. 쇼핑은 운이 따르는 양자리와 함께 가는 게 바람직하다. 한꺼번에 많은 물건을 사는 것은 절제하라. 바로 수입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해도 새로운 계획을 실행하기에 좋은 기회다. ● Love 사랑은 불같은 정열과 얼음 같은 증오를 함께 지닌다. 드라마틱한 사랑으로 당신이 힘들어할 수 있다. 질투심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조심할 것. 독신이라면 좋은 동반자를 만날 수 있는 시기다. 마음속의 생각을 확실히 밝혀라. ● Best Partner 물병자리, 쌍둥이자리. 지적 능력이 뛰어난 A형 ● Lucky Place 고풍스러운 실내장식의 레스토랑 ● Lucky Mascot 투명한 크리스털 목걸이


Taurus April 21~ May 21 황소자리
폭풍우가 몰아치는 어두운 밤바다에서 등불을 발견하는 듯한 시기. 충동적인 행동은 절제하라. 가벼운 농담에 신경 쓰지 마라. 일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생각할 시간을 가져라. 원인을 알 수 없는 초조감에 힘들 수도 있지만 걱정할 일은 아니다. 당신에게는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말경이 되면 골치를 썩이던 일이 해결될 기미가 보인다. 집안일을 소홀히 하지 말고 스트레스는 운동으로 풀 것. ● Work 조직 개편으로 새로운 기회가 주어진다. 성급한 마음에 동료들에게 지나친 요구를 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당신이 없는 동안 중요한 사안이 결정되지 않도록 여행 중이라도 계속 연락을 취할 것. ● Money 낭비만 하지 않는다면 커다란 이득을 볼 수 있다. 계속해 온 연구, 취미 등이 수입으로 이어지는 시기다. 소유욕이 강해지면서 충동구매의 유혹이 뒤따른다. 감각의 안테나를 활짝 열고 행운을 잡아라. ● Love 말주변이 좋은 사람의 약속은 각별히 조심할 것. 사랑은 애증의 반복이다. 같은 취미를 가지고 서로 이해하도록 노력하라. 갈등의 치유는 긍정적인 사랑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 Best Partner 게자리, 황소자리. 안정을 추구하는 O형 ● Lucky Place 싱그러운 여름의 숲 ● Lucky Mascot 빨간 제라늄, 그물코 모양의 니트 카디건

필자 김연희씨는 대학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했으나 심오한 동양철학에 관심을 가져 역학·주역·관상 등을 공부했으며, 천문학을 공부하면서 점성술에 심취했다. 원광대학교 동양학 대학에서 동양철학을 수료하고 현재 동 대학원 동양문화학 박사과정 중이다.




6월 띠별 운세

쥐띠 子

재물운 새옹지마│애정운 알쏭달쏭│건강운 흐린 뒤 비
전체운 어려운 시기니 적절하게 타협하라. 공연히 정면승부하다가 큰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조급해서 함부로 움직이면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든다. 믿었던 거래선은 무너지고,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는 오히려 돈이 들어온다. 인생의 굴곡이 너무 심하다. 그러나 한번 울고 나면 한번은 웃으니 위안을 삼아라. 가족의 경사 때문에 혈육의 정을 새삼 깨닫게 된다. 애정운 친구 소개로 이성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순간의 유희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60년생 사랑이란 그 자체가 이유이자 목적이어야 한다. 72년생 결혼의 길은 아흔아홉 고개의 아픔을 굳건히 겪어야 한다. 84년생 인기란 아지랑이와도 같은 것. 이제는 모든 것을 정리하고 정착하라. 재물운 어렵게 도둑을 피했더니 이번에는 강도를 만나는 운세다. 만반의 준비를 하라. 60년생 지난달이 좋은가, 이달이 좋은가 따질 수 없을 만큼 비슷하게 불리하다. 72년생 무리하지 마라. 특별히 당신이 할 일이 아니라면 피하면서 휴식을 취하도록 하라. 84년생 잠시 어렵다고 너무 기죽거나 위축될 것 없다. 개운(開運)을 위한 조언 남의 잘못은 듣지도 보지도 말하지도 마라. 행운의 숫자 1, 8 색상 핑크색 길한 날 3일, 27일 행운의 패션 코디 차양이 짧은 모자와 흰색 목걸이


소띠 丑

재물운 권토중래│애정운 용기백배│건강운 매우 맑음
전체운 손재수가 있으니 금전거래시 각별히 주의하라. 새로운 투자도 별로 이롭지 못하다. 친구들과 화목하게 지내지 못했다면 화해하라. 간혹 자존심 상하는 일이 생기지만 고집 피우지 말고 주변의 조언에 귀 기울이도록 하라. 의외의 행운이 있을 것이다. 하순경에 문서 계약이 있고, 이사를 하거나 직업을 바꿀 수 있는 시기다. 애정운 지나온 시간에 후회가 생긴다. 지금은 자존심 내세울 때가 아니다. 61년생 오해는 상대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이해할 수 있다. 73년생 영원한 것이 없다는 것은 차라리 다행스러운 일이다. 85년생 조금 잘해준 것이 빌미가 되어 이성 문제로 인해 곤경에 처하게 된다. 지금은 그저 친구로 지내는 것이 좋다. 재물운 만사가 잘 안 풀린다. 분수 밖의 일을 바라는 것은 마치 산에서 고기를 낚으려는 생각과 같다. 61년생 친구보다 적이 많다면 그것은 다 내 잘못이다. 인덕을 쌓도록 하라. 73년생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아는 사람을 총동원해서라도 강력하게 일을 추진하라. 85년생 위험하다고 여겨지면 재빨리 손을 떼라. 개운(開運)을 위한 조언 바른 것을 지키고 마음을 속이지 마라. 행운의 숫자 1, 5 색상 갈색 길한 날 6일, 30일 행운의 패션 코디 버버리 체크 패턴 미니스커트


범띠 寅

재물운 사면초가│애정운 정상정복│건강운 햇빛 쨍쨍
전체운 가는 사람은 잡지 마라. 불행을 잡는 것과 같다. 불필요한 곳에 신경 쓰지 말고 목적했던 일을 추진하라. 심기일전의 자세로 새로이 출발하라. 다만 지나치게 흥분하지 마라. 중심을 지켜라. 자칫하면 돈도 명예도 사랑도 모두 잃는다. 공적인 일은 사심을 버리고 순리에 따르라. 다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쉽게 풀릴 수 있다. 신경 계통에 이상이 생긴다. 애정운 불같이 사랑했던 사람이 갑자기 싸늘하게 변한다. 인연이 아니다. 62년생 사랑은 병이지만 병적이어서는 안 된다. 74년생 다시는 안 볼 것처럼 돌아섰지만, 떠오르는 것은 그 사람의 얼굴뿐…. 86년생 부담 없이 지내던 친구가 사랑을 고백하며 유혹해오는데, 어찌할까. 재물운 주변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는 시기. 그러나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격언을 상기하라. 62년생 겸양의 미덕을 갖춰라. 시기하는 사람들로부터 어려움을 당할 수 있다. 74년생 바야흐로 축배의 시기다. 오늘이 있기까지 도와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라. 86년생 재물을 얻거나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는 계기가 생긴다. 개운(開運)을 위한 조언 술 취하지 않으면 말이 많을 수 없다. 행운의 숫자 0, 6 색상 노란색 길한 날 13일, 25일 행운의 패션 코디 벨트로 포인트를 준 원피스


토끼띠 卯

재물운 고진감래│애정운 호시탐탐│건강운 매우 쾌청
전체운 가까운 사람을 맹목적으로 믿다가는 잔꾀에 크게 당할 수 있다. 매사 적극적으로 행동하라. 가만히 앉아 있으면 좋은 기회를 놓치게 된다. 운은 상승세를 타지만 아직 축배를 들 때는 아니다. 남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려는 생각은 버려라. 무모할 정도로 고집을 부리면 될 일도 어그러진다. 건강운은 좋다. 다만 피곤하다면 하순경에 검진을 받도록. 직장에서 자리가 바뀌거나 집을 수리하게 된다. 애정운 여자 팔자는 뒤웅박 팔자라는 자세를 버려라. 63년생 자신을 학대하지 마라. 75년생 자기 자신까지 잊어버릴 정도로 몰입할 때 사랑은 완성된다. 87년생 서로의 부족한 것을 이해해줄 수 있는 마음을 가질 때 진정한 사랑이 다가온다. 재물운 상황이 복잡해도 시작하라. 그대의 삶을 감미로운 미풍 속에서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63년생 일이 될 듯하면서도 어려움이 많으니 다음을 기약하라. 75년생 분수를 지켜라. 능력에 닿지 않는 일을 하겠다고 맡았다간 돈도 잃고 신용도 떨어진다. 87년생 사적인 감정에 얽매이면 손실이 있다. 자신이 도울 수 있는 만큼만 돕도록 하라. 개운(開運)을 위한 조언 탐욕이 많을수록 근심도 그만큼 커진다. 행운의 숫자 2, 9 색상 겨자색 길한 날 17일, 29일 행운의 패션 코디 스트링으로 묶는 반소매 카디건


용띠 辰

재물운 승승장구│애정운 만사태평│건강운 천둥벼락
전체운 운이 좋다. 가끔 변칙이 통할 수도 있으니 모험을 해보도록 하라. 공연한 큰소리는 금물.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마라. 진척되지 않은 일이 의외의 도움으로 무난하게 풀린다. 고목에 꽃이 피듯 막혔던 자금줄이 풀린다. 오랜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리는 격으로, 어려움이 해결되니 웃음꽃이 만발한다. 다만 사랑하는 가족 중 뜻하지 않은 일로 어려움을 당할 수 있다. 애정운 사랑의 길은 참으로 험난하다. 64년생 왕비가 되려면 상대방을 왕으로 대접해주어야 한다. 76년생 사랑한다는 이유로 상대를 가두려는 욕심은 버려라. 88년생 순간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면 어려움을 겪는다. 재물운 만나는 사람마다 당신의 지위와 힘을 이용하려고 하니 조심하는 것이 최선이다. 64년생 현실에 최선을 다한 후에 결과를 기다려라. 76년생 투자는 좋지만 시장 상황을 잘 판단하라. 이익이 크면 위험도 그만큼 따르는 법이다. 88년생 강한 자존심 때문에 큰 손해가 생길 수 있다. 개운(開運)을 위한 조언 그칠 줄을 알면 부끄러움이 없다. 행운의 숫자 5, 9 색상 금색 길한 날 8일, 20일 행운의 패션 코디 가볍게 그러데이션 된 시폰 스커트


뱀띠 巳

재물운 황당무계│애정운 소원성취│건강운 쌍무지개
전체운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라. 개인적인 일보다는 단체 활동에 주력하라. 초반에는 지지부진한 듯 보여도 후반부터는 일이 풀리니 미리 대비하라. 새로운 것을 찾는 노력에 따라 하인에서 여왕이 될 수도 있는 시기다. 남의 것을 탐하는 것보다 지키는 데 주력하면 원하는 것 이상을 얻는다. 힘든 상황에 놓인 사람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의명분에서 벗어나는 일은 피하라. 애정운 사람은 오래 지나봐야 알고, 사랑은 그 보다 더 오래 지나봐야 알게 되는 것이다. 53년생 부적절한 관계는 무조건 피하라. 65년생 아프면 아픈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감싸 안을 수 있는 자세를 가져라. 77년생 연인들이 사랑의 약속을 증서로 남겼다면 이 세상은 아마도 휴지더미로 뒤덮였을 것이다. 재물운 어려울 때 도와주는 사람이 모두 좋은 사람일 수는 없다. 53년생 재물운이 강하다. 착실히만 하면 그동안 손해를 봤던 것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 65년생 생각 이상으로 일이 잘 풀린다. 자만하지 말고 맡은 바를 철저히 하라. 77년생 보다 유연한 자세를 가질 때 재물운도 숨통이 트인다. 개운(開運)을 위한 조언 바른 충고는 모두 다 귀에 쓴 법이다. 행운의 숫자 7, 1 색상 연두색 길한 날 7일, 19일 행운의 패션 코디 은은한 반짝임이 있는 데님 소재 의상


말띠 午

재물운 진퇴양난│애정운 후회막급│건강운 흐리다 갬
전체운 남을 지나치게 의심하면 도리어 함정에 빠진다. 사람은 자기 그릇이 있는 법. 분에 넘치는 재물을 추구하면 손해만 있을 뿐 이득은 없다. 어려운 처지일지라도 고고한 자태로 스스로를 드높여라. 한순간에 인생의 승부를 걸지 말고 주변의 조언을 받아들여 행동하라. 경거망동하거나 약한 자세를 보이면 사면초가의 형국에 놓이게 된다. 애정운 사랑하는 사람에게 모든 것을 주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나 마지막 선은 확실히 지키도록 하라. 54년생 상대방에 대한 기대가 클수록 사랑은 변질된다. 66년생 사랑이란 서로 모르는 것이 많을수록 오래가는 법이다. 78년생 인연을 끊었던 사람이 되돌아오면 화해하라. 재물운 오래 품고 있던 야망을 펼 때가 왔다. 사업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일을 해도 좋다. 자신감을 가져라. 54년생 애태우며 기다리던 계약이 마침내 결실을 맺는다. 66년생 미적거리거나 우물쭈물할 시간이 없다. 신속하게 처리하되 경거망동은 금물이다. 78년생 쉬지 않고 일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몸도 생각하라. 개운(開運)을 위한 조언 삶을 아름답게 이끌어 가도록 노력하라. 행운의 숫자 9, 3 색상 적색 길한 날 10일, 23일 행운의 패션 코디 플라워 패턴 블라우스


양띠 未

재물운 일거양득│애정운 일장춘몽│건강운 진눈깨비
전체운 서두르지 말고 한 걸음씩 접근하라. 새로운 일을 구상했다면 체력을 비축하라. 약간의 시행착오도 나의 선택이니 후회한들 소용없다. 지키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라. 횡재수가 있으니 기회를 놓치지 마라. 바로 눈앞에 정상이 있다. 쉬지 않고 뛰어야 할 때가 지금이다. 잘 풀리던 일이 관공서와의 시비로 막힐 수 있다. 관계법규를 잘 살펴라. 애정운 모든 것이 부진하지만 급히 서두른다고 될 일이 아니다. 55년생 아직도 못다 한 사랑이라는 노랫말에 마음이 흔들린다. 67년생 기분 전환을 위한 여행은 길하다. 다만 외로움을 핑계로 한눈팔지 마라. 79년생 추억에 집착하면 할수록 가슴만 아프다. 재물운 한동안 추운 겨울 칼바람같은 재물운이 계속된다. 그러나 봄은 곧 돌아온다. 55년생 삶이란 얻으면 잃고, 잃으면 다시 얻는 것. 사업도 때가 있다. 67년생 처세에 아무리 능하다 해도 분수를 지키지 않으면 어려움을 면하기 어렵다. 79년생 매사 제대로 되는 것이 없으니 마음이 답답하고 짜증스럽다. 실수를 조심하라. 개운(開運)을 위한 조언 지혜로운 삶은 가꾸기에 달렸다. 행운의 숫자 4, 8 색상 베이지색 길한 날 9일, 21일 행운의 패션 코디 검정색 정장


원숭이띠 申

재물운 지지부진│애정운 두근두근│건강운 세찬 바람
전체운 사업이나 가정 모두가 어수선하다. 이번 기회에 정리할 것은 정리하라. 매사 안전 제일주의로 조심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다. 장기간 자금이 묶이는 곳에 투자하는 것이 오히려 현명하다. 이상스럽게 일이 꼬여 가는 듯한 느낌이면 남쪽을 피해서 여행하는 것도 흉한 기운을 물리치는 비결이다. 애정운 분수를 모르고 눈만 높으니 마음에 맞는 상대가 세상에 어디 있을까. 56년생 포기하지 마라. 사랑은 봄에만 피어나는 꽃이 아니다. 68년생 사랑의 감정에 싸여 헤어나지 못한다면 문제가 크다. 80년생 사랑이란 결코 돈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따뜻한 마음이 우선이다. 재물운 남들이 기피하는 업종에 투자하면 뜻밖의 이익을 볼 수 있다. 단 필요 이상의 과욕을 부려 황당한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 56년생 그렇게도 주변에서 돈 거래를 하지 말라고 충고했건만, 이미 버스는 떠났다. 68년생 문서로 어려움이 예상되니 결재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80년생 재물이 들어오면 안전한 곳에 두어라. 가지고 있는 것이 모두 나간다. 개운(開運)을 위한 조언 맑은 정신은 모든 것의 근본이다. 행운의 숫자 5, 7 색상 주황색 길한 날 13일, 24일 행운의 패션 코디 지퍼 라인의 캐주얼한 진


닭띠 酉

재물운 일확천금│애정운 무사안일│건강운 맑다 흐림
전체운 지나치게 소극적이어도 적극적이어도 이롭지 않다. 중용을 지키며 몸조심하는 것이 최고. 타인과 뜻이 맞지 않는다고 함부로 비방하지 말고 상대의 말을 곰곰이 되새겨보라. 발전적인 욕심은 좋으나 도박성 투자는 금물. 이익이 적더라도 안전한 곳에 투자하라. 다만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동업하지 마라. 직장에서 큰 변동운이 있다. 원하는 곳으로 영전하는 꿈을 갖는 것도 괜찮다. 애정운 당신의 소홀함이 상대에게 큰 상처가 되었다. 경쟁자에게 빼앗기기 전에 서둘러라. 57년생 사랑의 감정을 해부하지 마라. 상대를 잡아줄 사람은 당신뿐이다. 69년생 한 번은 밑진다는 마음을 가지고 대화하라. 81년생 삶에 이정표가 될 수 있는 사건이 벌어지는 시기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감싸라. 재물운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법. 진실을 몰라준다고 야속하게 생각하지 마라. 새 것을 탐하지 말고 현실에 최선을 다하라. 57년생 살다 보니 참으로 별 일도 다 있다 싶을 만큼 뜻밖의 이득이 생긴다. 69년생 어두운 밤바다를 항해하는 당신의 눈에 희망의 등대가 보인다. 81년생 최근의 씀씀이를 다시 한번 검토하라. 문제가 있다. 개운(開運)을 위한 조언 말은 아낄수록 값지다. 행운의 숫자 4, 9 색상 크림색 길한 날 11일, 23일 행운의 패션 코디 무채색의 개량 한복


개띠 戌

재물운 소탐대실│애정운 가슴앓이│건강운 차차 흐림
전체운 모든 일은 순서와 경우가 있다. 매사 신중하게 처신하라. 구설과 시비로 인하여 마음이 괴로워진다. 적당히 양보하라. 지나치게 따지다 보면 돕던 사람마저 등을 돌린다. 허송세월 하지 말고 후일을 위한 준비를 하라. 모든 것을 잊고 멀리 떠나고 싶겠지만 회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부딪치는 자세가 필요하다. 매사 언행을 조심하라. 여행은 길하다. 애정운 사랑의 고통을 이길 수 없다면 일찍 끝내라. 58년생 지금 이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승리의 길이다. 70년생 아무리 미워도 원망하거나 증오하지 마라. 자신만 추해진다. 82년생 시작할 때는 눈에 잘 안 보이나 마지막이 되면 누구의 눈에도 잘 보이는 법이다. 현실을 인정하라. 재물운 중순부터는 바삐 뛰어야 한다. 조금이라도 여유 있을 때 휴식을 취하는 것이 돈 버는 길이다. 58년생 절제 없이 하고 싶은 대로 한다면 그 결과는 하나, 분명한 실패뿐이다. 70년생 세무, 회계 등의 서류 업무는 매사 철저히 확인하라. 작은 실수로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82년생 분발하라. 당신이 원하는 한 가지는 반드시 이루어지는 운세다. 개운(開運)을 위한 조언 냉철한 판단으로 모든 것을 다스려라. 행운의 숫자 3, 7 색상 보라색 길한 날 14일, 26일 행운의 패션 코디 면 스트라이프 카디건


돼지띠 亥

재물운 만사형통│애정운 삼고초려│건강운 짙은 안개
전체운 전반적인 운세는 길하지만 일확천금의 꿈은 버려라. 강을 건너갈 때는 말을 갈아타지 않는 법.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 좋다. 무리하게 너무 많은 것을 추구하지 마라. 지성이면 하늘도 감동한다. 차근차근 한 단계씩 오르는 것이 운을 유지하는 길이다. 사소한 일들로 중심을 잃고 정신적 균형이 깨질 수도 있다.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끝낼 것인가, 걱정할 때가 아니다. 애정운 자존심 때문에 서로가 늘 시시콜콜 다투기만 하니 어찌 헤어짐을 면할 수 있을까. 59년생 남들은 즐거운데 나 혼자만 즐겁지 않다. 71년생 한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길은 늘 아늑하기만 하다. 뒤를 돌아보면서 내일을 설계하도록 하라. 83년생 사랑이란 최선을 다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최상의 축복이자 은총이다. 재물운 송사리가 바다로 나가 조화를 부리려는 격이다.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라. 59년생 최선을 다하라. 최악의 상황일지라도 헤어날 길이 있다. 71년생 힘든 상황을 고칠 수 있는 새로운 일이 성사된다. 흥분하지 말고 천천히 하라. 83년생 원하던 곳에 취직을 하거나 좋은 부서로 옮기게 된다. 개운(開運)을 위한 조언 지나친 의심은 과오를 범한다. 행운의 숫자 3, 7 색상 청색 길한 날 4일, 28일 행운의 패션 코디 스포티한 선글라스

필자 석파 이상인은 대학에서 건축학과 국문학을 전공했다. 원광대 대학원에서 동양철학 석사를 수료하고 동 대학원에서 풍수학으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경향신문 ‘오늘의 운세’와 스포츠칸 ‘풍수 인테리어’ 필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방송 매체와 강단에서 띠별 학습법과 풍수 인테리어를 해설하고 있다. 저서로 「토정비결」 「행운을 부르는 풍수 인테리어」 「띠별 학습법」(12권) 등이 있다.

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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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주변에서 아이들의 시끌벅적한 소리가 사라졌다. 아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바로 컴퓨터 앞이다. 실제로 한글도 깨우치지 못한 상당수 어린이들이 어른 못지않게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유아들이 주로 이용하는 콘텐츠는 그래픽으로 구성된 것들이어서 특별한 사용법을 몰라도 마우스만 조작하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인터넷과 컴퓨터 게임에 빠져드는 연령대가 점점 더 낮아지면서 그에 따른 문제도 커져 간다.

3~5세 유아 가운데 50%가 인터넷 사용
경기도 수원시 율전동에 사는 정미숙(36) 주부는 틈만 나면 인터넷 게임을 하려는 여섯 살과 세 살 난 아이들 때문에 고민이다. 정씨는 처음 인터넷 교육 차원에서 여섯 살 된 아들에게 몇 가지 게임을 가르쳐주었다. 주변에서 모두 인터넷을 하니 접하게 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게임을 못하게 하면 아이들이 자꾸만 억지를 부리거나 울음을 터뜨리는 바람에 제재하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큰아이가 인터넷 게임을 하니 세 살밖에 안 된 동생도 컴퓨터 옆에 붙어서 형이 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오랫동안 자리를 뜨질 않는다.

서울시 성북구에 사는 이수현(32) 주부도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다. 다섯 살짜리 자녀를 둔 이씨는 컴퓨터 앞에 앉으면 보통 3시간 넘게 인터넷을 하는 아이 때문에 사용하던 인터넷 통신을 중지시켰을 정도다. 그러나 이씨는 “컴퓨터를 볼 때마다 인터넷 게임을 생각하는 아들을 보면 큰 효과는 없는 것 같다”면서 “요즘은 시계를 아이 앞에 갖다 놓고 시간이 되면 무조건 컴퓨터를 하지 못하게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 보니 집에선 날마다 아이와 싸움이 그치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들이 집에서만 인터넷을 접하는 것은 아니다. 올해 다섯 살 된 미수(가명)는 오후 3시에 어린이집에서 돌아오면 제일 먼저 컴퓨터 앞으로 달려간다. 혼자서 컴퓨터를 켜고 자연스럽게 인터넷에 접속한다. 그리고 능숙하게 마우스를 조작해 인터넷 게임을 즐긴다. 미수가 컴퓨터를 더 잘하게 된 것은 어린이집 프로그램 때문이었다.
“집에서 가끔 인터넷 동화를 들려주기는 했는데 어느 순간 아이가 능숙하게 컴퓨터를 다루더군요. 알고 보니 어린이집 프로그램 중 인터넷 활용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미수가 다니는 어린이집 아이들 대부분이 인터넷을 사용할 줄 안다. 어머니 김 모씨는 지나친 인터넷 사용으로 아이의 성장에 지장이 생길까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사례는 일부 어린이에게 그치는 것이 아니다. 2006년 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7천76가구, 1만8천6백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만 6세 이상 국민의 인터넷 이용률이 72.8%에 달했다. 이 가운데 3~5세 유아의 인터넷 이용률은 무려 47.9%다. 만 5세의 경우는 인터넷 이용률이 64.3%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의 3~5세 유아 2명 중 1명은 거의 매일 컴퓨터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3~5세의 어린이들은 평균 3.2세에 처음 인터넷을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의 신체적·정서적 성장에 악영향
유아들의 잦은 인터넷 사용은 아이들의 교육 및 성장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이들의 컴퓨터 중독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학부모정보감시단 김성심 연수부장은 “3~5세 아이들은 타인과 접하면서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생활을 배우는데 인터넷에 빠져 집 안에만 있다 보면 다른 사람과 접촉이 줄어들어 무엇보다 언어 능력이나 사회성 발달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한다.

게다가 지나친 인터넷 사용은 아이들의 신체적인 성장에도 문제를 발생시킨다. 취학 전 아이들에게는 그 연령에 필요한 놀이 활동이 따로 있다. 대근육과 소근육을 키우는 활동을 통해 신체를 발달시켜야 하는 것. 하지만 아이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만 하게 되면 그 시기에 성장해야 할 것들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특히 아이들이 인터넷을 통해 하는 것은 대부분 게임이다. 문제는 컴퓨터 게임이 아이들이 경험하는 그 어떤 것보다 자극적이라는 점이다. 인터넷 중독 예방 교육 전문가인 권장희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은 “어릴 적부터 강한 자극에 익숙해지다 보면 아이들은 다른 곳에서도 그만큼의 자극이 주어지지 않으면 단 5분도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해지기 쉽다”고 말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이들은 더 나아가 자극에 대한 내성이 길러져 시간이 갈수록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된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포털 사이트의 어린이 전용 사이트에서 플래시 게임을 하고 있으면 ‘애들 게임인데 뭐 어때’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곤 한다. 하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같은 게임을 반복하다 보면 아이는 곧 시시해져 더 강한 자극을 주는 게임을 찾게 된다. 처음에는 막대기로 달팽이를 잡는 게임으로 시작하지만 막대기가 칼로 바뀌고, 급기야는 사람을 향해 총을 쏘고 피가 튀는 게임으로 옮겨가게 된다.

유아들의 컴퓨터 중독이 심각한 상황을 유발할 수 있는데도 아직 이에 대한 부모나 우리 사회의 경각심은 낮은 수준이다. 주말이면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는 아빠, 거의 인터넷 쇼핑 중독이라고 일컬을 만한 엄마를 보면서 아이들도 따라 배우게 된다.

인터넷의 뛰어난 학습 효과는 글쎄…
부모들이 아이들의 인터넷 사용을 특별히 제재하지 않는 이유는 컴퓨터로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컴퓨터를 통한 학습 효과에 대해서 회의적이라는 반응이다.

사실 유아들이 접하는 사이트 중에는 아이들에게 유용하다고 하는 수학, 한글, 동요와 같은 유아 교육 프로그램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교육(Education)과 오락(Entertainment)의 합성어인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라는 용어가 등장하면서 아이들에게 놀이를 통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그리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교재로서 컴퓨터는 가장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컴퓨터를 통해서 각종 교육 콘텐츠를 제공받고, 이를 활용함으로써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주는 것은 인정해야 할 부분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교육 전문 업체인 ‘이루다’의 현순영 원장은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들을 만나면 인터넷 학습에 길든 아이를 가르치기가 힘들다고 말한다”고 전한다. 다양한 콘텐츠를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반면 부정적인 면도 만만치 않다는 것. 아이들이 너무 많은 자극에 노출돼 있어 웬만한 교재로는 동기 유발이 어렵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유아를 대상으로 한 인터넷 한글 프로그램에도 부정적이다. 언어는 컴퓨터가 아닌 다른 사람(엄마)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시청각 교육이라고 해서 보여지는 교훈적인 내용이 진짜 교사가 말해주는 것보다 더 설득력 있고, 콘텐츠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현실의 엄마, 아빠보다 훨씬 친밀감을 준다면 아이는 당연히 컴퓨터에 집요함을 보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컴퓨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중독 상태가 되는 것이다.

아이가 컴퓨터를 할 때 부모가 옆에 있어야
그렇다면 아이가 몇 살 때부터 컴퓨터를 접하게 하는 것이 좋을까? 일부에선 인터넷 사용은 되도록 늦출 수 있을 만큼 늦추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3~4세만 돼도 마우스를 사용할 수 있지만, 인터넷이 아이들 정서와 지능 발달에 도움은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인터넷에 중독된 아이는 다양한 사물과 현상을 탐색할 기회를 놓치고 사회성 발달에도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유치원에 들어간 후 혹은 초등학교 입학 1년 전쯤 아이가 원할 경우 인터넷 사용을 허락하는 게 좋다. 청소년 위원회 김성벽 팀장은 “인터넷 중독으로 병원 정신과 치료를 받은 중·고생 대부분이 초등학교 저학년 때 컴퓨터를 시작한 경우였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컴퓨터와 억지로 떼어놓기만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럴 땐 무조건 아이의 인터넷 사용을 저지하기보다는 먼저 또래 친구나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그 뒤 아이가 인터넷을 하고 싶어 할 때는 부모가 항상 함께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다.

컴퓨터를 ‘아이 돌보기용’으로 활용해서는 절대 안 된다. 많은 부모가 자기 시간을 갖거나 집안일 등을 하기 위해서 아이에게 컴퓨터를 켜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매우 위험하다. 아이가 컴퓨터를 할 때는 반드시 부모가 함께 있어야 한다.

아이가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미리 요일과 시간을 정해놓고 그 시간만 컴퓨터를 사용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토요일에 한 시간씩’ 등으로 약속을 정해놓으면, 아이가 어릴 때부터 ‘컴퓨터는 하고 싶을 때마다 하는 게 아니라 주어진 시간에만 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된다. 시간을 정해놓지 않으면 아이가 심심할 때마다 떼를 쓰게 되고 컴퓨터 사용 시간도 점점 늘어나게 된다.

또 아이가 약속한 시간이 끝나면 반드시 아이 손으로 끄도록 하는 훈련도 필요하다. 이를 통해 아이에게 게임을 하고 싶다는 욕망은 만족할 때까지 채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조절해 다스리는 것임을 가르칠 수 있다. 컴퓨터를 켤 때는 부모의 동의 아래 켜고, 컴퓨터를 끌 때는 자신의 의지를 동원해서 스스로 끄도록 훈련시켜야 한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도 얼마 전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열 살짜리 큰딸의 컴퓨터 사용시간을 제한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 그는 숙제에 필요한 시간을 제외하고 자녀의 컴퓨터 사용시간을 하루 45분, 주말 1시간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유아 때 인터넷 사용 규칙을 지키게 하면 아이는 초등학교에 올라가도 그 규칙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아이가 인터넷 중독에 빠지지 않게 하는 지도법 7
공동의 장소에 컴퓨터를 놓는다_컴퓨터를 거실, 주방 옆 등 공동의 장소에 설치한다. 트인 공간에서 컴퓨터를 하면 감시하지 않아도 언제, 어떤 사이트에 접속하는지 알기 쉽다. 또 아이 역시 독립된 공간에서 컴퓨터를 하게 되면 이용에 제한이 없으므로 더욱 오래 하게 마련이다. 집 안에 컴퓨터가 한 대라도 가족 모두 자주 이용하는 공간인 거실이나 서재로 옮겨놓으면 가족이 함께 이용하는 것이 된다.

유해 사이트 차단 프로그램을 활용한다_유아들이 인터넷을 사용하다 보면 의도하지 않아도 우연히 충격적인 유해 정보와 마주칠 수 있으니 차단 프로그램은 꼭 설치해야 한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www.icec.or.kr), 청소년보호위원회(www.youth.go.kr), 학부모정보(www.cyberparents.or.kr) 등의 홈페이지에서 프로그램을 다운받을 수 있다.

꼭 필요할 때만 인터넷에 접속한다_인터넷 중독은 단순히 이용 시간이 많은 것을 의미하기보다 습관적으로 늘 켜두어야 할 것 같은 강박관념이 문제. 인터넷을 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습관적으로 컴퓨터를 켜 온라인에 접속하거나 수시로 전자메일을 열어보는 행동도 중독으로 이어지기 쉬운 습관이다. 꼭 필요한 일이 있을 때 컴퓨터를 이용하게 하고 이용 후엔 반드시 전원을 끄게 하는 것이 좋다.

전문 상담 센터에 자문을 구한다_인터넷 사용 때문에 아이가 또래 아이들과 대화에서 적절한 의사소통을 하지 못하거나 자기 고집만 내세우려 한다면 인터넷 중독 예방상담센터(www.iapc.or.kr)나 소아신경정신과 등을 찾아 상담해 적절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 좋다.

엄마와 늘 함께한다_아이가 혼자서 인터넷을 사용할 줄 안다고 해도 절대 혼자 사용하게 두어서는 안 된다. 게임도 같이 하고 교육용 프로그램도 같이 보는 것이 좋다. 초등학생 정도만 돼도 교육 목적으로 인터넷에 접속했다가 다른 유해 사이트에 자연스럽게 접속할 수 있다. 특히 유아들은 엄마의 통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정해진 시간에만 사용하게 한다_유아기의 학습에 대한 집중력은 고작 30분이다. 그 이상은 계속하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부득이 시간이 길어질 때도 한꺼번에 오래 하게 하지 말고 쉬었다가 다시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컴퓨터 앞에서는 절대 군것질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건강에 나쁜 것은 물론 무의미한 인터넷 사용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인터넷 사용은 반드시 부모의 허락을 받도록 교육하는 것이 좋다.

아이와 함께 규칙을 정한다_일단 게임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아이라면 무조건 나쁘다고 막기만 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 학습에 도움이 되는 게임으로 접근하고 인터넷을 할 때 규칙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게임을 할 것인지, 어디서 할 것인지, 시간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를 아이와 함께 의논해서 정하고, 이를 어길 시에 대한 벌칙도 정해 둔다.


부모님이 평가해보세요!
내 아이 인터넷 게임 중독 체크 리스트
(자료·이형초심사상담센터)

※ 각 문항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 0점, ‘별로 그렇지 않다’ 1점, ‘보통이다’ 2점, ‘약간 그렇다’ 3점, ‘매우 그렇다’ 4점을 매긴 뒤 점수를 더한다.
1 게임을 하기 전보다 성적이 떨어졌다. ( )
2 공부를 하려고 하면 게임 생각이 나서 집중하기 어려워한다. ( )
3 게임 때문에 자주 혼이 난다. ( )
4 게임에서 사용되는 용어를 현실에서도 그대로 쓴다. ( )
5 게임을 하느라 예전보다 돈을 많이 쓴다. ( )
6 게임을 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 )
7 게임을 하는 동안 원하는 만큼 되지 않으면 짜증을 낸다. ( )
8 게임을 하고 나면 머리, 허리 등이 쑤시거나 아프다고 한다. ( )
9 게임 이외의 다른 활동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 )
10 게임을 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어려움도 감수하는 것 같다. ( )
11 게임을 하느라 밤을 새우거나 잠자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 )
12 게임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 )
13 게임으로 인해 가족 및 다른 사람들과 관계가 멀어진 것 같다. ( )
14 게임을 그만두고 싶어 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 같다. ( )
15 게임을 하고 난 뒤 성격이 거칠어졌다. ( )

▶ 평가 결과
1) 15점 이하 : 자녀는 인터넷 게임 사용에 자기 통제력을 갖고 있습니다.
2) 16~30점 : 인터넷 게임을 평균적으로 이용하는 수준입니다.
3) 31~45점 : 인터넷 게임 시간 조절 및 전반적인 생활 관리를 위해 가족들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수준입니다.
4) 46점 이상 : 현재 인터넷 게임 과다 사용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문제가 분명히 발생하는 수준입니다. 지금 바로 전문가 상담 등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합니다.

Mini Interview
“바른 습관만이 아이들을 보호하는 방법이다”

놀이미디어교육센터 권장희 소장

1. 유아와 어린이들의 컴퓨터와 휴대폰 중독은 어느 정도로 심각한가?
유아나 어린이들의 중독 문제는 지금 당장의 중독성보다는 성장해가면서 서서히 중독될 잠재성이 크다는 것이 문제다. 인터넷 게임이나 휴대폰 속에서 아이들이 경험하는 자극의 특징 때문에 그렇다. 자극이 반복되면 시시해지고 무뎌지고 내성이 생겨, 동일한 자극에서 만족을 누리지 못하고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된다. 지금 초등학교 4~6학년들의 40% 이상이 총으로 사람을 살상하는 18세 이상 등급의 폭력적인 게임에 빠져들고 있다. 이들이 처음 컴퓨터 앞에 앉았을 초등학교 1, 2학년 때에는 막대기를 들고 다니면서 두더지나 달팽이를 잡는 게임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은 칼로 사람을 죽이는 게임으로 옮겨가고, 또 한두 해가 지나면 총으로 사람을 죽이는 강한 자극, 짜릿한 스릴을 느껴야만 재미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2. 유아기의 컴퓨터 접근이 왜 문제가 되는가?
갓 태어난 아기는 면역성이 약하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보호해야 한다. 7세에 초등학교를 보내는 첫 번째 이유도 그 나이가 되어야 집단생활을 견딜 정도의 면역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인터넷 게임의 강력한 재미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기도 전에 그 달콤한 유혹에 우리 아이들을 밀어 넣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부모들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3. 많은 유아 및 아동 교재 그리고 교구들이 컴퓨터 활용과 연계된 경우가 많다
좌뇌를 발달시켜야 할 어린 나이에 우뇌에 자극을 주는 컴퓨터를 통한 학습은 아이에게 치사량의 감기약을 먹이는 만큼이나 어리석은 것이다. 가능한 부모가 책을 읽어주고, 손으로 직접 만지고, 몸으로 경험할 수 있는 학습을 충분히 받은 후에 컴퓨터 앞으로 가는 것이 현명한 부모의 지혜로운 선택이다.

4. 정보화 시대, 아이가 컴퓨터에 중독되지 않고 컴퓨터를 현명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구분과 구별의 차이와 같다. 구분은 완전히 분리해내는 것이다. 구별은 함께 섞어놓은 상태에서 차이를 알아내는 능력이다. 인터넷 게임으로부터 아이들을 완전히 구분해낼 수는 없다. 그러나 인터넷 게임은 강력한 재미를 생산해내는 상업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충분한 대응력(면역성)을 키울 때까지 가능한 늦출 수 있는 만큼 늦추어서 컴퓨터에 접속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아이가 더 이상 구분해낼 수 없는 시점이 되면 좋은 것과 해로운 것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부모는 자녀가 컴퓨터를 켜고 있을 때에는 가능한 옆에 앉아서 안내자가 되어야 한다. 자녀 혼자 컴퓨터를 시작하는 것은 매우 좋지 않은 습관을 키우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컴퓨터 사용은 욕망(desire)을 채우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필요(need)를 채우기 위한 것임을 스스로 배우도록 도와야 한다. 하고 싶을 때 컴퓨터를 켜서 하고 싶은 만큼 하는 것이 아니라,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약속된 시간에 접속해서 약속된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전원을 끌 수 있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컴퓨터 앞에 앉으면 끄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심심하면 제일 먼저 접속 하고 싶은 것이 컴퓨터다. 그렇기 때문에 컴퓨터 없이 살아가는 훈련, 하고 싶지만 절제하는 훈련을 지속적으로 시켜야 한다.

5. 어린 시절 바른 놀이가 중요한 이유는?
부모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놀이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혹은 자연과 어울리면서 기쁨을 얻는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놀이에도 규칙이 있고, 배워야 할 규범이 있다. 아이들은 내버려두면 알아서 잘 노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하면서 자신의 유익을 얻는 놀이를 할 수 있도록 배우고 훈련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놀이를 위해 부모의 코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기획 / 김민정 기자 글 / 이인재(자유기고가) 도움말 / 권장희(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
모델 / 오은수, 이정호 사진 / 원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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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은, 피로해서 빨리 늙는다.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 잠을 줄이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일정, 술과 담배를 빼놓고는 별다른 낙도 없다. ‘피곤하다’는 말을 달고 산다. 제때 관리하지 않으면, 이 피로가 병이 돼서 돌아올 수도 있다.

만성피로증후군 5단계 진단
일요일엔 늦잠을 자고 일어나도 하루 종일 몸이 무겁다. 일요일 밤에 펼쳐지는 ‘개그콘서트’가 끝나면 월요일이 두려워진다. 두려운 마음에 일찍 잠들어도 ‘월요병’은 여전하다. ‘왜 이러고 사나’ 날이 갈수록 힘이 빠진다. 과로와 음주, 흡연, 수면 부족으로 인한 만성피로로 수십 년째 고통받고 있다고 하소연하는 직장인들도 많다. ‘만성피로’는 흔한 말이지만, 의학적 의미는 조금 다르다.

의사들은 ‘일상생활을 못할 만큼 신체 기능이 떨어지고, 피로의 지속 기간이 6개월 이상인 사람들’을 만성피로 환자로 본다. ‘피로의 지속’이란 충분히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해도 회복되지 않고 계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런 만성피로가 치료되지 않고 방치되면 몸이 쑤시고 아픈 ‘근육 내 부종’은 물론, 심리적 초조함이 지속돼 직장과 가정 내 불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2백만 명에서 많게는 7백만 명이 ‘의학적 만성피로 환자’로 추정된다. 치료가 필요한 경우다. ‘피로’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다음의 다섯

1단계 생리적 피로(피로한 느낌)
운동이나 육체적 과로, 불충분한 수면 등이 원인이다. 근육이 피로해지는 개념인데, 몸을 움직이면 에너지 소비와 함께 피로 유발 물질인 젖산이 축적돼 피로를 느낀다. 정신적인 에너지 소비가 많아도 피로가 쌓인다. 이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몸 속 세포와 DNA를 공격하는 활성산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해법은 휴식뿐이다.

2단계 급성피로(일과성피로)
피로가 1개월 미만 지속되다 저절로 회복되는 상태다. 감기나 폐렴 같은 감염성 질환에 걸렸다 회복되는 단계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춘곤증처럼, 계절이 바뀔 때 2~3주가량 신체 적응 과정에서 느끼는 경우도 있다. 수면제 등 약물 과다 복용과 부작용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대부분의 급성피로는 원인이 명확하므로 휴식과 함께 음식 및 약물의 조절이 필요하다.

3단계 지속성피로
이쯤 되면 병이다. 피로가 1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다. 불충분한 수면과 과로로 피로 해소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생긴다. 면역력도 떨어져 본격적인 피로를 느낀다. 작업 능력도 점차 떨어지며, 갑자기 뒷목이 뻐근해지는 것도 일반적인 증상이다. 정신적 피로, 권태, 무력감이 동시에 나타나기도 한다. 병원에서는 약 처방 없이 충분한 휴식과 식이조절을 권한다. 음주, 흡연, 커피를 줄이고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이 많이 든 음식을 섭취하는 게 좋다.

4단계 만성피로
충분히 쉬어도 피곤이 풀리지 않는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된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하기 힘들 정도로 작업 능력이 떨어진다. 원인은 우울증, 불안 등 정서장애가 40~45%로 가장 많다.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가 20%, 암이나 당뇨병 같은 질환이 20% 정도다. 신체 질환이 원인인 경우는 병의 치료가, 정서장애의 경우는 항우울제 처방과 교육 프로그램이 해법이다.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가 원인인 사람 중 주 2회 이상 음주자나 하루 한 갑 이상 흡연자는 가장 먼저 술, 담배를 끊어야 하며, 복용 중인 약과 건강식품 조절, 운동요법 등 생활 치료를 시행한다. 입원 및 약물 처방과 함께 안정을 취하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5단계 만성피로증후군
병원에서 아무리 검사해도 원인을 찾을 수 없는데 만성피로가 나타나는 상태다. 심한 경우, 샤워만 해도 1시간 정도 누워 있어야 할 정도로 피곤함을 느낀다. 미국질병통제센터(CDC) 기준에 따르면, 기억력과 집중력 장애, 목 안쪽이 아픈 인후통, 목, 겨드랑이가 붓고 아픈 임파선 압통, 두통, 관절통, 목줄기와 어깻죽지 근육통, 잠을 자고 일어나도 상쾌하지 않은 느낌, 운동 후 극심한 피로 등 8가지 항복 중 네 가지 이상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로 본다.

글 / 정우성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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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일종의 판타지였다. 초등학교 때 ‘통일포스터’ 대회가 열리면, 북한 사람을 늑대나 돼지로 그리는 친구들이 꼭 한 명은 있었다. 북한은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념, 막연한 공포가 지배하는 땅이었다. 지난 5월 16일, 개성공단을 직접 다녀왔다. 개성에 머물렀던 일곱 시간은 단단했던 판타지를 깨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이번 방문은 사회복지단체 ‘러빙핸즈’와 ‘낙원건설주식회사’의 도움으로 이뤄졌다. 러빙핸즈는 북한에 전지분유 지원 가능성을 타진 중이고, 낙원건설은 개성공단에 아파트형 공장을 짓고 있는 건설회사다. (편집자 주)

흰색 울타리 안쪽은 개성공단, 녹색 울타리 바깥은 개성 외곽이다. 그 사이에는 인민군이 경계근무 중이다.

첫 번째 판타지
북한은 오랫동안 ‘볼 수는 있지만 갈 수는 없는 땅’이었다. 개성공단 방문 하루 전, 그간 미디어에 보도된 관련 기사들을 출력했다. A4용지 50여 장, 한 뭉치였다. 일산에 있는 낙원건설 사무실로 가는 길에도, 개성공단까지 운전을 한 낙원건설의 남상준 부사장(50)의 차 안에서도 자료를 읽었다. 사진을 보고, 기사를 읽어도 개성은 막연했다. 실제로 본 적이 없으니, 실체도 없었다.

오전 8시 10분, 자유로를 타고 달렸다. 9시 ‘출경(出京, 남측 경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가는 것을 출경이라고 한다)’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서둘러야 했다. 익숙한 길을 따라가다 남 부사장이 말한다. “개성이 먼 곳인 줄 아셨죠? 저기 울타리 너머가 북한이에요. 가깝죠?” 강변북로를 달리다가 63빌딩을 바라보는 거리보다 가까워 보였다.

9시에 열리는 개성공단에 들어서기 위해 줄 선 남측 차량들. 주황색 깃발은 남측 차량이라는 표시다.
‘북한’의 실체가 다가오고, 판타지가 깨지기 시작한 건 이때부터다. 개성은, 일단 물리적으로 가까웠다. 육로로 한 시간이다. 기대감과 두려움이 막연하게 섞였다. 그러면서도 미리 출력해간 자료들을 손에서 놓지 않고 읽었다. 이때는, 이 자료들이 개성에 대한 두 번째 판타지를 깨는 결정적인 단서가 되리라는 걸 알 도리가 없었다.

통일전망대로 가는 갈림길을 지나 도라산 출입국관리소(CIQ)에 도착했다. 미리 발급받은 ‘방문증명서’와 수첩을 들고 내렸다. 운전자의 수속은 따로 이뤄졌다. 공항에 있는 출입국관리사무소와 비슷한 풍경, 가지고 온 짐을 검색대 위에 놓고, 금속감지기를 통과했다. 수속을 마치고 다시 남 부사장의 승용차에 올랐다.

“여기가 남방 한계선입니다. 여기서부터 4km는 비무장지대죠. 아, 혹시 잡지나 출판물 같은 거 있으면 안 됩니다. 가지고 오셨다면 저한테 맡기세요.”

“여기 기사 출력한 인쇄물 한 뭉치 있는데요.”
“그래요? 괜찮을 겁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혀 괜찮지 않았다. 4분여를 달리자 북방 한계선이다. 인민군이 지키고 섰다. 남방 한계선의 남측 군인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표정은 굳었고, 몸은 경직됐다. “북측 군인들은 군기가 바짝 들었죠. 초반에는 전봇대 같았어요. 공단 안에 들어가면 분위기가 또 다를 겁니다.” 인민군보다 먼저 눈에 띈 건 붉은색 아카시아였다. 남 부사장에 따르면, 붉은 아카시아는 북한에서 만든 개량종이다. 북측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일종의 신호가 된다. 민둥산은 또 하나의 신호다. “나무가 거의 없죠. 북한은 아직 화목 연료를 때서 그렇습니다. 지금이 5월이라 좀 녹색이 보이지, 겨울에는 더 황량해요.”

북측 CIQ를 지나 개성 공단으로 진입했다. 오랫동안 개성공단을 드나든 남 부사장을 알아보는 사람이 많았다. 요즘에도 일주일에 한두 번은 드나든다. “오늘 들어오는 날인가? 온제 가십네까?” 제복을 입은 북측 관리원은 익숙하게 말을 걸어온다. 낙원건설의 아파트형 공장 건설 현장으로 가기 전에, 잠시 차에서 내렸다.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우리은행’과 ‘훼미리마트’의 개성공단 지점은 생소하고 익숙하다. 잠시 후, 발걸음을 재촉하는 남 부사장을 따라 다시 차에 올랐다.

“아, 우성씨, 아까 그 출력한 거 저 친구가 좀 보겠다고 가져갔어요.”
그러려니 했다. 무식이 죄다. 남 부사장과 친근하게 인사를 나누는 사이라길래, 개인적인 호기심이겠거니 치부했다. 약 7시간 후, 이 인쇄물이 ‘입경(入京, 남방 한계선을 넘는 것)’ 길의 발목을 잡았다. 좁다란 방 안에서 완고한 북측 관리소 직원과 1:1로 대면하게 될 줄을, 이때는 몰랐다. 생경한 개성공단 풍경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일단 방문이 예정된 업체들을 돌아봐야 했다.

개성공단의 남측 사람들과 북측 근로자들
개성공단에는 1백83개의 업체가 입주해 있다. 섬유, 봉제, 전기, 전자 제조업체들이 주다. 방문 전에 남 부사장의 설명을 들었다. “북측 근로자의 기본급은 월 52.5불입니다. 남녀 동일해요. 북측 근로자 대표인 직장장의 경우엔 직급수당을 합쳐 1백2불을 받습니다. 저희는 근로자 지급 총액이 7천불 정도 돼요. 약 7백만원이죠. 낙원건설은 북측 근로자 1백22명을 두고 있는데, 남한이라면 중간 관리자 2명을 쓰는 비용밖에 안 됩니다.”

“비정규직은 없느냐”는 질문은 우문이었다. 북측에는 애초에 비정규직이라는 개념이 없다. 비정규직은 자본주의의 개념이다. 개성공단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개성개발지도총국에서 관리한다. 임금도 마찬가지다. 직접 근로자의 손에 쥐어지진 않는다. 총국으로 들어간 임금은 평양에서 관리한다. 근로자는, 인민화와 배급표를 받는다.

두 곳의 업체를 방문했다. 개성공단이 열린 2003년부터 입주해 공장을 경영해온 ‘원년 멤버’ (주)로만손과 ‘만선코퍼레이션’이다. 로만손은 시계와 보석을 만들고, 만선은 닥스, EXR 등의 의류업체에 납품하는 옷을 생산한다.

#1 (주)로만손 오문표 개성 법인장
(주)로만손은 2004년 10월 개성공단 시범단지 입주 업체로 승인받았고, 2005년 8월 개성공장을 준공했다. 올해로 3년째다. 오문표 개성 법인장(51)은 공장 가동 초기에는 한 달에 한 번, 요즘은 일주일에 한 번꼴로 개성과 남한을 넘나든다고 한다. “부부가 떨어져 지내다 보니 금슬도 좋아진다”며 웃었다. “전에는 못하던 속 깊은 얘기도 하고 그래요(웃음).” 개성공단에서의 생활에는 대체로 만족한다. 작업 성취도도 높은 편이다.

개성공단에서 공장을 경영하는 데 장단점이 있을 겁니다.
“남측에서는 불가능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30일 안에 제품 생산을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20일 만에도 가능해요. 사고방식에 차이가 있습니다. 직장장을 통해 긴급 오더를 내리면 ‘총화(일종의 회의)’를 통해 조직력을 모읍니다. 서열과 계급이 확실한 체제 안에서, 근로자는 책임감을 갖고 움직입니다. 개인보다 단체가 우선해요. 일사불란하고 확실하게 생산을 완료하죠. 직장장을 통하면 확실합니다. 조직 관리가 간편하죠.”

근로 환경은 어떻습니까?
“시설은 남측보다 월등히 낫다고 생각합니다. 공동으로 운영하는 탁아소도 있고, 샤워 시설, 문화 시설도 갖추고 있어요. 음악 활동도, 배구, 배드민턴 등의 체육 활동도 할 수 있죠. 작업 시간은 오전 7시 반부터 오후 5시 반까지 8시간입니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주 48시간 근로시간을 엄수합니다.”

최근 남북 관계 경색에 따른 개성공단 내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경직되진 않았나요?
“개성공단에 상주하는 통일부 직원들이 방출됐죠. 하지만 공단 내 분위기는 예전과 다른 것이 없습니다. 언론에서 보도하는 내용과는 약간 다르죠. 개성공단 내에서 정치색, 이념 등은 배제하고 일합니다. 민간 차원의 교류, 협력이죠. 그래도 그런 일이 벌어지면 회사 주가는 대폭 하락합니다(웃음).”

시계나 보석류가 없어진 적은 없나요. 남측에서도 종종 발생하는 일인데요.
“초반에 4~5개 없어진 적이 있습니다. 직장장을 통해 항의했죠. 그랬더니 바로 총화를 합니다. 범인은 못 찾았지만 물건은 찾았어요. 이후 분실 사고는 없습니다. 북측 근로자들은 책임감과 자존심이 강해요.”

#2 만선코퍼레이션 이숙자 법인장
이숙자 법인장(43)은 개성공단 유일의 여성 법인장이다. 법인장은 북측 근로자와 가장 가깝게 일하는 남측 사원이다. 상대적으로 여성 근로자가 많은 개성공단의 특성상, 이숙자 법인장은 북측 근로자들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에 용이하다. 물론 처음부터 쉽진 않았다. 기술을 가르치고, 함께 일하는 과정에서 신뢰가 쌓였다. 만선코퍼레이션 개성공장에서는 북측 근로자 1천50명이 일한다. 개성공단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성공한 케이스로 꼽힌다.

“북한 사람들과 마음을 열고 일해요. 일하는 입장에서 마음의 벽은 없어요. 개성공단의 수익이 바로 노동자에게 가지는 않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죠. 이렇게 민간기업이 하나 둘씩 들어와서 확대가 되면 마음의 벽은 금세 허물어지지 않을까요(웃음).”

2003년 당시와 지금의 상황이 많이 다르죠?
“처음에는 서로 어색했죠. 눈도 안 마주치고 그랬어요(웃음). 지금은 다릅니다. 처음에 일을 가르칠 때는, 북측 근로자들이 모두 처음 접하는 일이다 보니 어렵게 배웠죠. 하지만 배우려는 의지가 강했고, 성실했어요. 다 가르치고 나면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를 빼먹지 않아요. 기본적인 인성교육이 잘돼 있는 것 같아요. 책임감과 도덕성이랄까요. 개개인이 구사하는 문장들도 일목요연합니다. 악기도 잘 다루고, 춤도 잘 춰요. 체제와 문화는 다르지만, 기본적인 교양은 잘 갖추고 있죠. 자존심이 강하고, 손재주는 섬세합니다. 이론교육 습득이 빠르고 공동체 생활을 잘해 일사불란합니다. 품질은 자부할 수 있어요.”

초반의 어려움은 어떤 거였죠?
“경계심이죠. 하지만 남측 기술인이 묵묵히 끌고 가면 선생으로 예우를 해줘요. 초반에는 저를 판단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선생님이냐 아니냐, 기술이 있느냐 없느냐, 존중할 만한 사람인가 아닌가를 그들도 판단하는 거죠. 배울 점이 있고, 존중할 만한 사람이라는 판단이 서면 확실하게 일을 잘합니다.”

출퇴근 풍경도 궁금하네요.
“출근 시간 20분 전에는 모두 나와서 준비를 해요. 빨래도 하고, 작업 준비도 하죠. 북측 근로자들의 경쾌한 발걸음과 여자 근로자들이 재잘대는 소리를 들으면 유쾌해집니다. 물론 핸디캡도 있죠. 하지만 사업하는 입장에서 그 정도의 핸디캡은 어디나 있는 거죠.”

공장에서 일하는 분들이 대부분 여성인데, 남자 근로자는 몇 명인가요?
“만선의 1천50명 중 남자는 백 명이에요. 북측은 아직 가부장이 강한 사회라, 처음에는 여자 관리자를 이상하게 생각했어요. 북측 남자들은 집 안에서 빗자루질 같은 허드렛일도 안 해요. 조선시대의 남존여비 사상이 남아 있죠. 우리 사장님은 북측 여자 근로자들이 무거운 걸 들면 도와주곤 했는데, 남자 근로자들은 사장님을 보고 웃으면서 이상하게 생각했어요. ‘남측 남자들은 희한하구만, 선생 그거 달려 있습네까?’ 그러면서요(웃음).”

#3 낙원건설 남상준 부사장
낙원건설은 지난 1996년 4월부터 대북사업을 진행해왔다. 2007년 7월부터 지금까지는 개성공업단지 내 1단계 아파트형 공장을 건설 중이다.

개성공단이 열린 지 벌써 5년 정도가 됐습니다. 요즘 개성공단에서의 사업 현황은 어떻습니까?
“처음보다 한결 부드러워졌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완화가 되고 있는데, 아직 우리가 아는 상식의 벽은 굉장히 두껍죠. 미디어가 보도하는 내용과도 차이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자유로운 왕래가 어려우니까요. 하지만 기업하는 분들이나 북측 근로자나, 벽은 많이 허물어져 있습니다. 이건 물질적인 것만으로 되는 게 아니죠. 내부에서 신뢰가 쌓여가는 것입니다. 고무적인 현상이죠. 개성공단에 들어가면 순박해지는 것 같아요. 때 묻지 않은 사람들과 같이 일해서 그런지(웃음). 이건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남측 사람들의 공통적인 느낌일 겁니다.”

체제가 달라 어려운 점은 없으세요?
“사상과 이념이 개입하면 굉장히 힘들어집니다. 같이 일을 할 수가 없죠. 개성공단에서는 그걸 다 제쳐두고 합니다. 민초들이 사상과 이념으로 싸워서 뭘 얻겠어요(웃음). 오로지 열심히 해서 좋은 물건 만들어 이득을 남긴다면 북한 주민들도 혜택을 보니까, 열심히 하는 거죠.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신뢰를 쌓는 기간입니다. 그 기간을 거치면 아주 유리한 입장에서 기업을 경영할 수 있습니다.”

개성공단의 상황은 이전보다 많이 완화된 편이죠?
“북측에 들어가서 사업하기가 편해졌죠. 절차도 간소화됐고, 법제조항이랄지, 입출입, 통신 등이 좋아졌습니다. 처음에는 입출입을 하루에 한 번씩 했어요. 지금은 하루에 10회 정도 움직입니다. 통신도 그래요. 처음에는 유선통신도 불가능했죠. 지금은 유선통화가 가능합니다. 전혀 불편하지 않아요. 오히려 휴대전화에서 해방될 수 있으니까 편안하죠(웃음). 입출입 서류 절차도 전에는 7일 정도 걸리던 게 이제는 3일이면 됩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개성공단의 의미는 어떻습니까?
“대북사업을 하는 남측 기업이 돈을 잘 벌어야겠죠(웃음). 그럼 북측 근로자들에게 돌아가는 보수나 복지가 더 좋아질 것으로 봅니다. 멀리 보면 북한 주민들의 생활상이 나아지는 것을 기대할 수도 있겠죠. 남북의 격차를 조금씩 줄여갈 수 있는 초석이라고 봐요.”

만선코퍼레이션과 (주)로만손 공장에서 일하는 북측 근로자들과 인터뷰는 불가능했다. 카메라 렌즈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작업에만 열중했다. 카메라를 들고 가까이 가면 스르륵 등을 돌렸다. 남 부사장은 “북측 사람들은 카메라에 찍히는 걸 매우 싫어한다”고 했다.

(주)로만손 개성공장에 들렀을 때는 점심시간이었다. 북측 근로자들은 마당에서 배구를 했다. 여자 근로자도 각 팀에 한 명씩 끼어 있었다. 건물 안에 있는 사람들은 창밖으로 배구를 구경했다. 낯설기만 했던 오전의 풍경은, 오후가 되자 익숙해졌다. 개성을 ‘경제 통일의 초석’이라고 했던 미디어의 보도가 피부로 느껴졌다.

깨진 판타지와 여전한 벽
오후 4시, ‘입경’을 서둘렀다. 북측 CIQ에 도착해 들어올 때와 같은 수속을 밟았다. 북측 직원이 수첩에 적힌 내용을 훑어볼 때는 괜스레 긴장됐다. 수속대에 서서 증명서를 내밀었더니 내 이름을 부른다. “정우성 선생” “네?” 뒤쪽에서 관리원 두 명이 다가온다. “선생, 잠시 이쪽으로 오시라요.” 무슨 일일까. 왜 부를까. 어디로 데려가려는 걸까.

“선생, 소지품 중에 아침에 차에 두고 내린 게 있지요?”
“네? 네, 있죠.”

수속대 왼편, 좁은 복도 초입에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가운데 놓인 책상과 양쪽에 놓인 의자 두 개. 옆에는 2인용 소파가 있다. 좁은 방, 경직된 분위기. 오전에 ‘잠시 보겠다’며 가져갔던 출력물 뭉치가 북측 관리원의 손에 들려 있다. 군데군데 밑줄도 그어져 있다. 아차 싶었지만 이미 늦었다. “선생, 여기 좀 앉아보시라요” 머릿속이 복잡하다. ‘`남영동 대공분실’이 떠올랐다면 과장일까.

“여기 보십시요. 정 선생은 이런 거 가지고 오면 안 된다는 거 알았습니까, 몰랐습니까?”
출력한 기사 중에는 보수적인 논조의 사설도 있었다. 개중에는 탈북자 인권 문제에 대한 글도 있었다. ‘남한이 한낮이라면 북한은 한밤중이었다. 남한이 청동기라면 북한은 구석기였다`’라는 개성공단 방문기도 있었다. 모두 밑줄이 그어져 있다.

“체제를 비난하는 이런 내용이 적힌 인쇄물을 가지고 들어오면 안 된다는 거 몰랐습네까? 여기 보십시오. 북한을 비난하는 내용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있지만 있다고 할 수도 없고, 빤히 있는데 없다고 하기도 곤란한 상황이다. 말문이 막힌 것은 다시금 막연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분위기는 급속도로 냉각됐다. “아, 있네요. 그럼 어쩌죠?” 몰랐던 척 인정했다. 애써 웃어 보였다. 머릿속으로는 이미 몇 개의 비극적인 시나리오를 혼자 완성했다. ‘억류될 수도 있다’ 불안이 영혼을 잠식했다. 의지할 사람은 남 부사장뿐이다. 개성공단 안에서 느꼈던 평화로운 분위기는 이미 어그러졌다. 이 방에서 느껴지는 건 여전히 두터운 이념과 체제의 벽, 그리고 긴장이다. “개성공단 내에서 체제나 이념은 제쳐두고 일한다”는 남 부사장의 말이 이제야 피부로 다가온다. 이때 남 부사장이 방으로 들어왔다.

“무슨 일입니까?”
“남 사장이랑 같이 들어온 선생 맞지요? 선생도 책임이 커요. 앞으로 잘해야겠어. 벌금 백 불 내고 가시라요. 없으면 정 선생 오늘 못 나갑니다.”

북측 관리원의 표정을 읽을 수 없다.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르겠다. 농담을 할 상황은 아니다. 개성공단에서 통용되는 화폐는 달러다. 내 지갑에는 달러가 없다. 만원짜리 몇 장뿐이다. 대략 이런 공식이 성립됐다. “금지된 문서를 가지고 왔다→들켰다→벌금을 내야 한다→돈이 없다→못 나간다.”

마음속의 시계는, 순식간에 20년 전으로 돌아갔다. 마당에 떨어진 ‘삐라(대남선전물)’를 경찰서에 갖다 주면 연필 몇 자루를 주던 시대, 남북의 대립각이 더 첨예했던 시대, ‘간첩’이라는 말에 겁부터 나던 시대. 오래 되지도 않은 과거가 다시 현실이 됐다. 벌금을 내고, 벌금 납부 통지서에 서명했다. “개성공업지구 세관규정 제41조에 의하여 위와 같이 벌금을 납부할 것을 통지함”이라고 써 있다. ‘벌금 물리는 이유’란에는 ‘불순 인쇄물 단속’이라고 적혀 있다.
개성공단은 그런 곳이었다. 남측의 기업자본과 북측의 노동력이 만나는 땅, 철저한 협약과 규칙을 준수하며 신뢰를 바탕으로 민간 차원의 교류가 이뤄지는 땅. 공단 내에서 이념과 체제의 ‘차이’를 느낄 수 없었던 건 개성공단의 특수성 때문이었다. 여전히 벽은 두터웠다. 섣불리 가졌던 개성공단에 대한 판타지가 다시 깨졌다.

“제가 말씀드렸죠? 아직 벽은 두텁습니다. 철저해요. 좋은 경험했다고 생각하세요(웃음).”
글쎄, ‘좋은 경험’이라고 하기엔 긴장의 정도가 심했다. 다시 남 부사장의 차에 오르고, 비무장 지대를 건너고, 남측 CIQ에서 보관함에 넣었던 휴대전화를 꺼냈다. 전원을 켜자 밀린 문자가 들어온다. ‘개성도 가고 좋겠다, 비행기 타고 가니?’ 친구의 살가운 문자는 오히려 순박했다.

개성은 몰라서 ‘판타지’였다가 너무 가까워서 놀랐다. 비행기는커녕 육로로 한 시간이면 도착하는 땅이었다. 개성공단 풍경은 남북이 무척이나 가까워진 것 같아서 오히려 비현실적이었다. 언뜻 자유로워 보이기도 했던 개성공단 풍경에 긴장이 풀렸다가 다시 느낀 이념의 벽은 60, 70년대로 돌아간 것 같아서 다시 비현실적이됐다. 개성에 머물렀던 7시간 남짓, 관념은 몇 번이나 깨졌다. 오늘의 일정에 ‘판타지’는 없었다. 자유로에 들어서자 긴장이 풀리고 잠이 몰려 왔다. 눈을 떴을 때는 다시 일산이었다.

글&사진 / 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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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자연이 살아 있고 수공예가 발달한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시작된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은 절제미, 실용성, 편안함이 특징이다. 화려하거나 부담스럽지 않으며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디자인은 편안함과 감각을 동시에 잡아야 하는 주거 인테리어에서 빛을 발한다. 트렌드에 맞춰 재조명한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의 인테리어를 집 안에서 조우한다.

Part 1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을 말하는 4가지 포인트

Design of Scandinavia
절제된 디자인 속에 곡선 으로 변형을 주는 우아함 _1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은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중심으로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레고 장난감, 이케아 가구, 볼보 자동차, 뱅앤올룹슨의 오디오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듯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이다. 특히 1930년대 인기를 모았던 양식으로 곡선적인 형태의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현대적으로 절제된 감성과 믹스했는데 지금은 너무나 유명한 아르네 야콥센의 ‘개미의자’와 ‘에그체어’ 같은 디자인이 대표적이다. 기능주의와 모더니즘을 적절히 믹스한 디자인은 빠르게 변하는 유행에 전면 반기를 들며 오랜 시간이 지난 요즘, 오히려 더욱 세련된 빛을 발한다.

Furniture of Scandinavia
원목의 질감을 그대로 살려 내추럴한 멋 _2

스칸디나비아 반도는 겨울이 길기 때문에 집 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다. 때문에 조명, 가구 등 실내용품이 발달했다.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공간이기 때문에 안락하고 편리하면서도 내구성이 강조돼야 한다. 특히 덴마크 디자인에서는 코펜하겐 항구를 통해 다른 나라들의 영향을 받아 이국적인 감각이 돋보인다. 대부분의 가구는 로즈우드로 제작됐으며 이집트, 아프리카 혹은 중국으로부터 영감받은 가구 형태를 나타내며 현재에도 가장 훌륭한 스칸디나비아 스타일 가구로 평가된다. 주로 자작나무와 단풍나무 등 밝고 화사한 느낌의 수종으로 만들며 특히 못질 없이 나무 자체를 구부려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Display of Scandinavia
어떤 소재와 믹스해도 자연스러운 다양성 _3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의 인테리어 소품들은 특별히 디스플레이에 신경 쓰지 않아도 좋을 만큼 어떤 스타일에도 은은히 어울린다. 우드 소재 소품이 많기 때문에 자칫 컨트리 스타일과 비슷해 보이지만, 이 보다는 모던한 느낌을 강조한 실용적인 디자인이다. 특히 요즘의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은 우드 무드를 베이스로 한 뒤 스테인리스 스틸, 글라스, 위커, 원단 등을 나름대로 재해석해서 새로운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을 만드는데, 이렇듯 다른 소재와 믹스해서 디스플레이해도 자연스럽다. 또 하나의 커다란 오브제로 활용하면 공간에 힘을 줄 수도 있는데 이때는 간결한 디자인의 부피가 큰 소품 딱 하나만 두어야 감각적인 디스플레이가 완성된다.

Fabric of Sandinavia
우드 무드 사이에서 톡톡 튀는 비비드 컬러의 기운 _4

패브릭은 내추럴 텍스처가 기본이다. 면, 종이 등 자연의 질감을 잘 살린 따뜻한 느낌의 패브릭은 북유럽의 강한 추위를 감싸기 위해 발달됐다. 여기에 컬러풀한 색감의 스트라이프나 기하학적 패턴이 들어간 패브릭도 스칸디나비아를 대표하는데 핀란드의 리빙 브랜드 ‘마리메꼬’ ‘이케아’ 브랜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원목에서 우러나오는 베이지색을 기본으로 강렬한 색을 매치하는데 데커레이션 방법. 주로 쿠션이나 침구 패브릭으로 사용해 내추럴 무드 공간에 활용하는데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공간에 강렬한 임팩트를 줄 수 있다. 커다란 나뭇잎같이 자연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도 찾아볼 수 있다.

Part 2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의 4가지 변주

네온 컬러와의 합리적인 조화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고 기능적인 공간이지만 장식성을 더욱 살리자면 비비드한 컬러를 더해본다. 특히 요즘 유행하는 네온 컬러와의 믹스도 안성맞춤이다. 그렇지만 컬러는 한두 가지로 절제해 인테리어의 악센트로 작용해야 한다. 블랙 바르셀로나 3인 체어 2백40만원·오렌지 컬러 스완체어 95만원·아르네 야콥센의 레드 에그체어 79만원, POINT#. 우드 원형 티 테이블 31만원·블랙&화이트 러그 89만원, 스타일K. 옐로&블랙 펜던트 가격미정, 세컨드호텔. 원형박스·액자 가격미정, 프렌치불.

빈티지 무드와의 자연스러운 조우

스칸디나비아 스타일과 빈티지는 모두 오래됐지만 지금도 전 세계가 열광한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의 간결함과 우아함에 빈티지 무드를 더한다면 더욱 멋스러운 공간이 된다. 조명을 플로어로 내려서 따스하고 안락한 분위기를 더하는 것도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을 잘 살리는 방법이다. 원형 사이드 테이블·빈티지 조명 가격미정, 호사컴퍼니. 바닥의 원형 조명 4만원, 코즈니앳홈. 우드 체어 2만8천원, 이케아도매몰. 화이트 우드 테이블 65만원·퍼플 아크릴 체어 80만원, 제인인터내셔널.

스테인리스 스틸, 글라스… 소재의 믹스&매치

친환경적인 나무, 유리, 도자기 등의 소재를 사용하고, 기능적인 면을 더하게 위해 스테인리스 스틸, 크롬 같은 메탈 소재도 사용한다. 전체적인 우드 무드에 블랙&화이트 컬러만으로 데커레이션 하는 게 방법이다. 스테인리스 스틸 블랙 체어 27만원, POINT#, 블랙 스테인리스 스틸 테이블 1백20만원·블랙 스탠드 55만원, 스타일K. 화이트 트레이 가격미정, 프렌치불. 화이트 촛대 가격미정, 어바웃 어. 나머지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패턴을 활용해 만드는 운치 있는 공간

북유럽의 춥고 어두운 기후 조건은 실내에서는 상대적으로 밝고 화려한 컬러와 패턴의 특유의 인테리어 스타일을 탄생시켰다.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이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도 단조로움 속에 악센트를 주는 화려한 색감 덕분이다. 비비드한 컬러로 포인트를 주는 ‘마리메꼬’나 ‘이케아’ 패브릭도 좋지만 좀 더 감각적인 공간을 원한다면 옵티컬한 패턴이 들어간 패브릭으로 레트로적인 느낌을 더해도 좋다. 그레이 컬러 베이비 스완체어 65만원, POINT#, 화이트 티 테이블 12만원, 스타일K.

제품 협찬 / 스타일K(02-543-8170, www.style-k.co.kr), POINT#(02-3445-5948), 프렌치불(02-337-7336, www.frenchbull.co.kr), 세컨드호텔(02-542-2229), 제인인터내셔널(02-548-3467, www.chiar2.co.kr), 호사컴퍼니(02-335-5480, www.hosaonline.com), 어바웃 어(02-3445-3817, www.abouta.co.kr), 코즈니앳홈(02-3424-5467, www.kosney.co.kr), 이케아도매몰(032-221-0008, www.ikeadome.co.kr) 스타일리스트 / 상영&혜진(노다+1, 02-3444-9634), 은정(어시스트) 진행 / 김민정 기자 사진 / 원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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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은 인간 누구나 공평하게 경험하는 유일한 기적이다. 어머니의 살을 찢고 따뜻한 체온으로 세상에 나온 우리는 이미 그순간에 가장 큰 기적을 경험한 것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살면서 또 다른 기적과 행운에 목말라 한다. 어쩌면 아무도 자신의 첫 호흡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사진작가 남경숙씨는 우리가 모르는 우리의 기적을 사진으로 되살렸다.

탄생은 이 세상에서 가장 공평한 기적
온몸은 피와 태반으로 얼룩지고 쭈글쭈글 주름 잡힌 손은 잡을 곳을 찾는지 허공을 휘젓는다. 잔뜩 찡그린 채 누군가를 응시하는 눈동자는 어찌 보면 심술궂기까지 한데…. 갓 태어난 아이는 우리가 여태껏 보아온 하얗고 천사 같은 모습이 아니다. 산모의 피와 땀과 눈물이 토해지는 탄생의 순간은 그리 아름답지도 평화롭지도 않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그렇게 왔다. 출산의 현장이 전쟁터라면 사진작가 남경숙씨(49)는 7년 동안 전장에서 탄생의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다.

“저는 원래 사람은 근본적으로 악하다고 생각했어요. 살면서 착하게 꾸며질 뿐이지 원래 악하게 태어난다고 생각했죠. 그러다 갓 태어난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그래, 이게 생명이지. 이 세상에 이것보다 더 선하고 아름다운 기적이 어디 있겠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가 원래 선하게 태어났는데 눈치보고 걱정하고 살면서 악하게 변했구나. 이런 모습들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나 같은 마음을 느끼지 않을까’ 해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어요.”

남씨의 생업은 간호사다. 충북 영동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학교를 다녔고 지금은 김해에 있는 23평짜리 아파트에 혼자 살면서 치과 병원 마취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출산 경험이 없는 ‘오리지널 싱글’이지만 아이들을 카메라에 담을 때마다 마음으로 아이를 낳았다. 맨 처음 아이 사진을 찍었을 때가 1998년, 부산에서 산부인과 간호사로 일하고 있을 때였다.

“그때는 그냥 아이들이 예뻐서, 아이들 자는 모습이나 웃는 모습같이 누가 봐도 예쁜 아이 사진을 찍었어요. 그렇게 5년 정도 사진을 찍었는데 더 이상 예쁘기만 한 사진은 찍지 못하겠더라고요. 사람들도 예쁜 아이 사진을 보면 ‘어머, 예뻐요’라고 탄성을 지르고는 그걸로 끝이에요. 그 이상의 감동이나 깨달음이 없다는 걸 느끼고 한동안 카메라를 놓았죠.”

그렇게 1, 2년쯤 쉬다가 사회적으로 저출산 문제가 이슈화되던 2005년 초 다시 카메라를 들었다. ‘낙태하지 마라’ ‘저출산 문제 심각하다’ 다그치는 것보다 ‘이게 생명이다’라고 보여주는 것이 더 강한 울림이 된다는 생각에서였다. 전시나 책에 대한 구상도 그때부터 그려졌다.

“아무도 자신의 삶의 시작을 본 적이 없어요. 당신도 나도 이렇게 태어났고 이토록 소중하고 감사해야 할 생명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 세상에서 제일 공평한 기적이 바로 탄생이잖아요. 시작은 다 귀해요. 시작만큼 삶도 귀하다는 걸 사람들이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조명을 그쪽으로 바꾸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정말 직접, 리얼한 출산의 현장에 뛰어들게 됐죠.”

‘36도 5부’는 우리 마음의 온도
지난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카메라를 들고 분만실에 들어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출산 장면은 부끄럽고 추하다는 사회적 편견 때문이었다. 어렵게 산모를 섭외해서 촬영 승낙을 받아도 “아이 얼굴이 신문에 나면 명이 짧아진다”며 시어머니가 반대했다. 생판 모르는 산모의 출산 장면을 찍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고 친구나 친구의 언니가 아이를 낳으러 병원에 가면 어렵게 설득해 사진을 찍었다.

“산부인과마다 방을 써서 붙여놨어요. 내가 이러이러한 이유로 사진을 찍으려 하고 전시와 책을 낼 생각이라고. 제 생각에 동참하신다면 협조 부탁드린다고요. 병원을 산부인과에서 치과로 옮기면서 퇴근 후, 주말, 휴가까지 받아서 산부인과에서 살았죠.”

그러던 것이 저출산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달라졌다. 미디어를 통해 연예인들의 출산 장면이 방송에 나오고 캠페인이 벌어지며 촬영 제의에 흔쾌히 승낙하는 산모도 늘었다. 산모 가족들의 의식도 전보다 개방적으로 바뀌었다. 미디어의 힘은 생각보다 대단했다.

“정말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뀌더라고요. 요즘은 ‘인권 분만’이라고 해서 아이가 최대한 안정되고 평화로운 상태로 태어날 수 있게 하잖아요. 예전처럼 엉덩이를 때려 울리지도 않고 아이를 배려해서 조명도 어둡게 하고요. 전보다 산모 섭외는 쉬워졌지만 사진 찍는 데는 더 힘들어진 면도 있죠.”

분만실에서 촬영을 하는 조건은 세 가지였다. 첫째는 신생아에게 피해를 주지 말 것, 둘째는 고군분투하는 산모에게 영향을 주지 말 것, 셋째는 의료진들을 방해하지 말 것. 다행히 병원의 협조가 큰 도움이 됐다. 얼마 전까지 필름 카메라를 고수하던 그도 분만 환경의 변화에 맞춰 디지털 카메라로 장비를 바꿨다. 디지털 카메라가 아니면 출산의 긴박한 상황을 포착하기가 어려웠다. 임신 후 약 아홉 달이 지나 산통이 시작되고 자궁경부가 10cm 열리는 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아이가 나오는 건 순식간이었다. 아무리 만반의 준비를 하고 기다려도 아이가 나오는 순간, 필름 카메라로는 세 컷을 찍기도 버거웠다.

“찍으러 가기 전에 콘티를 수십 장 그려 갔어요. 예행연습이나 연출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잖아요. 발생하는 상황을 그대로 놓고 제가 순발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었죠.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콘티로 그려서 미리 간호사에게 보여주고요. 그렇게 만반의 준비를 다 하고 들어가도 한 장 건지기가 힘들었어요. 아이가 나오는 순간은 정말 순식간이거든요.”

‘36도 5부’ 중 한 컷. 남경숙 작가는 아이 등에 주름을 보며 노인의 그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이보다 더 나은 무엇이 없을까 고민하는 우리네 인생이 연상된다.
한 번에 여러 장을 찍겠다는 욕심은 일찌감치 버렸다. ‘딱 한 장만 찍고 가야지’ 하고 마음먹고 긴장된 마음으로 아이가 나오길 기다리다 불쑥, 튀어나온 시커먼 아이 뒤통수만 보고 병원을 나선 적도 많다.

“한동안은 무척 힘들었어요. 자다가도 출산이 임박한 산모가 있다고 병원에서 연락이 오면 뛰어나가고, 출근하다가도 연락이 오면 가고. 어렵게 시간 맞춰 갔는데 한 장도 못 건질 때가 부지기수였으니까요. ‘이렇게 스트레스 받으며 뭐 하러 찍노. 밥을 주노 떡을 주노’ 하면서도 ‘그래도 세상에서 이 사진은 내가 제일 잘 찍는다’고 스스로 위로하며 버텼죠. 이제는 원도, 한도 없어요.”

그렇게 7년 동안 찍은 탄생의 순간들에 그가 붙인 이름은 ‘36도 5부’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상 체온. 의학적으로는 인간 몸 안의 효소와 호르몬이 가장 잘 활동할 수 있는 온도다. 생명이 숨 쉴 수 있는 우리 마음의 온도이자 희망의 온도로, ‘`사람이 태어난 이상 그 정도의 마음의 온도는 가지고 살아야 하지 않겠나’하는 생각이었다. 모든 이들은 36도 5부로 와서 36도 5부를 잃으며 돌아간다. 그는 시작을 보았으면 끝도 본 것이라 말한다.

모든 시작은 귀했습니다. 모든 끝도 귀할 것입니다
‘36도 5부 전(展)’은 경남 김해와 서울, 두 곳에서 열렸다. 전시에 맞춰 같은 이름의 사진집도 출간됐다. 김해 문화의 전당에서 지난 4월 15일부터 20일까지 엿새 동안, 서울 인사동 아트비트 갤러리에서 23일부터 28일까지 역시 엿새 동안 열린 이번 전시를 아이와 부모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찾았다.

“어느 초등학교 4학년 아이가 전시를 보고 방명록에 글을 남겼더라고요.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는 말, 이제 알았어요’라구요. 누군가는 ‘39년 만에 처음으로 내가 어떻게 왔는지 봤습니다’라고 적어놓았고요. 준비하는 동안 많이 힘들고 지쳤었는데 그런 글들을 볼 때마다 하길 잘했다고 느꼈죠.”

자비로 전시회 두 번, 한 권의 책을 준비하며 경제적인 부담도 컸다. ‘내가 미쳤지’라는 생각도 했지만 전시회에서 아이들 사진을 보며 눈물을 ‘뚝뚝’ 흘리는 어머니들을 보면 가슴이 뜨거워졌다. ‘내가 사진이 아니면 저 사람들에게 이런 감동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하길 잘했다고 몇 번이고 되뇌었다. 사진의 주인공들도 전시장에서 재회했다.

“제일 처음 찍은 사진이 지난 1998년쯤이었으니까 그 갓난아이가 벌써 초등학생이 됐더군요. 이제 막 태어나 배냇짓을 하던 사진 속 아이가 동생을 업고 전시장에 왔어요. ‘누군지 알아?’ 물으니까 ‘아가’라고만 하대요(웃음).”
이제 갓 태어난 아이를 바라보며 달기똥 같은 눈물을 흘리던 경상도 아버지는 “그때 우셨던 거 기억나세요?”라는 질문에 끝까지 울지 않았다고 우겼다. 탄생의 순간, 그 후 몇 년, 가족은 사진 앞에서 가족사진을 찍으며 다시 태어났다.

“얼마 전에 다섯 살배기 조카가 ‘고모, 나는 결혼해도 아기 안 낳을 거예요’ 하는 거예요. 제가 ‘왜? 나중에 결혼해서 너같이 예쁜 아이 낳아야지’ 하니까 ‘아프잖아요. 안 낳을 거예요’ 하더라고요. 그때 느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출산에 대해 가진 편견이 정말 크구나.”

드라마를 보면 아이를 한 번도 낳아보지 않은 배우들이 소리를 지르며 출산 장면을 연기한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아직 출산 경험이 없는 여학생들도 출산에 대한 감동과 감사를 배우기도 전에 두려움과 고통을 먼저 본다. 이건 정말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출산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는 아이들은 사진을 보고도 거부감이 없었어요. 여학생, 아가씨들은 ‘징그럽다’ ‘무섭다’고 느끼더라고요. 젊은 사람들에게 ‘생명이 이렇게 감동적인 것이다’라고 느끼게 해주고 싶었는데 고정관념에 얽매여 있는 한 출산은 두려움의 대상인 듯해요.”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스스로는 최선을 다했고 더 이상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대신 앞으로 그의 사진이 말을 할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시청 앞이나 지하철역같이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곳에 사진을 걸고 싶다. 아주 짧은 순간, 한 번의 스침으로도 탄생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또 하나의 살아가는 이유가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산모는 정말 목숨 걸고 아이를 낳아요. 그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지나고 아이를 품에 안았을 때 느껴지는 감동, 너무 아프다가 한순간 고요해지는 느낌, 산모들이 아이를 안고 흐느끼는 모습을 한 번이라도 본다면 생명과 나 자신과 부모님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거라고 확신합니다.”

남 작가의 다음 목표는 ‘끝’의 순간을 찍는 것이다. 셋째 언니가 운영하는 양로원에서 치매에 걸린 어르신들을 돌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그렇게 ‘36도 5부’로 와서 많은 것을 배우고 살다 이제 하나씩 잃으며 다시 태어날 준비를 한다고. 그렇듯 시작과 끝은 항상 맞닿아 있다. 때문에 시작을 귀하게 볼 줄 아는 사람은 삶도, 끝도 귀하게 볼 줄 안다. 자신이 정말 고귀한 생명으로 태어났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어찌 삶을 쉽게 포기할 수 있을까. 최선을 다해 힘껏 산 뒤 마지막 순간에는 분명 느낄 것이다. 참 잘살았다고. 삶에게 고맙다고.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원상희 장소 협찬 / 시간의 숲(02-730-0097) 사진 제공 / 남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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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우리도 ‘1박 2일’ 캠핑 가요~” 요즘 KBS-2TV ‘해피투게더’의 ‘1박 2일’이 장안의 화제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1박2일’의 팬을 자처한다. ‘나도 어릴 땐 저렇게 텐트 치고 놀았는데…’ 생각할 무렵, 함께 텔레비전을 보던 아이가 “엄마, 우리도 캠핑 가요” 하고 말한다. 그래, 이번 주말엔 캠핑을 떠나야겠다. 우리 가족이 평생 간직할 수 있는 재미난 추억을 만들어보는 거다. 한강 난지캠핑장에서 즐기는 도심 속 캠핑에서부터 자연과 하나 되는 오토캠핑, 특급 호텔도 부럽지 않은 캠핑카 여행까지, 캠핑에 관한 모든 것을 담았다.

한강 난지캠핑장에서 즐기는 도심 속 캠핑
‘1박 2일’ 촬영이 이뤄졌던 한강 난지캠핑장은 바쁜 도시인들이 캠핑하기에 제격인 장소다. 캠핑을 하러 굳이 멀리 떠나지 않아도 되니 몸도 마음도 가뿐하다. 더군다나 근처의 공원과 한강 덕분에 자연 풍광도 빼어나니 더할 나위 없다.

한강 난지캠핑장은 상암월드컵경기장 주변에 있는 한강공원 안에 자리 잡은 캠핑장이다. 체육 시설과 레저 시설이 잘 조성돼 있으며, 한강 주변의 볼거리도 넘쳐난다. 하늘공원, 난지천공원, 평화의 공원 등에서 산책하기 좋고, 유람선, 요트장, 저습지 등도 이용할 만하다.

난지캠핑장은 한강시민공원 가운데 유일하게 야영과 취사가 가능한 곳이다. 캠핑장에는 취사장, 조리대, 텐트, 버너, 바비큐 그릴 등 캠핑에 필요한 각종 시설이 고루 갖춰져 있다. 텐트 설치 공간이 넓어 비교적 여유 있게 야영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난지캠핑장 입장 시간은 오전 11시, 퇴영 시간은 그 다음날 오전 10시다. 입장시 팔찌처럼 생긴 출입증을 받는데, 출입증은 캠핑장을 나오기 전까지 착용해야 한다. 출입증을 분실할 경우 입장료를 다시 내야 하므로 주의할 것. 인터넷으로 예약했다면 예약 확인서를 가져가야 한다. 퇴영 시간을 늦추고 싶으면 미리 관리사무소에 문의하면 된다.
캠핑장 이용료는 텐트 이용, 숙박 여부 등에 따라 다르다. 텐트에서 숙박하려면 인터넷 예약이 필수다. 특히 성수기인 5~10월에는 최소 한두 달 전에 예약해야 원하는 장소에서 캠핑할 수 있다. 4인 가족형 텐트 대여 비용은 2만8천원. 텐트와 매트 4장, 4인 입장료, 설치 관리 비용이 포함된 금액이다. 바비큐 그릴, 모포, 랜턴 등은 추가 비용을 내고 빌려 쓸 수 있다. 음식을 직접 준비해가기 어렵다면 미리 캠핑장에 주문해놓을 수도 있다. 채소와 생선, 육류, 음료와 주류 등 음식 일체가 준비된다.

번거롭지 않다면 집에서 미리 텐트와 캠핑용품을 가져가는 게 좋겠다. 4인 가족의 경우 캠핑장 이용료 1만5천원만 내면 추가 비용 없이 하룻밤 자면서 야영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일반 주차비는 1일 3천원이며, 요일제 차량은 20% 할인해준다. 캠핑장에서 1박을 할 경우에는 퇴영 시간인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주차비가 면제된다.

캠핑장에서 숙박은 하지 않고 피크닉만 즐길 경우에는 사전 예약 없이 현장에서 바로 접수할 수 있다. 일찍 갈수록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으므로 개장 시간에 맞춰 가는 게 좋겠다. 입장료는 성인 3천7백50원, 미취학 아동 2천원이다. 텐트나 이동식 그늘막도 여분이 있으면 빌려 쓸 수 있다.

난지캠핑장은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로 나가 한강공원 방향으로 15분 정도 가면 있다.
문의 02-304-0061~3, www.nanjicamping.co.kr

자연과 하나 되는 순간, 오토캠핑
주5일제가 정착되면서 오토캠핑을 떠나는 사람들이 급격하게 늘었다. 오토캠핑만큼 가족 레저로 적합한 것도 드물기 때문이다.

오토캠핑(Auto Camping)은 말 그대로 자동차를 이용한 야영을 뜻한다. 호텔이나 여관 같은 숙박 시설을 이용하지 않고, 캠핑 트레일러를 비롯한 간이 숙박 시설에서 자연을 즐기면서 여행하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오토캠핑은 캠핑 전용 차량을 직접 몰거나 트레일러를 끌고 다니며 여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캠핑카가 널리 보급되지 않은 곳에서는 레저용 차량에 텐트 등을 싣고 떠나 차 옆에서 야영하는 것까지 오토캠핑의 범위에 넣는다.
오토캠핑이라면, 마음 같아서는 자동차를 몰고 휙 떠나면 그만일 것 같은데 현실적으로는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챙겨야 할 게 많다는 소리. 가족이 머물던 집을 야외로 옮겨놓는 것이 오토캠핑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듯하다.

많은 사람들이 오토캠핑을 시작하고 싶어도 장비 구입 때문에 걱정을 한다. 전문가들은 오토캠핑을 할 때 장비가 중요하긴 하지만 장비 구입을 서두르지는 말라고 조언한다.

오토캠핑 장비는 일반 야영 장비보다 훨씬 크고 비싸다. 똑같은 장비라도 제조 업체와 형태, 가격, 용도 등이 천차만별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토캠핑 초보자가 장비를 선택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가장 좋은 방법은 동호회에 가입해 여러 장비를 살펴본 뒤 자신에게 맞는 것을 사는 것이다. 우리 가족에게 꼭 필요한 품목과 적당한 장비를 결정하기 전까지는 기존에 쓰던 야영 장비를 사용하자.

오토캠핑을 떠날 때는 우선, 필요하다 싶은 것은 모두 챙기는 게 좋다. 진짜 필요한지 아닌지는 오토캠핑장에 가야 확인할 수 있으니 말이다. 짐만 되거나 없어도 그만인 물건들은 다음번엔 안 가지고 가면 된다.

그렇다면 오토캠핑에서 잊지 말고 꼭 챙겨야 하는 물건은 무엇일까. 우선 텐트와 햇빛을 피하는 데 유용한 그늘막은 필수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습기와 냉기를 막아주는 매트와 시트, 식사할 때나 책 읽을 때, 휴식을 취할 때 유용한 캠핑용 의자, 식탁과 주방 구실을 하는 테이블도 빼먹지 말아야 한다. 요리에 필요한 취사도구는 기본이고, 설거지통 정도는 가져가야 한다. 다용도 칼이나 뜨거운 물건을 잡을 때 사용하는 글러브도 없으면 불편하니 반드시 챙기자. 여름철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장비로는 쿨러가 있다. 얼음 등을 보관할 수 있는 쿨러는 여름 캠핑 필수 아이템. 캠핑지에서 밤의 낭만을 즐기고 싶다면 랜턴도 잊지 말 것.

캠핑용 난방기구도 중요하다. 한여름에 오토캠핑을 떠난다고 해도 난로와 휴대용 보일러, 전기장판 정도는 가져가는 게 좋다. 특히 어린아이와 함께하는 캠핑이라면 휴대용 보일러까지는 아니더라도 전기장판은 꼭 챙기자. 전기장판을 사용하려면 전기를 끌어올 수 있는 릴 선도 챙겨야 한다. 한 번도 사용하지 않더라도 꼭 챙겨 가야 하는 필수 장비가 있다. 구급약과 소화기가 그것이다. 소화제, 해열제, 감기약, 진통제, 소염제, 화상거즈, 붕대, 소독약, 일회용 밴드 등의 구급약품은 습관처럼 챙겨야 한다. 소화기도 필요한 상황을 위해 꼭 준비해야 한다.

오토캠핑 초보자라면 되도록 시설이 괜찮고 지나치게 외지지 않은 곳으로 떠나는 게 바람직하다. 오토캠핑장 주변이나 가는 길목에 볼거리가 많고 자연 풍광이 빼어난 곳이면 더욱 좋다. 무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이나 강, 바닷가 근처가 좋을 것이다. 전국의 휴양림 가운데 오토캠핑장이 마련돼 있는 곳도 많으니 참고할 것.

특급 호텔 안 부럽다! 캠핑카 여행
한없이 달리다 경치 좋은 곳에 멈춰 하룻밤 묵어가는 여행. 아마 누구나 한번쯤 꿈꿔봤을 것이다. 이런 꿈을 이뤄줄 대안이 바로 캠핑카 여행이다. 온 가족에게 아름다운 추억과 낭만을 선사해줄 캠핑카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캠핑카는 차 안에 침실, 주방, 화장실 등이 갖춰져 있어 차 안에서 숙식이 가능한 차를 말한다. 캠핑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모터 캐러밴과 트레일러다. 모터 캐러밴은 일체형이고, 트레일러는 탈·부착이 가능한 분리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모터 캐러밴을 ‘캠핑카’라고 부른다. 더 대중적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캠핑카 여행을 원한다고 해서 개인이 캠핑카를 구입하기란 쉽지 않다. 구입하기엔 가격이 너무 비싸다. 트레일러는 1천만원에서 5천만원을 호가한다. 또 트레일러 같은 경우 국내에서는 빌려주는 업체도 거의 없다. 모터 캐러밴은 트레일러보다 가격이 훨씬 높다. 4천5백만원에서 9천만원에 이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캠핑카를 대여해서 쓴다. 캠핑카 대여비는 업체마다 다르지만 보통 20만~45만원 선. 일부 업체는 캠핑카와 함께 의자, 테이블, 코펠, 버너, 바비큐 그릴 같은 아웃도어 용품도 함께 대여해준다. 대표적인 캠핑카 대여 업체로는 하이캠핑카(www.hicampingcar.com), 애니캠핑카(www.anycampingcar.co.kr), 굿타임캠핑카(www.campingstory.co.kr), 세정캠핑카(www.sjcampingcar.co.kr) 등이 있다.

대부분의 캠핑장이 화장실 시설은 잘돼 있지만 샤워 시설에는 박하다. 그렇기 때문에 캠핑카 내의 샤워 시설은 더욱 빛을 발한다. 캠핑을 가서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들 수 있다는 건, 상상만으로도 행복한 일이다. 다만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캠핑카 내의 화장실 사용. 캠핑카 내의 화장실은 아주 급한 상황이 아니면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는 것. 캠핑카에 내장된 오수 배출구의 용량이 크지 않아 사용하는 대로 비워야 하고, 화장실을 사용한 뒤에는 일일이 세척해야 하기 때문이다.

캠핑카는 편리한 점도 많지만 그만큼 조심해야 할 것도 많다. 만일 캠핑카 주방에 주행 중 깨질 만한 주방용품이 있다면 깨지지 않는 것으로 바꾸거나 단단히 고정해두어야 한다. 주행 중에 조리 기구를 이용하는 것은 절대 금물. 주행 중인 차 안에서 자리를 이동할 때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또 아이들이 운전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주행 중에는 특히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캠핑에 관심이 많다면 오는 7월 말, 경기도 가평군 북한산을 찾는 것도 좋겠다. 7월 25일부터 8월 4일까지 북한산 자라섬과 연인산 일대에서 제74회 캠핑캐러배닝과 국제청소년캠핑대회가 열린다. 이 대회는 전 세계 33개국 7천여 명이 참가하는 세계적인 대회다. 이 대회를 맞아 자라섬 일대에는 캐러밴 1백곳과 오토캠핑장 2백50곳, 샤워장, 세탁장, 취사장, 화장실 등이 설치되고, 연인산 일대에는 오토캠핑장과 각종 편의시설이 마련된다. 인라인 스케이트장, 잔디광장, 놀이공원 등의 부대시설도 있다.

글 / 김민정 기자 사진 제공 / 하이캠핑카, 난지캠핑장

Tip 하이캠핑카 안범래 실장의 조언!
캠핑카 여행 처음이라면 이것만은 알아두세요

일정을 무리하게 잡지 않는다_ 캠핑카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일정이 1박 2일인데, 서울에서 남해안까지 다녀오는 건 무리다. 그 1박 2일에 주말이라도 끼어 있다면 거의 도로에서 보내게 될 확률이 높다. 많은 곳을 둘러보고 싶은 욕심에 일정을 너무 빡빡하게 잡는 것은 지양해야겠다.

안전운행 한다_ 캠핑카는 승용차를 운전할 때와 느낌이 다르다. 승용차보다 차체가 높고 길기 때문이다. 캠핑카 대여 업체에서 차를 건네받을 때 운행에 관한 주의사항을 잘 들어두자. 안전운행은 백번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오토캠핑장을 찾는다_ 캠핑카 여행을 처음 한다면 주차 시설이 잘 마련돼 있는 오토캠핑장을 찾는 게 좋다. 안전하게 주차할 수 있고, 캠핑카 여행에 대한 노하우도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 오토캠핑장에서 캠핑카 여행에 대한 감을 익힌다면 다음번 여행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아이들에게 주의를 준다_ 캠핑카가 고가인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캠핑카 내·외부의 시설물 역시 고가다. 캠핑카가 신기한 아이들이 호기심에 이것저것 만지게 되므로 캠핑카 여행을 떠나기 전에 아이들에게 단단히 주의를 주자. 캠핑카 시설물이 파손되면 그 책임을 고스란히 져야 한다.

봄여름에는 서둘러 예약한다_ 캠핑카 여행은 5~8월이 최적기다.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원하는 날짜에 여행하기 어렵다.


캠핑이 더욱 즐거워지는 네 가지 방법
1 우리 가족만의 공간 찾기 캠핑을 할 때는 가족만의 공간을 확보하는 게 최우선이다. 다른 이들과 가까이 있다 보면 소음이나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가 생겨 자칫 스트레스만 받다 돌아올 수 있다. 화장실, 취사장 등도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이어야 한다. 화장실은 냄새가 나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면 되고, 취사장은 무거운 조리 도구를 들고 오가야 하므로 되도록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는 게 좋다.

2 아이들과 마음껏 뛰놀기 캠핑을 갔다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해주자. 불안한 마음에 아이들에게 ‘그건 만지면 안 되고, 저쪽은 가면 안 되고…’라고 잔소리를 하는 부모들이 많다. 하지만 캠핑장에서 크게 위험한 곳은 많지 않다. 부모는 그냥 아이들이 뛰어노는 걸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간혹 아이들이 심심해할까 봐 장난감을 잔뜩 갖다 주는 부모들이 있는데, 집에서도 갖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을 굳이 캠핑장까지 가져올 필요가 있을까. 이왕이면 자연과 하나 돼서 놀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3 자연 보호는 기본! 캠핑은 사람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 소중한 체험이다. 캠핑을 하면서 자연을 훼손하는 일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가능한 한 풀 한 포기, 나뭇가지 하나도 건드리지 말고,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보존하면서 캠핑을 즐기자. 캠핑을 하면서 생긴 쓰레기는 남김없이 줍고, 분리수거 원칙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설거지할 때도 되도록이면 세제를 사용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4 그 지역 별미 맛보기 캠핑을 가면 캠핑지 안에서 숙식이 모두 해결된다. 하지만 하루 한 끼 정도는 지역의 별미나 향토 음식을 맛보는 게 좋겠다. 음식을 통해 그 지역의 문화를 엿보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 캠핑을 떠나기 전 미리 그 지역의 별미나 향토 음식을 찾아보고, 가볼 만한 음식점을 메모해가자.

Click! 캠핑 초보자에게 유용한 사이트

오토캠핑(www.autocamping.co.kr)
국내 최초의 오토캠핑 전문 사이트. 오토캠핑 전문지인 격월간 「auto camping」을 발간하는 아우토반디자인하우스에서 운영한다. ‘대한민국 오토캠핑의 모든 것’을 표방하는 사이트답게 오토캠핑에 관한 방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2004년 10월 치악산국립공원 오토캠핑장에서 처음 시작된 ‘오토캠핑 릴레이캠핑’은 지금까지 한 주도 쉬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캠핑하는 사람들(cafe.daum.net/campingpeople)
국내 최대 규모의 오토캠핑 동호회. 줄여서 ‘캠사’라고 부른다. 회원 수가 많은 카페답게 캠핑 장비, 오토캠핑장 등에 관한 정보가 풍부하다. 수백 팀의 회원이 참가하는 전국캠핑대회를 1년에 두 차례 열며, 매달 넷째 주 토요일에 정기캠핑을 한다.

캠프랜드(cafe.daum.net/camperland)
오토캠핑 용품 제조 업체에 근무하던 조영만씨가 만든 오토캠핑 전문 카페. 캠핑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급 캠퍼가 많이 활동한다. 오토캠핑에 관한 궁금증을 게시판에 올리면 바로 댓글이 달릴 정도로 회원들의 활동이 활발한 편. 초보자를 위한 캠핑 장비도 잘 설명돼 있고, 회원이라면 공동구매도 가능하다. 정기모임은 매달 한 차례 이상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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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이 치료된 후에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만성통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조직이 손상된 지 3~6개월 후에 나타나며 외상이 치료되고 통증 유발 원인이 제거된 후에도 계속된다. 만성통증은 엄연한 질환임에도
이를 치료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1996년 미국통증학회와 미국통증의학연합회는 합동선언을 통해 “만성통증은 병의 증상이 아니라 신경계 질환이다”라고 정의했다. 즉 인체 신경계는 말초신경, 척수신경, 뇌신경으로 구성돼 있는데 작은 자극, 혹은 자극 없이도 통증이 생기는 비정상적인 통증이 만성통증이다. 조직 손상 3~6개월 후에 나타나며 외상이 치료된 후와 통증 유발 원인이 제거된 후에도 계속된다. 만성통증을 적절히 치료하기 힘든 이유는 신경계통의 통증을 전달하는 신경계의 변이 혹은 손상으로 발생하는 엄연한 질환임에도 이를 질환으로 생각하지 않고 치료하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용철 교수는 “만성통증의 종류는 대상포진 후 통증, 신경병성통증,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등 감염에 의한 통증이 만성통증으로 이어진 경우, 그리고 원인을 찾지 못한 통증 등 셀 수 없이 다양하다”며 “허리 디스크 수술을 통해 통증 유발 원인을 완전히 제거했는데도 통증이 계속되고 더욱 심해진 경우가 만성통증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만성통증 환자는 통증으로 인해 정신적·사회적 장애를 갖게 되어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고, 경제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는다. 심한 통증이 지속되는 환자의 50%는 자살충동을 느낀다는 보고도 있다. 미국의 경우, 사망 원인 중 여덟 번째가 자살인데, 만성통증 환자의 자살이 전체 자살의 33%를 차지한다. 이처럼 만성통증으로 고통받는 많은 환자들이 자살충동을 느끼고, 특히 나이가 많은 환자일수록 이런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와 같이 인구의 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사회에서는 만성통증으로 인한 자살 위험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만성통증 환자는 암, 관절염, 희귀 질환 환자를 포함해 전체 성인 인구의 약 10%인 2백50만 명 이상일 것으로 의료계는 추정하고 있다. 특히 고령 인구 및 만성 질환의 빠른 증가세로 인해 만성통증 환자는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1998년 세계보건기구(WHO)가 5개 대륙에 걸쳐 2만6천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2%가 지속적인 통증으로 고통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통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약물 투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환자들은 통증이 있어도 진통제를 쓰지 않고 일단 참는다. 그러나 통증이 심해질 때까지 참거나 통증이 있을 때만 진통제를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강남성모병원 만성통증의학과 문동언 교수는 “만성통증은 시간에 맞춰서 규칙적으로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통증은 심할 때보다 약할 때 조절하기가 훨씬 쉬우므로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문제는 어떤 약으로 통증을 조절해야 하는가이다. 흔히 심한 통증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마약성 진통제를 써야 하고 장기간 치료하다 보면 중독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지극히 잘못된 인식이다. 선진국들은 최근 10년 사이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인식 개선이 많이 이루어져 우리나라의 마약성 진통제 사용량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양을 사용하고 있다. 정신적 쾌락을 위해 사용하는 마약과 마약성 진통제는 분명히 다르며, 그 양과 종류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다. 마약성 진통제는 다양한 임상 실험을 통해 필요한 최소 용량을 사용하며, 쾌락을 위해 사용하는 양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매우 적다. 또 통증을 조절할 수 있는 마약 성분은 원래 인간이 합성하기 이전에 인체에서 이미 만들어지는 성분이다.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전상룡 교수도 “마약성 진통제는 진통 효과가 뛰어날 뿐 아니라 제대로만 사용하면 매우 뛰어난 의학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약물”라고 말한다.

글 / 장형순(헬스 경향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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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질환은 나이를 가리지 않고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성장기 어린이의 척추측만증이 큰 문제다. 키가 자랄수록 척추가 더 휘기 때문. 이밖에도 척추 건강을 위협하는 것들은 도처에 널려 있다. 하이힐, 과도한 가사노동, 운동 부족 등. 근골격 계통의 질환은 조기에 발견하면 진행을 막고 건강을 지킬 수 있다니 항상 척추 건강에 유념해야겠다.

사람은 직립보행을 하기 때문에 모든 무게가 두 발에 집중된다. 척추 질환 전문가들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두 발이 지탱하는 무게는 중력의 압력까지 합해 평균 몸무게를 가진 여성이라도 100㎏을 훨씬 상회한다고 한다. 여기에 굽 높이가 5~6㎝가 넘어가는 구두를 신게 되면, 그 무게가 더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성인 여성뿐 아니라 성장기 어린이에게도 척추 질환이 빈발하는데,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그 빈도가 더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척추가 휘는 측만증의 경우 특히 여성에게 쉽게 나타나는 병이다. 상대적으로 여성의 근육량이나 운동량이 적음을 떠올려보면, 운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나이와 생활 패턴에 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는 근골격계 질환의 증상과 치료, 예방법을 알아두자. 증상이 심각하지 않을 경우 비수술적 치료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니 조기에 발견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Part 1 10세 전후로 빈발하는 척추측만증
앉아서 생활하는 직장인들, 10세를 전후한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도 흔한 병이다. 성장이 끝난 어른과 달리 한창 자라는 아이들은 성장과 함께 척추의 변형이 심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미리 점검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정상적인 척추는 머리와 다리가 일직선을 이루지만, 척추측만증일 경우에는 척추가 측면으로 휘어진 상태로 나타나게 된다. 척추측만증은 척추 각도가 10도 이상 기울어진 경우를 말한다. 척추가 휘어지면서 마디마디가 틀어지기도 하는 등 척추의 변형이 일어난다. 척추가 반듯하고 가지런해야 중추신경이 눌리지 않고 모든 장기와 근육이 연결되어 제 기능을 할 수 있다.

신체검사 결과 초등학생의 30%가 척추측만증이라는 보고도 있었지만 실제 측만증은 1~2%에 불과하다는 견해도 있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 외관상으로 판단하기 어렵지만 간단한 X선 검사만으로 측만증 여부를 알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이 우선되어야 한다.

어린이의 자세가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기운다면 우선 전문의의 진단과 적합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조기에 발견하면 고도 진행을 막고 치료도 훨씬 수월하다. 측만증 자체는 통증이 없지만 이를 방치하면 한쪽으로 치우친 자세 때문에 근육이 뭉칠 수 있어 목과 어깨의 통증, 요통이 발생할 수 있다. 척추측만증은 생명과는 무관한 질병으로 인식되기 쉽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30~40도를 넘어가는 심각한 경우 내장 압박을 비롯해 여러 장애를 일으킨다. 또, 심폐기능이 저하되고 호흡곤란을 유발할 수 있다.

원인과 종류
1. 기능성 척추측만증
비구조성 척추측만증이라고도 하며 척추 자체에는 문제가 없이 다른 외부의 원인 때문에 나타나는 이차적 증상을 말한다. 자세 이상이나 스트레스와 근육 뭉침, 다리 길이 차이, 염증 혹은 허리 디스크 등에 의해 발생하는데 흔히 앉는 자세가 바르지 못한 경우 등이 문제로 지적된다. 자세의 개선 등으로 원인을 제거하면 증세가 사라지며 악화되는 경우도 거의 없어 치료가 쉬운 편이다.

2. 구조적 척추측만증
소아마비나 뇌성마비, 척추 신경 손상 등으로 인해 마비를 동반하거나 근육 이상으로 인해 척추 모양이 변하는 경우를 말한다. 원인이 미상이거나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경우도 있고 골절 등의 외상, 각종 감염, 호르몬 이상 등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휜 척추의 개선과 유연성 회복, 심폐기능 개선을 위해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3. 특발성 척추측만증
구조적 측만증처럼 척추가 변형되나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체 청소년의 2.28%가 특발성 측만증이라는 보고가 있었다. 여학생의 경우 호르몬의 영향, 운동 부족 등으로 남학생보다 4~7배 정도 발생 빈도가 높다는 보고도 있다. 외모에 민감한 청소년 시기에 낮은 자아 정체성을 갖게 될 우려가 있으므로 빨리 내원해 치료하며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좋다.

치료법
약 25%의 척추측만증이 성장하면서 점차 진행되므로 잦은 점검과 시기별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성장기의 경우는 3~4개월마다 검사를 해야 한다. 치료법의 경우 보존적 요법과 수술 요법으로 나눌 수 있다. 환자의 80% 정도는 보존적 요법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1. 운동 및 교정 치료
20도 미만으로 휘었다면 운동과 교정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며 자주 내원해 진행 여부를 체크해야 한다. 운동치료사의 지도를 받아 운동과 교정 체조를 해야 안전하고 효과도 있다. 척추의 유연성 유지, 척추 주위의 근육을 강화하고 단축된 연부 조직을 늘리는 데 그 목적이 있다.

2. 보조기 치료
척추가 20~40도가량 휘어지고 측만이 계속 진행 상태에 있을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성장이 약 2년 이상 남아 있어야 효과를 볼 수 있어 성인에게는 소용이 없다. 보조기는 척추를 압박하고 보존하는 효과가 있지만 자체만으로 완치는 어려우므로 운동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3. 수술 요법
보조기를 착용했는데도 계속 휘거나 40도 이상 휘었다면 겉보기에 불균형이 심하고 심폐기능에도 이상을 줄 수 있으므로 일반적으로 수술을 권한다. 수술은 척추에 쇠를 넣어 억지로 척추를 펴는 것이어서 수술 뒤에도 근육의 유연성과 힘을 키우는 운동으로 근육을 강화해야 펴진 척추를 유지할 수 있다.


Part 2 컴퓨터 노동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일자목증후군
목 뒤쪽에 자연스러운 커브가 없어지면서 일자로 변형된 상태를 일자목 혹은 거북목증후군이라고 한다. 정상적인 목은 앞으로 완만한 곡선을 그리는데 척추관절이 변형될 경우 이러한 곡선이 일자형으로 바뀐다. 특히 컴퓨터를 보면서 머리를 앞으로 내미는 자세가 일자형 목을 유발하는 주원인이다. 일자형목이나 거북목증후군으로 인해 척추의 후관절이 벌어지고 관절을 지지하는 인대가 늘어나면 만성통증과 만성피로를 유발하므로 평소 목이 뻣뻣하거나 근육이 자주 뭉치고 통증과 두통이 자주 발생한다면 전문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
오랜 시간 컴퓨터 작업을 하는 직장인의 경우 자세가 바르지 못하면 목뼈 건강에 적신호가 오기 쉽다. 특히 컴퓨터를 보기 위해 얼굴을 앞쪽으로 쭉 뺀 상태에서 오랜 시간 반복적으로 일을 하게 되면 더욱 좋지 않다. 척추뿐만 아니라 척추와 이어진 목뼈 형태에도 이상이 오는 것. 일자목의 경우 뒷목의 뻣뻣함, 어깨와 목이 이어지는 부분과 등의 통증, 팔의 마비, 틱장애(얼굴, 목, 어깨 근육을 사용하기 어려운 상태) 등 신체적인 질환을 유발해 학습과 업무 능력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일자목이 턱관절 장애를 동반하기도 한다. 턱의 근육은 두개골과 경추의 근육과 이어져 있어서 안면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목, 척추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목과 연결된 경추와 턱 근육 관절이 비틀어지면 일자목 등 목 변형이 일어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인체 중추신경 활동에 심각한 영향을 끼쳐 척추와 전신의 불균형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진단 및 치료
일자목은 근본적으로 오랜 기간 축적된 골격의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통상적 치료로는 근본적 개선과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장기간 일자목 상태를 방치하게 되면 목뼈 사이의 연골 퇴행이 악화돼 목 디스크로 발전하기도 하고 삶의 질적인 부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치료가 우선돼야 한다. 정확한 진단과 함께 생활습관 개선, 각종 물리치료 및 운동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Tip 운동은 가장 좋은 예방이자 자가 치료법

1. 스트레칭과 근력운동
허리가 10도 미만으로 휜 경우 자세를 바로잡는 운동법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평상시 요가나 필라테스 등으로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반복해 근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뻐근할 때마다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좋은 습관. 유연성뿐 아니라 근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스트레칭과 함께 근력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병행한다. 엎드린 채 상체만 위로 젖히는 운동이나 복근 강화를 위해 천천히 윗몸일으키기를 하는 것도 좋다.

2. 생활 속 바른 자세
바르게 걷는 것은 발바닥 전체를 사용해 걷는 것을 말한다. 엄지발가락부터 발 바깥쪽 부분으로 땅을 딛고 발목을 굴리듯 리드미컬하게 걷는 연습을 한다. 어쩔 수 없이 굽 있는 구두를 신었다면 외출 후에 반드시 근육 운동과 스트레칭으로 피로를 푼다. 앉을 때도 허리를 펴고 목을 앞으로 빼지 않는다.

3. 전신 이완에 좋은 붕어운동
물고기가 헤엄을 치는 것을 상상하면 이해가 쉬운데, 척추의 좌우 어긋남을 잡아주는 운동이다. 매끈한 마룻바닥에서 하늘 보고 누운 채 발을 쫙 편다. 양손은 깍지를 끼고 목을 당겨 고개를 약간 든다. 엄지발가락을 세워서 당기고 시선은 엄지발가락을 향한다. 팔꿈치는 평행하게 바닥에 붙인다. 양 발뒤꿈치끼리 붙이고 허리를 바닥에 붙인 상태에서 좌우로 헤엄치듯 움직인다. 1분에 20~30회 왕복하는 것을 기준으로 가능한 한 빠르게 한다. 땀과 열이 나면서 긴장이 풀린다.

Part 3 가정주부를 괴롭히는 척추 질환들

허리 디스크

가사노동을 하는 주부들의 경우에는 허리 디스크로 내원하는 이들이 많다. 이는 평소의 습관, 자세가 원인이 된 경우가 많다. 많은 주부들이 허리에 무리를 주는 싱크대 높이를 유지하고 있거나, 청소를 할 때 과도하게 허리를 굽힘으로 인해 허리를 혹사시키고 있다. 이러한 원인은 점진적으로 허리 디스크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고, 측만증으로 인해 디스크가 오는 경우도 있으므로 허리 건강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한다.

적당한 싱크대의 높이는 주부가 허리를 과도하게 구부리지 않고도 조리를 할 수 있고 설거지가 가능한 높이이다. 너무 낮은 싱크대는 설거지나 음식을 조리할 때 허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키에 맞도록 싱크대를 설치하거나 발 받침대 등을 이용해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며, 청소를 할 때에도 허리를 최대한 숙이지 않는 것이 좋다. 가사노동에 지쳐 다른 운동을 할 엄두를 내기 힘들더라도 규칙적인 운동을 생활화하는 것이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길이다.

측만증과 비슷하거나 파생되는 질환들
척추측만증과 흔히 혼동하는 것이 다리 길이가 서로 달라서 몸이 뒤틀어진 상태다. 이때는 짧은 다리에 키 높이 구두를 신는 등 다리 길이를 맞춰주면 된다. 디스크가 있을 때도 허리가 휘어 보이지만 이는 척추측만증과는 다르다.

기획 / 이연우 기자 글 / 위성은 (객원기자) 일러스트 / 최수연

Mini Interview
Q 척추측만증 치료에서 힘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특발성 측만증처럼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고 매뉴얼이나 일반적인 패턴을 뛰어넘는 사례가 많습니다. 일반적인 치료법을 적용하는 것이 별 의미가 없지요. 현장에서 접하는 환자들의 특성을 고려해 세심하게 처방하고 치료해야 합니다.
Q 특정한 병명이 없는 근골격계 질환의 경우는 어떻게 치료하는지요?
A
직접적인 원인 없이 ‘긴장성 두통’으로 판명되는 경우 대부분 신경에 문제가 있어서 생기는 증상입니다. 무언가에 집중하면서 자연스레 근육과 관절도 긴장하게 되는데 그것들이 쌓여서 두통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흔히 원인을 알 수 없는 신경성 질환의 경우, 적절한 운동만으로도 완화되는 경우가 많죠. 인체의 뼈대를 이루는 근육과 골격이 인체 건강을 좌우하는 포인트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Q 치료 이전에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A
모든 걸 의사에게 일임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측만증 같은 경우 완치되기 어렵기 때문에 환자들이 병원을 쇼핑하듯이 여기저기 헤매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수록 치료가 어렵습니다. 진료실에 들어오자마자 기계적으로 “약 주세요” “주사 놔주세요” 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런 경우 의사보다 환자의 역할이 더 중요합니다. 자신의 병에 대해 공부하고 이겨내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아무리 좋은 치료라도 소용이 없습니다.
Q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면?
A
허리 통증에 시달리던 50대 초반의 한 주부가 앞에서 말한 케이스였습니다.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다 보니 진료 차트는 나날이 두꺼워졌고, 느는 거라고는 짜증뿐이었죠. 허리가 아파서 집안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다른 일상생활도 두렵기는 마찬가지였다고 합니다. 진단 결과 근력과 심부 근육량이 부족했고 경미한 허리 디스크도 있는 상태였습니다. 통증주사를 줄이고 운동 처방을 하자 내원한 지 오래지 않아 몸에 힘이 생기기 시작했고 3개월이 지나자 허리 통증이 사라졌습니다. 몸 전체의 순환도 원활해져 건강이 많이 개선됐습니다.
Q 수술 요법을 권하지 않는 이유는?
A
수술은 비용도 비용이지만 자연 치유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수술을 했다고 해서 다 낫는 것도 아니고 환자 스스로 운동하지 않으면 다시 같은 증세가 반복됩니다. 보조기의 경우도 하루 종일 착용하는 게 어려워 효과를 보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수술을 해야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가능한 한 환자 본인의 힘으로 운동하고 근력을 높여 천천히 개선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Q 요가 등 운동이나 침 치료 등으로도 치료가 가능한가요?
A
디스크 환자의 경우 무작정 요가를 하다가 오히려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한다면 도움은 되겠지만 우선 치료부터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침 치료의 경우 어혈을 풀어주고 이완에는 도움이 되겠지요. 하지만 역시 운동 치료를 병행하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치료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도움말&인터뷰 / 김수연(체형교정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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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머리가 아프다고 칭얼대는 횟수가 늘어나면 부모가 하는 가장 큰 걱정은 ‘혹시 뇌종양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뇌종양은 생각보다 흔치 않은 질병이다. 극심한 두통이 아니라면 생활습관 개선과 올바른 식습관,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증상에 따라 선별해서 영상검사 해야
소아 및 청소년기의 두통은 흔한 질환으로 유치원 연령에서 약 1/3 이상이, 초등학교 시기에는 약 반수 이상이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통증이 매우 심한 편두통의 유병률은 초등학생 약 3%, 중학생 약 7%로, 학교생활에 지장을 주고 일상생활 등 삶의 질을 악화시키는 가장 흔한 질환 중의 하나다.

일차 두통에는 크게 편두통이나 긴장성 두통이 있다. 특히 소아 두통 환자는 성인과 다르게 두통은 심하지 않은데 주기적인 복통, 구토,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등 비전형적인 증상들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끈기 있는 문진과 진찰이 필요하다. 다른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이차 두통은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두통 증상도 호전된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보호자들은 아이가 두통을 호소할 때 뇌종양, 뇌출혈 등의 심각한 질환을 걱정해 뇌전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뇌영상검사를 원한다. 하지만 실제로 뇌종양의 유병률은 10만 명당 3~5명 정도이다. 뿐만 아니라 뇌종양 환자의 60%만이 진단시에 두통이 있으며 10명 중 1명에서 유일한 증상으로 두통을 호소한다.

따라서 중증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될 때 선별해 필요한 영상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진단 및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될 것이다.

소아 두통, 생활습관 개선과 스트레칭으로 증상 완화

머리가 갑자기 심하게 아픈 ‘급성두통’이거나, 점차적으로 심해지는 ‘만성진행두통’은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특히 집안에 가족력상 두통 환자가 없는데 아이가 갑자기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두통 부위가 후두통인 경우는 뇌종양을 의심해봐야 한다. 소아기에는 뇌종양이 주로 뇌줄기, 소뇌 등에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머리 뒤쪽이 아픈 경우가 많다. 또 비정상적인 신경 증상을 동반하는지 잘 관찰해야 한다.

뇌종양이 발생하는 부위에 따라 다양한 신경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뇌압이 높아지면서 두통과 함께 구토를 할 수 있고, 머리 둘레가 커지는 경우도 있다. 또 경련, 성격 변화 등이 생기고, 눈이 잘 안 보이거나 보행장애, 음식 삼키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취학 전 아동이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 특히 만 5세 이하 아이들이 두통을 호소하면 두통 증상을 자세히 표현하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검사를 고려해보아야 한다.

일차 두통의 경우에는 급성기의 통증을 완화해주는 치료가 주가 되며, 자주 발생하는 두통은 예방적인 치료를 함께한다. 심하지 않은 경우는 대개 2~3주 정도면 호전을 보이고 심한 경우 3~9개월간 치료가 진행되기도 한다. 그러나 편두통 등은 완치가 되는 것이 아니고 병을 꾸준히 관리해주어야 한다. 병에 대한 이해와 생활습관, 약물 치료 방법을 알면 쉽게 병을 이길 수 있다.

수면 시간을 일정하게 하고 하루 세 끼를 반드시 챙겨 먹는 것이 좋으며,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초콜릿, 카페인이 든 음료, 유통기한이 다 된 햄 등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편안한 자세로 누워서 명상을 하거나,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푸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글 / 이준규(경향신문 의학전문기자·보건학박사)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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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난치병’이라 불리는 아토피 질환은 아이들에게서 흔히 나타난다. 정확한 원인도, 명확한 치료 방법도 찾기 어려워 안타까워만 하고 있던 부모들에게 반가운 소식을 전한다. 국내 최초로 생긴 아토피 전용 병실에서 효과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된 것. 쾌적한 환경과 각자에게 꼭 맞는 처방으로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한 아토피 전용 병실을 들여다보자.

슈퍼청정기술로 관리하는 친환경 병실
하얀 구름이 떠 있는 파란 하늘색 벽이 예쁘다. 병실 문을 열자마자 공기가 다르다는 느낌이 든다. 입구 위쪽을 올려다보니 ‘이온 커튼’이 설치되어 있다. 삼성전자의 슈퍼청정기술(SPi)이 적용된 이온 커튼과 공기청정기가 문을 여닫을 때 마다 바깥에서 들어오는 공기를 정화시켜 안으로 들여보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공기의 질이 다를 수밖에 없다.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의 아토피 질환 전문 병실은 아토피 질환을 유발하는 여러 가지 요인 중 환경적 요인이 크다고 보고 이에 대한 체계적인 치료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알레르기 증상을 유발하는 알레르겐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피부나 호흡기에 자극을 줄 수 있는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병실이다. 환경부가 지정한 국내 최초 아토피 질환 연구센터이기도 하다. 연구진들은 “아토피의 원인을 유전이나 식품 때문이라고 보는 경우가 많지만 공기의 질을 비롯한 환경적 요인이 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공기의 질, 수질, 어린이 환자가 주거하는 공간의 자재 등 환경적인 부분을 집보다 좋게 한 상태에서 각 환자에게 맞는 음식부터 목욕하는 법, 실내 환경 관리법 등을 익히도록 가르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의 경우, 일본 등에서 아토피 전용 병실을 운영하는 사례가 있지만,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무균실이라는 점이 다르다. 이 경우 당장의 개선 효과는 높게 나타날지 몰라도 퇴원해 일상 공간으로 돌아가게 되면 결국 또다시 나빠진다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삼성서울병원 전용 병실은 집과 비슷하면서도 깨끗한 공기를 유지한다는 데서 그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5개 분야 전문 관리팀이 개인 특성 파악해 지도
단순히 병실 환경을 청정하게 유지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아토피 질환은 개인적인 특성에 따라 원인도, 증상도, 효과적인 처방도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각 개인에 맞춘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이 곳에서 아토피 질환 전문 관리팀을 구성해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알레르기 전문의는 물론 전문 영양사, 환경보건 전문가, 전문 간호사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중증 아토피 질환자의 경우 보호자에게 우울증이 오거나 환자의 성장 발달이 더딘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심리발달 전문가까지 관리팀에 포함되어 있다. 개인에게 꼭 맞는 정확한 진료, 영양 상담, 심리발달장애 상담, 환경 상담을 통해 다각적인 치료가 가능하며 퇴원 후에도 올바른 관리와 환경 설정을 할 수 있게 환경에 대한 조언 및 목욕법·온습 조절법 등을 자세히 가르쳐준다. 아토피 질환 센터에서는 환자가 입원해 있는 동안 환자가 실제로 살고 있는 집을 찾아 실내 공기 상태, 수질 등을 점검하고 아이의 부모가 충분히 익혀서 응용할 수 있도록 상담 해주므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삼성서울병원의 아토피 질환 전용 병실은 1인실로 되어 있지만 환경부의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6인실 보험가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외래로 들어온 내원 환자들 중 중증 환자에 한해 입원이 가능하다.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이성훈, 삼성서울병원 제공

전문 의료진이 풀어주는 아토피성피부염 치료에 대한 궁금증

Q 아토피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정확하게 어떤 범위까지를 아토피 질환으로 보나요?
A
우리 몸이 과민하게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데는 면역글로불린 E(IgE)가 관여합니다. ‘아토피’란 외부 환경으로부터 흔히 노출되는 알레르겐(항원)에 반응해 비정상적으로 IgE 항체를 만들어내는 성향을 가리킵니다. ‘아토피 질환’은 아토피와 연관되어 나타나는 질환으로 아토피성피부염, 식품 알레르기, 천식, 알레르기성비염 등이 포함됩니다. 흔히 ‘아토피성피부염’을 별다른 생각 없이 ‘아토피’라고 줄여서 사용하고 있는데 엄밀하게 말하자면 ‘아토피’와 ‘아토피성피부염’은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Q 보통 아토피성피부염을 단순한 피부 질환 정도로 여겨 스스로 치료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아토피 질환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과민반응으로 바뀌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므로 질병이 한 곳에 국한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즉, 아토피성피부염, 식품 알레르기, 천식, 알레르기성비염 등 하나 혹은 여러 질환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아토피 질환들은 성장함에 따라 약간의 시간 차를 두고 연속적으로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알레르기 행진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아토피성피부염 환자들이라고 해서 단순히 피부 관리만을 할 것이 아니라, 이미 발생했거나 향후 발생할지도 모를 아토피 질환에 대해 정확한 진단과 예방 및 관리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므로 알레르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경증의 아토피성피부염 환자라면 일반적인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질병 관리가 가능하지만 중증의 아토피성피부염 환자는 증상 악화를 유발하는 요인을 찾아서 없앨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가의 세심한 병력 청취가 요구되고, 동시에 피부 관리가 올바르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주거 환경 및 실외 환경이 적절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환자 및 보호자의 심리 상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상담과 협조가 요구됩니다. 또 전체 아토피성피부염 환자 중 30%가 식품 알레르기를 동시에 동반합니다. 이미 성장이 끝난 성인과 달리 소아에게는 원인 식품의 섭취를 제한함과 동시에 정상적인 성장과 발달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대체식품을 개발해 균형 있는 영양 섭취가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알레르기 전문가뿐 아니라 임상 영양 경험이 많은 영양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Q 특히 아토피 전용 병실에서의 입원 치료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최근 역학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에서도 아토피성피부염의 유병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아토피성피부염의 발생이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볼 때, 최근 아토피성피부염이 증가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유전적 요인이 변화해서가 아니라 아마도 환경적인 영향이 크리라고 추정됩니다. 현재 삼성서울병원에 설치되어 있는 아토피 질환 전용 병실은 증상의 악화 요인이 되는 집먼지진드기와 실내 공기의 질을 일반 병실에 비해 훨씬 개선한 상태로 운영하고 있고, 알레르기 전문의사 및 영양, 심리발달 등의 전문가들로부터 체계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치료를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잘 낫지 않는 아토피성피부염 환자들은 아토피 질환 전용 병실에서 치료를 받음으로써 환자 개개인의 악화 요인을 찾아내고 적절한 관리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Q 아토피성피부염 사례가 늘어나면서 관련 정보들이 무수하게 쏟아지고 있는데,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까요?
A
과거에는 질병에 관한 정보를 주로 의료인 혹은 의료기관으로부터 얻었지만 요즘은 신문, 방송, 잡지와 같은 대중매체 혹은 인터넷을 통해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됩니다. 손쉽게 의료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반대로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무차별적으로 난무하면서 오히려 혼란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정 제품을 판매하거나,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특별한 치료 방법을 광고함으로써 상업적 이득을 취하는 사이트에서는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을 제공하므로 많은 주의가 요구됩니다. 혹시 판단하기가 힘들다면 주위의 알레르기 전문가에게 자문을 얻는 것이 가장 안심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Q 일상생활에서 아토피를 예방하기 위해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A
아토피성피부염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저알레르기성 특수 분유 섭취, 유산균제 복용 등 여러 방법이 연구되고 있지만, 예방 방법은 아직 확립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미 아토피성피부염이 발생한 경우라면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대한 소아알레르기 호흡기학회 소아아토피성피부염 연구회’에서 제공한 ‘아토피성피부염 환자의 관리 수칙’을 따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도움말 / 성균관의과대학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안강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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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전 인천의 한 시장에서 집을 잃은 김순애씨는 한 발짝 한 발짝 집을 찾아가는 여행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깨달았다. 스스로를 살찌우고 뿌리를 내릴 수 있다면 어딜 가든 그곳이 집이라는 것을.

잃어버린 집을 찾아 여행에 길을 묻다
지난 1973년 겨울, 인천의 한 재래시장. 세 살짜리 여자아이의 손에 과자를 쥐어주며 ‘돌아올게’라고 말하던 엄마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배고픔과 두려움 속에서 3일 동안 시장을 헤매던 아이는 경찰에 발견돼 미국으로 입양됐고 새로운 가족의 보살핌 속에 자유분방한 코스모폴리탄으로 성장했다. 한 편의 영화와 같은 이 드라마틱한 인생의 주인공은 미국에서 유명 음식 칼럼니스트이자 소설가로 활동 중인 김순애씨(37·미국 이름 수니 킴). 그는 현재 1백만 명이 넘는 독자를 가진 미국의 유명 생활 잡지 「커티지 앤 리빙(Cottage & Living)」의 요리 섹션 편집장이다.

“인생이란 참 아이러니하죠. 시장에 버려져 배고픔에 떨던 아이가 지금은 음식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었으니까요.”

당시의 일을 ‘내게 처음 찾아온 행운’이라 말하는 그에게 어린 시절 겪었던 슬픔의 그림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밝은 표정, 명쾌한 손짓, 시원스러운 미소까지. 누가 봐도 그는 영민하고 쾌활한 커리어우먼이지만 여기까지 오기 위해 누구보다 긴 방황과 고독의 여정을 거쳐야 했다.

“그 당시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두려움과 굶주림에 떨었던 기억이 나요. 뉴올리언스 중산층 가정에 입양돼 따뜻한 가족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랐지만 언제나 정서적인 불안감을 완전히 떨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기억에도 없는 무언가를 항상 그리워하던 그는 열일곱 살에 집을 떠나 프랑스와 스웨덴, 이탈리아 등을 여행했다.
“어린 시절 할아버지가 만들어 주시던 쇠고기 스튜를 좋아했어요. 솜씨 좋은 요리사는 아니셨지만 게살이 들어간 쇠고기 스튜를 잘 만드셨죠. 항상 홈리스들을 불러 식사를 대접하곤 하시던 가슴 따뜻한 분이셨어요.”

그때의 기억 때문일까? 그의 가슴속에서 음식이란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 따뜻한 치료제와 같은 것이었다. “요리를 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할 정도로 요리는 그를 지탱해주는 큰 버팀목이 되었다. 그렇게 그는 요리를 벗 삼아 자기 자신을 찾아 떠났다. 그 길에는 고독이 있었고 사랑이 있었고 그리고 그토록 찾아 헤매던 집이 있었다.

음식을 통해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 ‘서른 살의 레시피’
1992년, 스물두 살의 그녀는 열일곱 살 연상의 프랑스 사업가 올리비에 보송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스웨덴 스톡홀름에 살던 어느 날 친구 집에 저녁 식사를 하러 갔을 때였다. 올리비에는 천연 비누와 유기농 화장품을 만드는 세계적인 기업 록시땅의 창업자였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유명한 사람이 아니었어요. 단지 내가 사랑하는 한 남자였죠.”
6개월 후 올리비에가 살던 프로방스의 농장으로 안식처를 옮긴 그는 자연 속에서 나오는 각종 재료들을 이용해 음식을 만들며 미식가로서의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 시절 프랑스 향토 요리를 배우며 즉석에서 30명분의 코스 요리를 대접하기도 했다. 올리비에와 그의 딸 로리, 세 사람은 누가 봐도 완벽한 가정을 이루는 듯했지만 ‘임시 엄마’라는 역할은 자신을 버린 엄마의 환영에 시달리는 그에게 혼란스러운 것이었다. 5년 후 그는 올리비에의 곁을 떠나 다시 홀로 여행길에 올랐다. 그렇게 오랜 여행을 마친 후 그는 책을 쓰기로 마음먹고 출판사를 찾았다.

“처음에는 요리 관련서를 쓰고 싶었어요. 에이전트가 요리 책은 이미 많다며 저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면 어떨까 제의를 하더군요. 동화 ‘헨젤과 그레텔’에서 오누이가 떨어뜨린 빵 부스러기를 따라 집을 찾아가잖아요. 음식을 통해 길을 잃어버린 아이들이 정체성을 찾는 것이 항상 제가 생각하는 소설의 주제였거든요. 그래서 음식과 제 삶을 다룬 책을 쓰게 됐죠.”

그의 첫 번째 소설 「Tail of Crumbs」는 언제나 막연한 그리움으로 공허해진 마음을 음식을 통해 채워가는 여정을 그렸다. 미국에서 출간된 후 「뉴욕타임스」, 「USA 투데이」, 「LA 타임스」 등 유명 일간지들의 찬사를 받았고 5월에는 한국에서도 「서른 살의 레시피」라는 이름으로 출간됐다. 책 출간과 함께 고국을 찾은 그를 따뜻하게 맞아준 것은 다름 아닌 아득한 기억 속에 어렴풋이 남아 있는 밥과 김치의 향이었다.

“밥과 김치의 매운 향기가 기억나요. 직업이 음식 칼럼니스트이다 보니 한국에 와서도 여러 가지 음식을 맛봤죠. 개성식 보쌈김치, 순대, 떡수제비, 비빔밥, 신선로까지. 모두 너무너무 맛있게 먹었어요.”

비록 서툰 발음이었지만, 궁중음식을 먹을 때 이 음식이 자신의 한 부분인 것 같아 가슴이 뭉클했다는 그의 말을 듣고 그의 몸속에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저를 버린 엄마는 이미 오래전에 용서했어요. 아이를 버린 것도 또 다른 사랑의 행위임을 깨달았죠. 그것이 당시, 엄마가 제게 줄 수 있는 최선의 사랑이었을 거예요. 어느 누구도 타인의 결정을 판단할 권리는 없어요. 세상 어느 엄마도 자식을 버리는 건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일 거예요. 자식을 보내야 하는 그 아픔을 감수하는 것이 자식을 사랑하는 또 다른 방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아픔이 있었기에 저는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할 수 있었죠.”

그녀는 만약 한국에서 가족을 만난다면 제일 먼저 자신에게 미안해하지 말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아픔과 원망을 씻을 수 있을 만큼 지금 그는 충분히 행복하기 때문이다. 빵 부스러기를 주워 집을 향해가던 그는 집에 다다랐을까?

“결국 집은 우리 안에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스스로를 살찌우며 뿌리를 내릴 수 있다면 어디를 가든 그곳이 집이고 고향이지 않을까요?”

그는 한국에 와서 ‘순애 누나’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순대 누나’로 불러달라며 활짝 웃어 보이는 그는 정말로 집에 온 듯 편안해 보였다.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인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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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는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애정 표현은 기분을 좋게 할 뿐 아니라 면역 기능까지 높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대가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가진 보균자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음료 CF의 한 장면.
피아노 건반 위에서 네 개의 손이 춤을 춘다. 두 남자가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 두 남자는 번갈아 가며 뒤쪽을 바라보고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짓는다. 그들 뒤에는 아름다운 여성이 앉아 있다. 이 영상과 함께 겹쳐지는 문구. ‘두 친구의 위 속에 헬리코박터피로리균을 심은 것은? 키스!’ 유산균 음료 CF의 한 장면이다.

로맨틱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만 같은 이 광고는 헬리코박터피로리균을 경고한다. 위장병을 유발하는 이 균은 키스를 통해 전염되기 때문이다. 6월 14일 키스의 날을 맞이해 키스와 건강에 대한 모든 것을 풀어보았다.

키스, 몸에 좋다
오래 살려면 키스를 해야겠다. 키스를 많이 하고, 또 잘하면 평균 수명이 5년 정도 연장된다고 한다. 일단 자연스러운 애정 표현은 생활에 평안함과 여유로움을 안겨준다. 일이나 생활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건 당연하다. 키스를 하면 호흡이 가빠진다.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하고 맥박도 두 배로 빨라지며 혈압이 오르는 것이다. 이때 췌장에서는 인슐린을, 부신에서는 아드레날린을 분비하고 심장과 혈관의 수축력을 높인다.

키스를 할 때는 침이 많이 분비된다. 침은 입 안의 산성화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로 인해 충치가 예방되는 효과를 얻는다. 키스는 바이러스나 병균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한다. 정확히 말하면, 키스를 통해 바이러스에 더 쉽게 감염되고 감염에 대한 저항 반응으로 백혈구가 활성화된다. 백혈구가 활성화되면 면역력이 높아진다.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의 한 장면.
키스를 하면 뇌에서 뉴로펩타이드라는 화학물질이 분비된다. 이는 진통제 역할을 해 통증을 줄여준다. 또 스트레스를 자극하는 글루코코티코이드 호르몬의 생성을 억제해 스트레스를 줄여주며, 뇌를 자극해 행복 호르몬인 엔도르핀이 나오게 한다.

키스는 외모를 아름답게 변화시키기도 한다. 키스를 할 때는 뺨과 턱 근육을 움직이게 되는데, 이는 평소에는 거의 쓰지 않는 근육이다. 이 근육이 부드러워지면 피부가 처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또 한 번 키스할 때 12Kcal가 소비된다. 미미한 수준이나 키스를 자주 하면 다이어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말이다. 사랑하면 예뻐진다는 말이 과학적 근거를 얻는 부분이다.

키스, 몸에 나쁘다
키스의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키스는 여전히 감염의 통로다. 키스하기 전 반드시 상대의 입술 상태를 살펴야 한다. 만약 입 주변에 빨간색 혹은 보라색 물집이나 뾰루지가 있다면 헤르페스바이러스가 의심된다. 특히 HSV-1은 가장 흔한 종류로 스트레스, 햇빛 과다 노출, 휴식 부족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키스를 통해 옮을 수 있다.

감기와 독감은 키스를 통해 걸린다. 굳이 키스가 아니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가까이 앉아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쉽게 감염될 수 있다. 감기에 걸린 사람의 재채기나 기침, 호흡만으로도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목이 붓고 아픈 인후염이나 다양한 증상의 감기, 독감 모두 키스를 통해 더 쉽게 감염된다.

가장 무서운 것은 기생충이나 박테리아, 바이러스가 뇌 속으로 침투하는 수막염이 전염될 수 있으며, 인후염, 열, 몸의 통증, 편도염과 같은 독감 증상을 나타내는 단핵구증(키스병)에 걸릴 수도 있다.

영화 ‘너는 내 운명’의 한 장면.
과거 볼거리(이하선염)를 앓지 않았다면 걱정이 하나 더 늘어난다. 이 병은 보균자의 침과 정액에 의해 쉽게 전염되는데, 고열이나 목에 심한 부종 및 통증이 생기면 병원에서 정확한 진찰을 받아야 한다. 박테리아에 의해 전염되는 패혈성 인두염은 열, 두통, 복통, 찌르는 듯한 목의 통증으로 나타나는데, 이 역시 키스로 생길 수 있는 병이다.

마지막으로 유산균 음료 CF에서도 경고했듯이 위장병이 있는 사람과의 키스는 고려해봐야 한다. 위장병의 원인 중 하나인 헬리코박터피로리균도 키스를 통해 전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상대가 흡연자라면 더욱 위험하다. 흡연은 구취를 유발할 뿐 아니라 세균을 증식시키기 좋은 수단이다.

글 / 두경아 기자 도움말 / 김세희 원장(소화기내과 전문의), 조영신 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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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가슴이란 어쩌다 우연히 만나게 되는 행운(?)이 아니라 과학적인 원인과 결과가 있는 것이다. 때문에 매번 요행을 바라다가는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부부라면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할 오르가슴에 대한 상식을 모았다.

오르가슴에 대한 소문들
행운이고 뭐고 간에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사는 여인네들도 많다. 남성의 오르가슴은 사정이라는 확실한 증거를 통해서 의심의 여지없이 찾아오는 것이지만, 여성의 오르가슴은 사실 너무나도 많은 베일에 싸여 있다. 한두 번의 섹스로 느낄 수 있는 문제도 아닐뿐더러 심리적으로도 여러 가지 갖춰야 할 조건이 많다. 그러니 경험이 많지 않은 여성들은 오르가슴에 대해서 선뜻 자신 있게 ‘느꼈다’는 확신을 할 수 없는 것이다. 그저 섹스 관련 잡지나 인터넷 같은 정보 매체를 통해, 혹은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오르가슴이라는 것에 대한 환상을 품는다. 여자들은 경험이 많고 테크닉이 뛰어난 상대를 만나야 느낀다더라, 30대 중반에 들어서야 비로소 오르가슴을 안다더라, 어떤 사람은 결혼 후 40대가 넘어서야 느꼈다던데, 아니 평생 오르가슴이 뭔지도 모르고 사는 사람도 있다더라, 별별 말들이 넘쳐난다.


도대체 어떤 느낌일까?
정신이 아득해지고 하늘이 노랗게 보이면서 온몸이 둥둥 뜨는 것 같다. 기절할 것처럼 정신을 잃고 온몸이 산산이 부서져 녹아버리는 듯한 짜릿함, 이대로 시간이 정지되고 죽어버린다 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 는 등. 오르가슴에 대한 표현은 너무나도 가지각색이며 때로는 과장되어 있다.

물론 섹스의 극치감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최대의 쾌감이니 인간의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큰 기쁨인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오르가슴이 유지되는 시간은 단 몇 초에 불과하며 여성들은 사실 이 짧은 순간을 위해 섹스를 한다기보다는 오히려 그 이전과 이후의 시간에 더 큰 비중을 둔다. 왜냐하면 여성은 남성처럼 사정이 섹스의 궁극적 목표는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여성들이 오르가슴에 집착한다면 그것은 외부적인 요인도 있다. 멋진 성생활을 즐기고 있다는 과시욕으로 과장된 표현을 하는 경우도 많고 미숙하거나 성생활에 문제가 있다는 취급을 받을까봐 미화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솔직하게 모든 것을 털어놓는다면 사실 오르가슴이 어떤 느낌인지 아무도 모르며, 또 어느 누구도 자신이 느낀 것이 오르가슴이라고 확신할 수 없을 것이다.

단 하나, 오르가슴에 대한 느낌을 확신한다면 여성이 자위행위를 통해 사정할 때의 느낌이라고 할까? 하지만 이것도 오르가슴을 경험했다는 여성들의 말을 빌자면 남성과의 성교를 통해 이르는 오르가슴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하니 ‘난 정말 오르가슴을 느끼고 있는 것일까?’ 하는 여성들의 의문이 풀리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오르가슴을 판단하는 섹스 팁!
자가 진단을 통해 오르가슴 파악하기 과장이나 오해가 아닌 여성들의 입으로 말한 솔직한 오르가슴에 대한 고백. 난 오르가슴을 느끼고 있을까? 아래 항목에 체크해보자.
1. 전희 때 질액이 평소 같지 않게 많이 나와서 놀란 적이 있다.
2. 클리토리스를 자극해올 때 소변이 나올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3. 클리토리스를 자극할 때 아픈 건지 좋은 건지 알 수 없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4. 어느 순간 애액이 한 번에 쏟아지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5. 다리와 발목에 힘이 들어가며 온몸이 경직되는 것을 느꼈다.
6. 애액이 나온 후 질의 박동이 쿵쿵쿵 하며 약 20초간 연속적으로 크게 느껴진 적이 있다.
7. 숨을 몰아쉬게 되고 기침이 나올 듯한 적이 있다.
8. 온몸이 땀에 젖어 미끈거린 섹스를 했다.
9. 나도 모르게 상대의 몸을 내 쪽으로 바짝 잡아당긴 적이 있다.
10.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온 적이 있다.

위의 10개 항목 중 5개 이상에 해당한다면 오르가슴을 충분히 느끼고 있다고 판단해도 좋을 것이다. 이는 여성의 성감이 극치에 달할 때 나타나는 육체적 징후를 든 것이다. 하지만 개인에 따라 징후가 같더라도 느낌의 길이나 정도는 다를 수 있으며 표현력의 차이로 느낌이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다. 결국 오르가슴은 지극히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로 다른 오르가슴의 종류
나는 어떤 자극에 반응할까? 각양각색인 오르가슴의 종류를 알아보자. 자극 하는 부위에 따라 각각 알맞은 체위나 애무법도 적절하게 바꿔보자. 이제 우연이나 행운에 맡기는 오르가슴은 없다.

1 클리토리스 오르가슴
오르가슴이라고 해서 다 같은 것이 아니며 자극하는 부위에 따라 종류도 여러 가지라고 한다.
클리토리스 오르가슴은 가장 잘 알고 있는 타입. 하지만 강도가 늘 같은 건 아니다. 손이나 혀로 클리토리스를 여러 방향에서 자극할 때 그리고 성행위 중 마찰에 의해 느낄 때가 각각 다르고 그중에서도 가장 강한 자극은 오럴 섹스나 손에 의한 자극이라고 한다. 여성상위는 클리토리스를 자극하기에 가장 좋은 체위다. 손이나 혀로 자극해 임박했음을 느끼자마자 여성상위로 체위를 바꾸면 대개는 오르가슴에 성공할 수 있다. 이때 남자는 깊이 삽입한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운동하며 클리토리스의 접촉이 중단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큰 피스톤 운동보다 작은 동작으로 피스톤 운동을 하는 것이 페니스와 클리토리스와의 접촉을 계속 유지하는 방법이다.

2 질·경부 오르가슴
질 오르가슴은 질, 자궁경부를 자극해 얻는 오르가슴이다. 적당한 체위는 여성상위 체위에서 무릎에 체중을 싣거나 아니면 그 자세에서 몸을 좀 더 일으켜 세워 쪼그리고 앉은 자세로 한다. 남성상위일 때는 여성이 다리를 들어올려 남성의 목에 걸쳐놓는 자세가 깊은 삽입과 강력한 압박을 하기 좋다. 그리고 뒤에서 삽입하는 후배위는 아기를 출산한 경험이 있는 여자에게 좋은데 질의 탄력성이 높기 때문에 페니스가 앞벽을 강하게 자극할 수 있고, 또 남자도 삽입 각도 때문에 귀두 앞부분이 강하게 자극을 받게 된다.

3 G포인트 오르가슴
G포인트는 질 입구에서부터 안쪽으로 가운데손가락의 3분의 2 정도 들어간 지점에 위치한다고 하는 동전 크기만 한 미지의 섹스 버튼으로 알려져 있다. G포인트를 자극하기 위해서는 삽입을 통하기보다 직접적이고 강한 자극이 필요하다. 적당한 체위는 여성상위일 경우 거꾸로 앉은 승마자세(여성이 남성의 발 쪽을 보고 앉은 상태)에서 몸을 뒤로 젖힐 때 G포인트의 자극이 보다 쉽게 이루어진다. 그리고 남성상위 체위에서는 여성이 다리를 들어올려 남성의 허리 부분을 죄거나, 여성의 허리 아래에 베개를 넣어 각도를 조절하면 가능하다.

4 요도 오르가슴
요도를 자극하면 클리토리스를 자극할 때처럼 강한 쾌감을 느끼는 여자들이 있다. 이것은 요도의 좌우에 위치한 내분비선이 클리토리스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즉, 요도 입구가 클리토리스 바로 밑, 질의 입구 바로 위에 위치한다는 뜻이다. 요도 오르가슴을 위한 자극법은 오럴섹스를 하는 동안 남성이 아랫입술로 치아를 감싸고 요도 부분에 강한 압력을 계속 주는 방법이 있다. 또 소음순을 열고 요도를 드러내어 바로 그 위에 혀로 부드럽고 다정한 애무를 해줄 수도 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반응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좋지만 삽입 섹스보다 오럴과 핸드 테크닉을 통해 더 쉽게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적당한 체위는 여성상위일 때 여성이 두 다리를 활짝 벌린 자세로 강하게 앞으로 밀어내는 동작이나 혹은 여성이 소파나 침대 끝에 앉고 남성이 무릎을 꿇은 자세를 취하고 여성이 남성의 허리에 다리를 감아 남성을 끌어안아 당기면서 남성은 짧은 피스톤 운동을 하는 체위를 추천한다.

5 가슴 오르가슴
실제 젖가슴이나 유두의 자극이 성기와 직접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여자들이 많다. 직접적인 연결 관계는 느끼지 않지만 젖가슴과 유두의 자극이 오르가슴의 강도를 높인다. 오르가슴을 느끼면 자궁이나 질 경부가 수축하듯이 모유를 먹였을 때 늘어난 자궁을 빠른 속도로 수축시켜주기 때문에 회복이 빠르다는 말도 바로 그 증거가 된다. 젖가슴의 자극은 부드럽고 큰 원 동작을 좋아하는 여성도 있고 유두를 깨물거나 잡아당기는 걸 좋아하는 여자도 있다. 하지만 어느 경우든 자극의 강도를 천천히 높여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6 입 오르가슴
키스 중에 혹은 남자에게 오럴 섹스를 해주다가 오르가슴을 경험했다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입 오르가슴도 자궁과 질의 수축까지 동반한 전신 오르가슴의 형태라고 한다. 입 오르가슴의 가장 확실한 테크닉은 강렬하고 긴 키스. 혀를 이용한 애무와 입술을 빠는 동작이 중요한데, 여자의 윗입술을 조심스럽게 입 안에 넣고 혀로 그녀의 윗입술 안쪽을 애무하는 것은 탄트라 섹스의 한 기술로도 알려져 있다. 이때 여성은 남성의 아랫입술을 입 속에 넣고 같은 방법으로 애무해야 한다.

7 퓨전 오르가슴
보다 강하고 포괄적인 오르가슴을 ‘퓨전 오르가슴’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젖가슴이나 G포인트와 함께 자극하면 클리토리스만 자극할 때보다 더욱 강렬한 느낌을 받는다는 식의 이론이다. 성기는 영역별로 연결된 신경 시스템이 다르다. 예를 들어 클리토리스는 외음부 신경에 연결되어 있고, G포인트는 골반 신경에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자극받는 신경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감각도 더 확장되고 강렬해진다. 이렇게 다양한 오르가슴의 종류 중 개인적인 특수 성감대를 통한 오르가슴을 추가했는데 일반적인 오르가슴 자극 부위(클리토리스와 성기, 젖가슴)가 아닌 영역을 말한다. 예를 들면 목을 핥거나 손가락을 빨았을 때 혹은 허벅지를 슬쩍 쳤을 때 오르가슴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오르가슴에 대한 두 가지 오해
“그녀가 절정에 다다른 것 같은데 갑자기 소변을 보는 거예요. 여자의 몸에서 그렇게 많은 액체가 나올 리가 없잖아요. 너무 당황스럽고 심지어 기분이 상하기까지 했습니다. 변태처럼 느껴졌어요.”

“오르가슴을 위해서는 방광에 소변을 반쯤 채우거나 소변이 마려운 상태에서 섹스를 하라고 하더라구요. 실제로 그렇게 했는데 섹스 하는 내내 신경이 어찌나 쓰이던지.”

이제 테크닉을 알고 실행에 옮기는 일만 남았다. 하지만 너무나 갈구하고 동경한 나머지 오르가슴에 대한 온갖 추측과 오해도 난무한다. 그중에서 남성과 여성 모두 오르가슴의 느낌에 대해서 종종 소변을 참을 때의 느낌과 흡사한 부분이 있다는 혼란이 생긴다는 것이다. 오르가슴을 자주 겪어보지 못한 이유도 있겠지만, 실제로 여성의 사출과 남성이 사정하는 느낌이 소변의 배출감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여성도 사정한다?
여성이 소변과 같은 액체를 내뿜는 것에 대해 그것이 소변이냐를 놓고 공방하는 남성들이 적지 않다. 여성이 남성처럼 사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대부분 그렇다. 여성이 오르가슴에 도달하면 남성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고개를 넘어가는데, 그것은 정액이 아니므로 사정이라고 하지는 않고, 사출이라고 부르는 단계를 거친다. 이것은 남성의 사정감과 동일하며 개인에 따라 소변으로 오해할 만큼 많은 양을 배출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것이 정말 소변이 아닌 증거는, 여성이 흥분을 하게 되면 클리토리스가 안으로 숨어 들어가게 된다. 그러면서 구해면체근이라고 부르는 근육도 동시에 수축되는데 이 근육이 방광에서 소변이 새어 나오는 것을 방지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성이 정말로 소변을 배출했다면 그녀는 거짓으로 섹스를 했다는 말밖에 안 되며, 전혀 흥분하지 않은 상태였다는 증거다. 흥분한 여성의 성기 구조는 절대로 소변을 배출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참아야 오래간다?
남성의 소변에 대한 오해는 바로 소변을 참은 상태로 섹스를 해야 조금이라도 더 사정을 늦출 수 있으며 그 극치감도 강하다는 말이다. 남성의 새벽 발기는 어떤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걸까? 바로 밤사이에 방광에 소변이 고여 자극을 받아 페니스를 발기시키는 현상이다. 남성의 경우는 요도가 최고의 성감대인 귀두 끝에 있으므로 굳이 소변을 참지 않아도 배뇨감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 방광 속에 소변이 차 있든 차 있지 않든 성감과 배뇨감이 공존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단순한 배뇨감이 아니라 실제로 소변을 참은 상태에서 섹스를 한다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소변이 나올까봐 스트레스를 받아 사정을 늦출 수는 있지만 여기에 신경 쓰다 보면 쾌감은커녕 기분이 상하기 일쑤기 때문이다. 그러니 더 큰 쾌감을 맛보겠다며 소변을 잔뜩 참고 섹스에 임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될 수 있다.

섹스는 즐거움이지만 더 이상 연애 시절을 누리는 커플이 아니라면 그 뒤에 책임이라는 것이 따라붙는다. 책임이라는 것은 성생활을 불만 없이 잘 영위해 나갈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이기도 하다. 우리 커플은 오르가슴에 대한 욕심을 버렸다거나, 지금 충분히 만족하고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짐작으로 서로에게 불만을 키우고 있지는 않는지 허심탄회하게 대화해보자. 그리고 노력하면 얼마든지 오르가슴을 영위하는 부부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버리지 말자.

글쓴이 최수진씨는…

37세. 전직 방송작가, 전문 성칼럼니스트로 해외에 거주하며 활동 중이다. 둘째를 가진 만삭의 몸으로 섹스 에피소드 1백 편을 엮은 이색 요리책을 출간하는 기염을 토했다. 성에 대한 그녀의 에너지는 지치지 않는 백만돌이 수준. 칼럼 속 에피소드는 그녀 그리고 친인척, 동료, 이웃들의 생생한 증언을 바탕으로 한다. 일단 그녀의 레이더망에 걸리면 누구든 은밀한 침실을 낱낱이 취재당하며 적나라하게 까발려지기 일쑤. 무한한 상상력과 정보력으로 대한민국 부부 침실 속에 꼭 필요한 섹스 콘티 작성을 위해 오늘도 매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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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회동은 서울의 오랜 이야기가 잠든 곳이다. 나란히 줄을 맞춘 한옥 담장은 어디 하나 불쑥 발을 내민 곳이 없고 저마다 고개를 내민 처마들은 제 성에 부딪히는 법이 없다. 서울, 600년 고도의 향수가 숨 쉬는 그곳. 가회동 길 따라 세월을 거닐다.

1 한옥을 옷가게로 개조한 가회갤러리. 2 서예가이자 한국 화가인 구지회 화백의 한옥 일여헌.


가난한 선비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던 남산 기슭이 남촌이라면 벼슬 하던 양반들이 터를 이룬 곳이 북촌이었다. 예로부터 볕이 잘 들고 배수가 잘 될 뿐 아니라 지리적으로 도성의 중심에 놓여 있어 팔도 각지에서 올라온 양반들과 육조관아에 근무하던 관리들, 이들에 딸린 하인들이 이곳에 모여 살았다. 북촌을 이루고 있는 여러 동네 중 가회동은 뛰어난 한옥들이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동네다. 1930년대를 전후하여 조선시대 고관대작들이 살던 대저택들이 중·소규모 한옥들로 자리바꿈하게 됐지만 풍양 조씨 집터, 백인제가, 일가정 터, 완순궁 터 등 솟을대문 뒤로 대감마님의 헛기침 소리가 들릴 것만 같은 대저택들은 지금까지 그 빛을 잃지 않았다.

3 비 그친 오후, 돌담길 너머로 드리운 초록 잎이 싱그럽다. 4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북촌에는 게스트하우스가 많다. 티 게스트하우스. 5 북촌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있는 최소아과 의원. 6 옛날 물건들을 전시해놓은 유&미 갤러리

‘기쁘고 즐거운 모임’이라는 뜻의 가회(嘉會)라는 이름처럼 가회동엔 소박한 즐거움이 가득하다. 마주 보면 손 닿을 듯 가까운 이웃집, 작은 마당에 넘치지 않게 자라는 푸성귀, 담장 너머 골목길까지 열매를 떨어뜨리는 감나무, 소박함 가운데 풋풋한 정취가 살아 있는 정겨움이 이곳을 처음 찾은 손님들 발걸음 하나하나에 묻어난다. 특히 가회동 31번지와 11번지는 작고 아담한 한옥들이 서로 이야기하듯 마주 하고 있어 조용히 산책하기에 제격이다. 처마 사이를 걷고 있노라면 그다지 바쁠 것이 없다.

7 어느 카페에 적혀 있는 ‘커피 한잔’의 가사. ‘펄 시스터즈’의 노래가 절로 흥얼거려진다. 8 가회동 31번지는 한옥 밀집 지역이다. 한옥들 사이로 조용히 산책하기 좋은 길이 많다. 9 소설화실 담벼락에 그려진 벽화가 한 폭의 한국화를 보는 듯하다.
삼청동과 이웃한 가회동은 요즘 새로운 것을 찾는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통 한옥에 현대적인 감각을 접목시킨 고급 갤러리와 카페, 음식점도 늘어가는 추세다. 가장 오래된 소재 중 하나인 한옥에서 새로운 관점을 포착하는 시선이 아이러니하기도 하지만 멈춰 있는 시간에 새바람을 불어넣는 것은 분명 기분 좋은 변화다. 오랜 시간 삭아서 배인 세월만큼 쉽게 깨어지고 변할 가회동이 아니기에 오늘도 더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가회동을 거닌다.

가회동 가는 길
3호선 안국역 3번 출구로 나와 현대사옥 옆길로 올라가다 보면 왼편에 북촌문화센터가 보인다. 북촌은 가회동을 비롯해 계동과 재동, 원서동 등 여러 동네가 모여 있는 곳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지도를 보고 올라가는 것이 좋다. 재동초등학교를 지나 가회동 길을 사이에 두고 서쪽으로는 가회동 11번지, 동쪽으로는 정독도서관 위쪽으로 31번지가 있다. 골목 구석구석 숨어 있는 한옥체험관과 박물관, 갤러리도 놓치지 말자.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인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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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가 생각나는 계절이다.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맥주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마시는 술이 바로 맥주. 종교적으로 술을 금하고 있는 이슬람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가 맥주를 만들고 마신다. 맥주는 이제 독일이나 유럽만의 술이 아니다. TV나 냉장고처럼 국경이 없는 문화 상품이다. 이번 여행지는 맥주가 좋은 곳 서호주다. 맥주 하면 독일이나 체코 등 유럽을 떠올릴지 모르지만 서호주도 맥주가 맛있다.

서호주의 거점 도시, 퍼스
일단 서호주에 대한 간략한 설명부터 하자. 서호주는 광활하다. 면적이 호주 대륙의 3분의 1. 남한의 33배다. 인구는? 1백90만 명이 전부. 이 중 1백50만 명이 수도 퍼스에 산다. 퍼스를 벗어나면 한가하다.

퍼스 시내 중심은 여느 도시와 비슷하다. 중심가엔 카페가 있고, 쇼핑 타운도 있다. 퍼스 중심가는 그리 크지 않아서 1시간이면 둘러볼 수 있다. 영국식 쇼핑 거리인 런던 코트가 이채롭다. 커먼웰스 은행 주변에는 젊은이들이 많이 모인다. 커피숍에선 연인들이 나와 데이트를 한다. 이외에 가볼 만한 곳으로는 킹스파크. 퍼스 시내와 강줄기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배기로 잔디밭도 좋고, 한나절 피크닉을 즐기기에 딱 좋은 곳이다.

퍼스는 여행의 최종 목적지라기보다는 여행 거점 도시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다. 퍼스는 대도시지만 조용하다. 바와 커피숍이 몰려 있는 곳은 프리맨틀. 건물 대부분이 문화재로 보존되고 있어 운치도 있다. 프리맨틀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피싱보트 하버에는 식당들이 몰려 있다. 여러 식당 중 시셀로스 식당은 ‘피시 앤드 칩스’ 전문점으로 유명하다. 선원들이 먹었던 방식대로 종이 위에 물고기튀김과 감자튀김을 내놓는다. 맛이 일품이다. 홍합탕은 소스가 매콤해 잘 어울린다. 그 옆에 있는 ‘리틀 크리에이처’는 하우스 맥주집이다. 고추를 넣어 매콤한 맥주까지 판다.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리틀 크리에이처란 술 속에 살아 있는 미세한 효모를 일컫는다. 퍼스에 머물면서 가까운 프리맨틀이나 로트네스트를 돌아보는 식으로 여행하는 게 좋다. 마가렛리버, 피너클스 등 숱한 명소가 있지만 드넓은 서호주를 한 번에 다 훑을 수는 없다. 이번엔 퍼스 주변만 살펴보자.

1800년대 여관이 맥주 집으로
퍼스에서 20㎞ 정도 떨어진 프리맨틀은 퍼스를 찾은 관광객이라면 꼭 들르는 명소다. 19세기 중반에 도시가 건설될 때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프리맨틀은 호주 철도의 서쪽 종점이었다. 19세기 대륙을 횡단한 철도가 프리맨틀까지 이어졌다. 서호주가 금광이 많았고, 고래잡이도 발달했다. 당시의 풍경을 볼 수 있는 라운드하우스 등이 남아 있다. 건축물의 70%는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게다가 대학 도시다. 도시 한가운데 노트르담 대학이 있다. 독일의 하이델베르크를 떠올려보자. 젊은이들이 많은 곳이라 아무래도 활력이 있다. 그래서인지 퍼스의 젊은이들도 금요일이면 프리맨틀에 몰려가 바를 찾아다니기도 한다.

프리맨틀의 유명한 술집 중 하나가 ‘세일러 앵커’다. 1800년대에 세워진 집으로 처음엔 여관이었다고 한다. 그 당시부터 맥주를 팔았는데 제법 인기가 좋았던 모양이다. 관광객들은 물론 현지인들로 북적거린다. 맥주 메뉴를 봤더니 오래된 맥주 집답게 옛날 맥주를 많이 팔았다. 영국이 아니면 다른 곳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인디언 패일 애일(Indian Pale Ale)도 눈에 띈다.

패일 애일은 거칠고 톡 쏘는 맛이 일품이었다. 인디언 패일 애일을 설명하려면 일단 맥주의 역사를 조금은 훑어야 한다. 애일이라는 것은 상면발효맥주다. 술통의 온도가 높아 효모가 가라앉지 않고 둥둥 떠서 맥주를 발효시킨다(하면발효맥주는 라거라고 한다). 온도가 높기 때문에 빨리 발효하지만 맛은 터프하다. 그렇다면 패일은 무슨 뜻일까? 맑다는 뜻이다. 3백 년 전의 맥주는 불투명했다. 막걸리처럼 탁주였다. 그런데 제조기술이 발전하면서 약간 투명해 보이는 맥주가 나타났다. 지금도 아주 맑지는 않지만 훤히 보이지도 않는다. 그럼 인디언이란 말은 왜 붙었을까? 영국이 인도를 삼키려 동인도회사를 보냈던 18세기, 인도엔 맥주가 없었다.

너무 더워서 맥주를 만들기도 힘들고, 영국에서 가져가기도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당시 런던에서 맥주 상자를 싣고 인도로 떠날 경우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 인도양을 가로질러야 했다. 인도까지는 6개월. 맥주는 수송 도중 쉬었다. 맥주 양조업자들은 어떻게 인도에 맥주를 보낼까 궁리하게 됐다. 인도로 수출하는 새로운 맥주가 바로 인디언 패일 애일이다. 알코올 도수를 높이고, 호프를 많이 넣었다. 맛은 강하고 썼지만 인디언 패일은 대대적인 성공을 거뒀다. 세일러 앵커에서 맛볼 수 있는 맥주는 2백 년의 깊이가 있는 셈이다.

각양각색, 피싱 보트 하버의 맥주 집들
블론드 휘트비어(Blonde Wheat Beer)도 특이했다. 휘트비어는 밀맥주. 독일에서는 바이스 혹은 바이젠이라고 한다. 밀맥주 역시 상면발효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색깔이 맑지 않다. 그런데 황금색 라거식으로 밀맥주를 만들었다면 일단 양조기술 수준이 꽤 높다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이 집에서 마셔야 할 맥주 하나만 더 이야기하자. 프리맨틀 필스너(Fremantle Pilsner)다. 한국에는 아쉽게도 애일도 없고, 밀맥주도 없으며 필스너도 없다. 필스너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마시는 맥주 종류인데 호프 향이 강한 맥주다. 필스너는 원래 체코 맥주다. 체코의 두 번째 도시 필젠에서 나온 맥주란 뜻이다. 19세기 필스너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독일 사람들도 너도나도 필스너란 이름을 붙였다. 그러자 체코가 발끈해서 소송을 걸었다.

왜 필젠에서 만들지 않았는데 필스너란 이름을 붙였느냐는 소송이었다. 독일 법원이 20세기 초 낸 판결은 필스너는 원산지 표시라기보다는 맥주 스타일 중 하나라고 판결했다. 그 대신 필스너 맥주에는 그 지방 이름을 쓰게 했다. 오리지널 체코 필스너는 필스너 우르켈이고, 나머지 필스너는 지역 이름이나 양조장 이름을 앞에 붙이게 됐다. 세일러 앵커와 함께 피싱 보트 하버의 리틀 크리에이처도 빼놓을 수 없는 맥주 집이다. 리틀 크리에이처는 효모가 살아 있는 맥주다. 쉽게 말하면 생맥주다. 한국에는 병으로 된 생맥주는 없다. 효모가 살아 있으면 관리하기 어렵다. 수입 맥주 중에는 호가든이 효모가 살아 있는 대표 맥주다. 맥주가 뿌연 것은 효모 때문이다. 리틀 크리에이처에서는 고추를 넣은 맥주를 판다. 물론 매콤하지는 않다.

유럽풍 카페에서 즐기는 카푸치노 한 잔
현대 맥주는 이렇게 실험적이다. 원래 맥주 종가인 독일의 전통은 반대다. 빌헬름 4세는 1516년 맥주의 품질 유지를 위해 보리곂쯽물 3가지 원료 외에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게 맥주순수령이다. 양조업자들이 나쁜 원료를 섞어 농간을 부리지 못하게 한 것이다. 현대 맥주는 이런 전통을 따르지 않는다. 그 선두가 벨기에다. 맥주를 보면 생강이나 레몬을 넣은 맥주도 많다. 다양한 실험을 통해 새로운 맛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독일도 순수령을 고집하다 EU에 가입하면서 법령을 바꿨다. 사실 서호주는 벨기에와도 가느다란 연결 끈이 있다. 먼 옛날 호주 대륙을 처음 발견했을 때 영국인은 동쪽 해안으로, 네덜란드인은 서쪽 해안으로 들어왔다. 워낙 드넓은 땅이라 이 탐험가들은 동쪽과 서쪽이 붙어 있는 같은 땅인 줄은 생각지도 못한 모양이다. 네덜란드는 바로 벨기에와 한 나라였다. 나폴레옹 전쟁 후 벨기에는 네덜란드에 병합됐다가 1830년 독립했다.

맥주만 좋은 게 아니다. 프리맨틀의 카푸치노 거리도 유명하다. 크고 작은 카페에서 커피를 시키면 대부분 카푸치노를 내놓는다. 스타벅스와 같은 카페는 보이지 않지만 유럽식의 아름다운 카페가 많다. 커피 한 잔의 즐거움도 프리맨틀에선 빼놓을 수 없다. 프리맨틀 마켓에도 들르자. 프리맨틀 마켓은 19세기에 들어선 이래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많다. 형형색색의 비누가게도 있고, 달맞이꽃기름 같은 호주 특산품도 있다. 아티스트들의 작품도 나와 있다.

자연과 함께하는 맛있는 여행
프리맨틀에서 한 이틀 놀았으면 다음엔 퍼스에서 19㎞ 떨어진 로트네스트 섬(Rottnest Island)도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다. 이미 1900년대부터 호주 사람들의 피크닉 장소였다. 퍼스 항구에서는 배로 1시간 거리, 노던 포트에서는 20분 거리, 프리맨틀에서는 30분 거리다. 섬은 그리 크지 않다. 길이는 11㎞, 폭은 4.5㎞다. 한 바퀴 도는 데 5시간이나 걸린단다. 섬의 교통수단은 자전거다. 자전거를 빌려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방갈로 같은 숙소는 있지만 사람들은 살지 않는다. 서호주 정부가 자연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거주는 허락하지 않는단다. 섬은 아름답다. 톰슨 베이 앞 바다는 남태평양의 리조트에서 본 것과 비슷한 에메랄드빛 물빛이다.

섬에서 꼭 봐야 할 것은 쿼카(Quokka)란 동물이다. 숲 그늘 아래 눈길을 주다 보면 쿼카를 볼 수 있다. 영락없이 쥐를 닮았다. 로트 네스트란 이름이 붙은 것도 이 쿼카 때문이다. 1696년 네덜란드 탐험가 윌리엄 드 블라밍은 섬에서 쥐같이 생긴 동물을 발견했다. 그래서 붙인 이름이 쥐의 소굴을 뜻하는 ‘Rats nest’. 흑사병에 고생깨나 했던 유럽인들은 질겁했을지도 모른다. 나중에 이 동물은 쥐가 아닌 쿼카라는 동물로 판명됐다. 지금은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다. 캥거루나 웜뱃처럼 아기주머니가 붙어 있다. 관광객들을 무서워하지 않아 도망가지도 않는다.

‘서호주는 맛있다’. 아침에는 카푸치노, 오후엔 프리맨틀에서 맥주 한 잔 하고 있으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더위를 식혀주는 오후 3시경의 이 바람을 ‘프리맨틀 닥터’라고 한다. 여행의 즐거움, 때론 맥주 한 잔에서부터 시작된다.


관련 정보
로트네스트 페리(http://www.rottnestexpress.com.au/), 시셀로스(http://www.cicerellos.cam.au), 리틀 크리에이처(www.littlecreatures.com.au), 세일러 앵커(9335-8433), 서호주관광청 한국사무소(http://www.kr.westernaustralia.com/, 02-6351-5156)

글&사진 / 최병준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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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수학 어디까지 끝냈니?” “나? 6학년 거. 넌?” “난 6학년 거랑 중학교 1학년 거 조금.” 올봄 초등학교 5학년에 진학한 학생들의 대화다. 십수 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다. ‘공부깨나 하는’ 아이들은 1년 이상 선행한다. 그러면서도 어디까지 더 해야 하나, 조바심을 내기도 한다.

“현재는 대학 진학만을 위한 선행학습이 이뤄지고 있어요. 교육적 의미의 선행학습은 그게 아닙니다” (오영주 박사)
옆집 순이엄마가 문제다. 딸이 초등학교 5학년인데 중학교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며 자랑이다. 선행학습은 필수가 된 시대, 사교육에 의지하지 않으면 따라가기도 힘들다. 언제, 얼마만큼 선행해야 하는지, 어떤 아이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가르쳐야 할지, 또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도 확실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레이디경향」은 두 명의 영재 교육 전문가에게 선행학습과 영재의 기준을 물었다. 오영주 박사는 ‘한솔교육’ 영재교육연구원장, 김미숙 소장은 한국교육개발원 영재교육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오영주 박사의 조언은
“우리 아이가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수학은 또래 아이들보다 1년 정도 앞섰다고 생각했어요. 중 3 때 공통수학을 다 뗐거든요. 그런데 외고에 입학하고 나니까 수 I까지 끝내고 들어온 아이들이 많았어요. 그 아이들에 비하면 1년을 뒤졌더라고요(웃음).”

오영주 박사의 얘기다. 선행학습이 대세인 요즘, 공교육에 갈증을 느끼는 아이들은 수학, 영어 등 주요 과목에서 이미 1년 이상 선행한다. 이유는 분명하다. 명문 초등학교, 명문 중학교, 특목고, 명문대로 이어지는 한국적 의미의 ‘성공 트랙’에 합류하기 위해서다.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고, 정권이 바뀐다 해서 갑자기 다른 길이 열리는 것도 아니다.

“사실 지금은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선행학습만 이뤄지고 있어요. 대학을 잘 나와야 취직이 잘되고, 자녀의 인생이 보장되니까요. 한국에서는 학벌이 중요하니까, 좋은 인맥들은 좋은 대학에 깔려 있고 사회적 지위가 경제적 지위와 일치하니까요.”

‘선행학습’이라는 말에 과외나 학원이 먼저 떠오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선행학습은 사교육 시장이 위주다. 역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문제점이 없지 않다. 선행학습의 본의가 왜곡되기 쉽다. 오영주 박사는 “지금의 선행학습은 일단 대학을 위한 것이나, 교육적 의미의 선행학습은 그게 아니다”라고 잘라 말한다.

“선행학습에는 ‘속진’과 ‘심화’가 있어요. 속진은 말 그대로 앞서가는 것이고, 심화는 예를 들어 피자가 있다면 다양한 피자를 다 먹어보고 생각을 깊이 하는 것으로 비교 평가와 응용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죠. 때문에 속진은 한 과목에만 국한되는 얘기예요. 학원에서는 속진만 하고 있어요.”

사교육 시장이 과열됐다는 지적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공교육에서 느껴지는 갈증도 무시할 순 없다. 다섯 개의 뜀틀을 넘을 수 있는 아이에게 세 개의 뜀틀로 만족하라는 것이 지금의 공교육이다. 그러나 6학년 과정을 5학년 때 배웠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다. 속진과 심화는 동시에 이뤄져야 옳고, 진정한 ‘선행’의 목적은 아이의 잠재력을 최대로 끌어주는 데 있다.

“교육개발원에서 5년을 일했죠. 다양한 잠재력을 가진 아이가 있는데, 중간치로 자를 수밖에 없는 것이 공교육의 현실이에요. 일종의 틀이죠. 그러다 보니 요즘 아이들은 앞만 보고 끌려 다니기만 하는 것 같아요. 세상이 이래서, 아이들이 불쌍하죠.”

‘선행학습’만큼이나 오해받아온 단어가 ‘영재’다. 흔히 아이큐가 높거나, 교과 과정에서 두드러지는 학업 성취를 보이는 아이들을 영재로 여기지만, 이론적 의미의 영재는 그보다 넓은 틀 속에 있다. 핵심은 창의력이다. ‘인류를 행복하게 하는 창의적인 작품을 한 사람’들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쉽다.

“그런 성취를 하는 사람들의 어린 시절로 거슬러 가보면 영재의 정의를 가늠할 수 있어요. 평균적으로 아이큐가 120선 이상이면 ‘훌륭한’ 일을 해냈다고 하죠. 140, 150 이상이 돼야 하는 것도 아니고, 더 이상 아이큐가 기준이 아닙니다.”

평균적인 아이큐를 100이라고 했을 때, 그 이상의 지능지수를 가진 사람들이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평균 이상의 아이큐가 영재를 가늠하는 첫 번째 기준이라고 했을 때, 창의력은 두 번째 기준이다. 남들 다 하는 일을 잘한다고 해서 영재인 것은 아니다. 아이들의 창의적 가능성을 점치는 데 거창한 성취를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가방이 너무 무겁다, 그럼 바퀴를 한번 달아보면 어떨까?’ 그런 거죠(웃음). 세 번째가 ‘과제 완수력’입니다.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거죠. 완성시키는 동력, 그게 과제 완수력입니다. 집착력이라고도 해요. 그건 아이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드러납니다. 호기심과 관심이 있다면 열정도 있죠. 그럼 마무리하게 돼 있습니다. 그것이 영재죠.”

오영주 박사의 상담 사례 중에는, 좋아하는 것도 호기심도 많아 벌이는 일은 많으나 그걸로 끝인 아이들이 많다. 목적이 있는 호기심 그리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열정이 영재의 마지막 기준이다. 시계를 다 분해해놓고 1번부터 10번까지 부품에 번호를 매기고 앉아 있는 아이에게 부모는 “책상머리에 앉아서 공부를 하라”고 타이를 수도 있다. 그러나 관심이 있는 것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생각하는 것이 즐거운 아이에게 참고서나 교과서를 강요하는 것은 스트레스다.

빠르게 앞서가는 것만이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현실에서, 속진만 강요하는 선행학습의 정의도, 대학 진학을 위한 학업에만 몰입하는 영재의 정의에도 오해가 있었다.

“대한민국은 다 같이 진정해야 해요. 모든 국민이 어떤 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 같아요” (김미숙 소장)
김미숙 소장의 관점은
“대한민국은 다 같이 진정해야 해요. 모든 국민이 심각하게 어떤 강박에 시달리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아요. 누구의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전문가들이 정확하게 문제를 짚어주고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미숙 소장이 말하는 선행학습은 오영주 박사와 다르지 않다. 내 아이의 잠재력이 어느 정도인지 흥미를 갖는 분야는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하는 게 중요하지, 중학교 1학년인 옆집 아이가 공통수학을 배운다고 해서 그것을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속진도 좋은 형태의 영재교육이죠. 문제는 아이가 준비가 됐을 때, 필요로 할 때, 맞춰서 시켜야 약이 된다는 걸 잊고 무조건 시킨다는 거예요.”

물론 또래보다 우수해서 앞서갈 수 있는 아이들이 있다. 아이들이 타고나는 재능은 천차만별이다. 김미숙 소장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선행학습과 속진이 도움이 되는 아이들의 비율은 많아야 5% 정도다. 한국에서는 50% 이상의 아이들이 선행학습에 매달리고 있다.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지금은 50% 이상, 60~70%라고 말해도 될까요? 사실 그렇게 많은 아이들에게 선행이 필요하진 않거든요. 장기적으로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학교 공부에 집중해야 하는 아이들조차도 흥미를 잃죠. 5% 이내의 학생들이 학교 교육에 흥미를 잃는 것은 선행학습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 교육의 수준이 성에 차지 않기 때문이에요.“

김미숙 소장은 공교육이 다양한 재능과 잠재력을 가진 아이들을 충분히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인정한다. 문제는 학교에서의 교수법이다. 한국 교사들의 지식 전문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교수법에 있어서는 21세기가 요구하는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내는 데 아쉬움이 있다.

“아이가 스스로 사고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흥미를 갖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문제를 스스로 발견해서 해결점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이죠. 인재상이 달라졌습니다. 지식은 컴퓨터에 다 있고, 아주 어려운 문제는 컴퓨터가 더 잘 풀죠. 이제는 답이 없는, 아무도 묻지 않았던 문제의 길을 만드는, 창의적 문제 해결력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그것을 이끌어주는 게 교사의 역할이어야 하죠.”

말하자면 공교육에서도, 사교육에서도 바른 의미의 선행학습을 받을 수는 없다는 뜻이다. 고등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미적분을 초등학생이 배운다고 해서 영재가 되는 것도 아니고, 그것을 좋은 교육이라고 할 수도 없다. 잠재력과 교육, 주객이 전도됐다. 아이의 잠재력을 파악하려는 노력은 뒷전이 됐고, 어떻게든 다른 아이보다 앞서가는 데만 열중한다.

“또래보다 뛰어난 아이를 영재라고 하죠. 그 범위는 정하기 나름입니다. 나라마다 달라요. 영국은 상위 5~10%, 미국은 5~15%, 이스라엘은 3~5% 정도죠. 상위 30%에도 영재는 있습니다. 노벨상 수상자의 평균 아이큐가 127이라고 해요. 의미가 있는 수치죠. 남들 다 가는 길을 빨리 가는 사람이 아니라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간 사람, 새로운 것을 개척하고 창조한 사람이 기준이라는 뜻이니까요.”

김미숙 소장은 “이 땅의 영재들은 소진되고 있다”고 말한다. 대학이 ‘지고지순한 인생의 목적’이 된 현실은 아이에게도, 국가적으로도 낭비다. ‘일류대학’보다는 원대한 꿈을 꿀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교육이 시급한 이유다.

“그것이 일종의 목표가 될 수는 있겠죠. 하지만 수많은 영재들이 그 과정에서 묻히고 있어요. 내적인 만족보다는 외적인 보상에 치중하는 사회 분위기,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보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일을 할 때 더 만족감을 느끼는 분위기도 한몫을 합니다. 아이도 그런 맥락에서 희생되고 있는 거죠.”

‘대학’과 ‘출세’라는 보상을 바라보고 이뤄지는 것이 지금의 선행학습과 영재교육이다. 입시만을 위한 선행학습은 아이의 잠재력과 창의적 성취도와는 거리가 있는 얘기다. 단기적인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이 길을 가야 한다’는 내적 동기를 가진 아이, 자기만의 것을 가꿔갈 수 있는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 돼야 한다.

월 수강료가 149만원인 서울 청담동의 유아영어학원.
그렇다면 우리 아이는?
“선행학습이 대세라는 것을 인정하자. 그렇다면 우리 아이는 어느 정도 선까지 앞서가야 합리적일까. 아이의 미래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선행학습에 대한 현실을 인정하고, 이성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자 했던 것이 본래의 취지였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들이 속속 드러나 어디서부터 손을 쓰고 대안을 제시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오영주 박사는 이렇게 조언한다.

“아이의 적성별로 교육하는 것이 이상적이죠. 하지만 지난달에 실시한 중학교 일제고사를 보세요. 국어, 영어, 수학, 사회를 기준으로 아이들의 학업 성취도를 평가했죠. 예체능만 빼고 다 했다는 뜻입니다. ‘우리 아이가 영어는 무척 잘하는데 수학, 과학은 싫어해요.’ 싫어도, 평균까지는 끌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선은 따라갈 수 있게끔 끌어주고, 그 트랙 안에서 아이의 적성을 찾아서 길러줘야 하죠. 아이도, 부모님도 참 힘든 세상이에요.”

일류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어느 정도의 성공을 보장하는 지금의 트랙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오영주 박사는 “100리터의 물을 마실 수 있는 아이에게 50리터의 물을 지속적으로 주는 것이 지금의 공교육”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현실은 슬프게 가고 있지만, 아이의 잠재력을 키워준다는 관점이라면 슬프게만 볼 일은 아니에요. 선행학습은 공교육 내에서의 수준별 교육과 사교육, 영재교육이 함께 가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김미숙 소장은 공교육 내에서도 우수한 아이들을 위한 속진, 심화학습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큰 그림을 두고 설명을 시작했다. 위화감을 조성하기보단, 아이들의 개인차를 인정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방식으로서의 시각이다.

“선진국에서는 일찍부터 개인차, 흥미, 호기심과 적성을 존중하고 그에 맞는 교육을 시켜왔습니다. 한국도 다양한 방향으로 대안을 모색하고 있죠. 부모가 아이의 잠재력 개발을 위해 사교육을 시키겠다는 것은 나쁜 일도, 나라가 말릴 일도 아닙니다. 하지만 선행학습과 영재교육의 본질이 아직 충분히 연구, 반영되지 않은 게 현실이에요. 약간의 위험부담도 있죠.”

지난 4월 1일 보도된 영국 ‘수학 천재 소녀의 몰락’은 같은 맥락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 13세에 영국 옥스퍼드대학 수학과에 입학한 말레이시아계 천재 소녀 수피아 유소프(23)가 10년 뒤 거리에서 몸을 파는 신세가 됐다는 내용이다. 유명한 과외 교사인 아버지의 ‘학습 가속화 기법’의 효과로 남들보다 앞서가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서 유소프의 바람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던 게 원인이었다. 2001년 가출한 유소프는 영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한 ‘천재 소녀 찾기’ 소동 끝에 발견돼 사회복지 시설을 통해 양부모에게 입양됐지만, 지난 3월 30일 영국의 타블로이드 신문에 지금은 ‘성매매 여성’이 된 사실이 다시 알려졌다.

어린 시절, 유소프는 아버지의 지도에 따라 ‘학습 가속화 기법’으로 공부했다. 정신이 맑아진다는 이유로 차가운 방에서 공부했고, 주기적으로 명상을 하도록 교육받았다. 공부시간 이외에는 지칠 때까지 테니스를 치도록 강요받았다고 한다. 극단적이고 왜곡된 영재 교육 사례지만 부모의 과욕과 ‘성공 강박증’이라는 원인만큼은 한국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선행학습의 본의는 ‘입시’에 매몰됐고, 시험 성적이 좋은 아이가 영재가 된다. 이런 상황에서 ‘초등학교 5학년 아이라면 6학년 1학기 수학까지…’라는 식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은 왜곡이고 회피다. 두 전문가의 조언은 추상적이지만 절실하다. 빠르게 목표에 도달하는 것만이 성공의 기준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 그리고 아이의 적성과 잠재력을 파악하고 이끌어주는 데는 부모의 역할이 다른 어떤 교육기관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가 옆집 순이보다 몇 년이나 앞섰는가보다는 여유를 갖고 아이의 적성과 잠재력을 파악하는 장기적인 관점이 ‘선행학습’의 첫걸음이 돼야 한다.

글 / 정우성 기자 사진 / 이주석,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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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해변 방갈로에 붙어 있던 애기 주먹만 한 바퀴벌레가 서울에서도 발견된다. 5월 중순인데 모기가 기승이다. 기상청 일기예보는 심심치 않게 빗나간다. 서울 바퀴가 특별히 영양 상태가 좋아진 건 아니다. 모기가 여름이 되길 기다렸다 출몰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빗나가는 일기 예보 또한, 기상청과 슈퍼컴퓨터를 탓할 일이 아니다. 이게 다 온난화 때문이다.

오늘 날씨는 어때?
비 오면 비 오는 대로, 가물면 가무는 대로 살았던 일상은 아니었다. 한국은 기후가 제때 따라주지 않으면 굶어야 했던 농경사회였다. 기후변화에 무뎌진 건 도시생활을 시작하고부터다. 가뭄이 이어지면 ‘쌀값이 오른다’는 생각은 하지만 ‘이제 굶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 기후가 한 나라의 분위기를 좌우한다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인류 역사는 기후, 식생과 함께했죠. 날씨는 문화와 행동 양식에 영향을 끼칩니다. 장마가 오래 지속되면 우울증도 늘어나죠. 프랑스에서 요리와 패션이 발달한 것도, 독일이 공업 부문에 강세인 것도 기후와 연관지을 수 있어요.”

지난 2007년 여름은 언제까지가 ‘장마’인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웠다. 공식적인 장마는 8월 말에 끝났지만 9월에도 매일 비가 내렸다. 춤추는 일기예보를 따라 플랫 슈즈를 신고 나선 여자들의 신발은 우산을 써도 젖었다. 가벼운 짜증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제 한국도 건기와 우기를 나눠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열대 기후로 변해가고 있다는 증거다. 지구가 더워진다. 아니, 이미 더워졌다.

“지구 온난화는 ‘지구가 더워진다’는 거죠. 하지만 기후변화는 지구 온난화의 ‘결과’입니다. 지속된 온난화로 지구는 이미 더워졌어요. ‘뜨거워진다’가 아니라 ‘뜨거워졌다’고 해야 맞습니다. 원인과 결과를 주의 깊게 살필 필요가 있어요. 지구 온난화는 원인. 결과는 기후변화입니다.”

화창하게 맑은 날 갑자기 비가 내리고, 예측할 수 없는 태풍과 해일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것은 지구 온난화의 결과로 기후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와 지구 온난화는 같이 묶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원인과 결과로, 명확하게 구분돼야 마땅하다.

“온도가 올라가니까, ‘아, 이제 아열대가 되면 서울에도 바나나가 열리겠네’ ‘에어컨 틀면 되겠네’ 그게 아닙니다. 수만 년 한반도 기후가 바뀌면 그것에 적응했던 생명체가 더 이상 삶을 지속하기가 어려워지는 거예요. 기후변화는 빠른 속도로 진행됩니다. 북극은 이미 녹았어요. 가속화되고 있죠. 그렇다고 진행 자체를 원점으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환경연합 기후변화센터 안준관 부장은 ‘지구를 원점으로 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포기하고 적응하자는 건 아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도, 노력은 원점으로 돌리는 것을 목표로 해야 그나마 속도를 더디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태양열을 모아 밥을 지을수 있는 도구
“온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동식물이 멸종하고, 해안도시가 물에 잠기고, 물이 부족해지는 것은 진행 상황입니다. 그걸 인정하고 상황을 냉정하게 봐야 해요. 이런 변화를 정지시키는 것은 어렵다고 봅니다. 이제는 변화를 인정하면서 그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에요.”

‘숫자’로 치부되는 기후변화 징조들
“온난화로 북극이 녹아내린다”는 말은 자세히 풀어 쓸 필요가 있다. 단순히 지구 어딘가에 있어왔던 얼음의 절대량이 줄어드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얘기다. 아마존 열대우림이 지구의 산소통인 것처럼, 북극의 얼음은 태양열을 반사해 적당한 기후를 유지하는 데 한몫을 했다. 단단했던 얼음이 서서히 물이 되면, 북극은 더 이상 태양을 반사하지 않는다. 녹아내린 빙하는 이미 물이 됐고, 물은 열을 흡수한다. 지구가 더워지는 속도는 한층 더 빨라진다.

“더워진다는 말을 너무 많이 하니까, 기후변화는 그냥 ‘뉴스’가 된 것 같아요. 다른 나라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사상자가 몇 만 명에 달해도 그게 그냥 숫자에 불과한 것처럼 말이죠.”

조금 더 와 닿는 얘기를 해보자. 그냥 겁주려고 꺼내는 얘기는 아니다. 지구 어디에선가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기도 하고, 머지않은 미래의 한국에서 벌어질 수 있는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태풍의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보세요. 해안가의 집들은 당장 위험에 처합니다. 서울에 준비 없이 폭우가 내리면 어떨까요. 댐이 소화하지 못하는 물을 흘려보내고, 낮은 지대의 어딘가는 물에 잠길 겁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왜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을까요.”

이것도 어디서 많이 들어본 얘기라면, 얼마 전 서울에서도 발병했다는 AI(조류인플루엔자)의 경우를 보자.
“마찬가지입니다. 전염성 병원균들이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더 많이 퍼져 나가는 거죠. 말라리아가 아프리카에서만 발생하는 질병이라는 것도 이젠 죽은 상식이 됐습니다. 한국에서도 증가 추세죠. 모기가 증가하니까, 당연한 변화입니다. 그렇다면 약을 쳐야 하는데, 치면 칠수록 모기의 내성도 강해지겠죠. 그럼 더 강한 병원균을 가진 모기가 생깁니다. 악순환이죠.”

광우병도 마찬가지다. 오늘도(5월 17일 현재) 광화문에선 광우병 걸린 소의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 집회가 열렸다. 광우병이 국민적 이슈로 떠오른 것은 한국과 미국의 협상 체결 때문이지만, 애초에 광우병이 발병하게 된 근저에는 기후변화가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기후 변화로 목초지가 줄어들잖아요. 소가 먹을 풀이 줄어들고, 고기 소비는 늘어나고, 축산업자는 더 빨리, 더 연한 고기를 생산해야 했죠. 그래서 동물성 사료를 먹이기 시작한 겁니다. 아무래도 단기간에 빨리 자라는 게 이득이니까요. 우리 안에 가둬 키우면 고기도 연해집니다. 풀도 기르고, 소도 키워야 하는 게 자연스러운 건데, 그럴 필요가 없어진 거예요. 광우병은 이런 ‘비정상’이 만든 비극이기도 합니다.”

온난화와 기후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덧붙는 숱한 숫자들, 앞으로 10년을 예측하는 객관적인 통계 자료들, 그 근저엔 AI나 광우병 같은 첨예한 이슈들의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송파구청 공무원들이 장지동 무허가 닭, 오리 사육장 주변에서 약품을 뿌리고 있다.
“더워진 지구를 매일 느낄 수는 없겠죠. 하지만 뜨끔할 때가 있어요. 환경 일을 하다 보니 남다르다고 할 수도 있지만, 북극이 녹았다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가. 컵에 물이 비면 다시 채우면 되지만, 지구는 그게 아니거든요. 당장 효과를 볼 수도 없고, 나 혼자 해서도 안 돼, 전 세계가 해야 돼(웃음). 이렇게 가니까 희망적이기보다는 회의적인 생각이 먼저 들기도 해요.”

이젠 ‘북극이 녹았다’는 뉴스를 듣고 바로 한국을, 우리 아이들의 생명을 떠올리는 걸 어색해 해선 안 된다. 전 세계가 한마음으로 동참하길 바라는 건 이상주의일 수 있지만, 우리 집에서, 나부터 시작하는 건 상큼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핵심은 에너지다. 덜 쓰면 된다.

이런 사람도 있대요
“광주 환경연합에는 이런 분도 계세요. 옷을 검은색만 사요. 그것도 등산복만. ‘멋 부리려고 다 검은색만 사느냐’고 물었더니 ‘빨래를 덜할 수 있다’고 그래요. 아무래도 때가 덜 타니까. 그분은 집에 가면 검은색 옷밖에 없대요. 팬티도 검정색이래(웃음). 머리도 짧고, 출퇴근은 자전거로 하고. 그런 사람도 있죠.”

짧은 머리를 고수하는 건 샴푸를 조금이나마 덜 쓰겠다는 의지고, 전기 드라이기 사용을 줄여 전기 에너지를 아끼겠다는 심산이기도 하다. 같은 맥락에서, 수염을 기르는 사람은 ‘환경을 아끼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매일 아침 쓰는 전기면도기의 전력을 아끼는 셈이고, 손 면도를 할 때 쓰는 셰이빙 폼을 하수도로 흘려보내지 않아도 되니까. 환경을 아끼는 방법은 의외로 사소하고 다양하다.

“외국에서는 이런 실험도 했어요. 한 달 동안 머리를 못 감게 하는 거죠. 모두 전에는 하루에 한 번씩 감던 사람들이었어요. 일주일 지나니까 가려움을 참지 못하고 일부가 포기했대요. 하지만 참다 보니 어느 순간 가렵지 않은 시기가 온 거죠. 실험이 끝난 후에 모발을 조사해보니, 훨씬 건강한 모발로 거듭났답니다. 생각해보면, 어릴 때는 저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감았던 것 같아요(웃음).”

깔끔한 도시 문명은 편리하지만, 불필요한 생활양식은 사실 귀찮은 것이다. 매일 하는 따뜻한 샤워도 마찬가지다. 때론 기분 전환을 위해, 숙면을 위해 하루에 두 번씩 하는 샤워가 소모하는 에너지는 생각보다 많다.

“15층 아파트에서 샤워를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물을 끌어 올려야 합니다. 동력이 필요하죠. 펌프는 전기로 돌립니다. 1층에 사는 사람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일상적으로 소모하고 사는 셈이에요.”

고층 아파트는 효율적인 도시 주거 양식이지만, 에너지 효율은 소모적이다. 고층에서는 바람 때문에 쉬이 창문을 열 수 없다. 전기로 환기 시스템을 돌린다. 추워지면 덥히고, 더워지면 식힌다. 여름, 가을, 봄에도 냉방 시설 없이는 사는 게 힘이 든다. 창문만 열어놔도 산뜻한 공간의 사방이 막혀 있으니, 인간은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으면 쾌적하게 살 수 없는 환경을 ‘도시’라는 이름으로 굳이 만들어놓은 셈이다.

“환경을 아끼는 재생에너지, 에너지 효율을 많이 얘기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겁니다. 지구가 더워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는 길이기도 해요. 먹는 걸 생각해보세요. 평소에 우리가 먹는 음식량은 1일 칼로리 권장량을 상회합니다. 필요 이상 먹는다는 뜻이죠. 에너지도 마찬가지예요. 필요 이상으로 쓰는 에너지가 의외로 많거든요.”

‘즐거운 불편’을 즐기는 일상을
에너지 소모를 줄이자는 건 ‘성장’을 줄이자는 게 아니다. 불필요한 낭비는 그만 하자는 거다. ‘오늘 하루 자가용을 타고 다니면서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시키는 데 일조했으니까, 내일은 나무 한 그루를 심어야지’가 아니라, 애초에 불필요한 에너지를 쓰지 말자는 얘기다.

“`미국 같은 나라는 지금까지 엄청난 양의 CO`2를 방출해 선진국이 됐죠. 환경이 이렇게 되니까, 이제는 다 같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자고 해요. 아프리카도 협력하자고 하죠. 잘 사는 나라에서, 지금까지 많이 쓴 나라에서 조금 줄이고 아프리카에서 조금 더 쓰면 되는 겁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죠. 한 달 전기세가 1백만원이 넘는 고급 아파트가 있는 반면, 전기세가 없어 촛불을 켜고 공부하다 화재로 목숨을 잃는 중학생도 있죠.”

기술 발달로 에너지 효율이 높아지면, 그만큼 더 쓴다. 고효율 조명등이 개발되면, 하나만 달아서 에너지를 절약하는 게 아니라 원래 쓰던 만큼 쓰면서 더 밝게 산다. 그렇다면 더 밝게, 더 편리하게, 더 시원하게, 더 빠르게 사는 게 행복한 일일까.

“매일 차를 타다가 지하철을 타면 불편하죠. 당연해요. 하지만 그 불편도 즐거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신문도 볼 수 있고, 잠도 실컷 잘 수 있죠. 운전할 때 잠자면 큰일 나잖아요(웃음). 마트 갈 때도 자전거 타면 주차 걱정할 일도 없고, 이런 건 불편하지만 즐거운 일상이 될 수도 있죠. 한번 해보세요.”

주말 오후 대형 마트 주차장에 들어가려고 30분 이상 기다려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졸려 죽겠는데 운전하고 회사 가느라 짜증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안준관 부장의 제안은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건강도 챙기고 환경도 아낄 수 있는 길이라면, 아들, 딸에게도 조금은 떳떳한 엄마 아빠가 될 수도 있겠다.

“대대적인 캠페인을 하자는 게 아닙니다. 그냥 작은 것부터, 지구를 덥게 만들 수 있는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좀 줄여보자는 거예요. 넥타이 안 매는 것, 그것도 좋아요. 이명박 대통령도 넥타이 잘 안 매시던데, 싫어서 안 매는 것 같아(웃음). 하지만 ‘노타이 운동’은 온실가스 몇 만 톤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요. 사소한 실천도 다 같이 하면 어마어마한 힘을 발휘하는 겁니다.”

「레이디경향」과 ‘환경연합’이 함께하는 ‘지구 끌어안기’는 이달 안준관 부장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앞으로 몇 달간 ‘기후변화’를 집중적으로 다룰 생각이다. 알고 보면 온난화 때문이었던 숱한 현상들, 알고 보면 지구를 아끼는 길이었던 사소한 생활습관들, 환경연합이 제안하는 ‘조금 다른’ 생활법과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동향까지 함께 끌어안는다. “가장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를 때(Better Late than Never)”라는 속담이 이렇게 절실하게 와 닿은 적은 없었다.

글 / 정우성 기자 사진 / 이성원(프리랜서)

Posted by Red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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